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더불어민주당 ‘방송통신위원회 추천위원회’의 허욱 전 CBSi 사장 추천 결정에 대한 논평

더불어민주당, 방송개혁의 의지가 있는가
허욱 씨에 대한 방송통신위원 추천을 당장 철회하라
등록 2017.06.2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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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추천위원회’(추천위)가 허욱 전 CBSi 대표이사를 민주당 몫 방송통신위원 추천자로 결정했다고 <미디어스>가 23일 보도했다.

 

민주당은 지난 2월 24일 최수만 전 전파진흥원장을 차기 방통위원 후보자로 낙점하면서 논란을 겪은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야당이 방통위원을 선임함으로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도 청와대 추천 방통위원 인사권을 행사할 빌미를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당시 우상호 원내대표는 방통위원 추천을 무리하게 밀어붙였으나 최고위원회에서 추인이 보류되고 말았다. 당시 민주당 내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추천위는 결국 방통위원 재공모를 실시해 6월 15일까지 6명이 지원했으나 무슨 이유에선지 공모 기간을 연장했고, 추가 공모기간에 지원한 허욱 전 대표를 낙점했다.

 

우리는 허욱 전 대표가 차기 방통위원에 적합한 인사인지 따지지 않을 수 없다. 허욱 전 대표는 CBS 기자 출신으로 기획조정실 경영기획팀장을 거쳐 (주)CBSi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후 CBS를 떠나서는 업코리아 편집국장, 엑스퍼트컨설팅 가치경영연구소장 등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허욱 전 대표가 CBS에 몸담을 때 방송의 공익성과 공정성을 위해 어떤 활동을 했는지 알려진 바 없다. 오히려 1999년 CBS노조 파업당시 기획조정실 경영기획팀장으로 ‘파업 대응문건’ 작성을 주도했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당시 CBS노조는 권호경 사장 퇴진과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33일간의 파업투쟁을 벌였었다. CBS노조가 파업 종료 후인 2000년 초 ‘노조파괴 공작의 증거’라고 폭로한 문건에는 ▲파업지도부의 징계, ▲학연, 지연에 따른 계보형성을 통해 노조를 분열시킬 것 ▲사내에 노조 이외의 대안세력 형성 ▲조합 탈퇴 설득 등을 통해 파업을 무력화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러한 내용들은 현재 방송사 중 가장 처절하게 망가진 MBC의 현실과 판에 박은 듯 일치하며 허욱 전 대표는 당시 노조탄압의 핵심세력으로 악명을 높인 셈이다.

게다가 우리는 허욱 CBSi 전 대표의 경력을 아무리 살펴봐도 그가 CBS를 떠난 후 방송이나 통신분야에서 이렇다 할 전문성, 개혁성을 쌓았다는 흔적을 발견하기 어렵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지만 빛의 속도로 바뀌는 방송환경 변화 속에서 민주당은 어떤 근거로 그를 적임자로 판단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가 언론개혁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언론현실은 청산되어야 할 적폐세력의 부역자들이 적반하장으로 새 정부의 ‘언론장악’을 저지하겠다고 나설 정도로 언론개혁에는 첩첩산중의 난제가 놓여 있다. 이 시점에서 언론개혁 중 시급한 사안은 방송이며, 그런 차원에서 방송개혁은 방송통신위원회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부언한다면 4기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무너진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되살려야하는 특명을 부여받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차기 방통위원은 방송의 적폐청산은 물론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개혁성과 도덕성, 추진력을 겸비해야 한다. 또 난마처럼 얽혀있는 방송과 통신 환경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 또한 필수적이다.

그러나 허욱 전 대표가 이들 중 그 어떤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우리는 이해할 수 없다. 때문에 우리는 민주당이 작금의 언론현실과 방송통신위원회의 과제, 그리고 그 임무를 수행해야 할 방송통신위원의 역할을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당 내부의 밥그릇 챙기는데 급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다. 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회 위원 선임과 관련해 지난 2월부터 보여준 일련의 행태는 이런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문재인 정부는 적폐청산과 사회개혁의 토대를 만들어 낸 원동력이 촛불시민임을 다시 되새겨야 한다. 엄동설한을 마다하지 않고 매주 광장을 지켰던 촛불시민들이 없었다면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탄핵도 문재인 정부 출범도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이걸 깨닫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결코 성공하기 어려우며 국민들이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거두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허욱 전 대표 추천을 당장 재고하고, 개혁성과 도덕성, 전문성을 두루 갖춘 방통위원 선정을 위한 추천 절차를 다시 밟아라. <끝>

 

2017년 6월 2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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