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MBC노조 기자회견문] ‘밀실’개편,‘보복’인사 즉각 철회하라
등록 2014.11.0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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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개편,‘보복’인사 즉각 철회하라




참담하고 부끄럽다. ‘교양제작국’ 해체로 시작된 MBC 경영진의 막장 드라마는 ‘밀실 보복 인사’라는 치졸한 결말로 치닫고 말았다. 스스로 공영방송임을 포기하면서 내세웠던 ‘수익성’과 ‘경쟁력’이라는 구호도 결국은 허울뿐인 핑계에 지나지 않았다.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눈엣가시’ 같던 PD, 기자들에 대한 탄압과 배제였을 뿐이다. 


한국PD대상 작품상을 수상한 PD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받은 PD가 ‘업무실적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교육’ 대상자가 됐다. 기자회장을 역임한 28년차 고참 기자도, 색다른 형식의 인터넷 뉴스 프로그램으로 회사 안팎의 기대를 받던 젊은 기자도 ‘교육’ 발령을 받았다. ‘저성과자’, ‘배치 부적합자’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뻔뻔한 거짓말이다. 이번에도 사측의 ‘찍어내기’는 불공정했고 기준도 없었다. 


100명 넘는 규모의 전보 발령 역시 마찬가지다. 영화 <제보자>의 모델이자 최근에도 교황 방한 관련 다큐로 호평을 받았던 PD, 과거 팀장을 지냈고 지난 9월 ‘이달의 PD상’을 수상한 고참 PD 등이 교양제작국의 해체와 함께 비제작부서로 쫓겨났다. 멀쩡히 프로그램 잘 만들고 다음 작품 준비하던 PD, 기자들이 <신사업 개발센터>, <뉴미디어 포맷 개발 센터> 같은 이름도 생소한 신설 부서로 발령을 받았다. 


그러나, ‘핵심 역량의 집중과 혁신’이라는 거창한 구호와는 달리 이 신설 부서들은 지난 주말 당장 사무실을 구하고 가구, 비품을 마련하느라 쩔쩔맸다. 부서장들도 신설 부서의 비전과 목표를 자신있게 말하지 못했다. 조직을 만들고 나서 할 일을 찾는 격이다. ‘밀실’에서 ‘졸속’으로 논의한 결과 나타난 비정상의 한 단면이다. 


이렇게 안광한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무언가에 쫓기듯 전격적으로 ‘교양제작국’을 해체하고 PD, 기자들무리하게 유배지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심각한 절차상 하자가 발생했다. ‘교육과정’의 결정은 <노사협의회>를 통한 의결을 거쳐함에도 이를 누락했고, 인사 대상자들에게 어떤 사전 통보나 설명도 하지 않았다. 인사고과 저평가자에 대한 ‘교육 발령’ 관련 규정도 어겼다. 명백한 부당행위이며 이에 따른 법적 행정적 책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측에 분명히 경고한다. MBC 경영진의 이번 조직 개편과 인사 발령은 원천 무효임을 선언한다. 형식과 내용 어느 것 하나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밀실 개편, 보복 인사이다. 조합은 이번 조직 개편과 인사 발령의 부당성을 알리고 무력화 시키는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이번에도 이 땅의 법과 상식은 우리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줄 것이다.   



2014년  11월  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