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MBC 방문진, 호화 접대 김광동 이사에 유감 표명만으로 될 일인가?
등록 2018.07.2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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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MBC 미주법인 등 자회사로부터 호화 접대를 받은 김광동 이사에 대한 해임 결의에 나서는 대신 기껏 유감 표명만으로 그쳤다. 안광한, 김장겸 체제를 비호하며 MBC를 망가뜨린 10기 방문진이 임기 만료 한 달도 남지 않은 마지막 순간까지 무책임의 길을 선택했다.

 

김광동 이사는 방문진 이사직을 이용하여 수 년 동안 자회사 등에서 접대를 받는 걸 당연시했다.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4월 24일~5월 2일 사이 당시 방문진 김문환 이사장, 박천일 이사 등과 NCTA(미국케이블통신협회) 케이블쇼 참석차 미국 LA를 방문했지만, 출장의 목적이었던 케이블쇼 참석은 단 하루에 그쳤다. 김광동 이사 등은 이 기간 동안 MBC 미주법인 사장으로부터 김문환 당시 이사장, 박천일 이사 등과 함께 △류현진 선발 LA다저스 경기 관람(한화 약 223만원) △유니버셜 스튜디오 견학(한화 약 230만원) △저녁 만찬 2회(한화 약 153만원) △트럼프 골프장 라운드 등의 접대를 받았다.

또 김광동 이사는 2016년 4월 17일부터 25일까지 NAB 전시 참여를 위해 미국 라스베가스에 체류하는 동안에도 단 하루 NAB 참관에 나섰을 뿐, 김원배 당시 이사와 함께 △후버댐 관광 △카쇼(KA SHOW)·데이비드 카퍼필드 공연 관람 등을 즐기고 고가의 와인을 접대 받으며 남은 일정을 보냈다.

 

방문진의 다수 이사들은 김 이사의 이 같은 행태가 매우 부적절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 김광동 이사가 공영방송 MBC를 관리·감독하는 방문진 이사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윤리 원칙조차 내동댕이친 행태를 보였다는 데 이견이 없다. 그렇기에 유감 표명만으로 이번 사안을 덮으려는 방문진의 결정을 더 이해할 수 없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다수 이사들의 이번 결정은 동료 이사에 대한 해임 건의 결의라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방문진으로부터 관리·감독을 받는 자회사에서 접대를 받고 다닌 행태에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야말로 나쁜 선례다. 일부 적폐 이사들이 물러나고 새로 구성된 방문진 이사회가 3년 임기 동안의 무책임과 무능을 조금이나마 만회할 기회조차 걷어찬 셈이다.

문제 당사자인 김 이사의 적반하장 태도는 더욱 어이없다. 그는 자신의 거취 관련 안건이 논의되는 회의에서까지 통상적인 접대를 받았을 뿐이라고 우겼다고 한다. “타인의 도덕적 문제를 거론하고 짓밟으면 본인들은 상대적으로 도덕적인 것 같나. 즐기는 건가”, “오늘의 결정을 ‘영광’으로 여길 것”이라고 말하고 되레 큰소리를 쳤다하니 그 뻔뻔함이 무서울 지경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새로운 방문진 이사를 임명하는 절차를 진행 중인 방통위에 요구한다. 어떤 정치적 이해도 배제하고 오로지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익성을 위해 헌신할 인물들을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로 선임하라. 그게 방통위가 지난 10년 공영방송 MBC를 망가뜨린 것을 반성하고 책임지는 첫 걸음이다. <끝>

 

7월 2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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