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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KBS 슈퍼TV일요일은 즐거워 '유리의 성']에 대한 민언련방송모니터 논평
등록 2013.08.0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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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가 되고 싶으면 사생활도 공개하라?"

 

 

 

'오락'이라는 명목으로 이뤄지는 방송의 인권침해가 심각한 실정이다.


지난 11월부터 방송되고 있는 KBS 2TV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의 '유리의 성'은 가학성과 관음적 시선으로 점철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는 개그맨 김한석씨를 스타로 훈련시키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KBS는 김한석씨를 스타로 훈련시키는 것보다는 그의 사생활을 보여주는 것에 더 집착하고 있다. 김씨를 유리로 지어진 집에 100일간 생활하도록 하는 것이나 집 곳곳에 CCTV를 설치해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한 것은 지나친 처사다. 시청자들은 관음증 환자처럼 김씨의 사생활을 지켜봐야 한다.


심지어 가장 개인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는 침실과 화장실마저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이는 명백한 인권침해다. 내용 역시 문제가 심각하다. KBS는 김씨를 다른 개그스타들과 비교하며 은연중에 사회적 성공이 전부인 것 같은 열등감을 조장한다. 김씨와 어머니의 전화 통화에서는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불효자'인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


또 억지 감동을 짜내기 위해 김씨가 눈물짓 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내보내거나 감정에 호소하는 음악과 영상 등을 편집하는 등 가식적 연출도 눈에 거슬릴 정도다. 가래침 이야기나 화장실 장면 등 불필요한 농담과 말장난도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바탕에는 '스타시스템', '스타 제일주의'가 깔려있다. 김한석씨는 스타가 되기 위해 자신의 사생활을 모두 공개했으며, 스타를 양산할 수 있는 KBS는 그 권력을 철저하게 이용하고 있다.


그 렇기에 한 인간의 소중한 사생활은 단지 20여분의 오락을 위해 철저하게 웃음거리로 전락할 수 있었던 것이다. KBS <슈퍼TV일요일은 즐거워>의 '유리의 성'은 폐지되어야 한다.


이 프로그램은 가학성과 관음증적 시선을 조장하는 등 그동안 본회 가 꾸준하게 제기해왔던 오락프로그램의 문제를 모두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스타 제일주의'를 그 바탕에 깔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 한다. 더불어 가학의 극단을 치닫는 이런 프로그램이 공영방송에서 버젓이 등장하는 것도 충격을 금할 길 없다.


다시 한번 당부한다. KBS는 하루라도 속히 '유리의 성'을 폐지하라. 
 

 


2001년 12월 18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방송모니터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