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포커스(~2023)_
사전협의 없는 횡포와 자화자찬 홍보, 이를 찬양하는 ‘기레기’ 언론(고승우)
등록 2016.02.1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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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포커스> 한일 외교장관 야합과 개성공단 중단 사태의 공통점
사전협의 없는 횡포와 자화자찬 홍보, 이를 찬양하는 ‘기레기’ 언론

 

고승우(민언련 이사장)

 

최근 박근혜 정권이 국내외를 경악케 한 두 가지 조치인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에 대한 한일 외교장관 야합과 개성공단 폐쇄 조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정부가 일제 강점기 강제 위안부 할머니와 개성공단 입주 기업 당사자들에게 사전에 협의 또는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사자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식의 권력형 횡포를 저지르면서 자화자찬에 가까운 후속조치만 내놓은 것도 엇비슷하다. 위안부 문제 합의는 역대 정부가 하지 못한 성과였다고 하거나, 개성공단 폐쇄는 북의 핵과 미사일을 저지하고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변하는 식이다.

 

 

 

정권 견제와 감시역할 해야 할 언론은 무엇을 하고 있나?
현 정부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치를 하면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여러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공작정치를 방불케 하는 심리전과 선전전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런 행태 속에서 ‘기레기’ 언론이 적극 동원되거나 동참하는 일이 벌어진다. 대다수 언론은 정부 정책을 침이 마르도록 찬송하는 ‘박비어천가’를 소리 높이 외치거나 그들의 실정을 두둔하는 설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비춰진 위안부 합의와 개성공단 중단 사태는 미국의 한미일 3각 군사동맹을 복원시키려는 제국주의적 발상이 원심력으로 작용한 공통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대해 박 정권이 야합, 굴욕적 합의를 해준데 이어 터진 북한의 핵실험과 로켓발사 후 한미일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기민하게 공동보조와 대북 제재 조치를 취하는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북한 핵실험과 로켓 발사이후 미일 정상과 전화통화로 사후 대책을 숙의하고 일본이 대북 제재를 발표하던 날 남북한 평화통일 노력의 상징이던 개성공단을 군사작전 하듯 폐쇄조치를 취했다. 개성공단 폐쇄는 대북 제재라기보다 공단 투자기업들을 괴롭히는 ‘셀프 제재’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미국은 박 대통령의 결단에 박수를 보내는 정부 담화를 발표해 힘을 실어주었다. 미국은 최첨단 무기를 한반도에 속속 배치하거나 할 예정으로 강력한 대북 군사적 압박과 함께 중국의 대북 강력제재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시도하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국도 자체 핵을 보유하자는 식의 고삐 풀린 안보 논리가 폭주하면서 국제 정세에는 눈을 감고 안보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추한 모습이 속출한다.

 

제 기능을 상실한 언론이 막장 정권을 만든다
공든 탑은 이룩하기는 어렵고 깨기는 쉽다. 박 대통령이 외교안보 분야에서 자주성을 상실한 채 대북 선제공격 전략이 포함된 대북 강경압박 정책을 밀어붙이다가 급기야 남북 평화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폐쇄한 것은 1972년 7.4공동선언, 6.15공동선언을 일거에 파괴하는 정치적 만행에 다름 아니다.


통일부 장관이 개성공단이 북한 핵과 미사일의 돈줄이 되고 있다고 단언했다가 유엔의 대북 제재조치를 위반한 것이 아니냐 하는 비판이 나오자 말 바꾸기를 해 논란이 되는데도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 이를 다시 반복하는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박 정권이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의 교두보를 파괴하는 만행을 거듭하면서 고도의 정치공작, 대중을 상대로 한 선전, 심리전이라는 꼼수를 쓸 수 있는 것은 제 기능을 상실한 언론과 야당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4월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개성공단 폐쇄와 사드 한반도 배치 시도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경제난과 비박, 진박 논란 등 정치권의 이전투구를 덮어버리기 위한 국내 정치용으로 보이는 측면도 있다. 박 정권에 비판적인 야당은 분열상을 보이면서 여당에게 어부지리를 줄 여건을 제시하고 있다. 사방이 깜깜하다. 그러나 해방이후 민주화를 진전시킨 민중의 저력을 살피면 아직 절망할 단계는 아니다. 박 정권에 의해 민주주의가 유신시대로 돌아가는 식으로 파괴되지 않을 것이란 희망도 아직은 빛을 발한다. 민중은 수구보수 언론의 거짓 정보에 휘둘리지 않을 가능성과 기성 정치권이나 지식인 사회를 경악케 할 역사적 기적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런 면에서 언론 운동 진영 등은 각자의 위치에서 4월 총선이 최상의 결과를 가져오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