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보도 모니터

종편·보도채널 시사토크_

2018전국지방선거 미디어감시연대 종편·보도채널 모니터 보고서

‘드루킹’이 잠식한 선거 이슈, 종편‧YTN은 ‘의혹 부풀리기’ 열중
등록 2018.04.23 11:27
조회 397

2018전국지방선거 미디어감시연대는 2018년 4월 13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 간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4사와 보도전문채널 YTN까지 총 5개 방송사의 29개 시사토크 프로그램(YTN의 경우 뉴스 대담)이 다룬 선거 관련 주제를 분석했다. 양적 분석을 중심으로,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종편‧YTN 시사토크 프로그램이 어떤 이슈에 집중하고 있는지, 보도 태도에 편파성이나 왜곡은 없는지 살펴보기 위한 목적이다. 모니터 대상 프로그램 목록은 아래 표와 같다.

 

방송사 모니터 대상 프로그램 프로그램 수
채널A <뉴스뱅크> <뉴스스테이션> <뉴스TOP10> <신문이야기 돌직구쇼+> <정치데스크> <토요랭킹쇼> <시사포커스> <선데이 모닝쇼> <일요매거진> 9
MBN <아침&매일경제> <뉴스와이드> <뉴스파이터> <뉴스BIG5> <뉴스&이슈> <시사스페셜> 6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 <이것이 정치다> <뉴스현장> <보도본부 핫라인> 4
JTBC <뉴스현장> <정치부회의> 2
YTN <뉴스타워> <정찬배의 뉴스톡> <뉴스N이슈> <뉴스인> <뉴스Q> <뉴스통> <뉴스나이트> <뉴스와이드>(10, 12, 15, 18) 8
총 종편 4사 및 보도전문채널 YTN, 29개 프로그램, 2018413~417일까지 5일 간

△ 종편‧보도채널 패널 분석 개요 Ⓒ민주언론시민연합

 

전체 선거 비중 전 주 대비 3배, ‘드루킹 논란’ 비중 압도적
모니터 기간 중 지방선거 이슈를 다룬 시간은 총 1718분이다. 총 방송시간 4704분(프로그램 당 1시간가량 방송하지만 50분~1시간 10분 등 격차가 있음) 중에서 선거 관련 이슈의 비중은 36.5%였다. 지난 주(4/6~4/12) 12%에서 1주일 만에 선거 관련 보도가 3배 이상 급등한 것인데 이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의 때문이다. 크게 늘어난 선거 방송 비중의 무려 81.7%가 ‘정부‧여당 논란’이었고, 이 내용은 대부분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선거 관련 방송시간  1718 전체 방송시간 4704 선거 비중 36.50%
지방선거 선거 관련 아이템 분석
주제 구분 시간 비율 내용
정당논란 정부여당 1403 81.70% 드루킹 댓글조작/ 08_hkkim 트위터 계정 논란 / 김기식 전 금감원장 논란
야당 12 0.60% 이충재 세종시장 후보 잠적
단순행보 여당 27 1.60% 민주당 경선 토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행보
야당 68 4% 자유한국당 내부 상황/김문수, 안철수 선거 운동 행보/ 남경필 경기지사 홍보 영상/ 자유한국당 배현진-나현진 회동
여야 0    
판세분석 여당 7 0.40%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야당 19 1.10% 서울시장 야권단일화 가능성 논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전략 
여야 51 3% 지방선거 판세 전망(4) / 서울시장 판세분석(7)/ 광역시도지사 후보 경력/ 재보궐 판세/ 각종 여론조사
정책‧공약 0    
개헌 10 0.60% 세월호 관련 생명권 포함한 개헌 필요성
기타 121 7% 문대통령 – 홍준표 영수회담 결과 분석/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토론(JTBC)
1,718 100  

△ 4월 셋째 주 종편 4사‧YTN의 시사 토크 중 선거 관련 주제 분석(4/13~4/17) ⓒ민주언론시민연합

 

지난 주(4/6~4/12)에도 5개 방송사는 전제 선거 방송 중 ‘정부‧여당 논란’만 34%나 다룬 반면, ‘야당 논란’은 5.6%에 그쳐 여당만 불리하게 다루는 ‘야당 편향세’를 보인 바 있는데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정부‧여당 논란’ 비중은 81.4% 폭등했다. 


