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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기자회견문] 김재철은 출마선언이 아니라 석고대죄하라!
등록 2014.01.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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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은 출마선언이 아니라 석고대죄하라!

 

 

김재철 전 MBC 사장이 경남 사천시장으로 출마한다고 한다. 우리 속담에 벼룩도 낯짝이 있다는 말이 있다. 미물인 벼룩조차 낯짝이 있는데 하물며 사람이 체면이 없어서야 되겠느냐는 말이다. 김재철에게 묻고 싶다. 당신에게 체면이라는 것이 있는가. 인간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염치와 예의가 있는가.

 

김재철이 누구인가.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 MBC를 철저히 파괴한 주범이다. 정권에 의한 언론 장악의 상징이었고, 사장 한 사람이 공영방송을 얼마나 망가뜨릴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인물이었다. 그가 사장으로 있던 3년 동안 MBC의 신뢰도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시사IN 조사에서 MBC의 신뢰도는 2010년 18.0%에서 2012년 6.9%로, 2년 만에 3분의 1 토막이 났다. 한국기자협회가 현직 기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MBC의 영향력과 신뢰도는 2011년 각각 13.8%, 8.3%에서 지난해 0.7%, 0.5%로 급격히 추락했다. 오죽하면 손석희, 김미화 같은 유력 인사들이 줄줄이 MBC를 떠나갔겠는가. 더 오죽했으면 여권 인사가 더 많은 방송문화진흥회조차 김재철을 MBC 사장에서 해임했겠는가. 방문진이 MBC 사장을 해임한 것은 1988년 설립 이후 처음이었다.

 

그 뿐인가. 김재철은 편파 방송을 일삼아, 170일 동안이라는 MBC 최장기 파업을 초래한 인물이다. 그런데도 파업의 책임을 후배들에게 전가시키며 10여명의 기자, PD를 해고했고, 수백명의 기자와 PD에게 정직, 감봉, 전보발령 등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사법부는 김재철이 내린 모든 결정을 뒤집었다. 김재철이 내린 해고와 징계 조치는 모두 무효라고 판결한 데 이어, 파업에 따른 손해를 노조가 단 1원도 배상할 필요가 없다고 잇따라 판결했다. 당시 파업은 정당했다는 것이 사법부의 판단이다. 나아가 재판부는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MBC 경영진은 인사권을 남용하고 MBC 내부의 다양한 의견을 억압했으며, 경영자의 가치와 이익에 부합하는 방송만을 제작, 편성하려 했다”, “김재철 사장은 방송 공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를 약속하고도 이를 지키지 않고 대화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김재철은 자신이 중앙정치보다 지방정치에 더 맞기 때문에 사천시장으로 출마한다고 한다. 소가 웃을 일이다. 김재철은 언론계는 물론, 지역 사회와 시민단체들의 극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진주-창원 MBC 강제 통폐합을 밀어붙였던 인물이다. 공영방송의 핵심가치 중 하나인 지역 방송의 독립성과 지역성을 철저히 파괴한 인물이다. 지역 MBC가 가지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감시 역할, 지역 경제 활성화 역할, 지역 문화 발굴 역할을 외면했던 인물이다. 더 이상 지방정치라는 말을 그 입에 담지 말라. 더 이상 사천시민을 우롱하지 말라.

 

김재철은 출마선언을 할 게 아니라 국민에게 석고대죄해야 한다. 힘들게 쌓아온 공영방송 MBC의 신뢰도를 일거에 무너뜨린 데 대해 시청자에게 사죄해야 한다. 공정 방송을 요구했다는 이유만으로 2년 가까이 해직의 고통을 준 데 대해 MBC 해직 언론인들과 그 가족에게 사죄해야 한다. 공영방송의 지역성을 파괴한 데 대해 지역민들에게 사죄해야 한다. 그리고 자숙하라. 그래야 마땅하다. 국민의 방송,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장본인이 누구를 위해 봉사한다고 감히 나선다는 말인가. 만약 김재철이 끝까지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는다면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은 모든 시민단체, 지역사회와 연대해 반드시 범국민적 심판을 받게 할 것이다.

 

 

2014년 1월 28일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