논평_
MBC 경영진의 ‘양심세력 보복인사’에 대한 논평 (2014.11.04)
등록 2014.11.0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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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한 사장은 MBC 해사행위 책임지고 사퇴하라

- 양심적 PD, 기자 학살 조치, 즉각 철회하라 - 

 

 

MBC가 교양제작국을 해체한데 이어 무차별적 ‘보복인사’의 칼바람을 일으키며 자해를 일삼고 있다. 정권과 MBC 경영진에 비판적인 구성원을 찍어냈던 김재철의 수법을 그대로 흉내 내고 있다.

 

MBC는 10월 31일 간판 시사프로그램인 < PD수첩>을 제작했던 김환균․조능희․이근행․이우환․한학수․김재영․이춘근 PD 등을 경인지사, 교육발령 등 제작을 할 수 없는 곳으로 발령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교양제작국과는 전혀 상관없는 기자 5명에 대해서도 교육 발령을 내는가 하면 SNS 뉴스 제작과 편집을 맡아오던 뉴미디어 뉴스국 기자 대부분을 사업과 기획관련 부서로 전출시켰다. MBC 경영진은 ‘적재적소 인력배치’, ‘벽을 허문 융복합 인사’라고 내세웠지만 가당찮은 주장이다. 원칙과 기준도 없고, 당사자들에게 한 마디 사전 협의도 없이 밀실에서 자행한 인사폭거일 뿐이다. MBC는 이들에게 ‘실적이 미흡한 저(低)성과자’라는 낙인을 찍어 마치 객관적인 인력배치라도 되는 양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각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 왔다는 점은 경영진 스스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이번 인사는 MBC 양심세력 ‘찍어내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경영진의 폭거는 교육내용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MBC가 31일 교육발령을 받은 PD․기자 12명에게 지시한 교육일정에는 ‘가나안 농군학교’ 입소가 포함되어있다. 2주간의 교육 중 3일간 농군학교에 입소해 ‘효 사상과 실체’, ‘낱알의 철학(식탁교육)’, ‘공동체적 삶의 체험(농장실습 및 등산)’ 등의 과목을 수료하라는 것이다. 도대체 농군학교 수료가 업무능력 향상과 무슨 상관인가. ‘신천교육대’에서 ‘브런치 교육’으로 ‘뺑뺑이’를 돌렸던 것처럼 모욕감과 상실감을 주려는 목적을 숨김없이 드러낸 것에 다름 아니다.  

 

이번에 제작현장에서 쫓겨난 PD․기자들은 MBC가 왜 공영방송인지, 공영방송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킨 언론인들이다. 이런 상태로는 MBC의 경쟁력과 신뢰회복은 고사하고, 시청자들로부터 점점 잊혀져 존재감마저 사라질 일만 남았다. 안광한 사장은 ‘친 정권’ 보도도 모자라 구성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상처와 무력감을 주어 MBC를 괴멸시키고자 하는가. 지금까지 MBC를 지탱해 왔던 양심적인 언론인들의 자리를 빼앗아 경쟁력과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것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일인가. 

 

우리는 정권에 잘 보이기 위해서라면 제 식구 찍어내기와 자해도 서슴지 않는 방송 모리배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정작 MBC에서 내쫓아야 하는 것은 해사행위를 자행한 안광한 사장 등 경영진이며, 당신들이야말로 ‘가나안 농군학교’에 입소해 한국사회의 현실과 상식과 교양을 배울 것을 촉구한다.

 

한편 국민의 눈과 귀가 되어줬던 양심적 저널리스트들이 이대로 제작 현장에서 내쫓기는 것을 방관할 수 없다. 그들에게 카메라와 마이크를 주고 그들이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지킬 것이다. 우리는 이를 위해 양심적인 MBC 구성원과 언론현업단체, 언론시민단체는 물론 국민의 힘을 모아낼 것이다. 특히 MBC 노조 등 MBC 내 양심세력들에게 호소한다. 대충 피켓이나 들고 성명서 발표하는 수준의 대응으로는 공영방송 MBC를 지켜낼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지 않은가? 전면적이고 강력한 저항과 투쟁을 촉구한다. 국민들과 시청자들이 함께 할 것이다. <끝>

 

 

2014년 11월 4일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