4월 13일부터 17일까지 5개 방송사가 다룬 전체 1399분의 ‘정부‧여당 논란’에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08_hkkim 트위터 계정 논란’, ‘김기식 전 금감원장 논란’ 등 3개 주제가 있었으나 이중 ‘08_hkkim 트위터 계정 논란’, ‘김기식 전 금감원장 논란’은 TV조선과 MBN에서 불과 5차례 거론했을 뿐, 대부분 방송이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집중됐다. 


반면 이충재 세종시장 후보 잠적만이 다뤄진 ‘야당 논란’은 12분, 0.6%에 그쳤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의 파급력을 감안해도 ‘정부‧여당 논란’만 81.7%나 다룬 것은 종편 및 YTN의 시사 대담이 편향적으로 흘러갔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정책‧공약은 단 한 차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도 방송사들이 지방 선거 이슈를 충실히 다뤘다고 볼 수는 없다.


이러한 ‘야당 편향’은 후보 행보 이슈와 판세분석에서도 노출됐다. 단순 행보 중 여당의 비중은 27분, 1.6%에 그쳤지만 야당은 68분 4%로 여당의 2배를 넘어섰다. 판세분석에서도 여당 쪽 공천이나 경선을 다룬 경우는 불과 7분이었고 야당 쪽은 19분 다뤄 차이가 컸다. 물론 판세분석에서는 여야를 아울러 지역별로 보는 경우가 51분으로 가장 많았다. 


2주 연속 ‘정부‧여당 논란’만 90%이상 다룬 TV조선

 

  TV조선 MBN 채널A JTBC YTN
전체 방송시간 790 1,270 1,098 489 1,057 4,704
선거 관련 방송 시간 301(38.1%) 453(35.7%) 275(25%) 202(41.3%) 487(46.1%) 1,718(36.5%)
정당 논란 275(91.4%) 360(79.5%) 236(85.8%) 75(37.1%) 457(93.8%) 1,403(81.4%)
  2(0.4%) 6(2.2%) 4(2%)   12(0.9%)
단순 행보   9(2%) 2(0.7%) 5(2.5%) 11(2.3%) 27(1.6%)
12(4%) 19(4.2%) 22(8%) 7(3.4%) 8(1.6%) 68(4%)
여야            
판세 분석     5(1.8%) 2(1%)   7(0.4%)
야    13(2.9%) 4(1.5%) 2(1%)   19(1.1%)
여야   28(6.2%)   12(6%) 11(2.3%) 51(3%)
정책‧공약            
개헌   8(1.8%)   2(1%)   10(0.6%)
기타 14(4.6%) 14(3%)   93(46%)   121(7%)
301 453 275 202 487 1,718

△ 4월 셋째 주 종편 4사‧YTN의 시사토크 중 방송사별 선거 관련 주제별 비중 분석(4/13~4/17)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사별로 선거 방송의 주제별 구성을 따져보면 지난주에 이어 이번에도 TV조선의 편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주(4/6~4/12) TV조선은 ‘정부‧여당 논란’만 무려 90.5%를 다뤄 평균적으로 36%정도 비중을 보인 타사와 비교가 불가능했다. 이번 주(4/13~4/17)에도 TV조선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중심으로 ‘정부‧여당 논란’만 91.4%를 방송해 5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2주 연속 90% 이상 비율을 보였다. 


다만 이번 주에는 ‘드루킹 사건’의 여파로 다른 방송사들 역시 ‘정부‧여당 논란’의 비중이 월등했다. JTBC만 37.1%의 비율로 전체 이슈별 고른 비중을 보였을 뿐, 타사는 모두 79% 이상의 높은 비중을 보였다. 


TV조선은 단순 행보에서 ‘여당 행보’를 아예 다루지 않은 유일한 방송사이다. 반면 ‘야당 행보’는 12분이나 다뤘다. 채널A와 MBN은 ‘여당 행보’를 방송하긴 했으나 ‘야당 행보’에 비해 그 비중이 너무 작았다. JTBC와 YTN은 이번에도 ‘단순 행보’ 및 ‘판세분석’에서 여야 균형을 맞췄다. 

