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2023)_

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에 거는 기대

문제는, 다시 언론이다
등록 2017.03.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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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2017대선미디어감시연대’가 발족했다. 5월 9일로 예정된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맞춰 민언련은 언론시민단체들과 함께 전국 신문·방송 뿐 아니라 통신사와 포털, SNS까지 모니터하기로 결정했다. 종전의 선거보도 감시활동을 더 포괄적이고 집중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

 

짧은 기간 안에 치러야 하는 선거여서 모니터 결과를 대중에게 알리고 언론사에 압력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40여 일 앞둔 투표를 위해 시민사회의 선거보도 감시활동이 중요한 이유 3가지 정도를 요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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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보도 감시활동이 중요한 이유 3가지

 

첫째 선거 관련 보도에서 언론사가 공정한 보도를 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단순히 기계적 중립을 표방하는 보도 정도의 많고 적음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 동정보도는 줄이고 객관적 사실을 정확하게 보도해달라는 요청이다.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편파적이지 않도록 보도의 불공정을 유념해 달라는 것이다. 또한 신진·소수·진보세력을 충분히 보도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유권자들이 당장의 이익을 기대거나 후보자의 대중적 인기를 보고 투표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 언론은 후보자의 정책 의제를 중심으로 대중에게 제대로 설명할 뿐만 아니라 사실 검증과 실현 가능성의 검증, 합리적 고려의 검증 등을 포함한 정책중심 보도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정책 중심 보도와 언론사만이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사실확인 보도는 가짜뉴스(페이크뉴스)의 기승을 염려하는 현 시국의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시민사회여론을 적극적으로 언론이 반영하여 보도해야 후보자는 물론이고 후보자와 함께 정책을 준비하는 구성원들이 시민들의 직접적인 요구와 바람이 무엇인지 흐름을 읽어낼 수 있다. 후보자나 정당이 만들어낸 의제도 중요하지만, 유권자인 시민이 요구하고 바라는 세상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셋째 지난 20여 년 동안 꾸준히 진행해 왔던 선거보도 모니터 활동을 통틀어 볼 때, 빈번하게 지적했고 지양해야 한다고 누누이 말해온 문제적 보도 형태를 반복 혹은 확대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선거 관련 보도에서 문제적 보도라고 지적해 온 수많은 유해성 보도는 편파·왜곡 보도를 포함해 경마성 보도, 선정성 보도, 가십 보도, 연고주의 보도, 색깔론 보도, 정치 혐오성 보도, 따옴표 보도, 흑색선전, 오보 등등 그 종류도 여러 가지가 있다.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보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겠지만, 반복적으로 유해성 보도를 접하는 유권자들이 알아서 올바른 프레임을 고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더군다나 신종수법마냥 가짜뉴스를 비판하면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식의 문제성 보도를 잡아내야 하는 어려움도 생겨났다(하나 예를 들자면,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 일일브리핑 <‘가짜뉴스’ 비판하며 ‘문재인 가짜뉴스’ 유포하는 TV조선> https://goo.gl/J2jBk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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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이제는 제 역할을 해야 할 때

 

대선미디어감시연대와 민언련은 시민들이 전화 혹은 온라인으로 선거 관련 보도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를 신고할 수 있는 국민신고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더 많은 시민들이 모니터 보고서를 접할 수 있도록 트위터 논평, 카드뉴스, 동영상 뉴스, 유인물, 팟캐스트 등 다양한 형태로 홍보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해줄 대감연 모니터활동가들의 수고와 노력에 응원을 보탠다.

 

선거 때마다 유권자 중심의 선거보도를 강조했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없다. 보다 다양하고, 정확하고, 올바른,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유권자 중심의 대선 미디어 환경을 조성하는 과정에 대감연의 역할이 작지 않다는 점은 분명하다. ‘나쁜’ 박근혜 정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언론이 진정으로 제 역할을 할 때다. 문제는 다시 언론이다. 

 

김수정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

 

시시비비는? '시시비비'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마련한 고정 언론칼럼입니다.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면서도 한국사회의 언론민주화를 위한 민언련 활동에 품을 내주신 분들이 '시시비비' 필진으로 나섰습니다. 

앞으로 김성원(민언련 이사), 김수정(민언련 정책위원),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김영훈(철도노조 전 위원장), 김유진(민언련 정책위원), 서명준(언론학 박사), 엄주웅(전 방통심의위원), 이기범(민언련 웹진기획위원), 이병남(언론학 박사), 이용마(MBC 기자), 이호중(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장경호(녀름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부소장), 정민영(변호사), 장행훈(언론광장 공동대표)의 글로 여러분과 소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