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포커스(~2023)_
뉴스댓글을 둘러싼 논란, 해법은 없는가?
송경재 (경희대학교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
등록 2019.10.29 09:42
조회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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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댓글이 악성댓글(악플)과 혐오표현의 온상으로 비판받고 있다. 초기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뉴스댓글은 뉴스공급자와 소비자가 소통하는 공간이자 인터넷 공론장으로 부각되었다. 이에 모든 인터넷 뉴스에는 자연스럽게 댓글 공간을 만들었고 하나의 유행처럼 번져갔다. 뉴스댓글의 시작은 건강한 인터넷 공론장이었지만 이것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이지만 댓글이 소통의 창구가 아닌 일방적 주장과 타인에 대한 비판과 욕설의 공간으로 변화되는 문제점이 나타났다. 특히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정치인 등은 종종 악플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기도 한다. 심지어 일부 연예인들의 극단적인 선택에 악플이 주요 원인으로 주목되기도 한다. 

 

두 가지 대응과 문제점

 

이러한 뉴스댓글의 문제점에 대해 최근 두 가지 해법이 제시되고 있다. 첫째는 인터넷 실명제를 다시 도입해 본인인증으로 책임성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두 번째는 뉴스댓글이 장점보다 부작용이 더 많으니 폐지하자는 주장이다. 특히 연예뉴스의 경우 심각한 피해가 나타나고 있어 아예 없애버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은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무조건 처벌하고, 막아버린다는 구시대적인 발상에 불과하다. 

 

먼저, 인터넷 실명제 부활은 이미 2012년 헌법재판소가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다시 제도화 하는 것은 위헌소지가 있다. 당시 재판관들은 인터넷 실명제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며 실제 악플을 줄이지도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인터넷 실명제를 다시 좀비처럼 부활시키겠다고 하는 대안은 현실적으로 의미가 없다. 하지만 문제는 언론사들이 그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 실명제 도입을 거론한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대안에 대한 고민없이 현재의 악화된 여론조사 결과 등을 제시하며 인터넷 실명제를 좀비처럼 되살리고 있다. 

 

그럼 뉴스댓글을 없애는 것은 실효성이 있을까? 그것은 일시적으로 뉴스댓글 공간이 깨끗하게 될지 몰라도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고 말 것이다. 근본적이지도 않고 임기응변에 불과하다. 뉴스댓글의 깨끗함은 유지하겠지만, 애당초 뉴스댓글의 순기능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댓글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대책을 세워야

 

뉴스댓글은 앞서도 지적했지만 인터넷 공론장이다. 그렇다면 뉴스댓글이 가지는 장점을 잘 파악하고 문제점을 제거하는 재디자인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첫째, 뉴스댓글을 개선하기 위한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 현재 포털사를 중심으로 움직임이 있지만 우선, 뉴스댓글이 필요한 공간과 그렇지 않은 공간의 구분이 중요하다. 모든 뉴스에 뉴스댓글이 마련된다는 것은 의미가 없을 수 있다. 단순 정보를 제공하는 뉴스는 댓글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어떤 뉴스에 댓글을 달고 달지 않느냐의 후속문제도 있지만, 모든 뉴스에 댓글이 꼭 있어야 한다는 것은 경직된 생각이다.  

 

둘째, 뉴스댓글의 당사자인 언론사와 포털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언론사와 포털은 책임감을 가지고 뉴스댓글에 대한 기술적・제도적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 인공지능(AI) 감지 및 조치 등 기술 대안은 이미 글로벌 소셜미디어 기업에서 일반화된지 오래다. 한국도 네이버와 다음에서는 실시하고 있는데 이를 더 강화해 물적・인적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다음으로 네티즌의 자발적 신고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신고는 시민 스스로 뉴스댓글을 신고하는 것으로 가장 빠르고 강력한 방법이다. 현재도 뉴스댓글 신고기능이 있지만 이를 강화한 신고시스템을 추가하는 것도 의미가 잇을 것이다. 

 

셋째, 악플 처벌기준과 제도 보완도 필요하다. 현재 악플은 형법의 명예훼손, 모욕죄 등의 처벌 근거는 존재한다. 하지만 처벌이 낮다는 의견도 있다. 피해자에게 인터넷 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를 새겨두고 가해자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도 있다. 따라서 양형 기준을 강화하거나, 손해배상 범위를 확대하는 형법과 민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도 있다. 

 

넷째, 인터넷 리터러시를 위한 중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 정부기관 만이 아니라 인터넷업계와 언론계, 학계, 시민단체 그리고 정부까지 아우르는 리터러시 강화방안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동안 정보화 과정에서 정보인권에 대한 문제점은 거의 다루지 못했다. 그리고 피해사례나 백서 등을 정기적으로 발간하여 사회적 환기를 계속해야 할 것이다. 이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장기적으로 가장 효과가 높은 방안이다. 

 

이처럼 뉴스댓글의 부정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 보았다. 뉴스댓글이 가지는 인터넷 공론장의 기능을 축소시키지 않고, 문제점을 핀셋으로 도려내는 방식의 처방이 중요하다. 자칫 과도한 규제나 댓글공간의 전면 폐지와 같은 방식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계속적으로 언론계와 시민단체, 포털사, 학계 등의 사회적인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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