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PD수첩 제작 중단 사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 기자회견문

‘적폐 이사’ 파면이 공영방송 정상화의 시작이다
-<PD수첩> 제작 중단은 공영방송 정상화의 첫 걸음
등록 2017.07.3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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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1일 MBC <PD수첩> 제작진이 ‘제작 중단’에 들어갔습니다. 이어 26일에는 시사제작국 피디와 기자들도 제작 중단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번 <PD수첩> 제작 중단은 이명박-박근혜 시절 동안 공영방송 MBC에 쌓여 온 여러 적폐 중에서 프로그램 제작진에 대한 부당한 간섭과 검열이라는 적폐 하나가 곪아 터진 것입니다. 

 

이번 <PD수첩> 제작 중단을 통해 새삼스럽게 확인한 사실이 있습니다. 박근혜 파면 이후 한국 사회 모든 분야에서 추진되고 있는 적폐 청산이, 유독 공영방송에서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PD수첩> 제작 중단 사태가 발생한 일차적인 원인은 김장겸 MBC 사장에게 있습니다. 김장겸은 당장 물러나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 해결의 전부가 아닙니다. 그를 사장으로 임명한 ‘적폐 이사’들이 뒤에서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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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 이사의 대표는 누가 뭐래도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입니다. 고영주는 현재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으로 인해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상황입니다. 또한, 고영주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위원직을 수행하면서 취득한 정보와 인맥을 이용해, 심의대상이었던 대학 법인에 법률자문이나 소송 수행 등을 한 정황이 있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입니다. 

 

고영주 뿐 아닙니다. 3연임 신기록을 세우며 9년째 방문진 이사를 지내 ‘직업이 방문진 이사’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김광동은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MBC 본부가 민주노총에 유리한 보도를 해왔다”는 거짓 주장을 주도적으로 전파한 장본인입니다. 여기에 MBC 임직원들로부터 골프 접대·술 접대를 받으며 MBC 인사에 개입한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고영주 불신임 결의안을 막기 위해 극우 논객과 극우 매체의 글과 기사를 모아 2시간 동안 필리버스터를 벌인 이사도 있습니다. 심지어 “MBC 경영지침에 ‘공영방송’이라는 단어가 왜 들어가야 하느냐”는 이사까지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이사들이 방문진의 다수를 장악한 채 MBC 사장을 임명하고 임원을 결정하는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다는 사실입니다. 

 

KBS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정농단을 심판한 국민은 KBS를 공범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고대영 사장 취임 이후 KBS는 방통위 시청자 평가지수에서 신뢰성과 공정성을 포함한 모든 항목이 바닥을 쳤습니다. 이렇게 KBS를 망쳐놓은 고대영은 출근 저지 투쟁을 하는 직원들 앞에 나서지도 못하면서도 지난 27일 또 다른 부역자 조인석 제작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임명했습니다. 그리고 ‘이인호 이사회’는 고대영 사장의 2기 체제를 구축해주는 ‘거수기’ 노릇만 충실히 해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김구는 대한민국 공로자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는 이인호 이사장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기에 앞장섰고, 그가 재임하는 동안 친일 문제를 다룬 ‘친일과 훈장’이라는 프로그램이 불방되는 등 ‘친일’은 KBS에서 가장 주요한 금기어가 되었습니다. 이밖에도 ‘동성애를 사랑한 노무현과 좌빨들’,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박원순 시장에게 ‘동성애자는 더러운 좌파’라며 “동성애가 그렇게 몸에 좋다면 박주신(박시장 아들)도 아버지를 위해 효도를 한 번 하는 게 어떤가”라는 막말을 뱉어낸 조우석도 KBS의 대표적 적폐 이사입니다. 

 

우리는 ‘지난 정권에서 새누리당이 추천하고 박근혜가 임명한 적폐 이사’들을 더는 공영방송 이사 자리에 앉혀둘 수 없습니다. 박근혜 국정농단 세력에 부역하려고 공영방송을 망친 것 때문에라도 물러나야 하지만, 이들이 쏟아낸 왜곡되고 한쪽 이념에 치우친 발언만으로도 공영방송 이사에서 당장 물러나야 할 이유가 차고 넘칩니다. 또한 MBC 전체 직원 95.9%가 ‘고영주는 물러나라’고 외치고 있고, KBS 구성원 90%도 이인호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들은 내부 구성원으로부터 버림받은 존재입니다. 

 

무엇보다 이들은 시청자의 권익 보호와 민주적 여론형성과 같은 방송의 공적 책임 수행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수구냉전 시대의 낡은 사고에 젖어 있는 이들은 국민의 평균적인 인식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 채 저급하고 천박한 언어로 공영방송을 농락하고 있습니다. 이들 공영방송 ‘적폐 이사’가 버티는 한, MBC 김장겸과 KBS 고대영은 사장직을 유지하면서 계속 공영방송을 망칠 것입니다. <PD수첩> 제작 중단을 촉발한 것과 같은 부당한 간섭과 검열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공정 방송을 위해 노력하다 쫓겨난 양심적인 언론인들이 보도와 제작현장으로 복귀할 수도 없습니다.

 

이에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은 ‘공영방송 적폐 이사’들을 국민의 이름으로 파면할 것을 국민에게 제안합니다. 우리 국민은 이미 국정을 농단한 대통령을 파면했습니다. 국회와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명령을 따랐을 뿐입니다. 우리는 오늘부터 ‘KBS·MBC 적폐 이사 파면 국민청원’을 시작합니다. 이후 공영방송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의 뜻을 모아 방송통신위원회에 적폐 이사 파면을 요구할 것입니다. 이 요구는 새롭게 구성될 방송통신위원회에 국민이 부여하는 첫 번째 명령입니다. 

 

마지막으로 <PD수첩> 제작진들에게 당부합니다. 공영방송 내부 적폐세력이 여전히 기세등등한 지금, 제대로 된 방송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내어 준 것을 응원합니다. <PD수첩>이 보여준 용기가 공영방송 정상화의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매주 금요일 ‘불금’을 반납하고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상암동과 여의도를 찾을 시민들과 함께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라는 예전의 명성을 되찾아 옵시다. 그때까지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은 <PD수첩> 제작진을 비롯한 공영방송의 양심적인 구성원들과 함께할 것입니다.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을 믿고 국민과 함께 승리합시다. 

 

2017년 7월 28일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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