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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세월호 유가족 폄훼 보도와 막말, 용서할 수 없다(2014.5.19)
등록 2014.05.1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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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김장겸 보도국장, 박상후 전국부장 검찰 고발 기자회견문

 

 

세월호 유가족 폄훼 보도와 막말, 용서할 수 없다

 

 

지난 7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우리는 충격적인 보도를 접했다. 박상후 전국부장이 직접 작성하고 김장겸 보도국장의 최종 판단을 거쳐 보도된 이 리포트는 놀랍게도 ‘세월호 희생자 가족의 조급증이 잠수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 아니냐’고 따져 묻고 있었다. 그리고, ‘왜 중국인처럼 애국구호를 외치지 않고, 일본인처럼 슬픔을 속으로 삭이지 않느냐’고 희생자 가족들을 몰아세우고 있었다. 방송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폭력적 기사였고, ‘보도참사’였다. 

 

 

 

 

심지어 이 보도의 당사자인 박상후 전국부장은 희생자 가족들을 향해 ‘그럼 놈들, 조문하지도 말고 관심도 가져주지 말아야 된다’는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막말을 내뱉었다고 한다. 김장겸 보도국장 역시 공식 회의석상에서 유가족들을 ‘깡패’로 지칭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듣는 귀가 의심스럽고 참담하다. 유가족을 폄훼하는 희대의 ‘보도참사’는 MBC 보도국 간부들의 이런 저열하고 추악한 인식 속에서 이미 잉태되고 있었던 것이다. 

 

금도를 넘어선 MBC의 보도행태와 막말에 대해 MBC 내부에서도 비판과 반성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징계와 부당전보의 광풍으로 언로가 막히고 탄압받는 현실속에서 MBC 기자 121명은 징계를 각오하고 규탄 성명을 발표했고, 언론노조 MBC 본부는 이성주 본부장의 삭발 1인 시위와 함께 사측의 사죄를 촉구하는 행동에 돌입했다. 

 

 

 

그러나, MBC는 반성과 사죄를 요구하는 내부의 목소리를 전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색출하겠다’, ‘징계하겠다’는 흉흉한 공포의 단어들이 MBC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고 한다. 유가족 폄훼 보도의 당사자 박상후 부장은 사과 성명에 동참한 후배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반성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집단이다. 

 

MBC 안광한 사장은 지난달 ‘국민정서와 교감하고 한국사회의 격을 높여야 한다는 교훈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고 MBC의 세월호 보도를 평가했다. 박상후 전국부장의 유가족 폄훼 보도를 보고도, ‘깡패’ ‘그런 놈들’ 운운하며 유가족을 모욕한 보도국 간부들의 막말을 듣고도 이렇게 말할 자신이 있는지 안 사장에게 묻고 싶다.  

 

아직도 MBC 보도국 수뇌부와 경영진은 진정을 담아 사과하고 반성할 마음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 모두 잘못했다’는 유체이탈의 극치를 보여준 ‘물타기’ 보도로 사태를 어물쩡 넘기려는 것처럼 보인다. 스스로 반성할 줄도 모르고 ‘사과하라’는 내부의 목소리까지 무시하고 탄압하는 MBC의 행태에 우리는 또 다시 분노와 참담함을 느낀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고, 오히려 성을 내는 그들을 우리는 용서할 수 없다. MBC의 유가족 폄훼 보도와 막말은 저널리즘의 원칙을 말하기 이전에, 인간의 도리를 저버린 패륜이었고, 유가족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범죄행위였다. 이에 우리는 MBC 김장겸 보도국장과 박상후 전국부장을 검찰 고발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바이다. 흉기와 다름없었던 이들의 보도와 언행에 대해 준엄하고 엄중한 법의 심판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

 

 

2014년 5월 19일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