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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예의마저 잊은 TV조선 이영학 보도, 10월의 나쁜보도 선정
등록 2017.11.24 17:16
조회 112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7년 10월 ‘이달의 좋은 보도’ 선정회의를 거쳐 민언련 10월 ‘이달의 좋은 보도’ 방송 부문에 선정작을 내지 않았습니다. 아래는 2017년 10월 이달의 나쁜 방송보도 선정 사유입니다.

 

2017년 10월 ‘이달의 좋은‧나쁜 방송 보도’ 심사 개요

좋은 방송보도

없음

나쁜 방송보도

TV조선, ‘이영학 사건’ 관련 보도

매체 : TV조선, 기자 : 김남성․석민혁․이상준․홍영재 기자 보도일자 : 10월 15일~25일

선정위원

김규명(민언련 신문모니터 활동가),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배나은(민언련 방송모니터 활동가), 이광호(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 이봉우(민언련 종편모니터 활동가), 정수영(성균관대학교 연구교수)(가나다 순)

심사 대상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종합뉴스9>․<종합뉴스7>, 채널A <뉴스A>, MBN <뉴스8>에서 보도한 뉴스

 

2017년 10월 ‘좋은 방송보도’. 없음

 


2017년 10월 ‘나쁜 방송보도’. 인간에 대한 예의 잊은 TV조선 이영학 사건 보도

선정 배경 TV조선은 여중생 살해범 이영학 관련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실제 투신장면이나 사망자의 자녀 사진을 식별 가능한 수준으로 노출하는가 하면, 부실한 추정을 자극적인 문구로 포장하여 전하는 등의 인권 침해적․선정적 보도 행태를 반복했다. 이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일 뿐 아니라 사망 사건 혹은 성폭력 사건을 ‘가십성 소재’로 소비했다는 측면에서 인간에 대한 예의를 잊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민언련은 TV조선의 ‘이영학 사건’ 관련 보도를 2017년 10월, 이달의 나쁜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37조(충격·혐오감)는 “범죄 또는 각종 사건·사고로 인한 인명피해 발생장면의 지나치게 상세한 묘사”를 금하고 있다. 특히 이 조항에는 “내용전개상 불가피한 경우에는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표현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라는 주의사항이 붙어있다.

 

또한 심의규정 제38조의2(자살묘사) 역시 “방송은 자살 장면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거나 자살의 수단·방법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여서는 아니 되며, 내용전개상 불가피한 경우에도 그 표현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심의규정은 ‘재연 장면’에 대한 규정인 제39조(재연·연출)에서조차 “지나치게 구체적이거나 자극적으로 묘사하여서는 아니”된다고 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언론이 범죄 또는 각종 사건·사고, 특히 인명피해와 관련한 사안을 보도함에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0월 한 달 간 TV조선이 쏟아낸 여중생 살해범 이영학과 그의 일가를 둘러싼 각종 성폭력․사망 사건 관련 보도는 이러한 심의규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심각한 수준의 선정성과 인권침해 양상을 드러냈다. 

 

 

실제 투신장면 반복하여 보여줘 
가장 심각한 보도는 <자살 동기 의문…타살 의혹까지>(10/25 https://goo.gl/dCbtEU)다. 해당 보도는 ‘자살’ 장면을 그대로, 반복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실제 TV조선 이상준 기자가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아내 최 씨가 5층 건물 옥상에 서있습니다. 놀란 행인들이 웅성이는 사이 최 씨가 추락합니다”라는 설명을 내놓는 사이 TV조선은 자료화면으로 10여 초에 걸쳐 이영학 씨의 아내 최 씨가 옥상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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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학 씨 아내 최 씨의 실제 투신 장면을 노출한 TV조선(10/25)

 

이 장면은 먼저 건물 외부에서 최 씨가 뛰어내린 창문의 위치를 빨간 테두리로 특정하여 보여주고, 뒤이어 5층 건물 위에 올라선 최 씨의 시선에서 건물 아래를 내려다보는 앵글로 화면을 잡은 뒤, 최 씨의 투신 시도를 발견한 건물 아래 행인들의 놀란 반응, 최 씨로 추정되는 검은 형상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행인들이 놀라는 장면을 연이어 보여주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 씨가 건물 아래로 추락하는 그 순간을 방송 자료화면을 통해 공개한 것이다. 


이 한 번의 노출로는 부족했는지, TV조선은 이후 배상훈 프로파일러의 “만약에 의식이 있는 상태로 뛰어 내렸다고 보면 다리나 허리부터 떨어지고 나중에 상체가 떨어지는데”라는 발언의 자료화면으로 다시 한 번 이 추락 장면을 5초가량 보여준다.

 

재연도 그래픽도 아니고 실제로 사람이 투신해서 죽은 장면을 보여주는 것은 앞서 언급했듯 명백한 방송심의규정 위반이다. 이는 중징계가 불가피한 수준의 문제보도다. 해당 투신 영상은 TV조선 <탐사보도7/이영학 아내 사망 미스터리>에서도 ‘재활용’되기까지 했다. 