 

‘드루킹의 범행 동기’와 ‘불법 여론조작의 기준’은 다루지 않는 종편
‘드루킹 사건’의 쟁점은 △민주당‧김경수 의원의 직접적인 불법 댓글조작 지시나 금전 등 지원 여부 △드루킹의 매크로 사용이나 금전을 통한 댓글알바 동원 등 평창올림픽 댓글 사건 외 추가적인 불법 활동 여부로 모아진다. TV조선은 두 가지 모두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메시지 교환’ 등 부수적, 단편적 요소만 제시한 채 의혹을 이어가고 있다. 종편‧YTN의 시사 대담에서도 똑같이 침소봉대하는 방송이 쏟아지고 있다. 그 유형은 크게 2가지로 좁힐 수 있다. △민주당‧김경수의 개입을 예단하거나 △민주당의 연루를 전제한 채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여론조작과 동일시하는 것이다. 


의혹을 부풀리는 방송의 배경에는 시사 대담 구성이 지닌 문제점이 있다. 종편‧YTN은 ‘드루킹 사건’을 다루면서 오로지 ‘민주당‧김경수 연루 의혹’만 조명하고 있다. 물론 그 부분은 당연히 규명되어야 하지만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해당 의혹만 거론하다 보니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나 편파적인 해석이 만연했다. 반면 종편‧YTN은 ‘민주당 연루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서 필요한 다른 요소인 ‘드루킹의 범행 동기’나 이 사태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불법 여론조작의 기준’, ‘여타 여론조작 범죄 가능성과 포털 시스템의 문제’는 외면하고 있다.


일례로 YTN <뉴스Q>, <뉴스나이트>의 4월 16일 방송을 보면 ‘김경수 연루 의혹’에 상당한 비중을 할애됐음을 볼 수 있다.

 

대담 내용 YTN <뉴스Q> YTN <뉴스나이트>
김경수 연루 의혹 853(34.7%) 1809(55.9%)
드루킹 행적 112 745
정치권 반응(여야청) 724 446
수사 전망 22 0
사건 경위 236 145
지방선거 영향 145 0
기타 141 0
네이버 시스템 문제 0 0
총 대담 시간 2533초  3225
*판단기준 : 김경수 의혹(김경수와 드루킹의 유착 의혹에 초점을 둔 대담) 정치권 반응(특검요구, 철저 수사 촉구 등 김경수에 초점을 두지 않은 정치권 반응)

△ YTN <뉴스Q>와 <뉴스나이트> 대담 내용 분석표 (4/16) ⓒ민주언론시민연합

 

4월 16일 YTN <뉴스Q>는 "민주당원 댓글공작 파문"을 주제로 25분 33초 간 대담을 나눴는데 이중 34.7%인 8분 52초 간 김경수 의원만 다뤘다. 다른 요소는 1~2분 간 짧게 짚었을 뿐이고 그나마 정치권 반응을 7분 이상 다뤘다. YTN <뉴스나이트>(4/16)은 32분 25초 중 무려 55.9%인 18분 9초를 김경수 의원 의혹에 집중했다. <뉴스Q>가 그나마 1~2분이라도 다룬 지방선거 영향, 수사 전망 등 여타 요소는 아예 거론도 하지 않았다. 두 방송 모두 네이버 시스템의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코너 제목 대담 주제 방송시간
변신은 무죄? 김경수 의원 해명 말바꾸기비판 910
하소연 들어주기? 청와대 비서관 접촉 과정 의혹 420
비누로 11억 원? 느릅나무 출판사 자금 의혹 630
탁 치니 억?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발언 인용 경찰 수사 비판 4
합 계 - 24

△ 채널A <정치 데스크>(4/17) 드루킹 댓글조작 관련 대담 세부 분석 ⓒ민주언론시민연합

 

다른 방송사에서도 똑같은 경향이 나타났다. 채널A <정치데스크>(4/17)의 경우 24분 간 드루킹 사건을 다뤘는데 사실상 대담 내내 ‘김경수‧민주당‧청와대의 댓글조작 연루 의혹’만 다뤘다. △김경수 해명 ‘말 바꾸기’ 비판 △청와대의 ‘드루킹 추천인사’ 접촉 의혹 △드루킹의 자금 출처 의혹 △야당의 부실수사 비판 으로 대담이 구성됐는데 모두 ‘민주당의 개입’을 강하게 주장하는 야권 주장과 맞닿아 있다. 여당 쪽 입장 없이 일방적으로 방송이 구성된 사례다.


