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정찬형 호 YTN’ 적폐청산이 우선이다
조속한 보도국장 임명동의제 시행으로 수평적이고 독립된 뉴스룸 재건하라
등록 2018.07.2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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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이사회가 오늘(27일) tbs 사장을 지낸 정찬형 씨를 YTN 차기 사장에 내정했다. YTN은 적폐 정권 탄핵 이후 가장 먼저 방송 정상화의 출발선에 서고도 사장 선출 문제에 부딪혀 마지막까지 파업에 나서야만 했다. 우리는 정찬형 사장 내정자가 YTN 언론인들과 시청자가 염원한 ‘공정방송’의 의미를 무겁게 새기길 당부한다.

 

YTN이 진짜 공정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 놓인 과제는 산적하다.

우선 정 내정자는 YTN 정상화를 끈질기게 방해한 적폐 세력들과 완전한 결별을 해야 한다. 지금도 YTN에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낙하산 사장들을 도와 정권 홍보·찬양의 도구로 전락시킨 수하들이 여전히 중요한 자리에 남아 면피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실제로 YTN 사장 선임 과정이 진행 중이던 지난 9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성매매 영상 제보자들을 삼성과 연결시켰다는 의혹을 받은 간부는 구악 정권에 협력하던 인사들이 포진한 인사위원회에서 고작 감봉 6개월이라는 ‘면죄부’ 수준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언론이라면, 기자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취재 윤리 위반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합당한 처벌을 내리지 않고 끼리끼리 봐주며 적당히 넘기려는 세력들과 제대로 결별하지 않을 경우 YTN 정상화는 결코 가능하지 않다. 자신과 회사의 영달을 위해 동료들의 취재를 방해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팔아넘기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 인물을 언론인으로 인정하는 언론에 어떻게 신뢰를 보낼 수 있단 말인가.

이뿐만이 아니다.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선 노동자 대표성에 대한 기준과 원칙조차 세우지 않고 구악 체제 옹호에 앞장선, 설립 넉 달밖에 되지 않은 노조에 사추위원 추천권을 배분하는 등 다분히 의도성 짙은 행태를 보이기까지 했다. YTN을 공정방송에서 멀어지게 만들고도 마지막까지 권력을 놓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는 적폐 세력의 행적들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묻는 과정을 거쳐 완전한 결별을 해야만 지난 9년 동안 YTN 내부에 켜켜이 쌓인 구성원들 간의 상처도 아물 수 있고, 조직의 통합 또한 가능하다는 걸 정 내정자는 명심해야 한다.

 

수평적이고 독립된 뉴스룸 구축 또한 매우 중요하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발생 초기 두 달 가까이 YTN 보도국 간부들은 관련 사안을 ‘의혹’으로 간주하며 보도를 축소·은폐했다. 이런 수직적이며 권위적인 뉴스룸은 YTN 기자들의 취재의 자유를 박탈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까지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공정방송 파업 과정에서 YTN의 언론인들은 고위 간부의 ‘삼성 제보 팔이’ 수준의 일들이 적잖게 벌어진 부끄러운 현실을 알린 바 있다. 정 내정자는 2017년 단체협약으로 체결된 보도국장 임면동의제의 조속한 시행 등을 통해 성역 없는 취재가 숨 쉬듯 자연스러운 뉴스룸 재건에 나서야 한다.

또한 정 내정자는 비정규 방송 스태프 처우를 개선하며, 소수자 등 약자의 존엄과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방송을 만들기 위한 실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공정방송은 일련의 노력들을 모두 포괄해야 가능하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YTN이 진정한 공정방송의 의미를 실현하는 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 걸어가는 길에 응원과 질책을 아끼지 않겠다. 국민의 사랑을 받던 ‘윤택남’으로 돌아올 YTN을 기대한다. <끝>

 

7월 2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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