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MBC 부사장 · 본부장 선임에 대한 논평(2014.3.7)
등록 2014.03.0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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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2기’ 당장 때려치우라!

 

 

MBC가 몰락의 길을 자초하고 나섰다. 어제(6일) 방송문화진흥회 여당 측 이사들이 ‘헐리우드 액션’의 당사자인 권재홍과 ‘김재철의 입’으로 통했던 이진숙을 각각 부사장과 보도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이미 김재철 사장 당시 부사장이었던 안광한이 사장으로 임명되었고, 권재홍과 이진숙이 연이어 자리를 꿰차면서 기어이 ‘김재철 2기’가 완성되었다. 이들은 2012년 MBC노조의 170일 간의 공정방송 쟁취 파업을 탄압하면서 이름을 날렸고, 이후 승승장구하며 마침내 임원의 자리에까지 오른 것이다. MBC를 이 꼴로 만들어 놓은 인물들의 화려한 복귀는 MBC를 정권의 하수인으로 더욱 옥죄려는 정권 수뇌부의 복심을 말해준다.  

 

권재홍이 누구인가. 보도본부장으로서 MBC의 신뢰도를 나락으로 추락시킨 것도 모자라 2012년 MBC노조 파업 때 노조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헐리우드 액션’으로 노조와 공정방송 사수 투쟁을 음해하는데 앞장섰다. 이 과정에서 박성호 기자회장이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나아가 MBC 메인 뉴스에서 ‘노조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보도를 내보냈지만 이후 법원으로부터 ‘허위보도’라는 판결을 받아 세간의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이진숙은 또 어떤가. ‘청와대 쪼인트 사장’ 김재철의 분신으로 정권에 대한 일방적인 충성과 김재철의 온갖 부정부패를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또 MBC노조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파업에 대한 무차별적 징계를 남발해 노조 탄압의 상징이 됐다. 결국 기자협회 초유로 제명을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진숙의 악행은 회사 내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이진숙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박정희가 불법강탈한 장물인 정수장학회의 최필립 이사장과 만나 정수장학회 보유 MBC 주식지분을 매각해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선거지형을 이끌어 내려는 음모를 꾸미는 것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정권 연장을 위해 발 벗고 불법 선거를 모의한 인물이 공정성과 객관성을 생명으로 하는 방송보도 책임자를 맡는 게 말이나 되는가.

 

김철진 편성제작본부장 임명자 역시 마찬가지다. 김철진은 부장 당시 ‘MB 무릎기도 사건’과 ‘남북경협 중단’ 편을 중단시켰고, PD들의 취재수첩과 책상을 뒤지는 장면이 CCTV에 촬영돼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다. 

 

한편 사법부는 2012년 파업 과정에서 남발된 징계와 해고가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고 사측이 노조에 제기한 195억 손배소 청구소송도 기각하면서 당시 공정방송을 위한 파업이 정당했음을 재확인했다. 그런데도 징계 무효와 해고자 복직은커녕 노조를 탄압하고 불공정 방송을 주도했던 인물들이 요직을 꿰차고 들어오면서 MBC는 회복 불능 상태에 빠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MBC 정상화’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선거용 거짓 구호로 전락했다. 그러나 이번 인사는 MBC 정상화 공약의 파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정권의 흉포한 청부업자였던 김재철 체제를 고스란히 복원하여 MBC를 여론 조작과 통제의 첨병으로 노골적으로 동원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 그 자체인 것이다. 

 

정권과 하수인 안광한 일당들은 MBC를 철저히 장악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MBC 몰락의 시작이다. 안광한 체제, ‘김재철 2기’는 시민들과 시청자들의 싸늘한 시선과 냉엄한 심판으로 인해 제 임기를 다 채울 수 없을 것이다. 안광한 일당에 경고한다. 당장 물러나라. 지금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결국 김재철과 같은 전철을 밟으며 치욕적으로 쫓겨날 수밖에 없음을 명심하라. <끝>

 

2014년 2월 28일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