이외에도 MBN <시사스페셜>(4/14)은 38분 30초 간 ‘드루킹 사건’을 다루면서 20분 30초 동안 ‘김경수 의원의 드루킹 연루 가능성’을 조명했다. 진행자가 사건 경과를 설명한 시간은 6분, 장윤선‧김관옥 등 여권 패널이 의혹을 반박한 시간은 12분에 불과했다. 

 

‘민주당의 불법 댓글조작 개입’을 속단하는 방송 언론

 

‘불법 여론조작’의 기준도 모르는 MBN 패널
대담 자체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의혹으로 흐르다보니 문제 발언 사례도 많았다. 


MBN <시사스페셜>(4/14)에서는 여러 ‘황당 발언’이 쏟아졌는데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이것은 개인의 일탈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가 지난 대선을 좀 돌이켜본다고 하면, 2012년은 물론이고요. 지난 대선 때 특정 시간대만 되면 특정 내용들이 항상 포털 검색 순위 1,2위에 올라가는 것을 우리가 봐왔습니다. 그 당시에도 ‘이런 거대한 조직들이 뒤에 있겠구나’ 하는 의심들은 굉장히 많이 했는데 어떻게 보면 아직 좀 더 실체적인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바로 이런 조직들이 있었기에 특정 시간대만 되면 하다 못해서 대통령 부인의 생일 축하까지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이런 웃지 못 할 일들이 발생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되죠”라고 주장했다. 


김민전 씨는 ‘불법 여론조작’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인터넷 여론 활동을 구분하지 않고 싸잡아 비난한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김 씨는 시민들과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검색어 활동을 한 것을 두고 ‘배후가 있는 거대 조직의 댓글조작’이라 근거도 없는 의심을 했다. 특히 김민전 씨의 발언은 ‘민주당의 드루킹 댓글조작 연루 의혹’을 다루면서 나왔기 때문에 시청자로서는 김 씨가 말하는 ‘배후’로 민주당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불법 여론조작이란 △특정인이 금전으로 이른바 ‘댓글 알바’를 동원하거나 △매크로 등 불법적 방식을 사용되거나 △국정원‧군 등 국가기관, 공무원이 관여하거나 △정당이 직접적으로 불법 활동 지시 또는 금전 등 지원을 할 경우를 말한다. 김 씨가 예로 든 대통령 부인의 생일축하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것은 분명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검색이나 댓글을 집중적으로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연예인 팬클럽 등에서도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시민이나 지지자,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지인들과 함께 검색, 댓글, 공유 활동을 하는 것 자체는 불법행위가 아니다. 

 

‘설국열차’ 동원된 MBN의 ‘음모론’
김 씨의 음모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김 씨는 ‘민주당의 개입’을 아예 사실로 전제한 채 이 모든 것이 ‘민주당의 역공작’이라는 해괴한 주장을 폈다. 내용은 이렇다. “사실 민주당원들이 왜 보수를 참칭해서 저런 댓글을 달았을까 라는, 처음에 의문이 나왔을 때 저는 사실 설국열차를 생각했습니다. 절대자, 윌포드가 오히려 혁명을 일으키도록 만들어서 자신에 반대에서 일으키도록 만들어서 인구조절을 한다? 이것을 보면서 저는 오히려 ‘아, 일부로 아직도 보수가 살아있으니 진보, 소위 진보의 칼을 휘두를 수 있는 그 근거를 마련하자’ 이런 차원에서 하지 않았을까 상상도 좀 했었는데요. 이 스토리를 정확하게 설명한 것은 저는 김경수 의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들이 저런 차원에서 했다 라기 보다 인사, 대가를 요구했는데 그것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이런 일을 벌인 것이다 라고 하는 스토리를 만들어줬고. 그것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하는 것을 이제는 발견하게 되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이고요”라는 주장이다. 심지어 김 씨는 “추미애 의원이 거기의 핵심이 아니었기 때문에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고발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오히려 핵심으로 댓글을 조작했던 사람들이 당 지도부에 있었다고 하면 고발 안 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해하기 어려운 이 주장을 요약하자면 ‘드루킹이 보수세력이 한 것처럼 보이게 댓글조작을 했다고 했으니 이를 김경수 의원이 사주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망상에 가깝다. 드루킹이 경찰에 “보수세력이 매크로를 쓴다고 하여 어떻게 되는지 시험 삼아 했으며 되도록 보수세력이 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는 것은 이미 많이 전해진 뉴스다. 그러나 이것은 범행 동기에 해당할 뿐, ‘민주당의 기획’을 의미할 수는 없다. 심지어 경찰은 드루킹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KakaoTalk_20180420_161340340.png