 

 

사망자와 사망자 자녀 사진도 굳이 노출 
뿐만아니라 해당 보도는 “최씨의 자살 동기는 의문 투성입니다”라는 기자 멘트와 함께 숨진 최 씨와 최 씨의 딸이 함께 있는 사진을 일부 블러처리하여 3초가량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블러처리를 했다고 해도 이들의 이목구비가 희미하게나마 노출되어 있어 제38조의2(자살묘사)의 “④방송은 자살자(자살자로 추정되는 자와 자살 미수자를 포함한다) 및 그 유족의 인적사항을 공개하여서는 아니 되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보장하여야 한다”의 위반 소지가 있다. 

 

 

성폭행 혐의자 '마지막 증언' 운운하며 호기심 자극
TV조선은 이영학 씨의 부인이 살아있을 무렵 시아버지를 성폭행 고소했던 사건을 다룬 <성폭행 당하고도 가족 여행>(10/15 https://goo.gl/Vbk2PN)이나 <성폭행 의혹 묻자 강력 부인>(10/25 https://goo.gl/8NQrTq) 등의 보도를 통해 성폭행이 아닐 수 있다는 식으로 혐의자 일방의 주장에 힘을 싣기도 했다. 


특히 단독을 달고 나온 <성폭행 의혹 묻자 강력 부인>은 이 씨의 계부 배 씨의 ‘처음이자 마지막 언론 접촉’ 흔적이라며 생전 배 씨가 억울함을 호소했던 모습을 공개하고 있다. 사안에 대한 진상은 혐의자의 ‘결백 호소’가 아닌 어디까지나 경찰의 수사를 통해서만 밝혀질 수 있는 것임에도 배 씨가 ‘죽기 직전까지 결백을 호소했다’는 이유로 그의 ‘억울함’을 부각하는 보도를 내놓으며, 그 진위를 검증할 수 없는 일방의 주장을 의미 있는 것인 양 유포한 것이다.

 

또한 해당 보도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이것이 “배 씨의 처음이자 마지막 언론 접촉”임을 강조하며 실상 그 이전에 밝힌 입장과 별 차이도 없는 배 씨의 입장을 ‘엄청난 보도 가치가 있는 내용’인양 포장하고 있다. 그야말로 배 씨와 최 씨의 죽음을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 흥밋거리 정도로 이용한 셈이다. 


무엇보다 여성가족부와 한국기자협회, 여성․아동 폭력 피해 중앙지원단이 함께 만든 성폭력 사건 보도 가이드라인 ‘신중하게 보도하기’ 조항은 “언론은 가해자나 피해자가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내용이 마치 확정된 진실인 것처럼 오인될 수 있는 보도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30조(양성평등) 역시 우리 방송이 성폭력, 성희롱, 성매매, 가정폭력을 불필요하게 선정적으로 묘사, 보도하거나 피의자의 변명이나 거짓에 가까운 발언 등에 방점을 찍어서 보도하면서 이들 행위를 정당화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하지 말아야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영학이 퇴폐 안마방 운영했던 원룸까지 찾아간 TV조선
TV조선은 이영학이 서울 강남 일대에서 안마방으로 위장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해왔다는 의혹을 소개하면서도 황당한 행태를 보였다. 실제 당시 이영학이 업소로 운영했던 강남의 한 원룸을 방문해 그 내부 구조를 <‘퇴폐 안마방’ 직접 가보니…>(10/15 https://goo.gl/QzJkzZ)를 통해 공개했다. 


그러나 보도 내에서 부동산 업자가 밝히고 있듯, 현재 이 원룸은 “일반 직장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당연히 이영학이 업소를 운영하던 당시의 흔적은 남아있지 않은, 그야말로 범죄와는 무관한 공간이다.

 

그런데도 TV조선은 보도 제목을 <‘퇴폐 안마방’ 직접 가보니>로 달아 마치 이곳이 아직도 불법 성매매 업소로 운영되고 있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 뒤, 이 원룸의 현관과 그 내부 공간을 촬영한 영상을 보도를 통해 노출했다. “부엌과 거실, 별도의 침실이 나오는 13평짜리 방” “계약금 30만원” “월세 170만원”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오로지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별다른 보도가치가 없는 내용을 자극적으로 포장하여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보도는 현재 해당 원룸, 혹은 이와 유사한 형태의 원룸에 거주하고 있는 이들에게 실질적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스러운 것이기도 하다. 


TV조선의 이러한 사건 사고 보도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것일 뿐 아니라 사망 사건 혹은 성폭력 사건을 ‘가십성 소재’로 소비했다는 측면에서 인간에 대한 예의를 잊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민언련은 TV조선의 ‘이영학 사건’ 관련 보도를 2017년 10월, 이달의 나쁜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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