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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미디어감시연대 논평> 비판에 인색한 지상파 3사, ‘조국’ 불러내 프레임 짜기 나선 보수언론
등록 2020.03.2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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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발 경제 위기가 지구 전체를 휘감고 있다. “상상할 수 없는”, “역사상 최대”, “전례가 없는” 등 단어들이 남발되고 독일, 이탈리아에서는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처음”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언론들도 더 이상 적절한 단어를 꺼내 쓰기 어려울 만큼 우려할만한 상황이다. 이에 따른 각국 정부의 긴급 지원 예산 규모도 가히 천문학적이다.

 

미국은 전 국민에게 각 1,000달러(약 120만원)씩을 2회에 걸쳐 지급하는 ‘재난소득’ 지원을 결정하고 긴급 논의에 들어갔다. 영국은 330억 파운드(약 496조원), 독일은 5,000억 유로(약 687억원), 스페인도 2,000억 유로(약 274조원) 규모의 구제안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3월 19일 대통령 주재 첫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1차로 50조 규모의 긴급 지원책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 대응이 총선의 최대 이슈가 돼 버렸다. 특히 여당은, 정부가 방역 대응에 얼마나 잘 임하는지 그리고 멈춘 경제와 도탄에 빠진 민생 지원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는지에 총선 승리를 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번 총선에서 정부 심판론을 들고 나온 미래통합당도 총선을 의식해 22일, ‘40조 긴급구호자금 투입’을 제안했다.

 

한 주간 주요 이슈와 언론 보도 동향

월요일인 16일에는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 감염 이후 수도권 집단 감염의 두 번째 사례다. 이날 총선과 관련해서는 을 47개 등록정당 중 40개 정당이 10대 정책을 선관위에 제출했다. 그러나 방송으로는 KBS만 유일하게 메인 뉴스에서 이 사실을 3분 30초의 긴 시간을 할애해 자세하게 보도했을 뿐이다. 국민의 관심이 어디에 가 있든 총선 30일 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정당들의 총선 공약 정도는 국민들에게 알리는 게 기본이라는 점에서 다른 방송사들의 침묵은 이해하기 어렵다.

 

18일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이 출범했다. 19일에는 대통령 주재의 첫 ‘비상경제회의’가 열려 현 정부를 ‘비상정부체제’로 전환한다고 선언했고, 50조원 규모의 서민 금융 지원책을 발표했다. 20일에는 통화스와프 체결로 환율‧주식시장이 진정세를 보였다는 소식과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대구의 요양병원 3곳에서 54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집단 감염의 공포가 여전함을 보여줬다. 21일에는 이탈리아에서 하루 사망자가 627명이나 발생해 중국을 넘어 코로나19의 맹위를 실감케 했다. 우리나라도 하루 사이 확진자가 전날 87명에서 크게 147명으로 늘어났고, 22일 0시 기준으로는 다시 98명으로 감소했다. 누적 사망자는 104명으로 처음으로 세 자릿수로 진입했다.

 

지난 한 주간 핵심 이슈는 단연 세계발 경제 위기와 각국의 대응이다. 방송과 신문 모두 많은 시간과 지면을 할애했다. 먼저 방송을 보자. 확고한 입장을 갖고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건 MBC다. MBC는 전 주(3/9-15)에 이어서 ‘재난기본소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18일에 ‘서울시가 117만 가구에 최대 50만원 상당의 현금성 재난소득을 지급키로 했다’는 소식을 첫 꼭지로 올렸고, 정부의 첫 비상경제회의가 열린 19일에는 첫 꼭지 앵커 멘트를 통해 “질병이 불러온 유례없는 재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 취약 계층에 한해 현금성의 긴급 생활지원을 전국적으로 시행할 것을 촉구하려고 한다”며 자사의 입장을 적극 밝혔다. 20일에도 재래시장 상인들의 어려운 상황을 첫 꼭지로 올리는 등 3일 연속 ‘재난기본 소득’ 시행을 촉구했다. KBS <뉴스9>는 3월 19일을 시작으로 20일까지 이틀 연속으로 경제위기 관련 보도를 전진 배치했다. 19일에는 ‘비상경제회의’ 소식을 첫 꼭지로 연속 일곱 개 꼭지를 할애했고, 20일에는 “한미 간 6백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체결”을 첫 꼭지로 연속 다섯 꼭지를 경제위기와 대책 보도로 다뤘지만 전체적으로는 환율‧주식‧자산 시장 대책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두 공영방송이 뉴스밸류의 판단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조선일보의 생뚱맞은 노동계 때리기

신문들도 소상공인들을 위한 50조 지원과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강조점은 확연히 달랐다. 특히 조선일보는 전혀 엉뚱한 쪽에서 딴죽을 걸었다. 조선일보는 <경제포커스/노동계는 쏙 빠진 ‘코로나 상생’>(/319 김홍수 논설위원)에서 “코로나로 초토화된 경제 현장에선 “‘연민과 공감’이 꽃피고 있”지만…“반면 나랑은 무관한 일이라는 듯 이기적 행태로 일관하는 경제주체도 있다”면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공격했다. “경제 현장에서 ‘연민과 공감’이 꽃피고 있다”는 주장도 침소봉대의 과장이거니와 “월급쟁이 상위 20% 속에 양대 노총 조합원 중 20%가 속해 있다”, 그리고 “고소득 노동자들이 저소득 조합원들을 돕는 상생기금은 왜 못 만드나?”는 등의 이유를 들어 “양대 노총이 이기적 행태로 일관”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생뚱맞기까지 하다.

