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KBS 비리이사 해임 제청 촉구 기자회견문

방통위, KBS 비리 이사들 신속하게 해임 건의하라
‘국가대표 공영방송’ 정상화 더 미룰 수 없어
등록 2017.11.2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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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가 주도한 총파업이 82일 째를 맞이한 11월 24일 감사원이 공개한 ‘KBS 이사진 업무추진비(법인카드) 집행 감사보고서’의 내용은 충격을 넘어 경악스러웠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의 이사들이 국민의 세금이나 다름없는 수신료를 사적인 목적으로 부당하게 사용한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새노조가 치밀한 조사를 거쳐 지난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하거나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 이래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KBS 이사진의 업무추진비 불법 사용 문제는 언론계 일각에만 알려져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감사원 발표를 통해 그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주권자들은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을 것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KBS의 현직 이사 9명 전원이 액수의 과다에 상관없이 법인카드로 업무추진비를 부당하게 사용했다고 한다. 공금 유용 1위와 2위는 옛 여권이 추천한 차기환 이사(4,487,730원)와 강규형 이사(3,273,300원)이다. 이인호 이사장은 사적 유용이 확인된 액수는 3만7천원에 불과하지만 사적 유용이라고 의심되는 법인카드 사용액은 무려 2천8백20만여 원이나 된다. 선물비, 휴일 식사비, 물품 구입비 등으로 그렇게 많은 공금을 쓴 사실이 확인되었는데도 감사원 감사에서 용처를 소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KBS 이사 후보들을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정부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감사원의 감사보고서 내용이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사 9명을 모두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한다. 감사원은 방통위에 보고서를 보내면서 이사진의 비리 경중에 따라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하거나 연임제한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KBS 이사들은 현행법에 따라 공무원으로 의제(擬制)되는 신분이다. 정부의 ‘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는 3백만원 이상의 공금을 유용할 경우 무조건 해임하거나 중징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방통위는 차기환·강규형 이사는 무조건, 이인호 이사장은 공금 용처를 소명하지 못하는 경우 해임하라고 임면권자인 대통령에게 건의해야 마땅하다.

 

KBS의 현직 이사 9명은 2015년 9월, 당시 대통령 박근혜에 의해 임명되었다. 그들 중에서도 여권 추천을 받은 7명(얼마 전 사임한 김경민 포함)은 ‘부역자들’이라는 지탄을 받으면서도 KBS를 정권의 사유물로 만드는 데 앞장서 왔다. KBS의 언론노동자들은 물론이고 일부 보직간부들까지, 전체 사원의 95% 이상이 이인호 이사장과 고대영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는데도 그들은 파렴치하게 그 자리를 지켜왔다. 이런 비극적 사태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고 판단한 214개 언론·시민단체는 지난 7월 13일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을 결성하고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두 방송사의 파업노동자들과 함께 ‘돌마고 파티’를 열어 경영진과 적폐이사진 퇴진운동을 펼쳐 왔다. 그 결과 MBC에서는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과 사장이 해임됨으로써 정상화의 문이 활짝 열렸다. 그러나 KBS의 옛 여권 추천 이사진과 사장은 극우보수세력의 비호를 받으면서 오히려 ‘문재인 정부의 언론장악’에 맞서겠다고 버티고 있다.

 

KBS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이다. KBS의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 구성원들을 대통령에게 추천한 방통위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명백한 비리를 저질렀거나, 명확한 증거를 통해 공금 유용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는 인물들을 하루라도 빨리 해임하라고 대통령에게 신속히 건의해야 한다. 그런 이사들이 버티고 있는 한, 지난 9년 동안 망가질 대로 망가진 KBS를 정상화하는 과업은 이루어질 수 없다. 총파업이 끝나지 않는다면 2017년의 방송을 결산하는 연말 시상식들과 축제가 전파를 타지 못할 것이며,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도 제대로 중계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현재 240개 언론·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은 방통위가 KBS 비리이사들에 대한 해임 건의를 신속히 마무리함으로써 자유언론과 공정방송을 열망하는 언론노동자들과 주권자들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감동을 안겨주기를 간곡한 마음으로 촉구한다.

 

2017년 11월 28일

KBS·MBC정상화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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