 

중앙일보는 <주52시간‧최저임금‧부동산정책 다 바꿔야 산다>(3/20 최경중 객원기자)의 칼럼에서 (지금의 위기가) “과거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우리 산업의 복원력 상실”이라고 주장하면서 사실상 현 정부의 정책 기조 전반을 바꾸라고 주문한다. 정부는 비상한 시국에 긴급한 처방을 말하는데, 한국 경제의 백년대계를 논하자고 나서는 꼴이다. 지난 몇 년간 수없이 반복해 온 이런 주장을 이 시점에 다시 거론하는 것 또한 생뚱맞기는 마찬가지다.

 

비판에 인색한 지상파 3사

비상한 세계적 대위기 속에서도 21대 총선 시계는 어김없이 돌아가고 있다. 21일에는 정부가 “향후 보름 동안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들의 운영 중단과 외출 자제”를 권고하는 담화문까지 발표했다. 이제 국민들은 집 안에서 미디어를 통해서만 선거를 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미디어의 역할은 그래서 더 중요해졌지만 노골적으로 정파성을 드러내는 보수신문들과 종편이 이런 상황을 더 악용할까 우려스럽다.

 

3월 18일에는 여당의 비례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더불어시민당’이 출범했다. 코로나 보도에 덮여서 특별한 이슈 없이 흘러가던 총선 일정에 민주당이 파문을 일으킨 것이다. ‘더불어시민당’의 출범이, 비록 21대 국회에서 원내 1당의 지위가 불안해진 민주당의 고육지책이라고 하더라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래한국당’을 위성, 꼼수정당이라고 비난하던 민주당으로서는 누워 침 뱉기를 한 꼴이 됐다. 선거법 개정 취지가 짓밟혔고, 연동형비례제는 생겨나자마자 더는 쓸모없는 제도가 돼 버렸다. 법의 허점을 악용한 두 거대 정당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라야 하는 건 당연하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모두 당일 메인 뉴스에서 이를 보도했다. 그러나 3사 모두 뉴스 중반 이후 뒤쪽으로 배치했고, 표면으로 드러난 갈등과 비난 정도만 전하는 데 그쳤다. 19일 이후에도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짚어 주는 뉴스는 3사 어디에도 없다. 마땅히 비판하고 나서야 할 시점인데도 비판에 인색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종편은 이미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고민하던 초부터 과거 “자유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에 반대해 왔고” “미래한국당도 미리 창당을 공언했으니 문제없다”는 식의 논조를 계속 반복했다. 이는 ‘법 개정에 반대했으니까 법의 취지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아전인수식 억지다.

 

‘조국’ 불러내 프레임 짜기 나선 보수언론

신문들도 ‘더불어시민당’의 출범에 비판적 입장을 보였지만, 한겨레‧경향‧한국일보와 보수 조‧중‧동의 논조는 크게 달랐다. 한겨레신문은 <소수당 원내진입 돕겠다더니... 최소 명분조차 걷어찬 민주당?(3/19 김원철‧서영지‧황금비 기자)<거대양당, 비례대표 선거의 흑역사를 쓰다>(3/22 이지은 기자)에서 “선거제 개혁을 방해해온 미래통합당과 비례정당을 비판해온 더불어민주당이 (결국은) 위성정당을 만들어 비례의석 늘리기에 나섰다”고 비판했고, 한국일보는 <카톡방담/“현실정치에 명분이 어딨냐”…우리 편만 믿고 무조건 ‘GO’ 외치는 민주당>(3/21)에서 “민주당이 주도해 통과시킨 공직선거법 개정 취지를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세상읽기/위성정당 ‘역병’창궐…총선 연기를>(3/20 홍기빈 칼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을 통해 “위성정당 ‘역병’ 창궐…총선연기”를 주장하면서 비판의 톤을 높였다. 반면 중앙일보는 사설을 통해 “비례대표제 폐지가 더 낫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조선일보는 한 발 더 나가 ‘더불어시민당’이 “친문‧친조국” 인사들로 채워졌다고 프레임짜기에 나섰다. 동아일보 역시 “짙어지는 ‘조국’ 그림자” 운운하면서 위성정당을 비판하기보다는 ‘친조국’=‘반검찰’이라는 프레임 짜기에 동조했다.

 

‘의도적인 오작동’이다. 누가 먼저 단초를 제공했든지 더불어민주당까지 위성 비례정당을 만든 것은 두 거대 정당들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새로운 제도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오작동시킨 경우에 다름 아니다. 천신만고 끝에 탄생한 새로운 제도는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당했고, 개혁의 성과물이 힘 있는 집단들의 농간으로 순식간에 무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각인시켰다. 상식은 짓밟혔고, 법은 조롱거리가 됐다. 이런 사안의 중대성으로 볼 때 언론의 인식이 여전히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2020년 3월 24일

총선미디어감시연대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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