△ MBN <시사스페셜>(4/14) 김민전 교수

 

또한 김민전 씨는 ‘드루킹은 청탁이 거절되자 댓글조작을 했다’고 주장했는데 정확히는 ‘드루킹은 청탁이 거절되자 김경수 의원을 협박했다’가 드러난 사실이다. 사실관계를 제멋대로 짜깁기하고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민주당의 기획’을 주장한 것이다.

 

지난 대선 가짜뉴스도 모조리 ‘민주당과 드루킹이 했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4/16)에서는 김병민 경희대 객원교수가 “대선 당시에 반기문 UN 사무총장 같은 경우도 미국에서 갑자기 출마를 준비하면서 오게 되는데, 오고 나서 아주 급격한 시간 동안 퇴주잔 논란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 가짜뉴스가 횡행하기 시작하더니 결국은 출마를 중단하기까지 이릅니다. 그 과정에서 있었던 여론에 대한 여러 가지 잘못된 상황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라 말했다. ‘드루킹 사건’이 대선 당시 반기문 후보 관련 가짜뉴스와도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한 것인데 이는 아무 근거 없는 추정이다. 김 씨도 이를 알았는지 “이러한 사태들에 대해서 사실은 이게 드루킹 씨와 연계돼 있다는 건 어느 정황증거가 없습니다”라고 막판에 덧붙이기는 했다. 정황증거도 없다면서 이렇게 아무말이나 하는 것은 분명 문제적 행태이다 


김 씨는 다음 날 <신문이야기 돌직구쇼+>(4/17)에서도 “문제를 제기한 건 추미애 대표고요, 여기에 대해서 민주당 의원들이 고발했던 당시 기자회견을 보게 되면 김경수 의원이라든지 친문 핵심에 관련된 인사들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과거의 새누리당을 보더라도 친이, 친박 서로간의 계파 간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은 무수히 많은 일들이 있고요”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살펴본 MBN 김민전 씨의 ‘민주당 기획설’과 비슷한 주장이다. ‘반문 추미애 VS 친문 김경수 간 계파 갈등’에서 ‘드루킹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친문 반문’을 가르는 것 자체가 자의적 해석이자 계파 갈등을 부추기는 행태인데 이를 근거로 음모론까지 나아간 셈이다. 

 

‘드루킹 이혼소송 비용’까지 동원한 채널A
채널A는 ‘민주당의 댓글조작 개입’을 쉽게 단정 지으려는 의도가 역력히 엿보였다. 채널A <정치데스크>(4/17)의 전여옥 씨는 “특검 도입”을 주장했는데 그 근거가 아무런 개연성이 없거나 낭설에 그쳤다. 먼저 “그래서 국민들로서는 도대체 저게 책 한권도 내지 않으면서 왜 굳이 출판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을까. 그리고 거기서 왜 이렇게 이것저것 많이 팔았을까. 보통 이렇게 기업도 보면 이상한 기업, 망해가는 기업이라든가 이런 기업들이 이것도 팔고 저것도 팔고 온갖 것을 파는거죠. 그러니까 이 느릅나무 출판사라는 곳은 출판을 할 능력은 없는 사람들이 모여가지고 이상한 것을 한거다, 이렇게 볼 수 있죠”라고 말했다. 그러나 ‘느릅나무 출판사가 왜 책도 안내면서 출판사를 차렸을까. 왜 이것 저것 팔았을까’ 등의 질문은 ‘민주당 연루 가능성’과 직접적 연관이 없다.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사람들이 이상한 것을 했다’는 것이 사실일지라도 이것이 불법인지 여부도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역시 특검 도입과 연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채널A는 ‘민주당이 드루킹에 자금 지원을 해 댓글조작을 주도했다’고 주장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바로 다음 발언에서 그 의도가 드러난다. 바통을 이은 강병규 기자는 “‘비누로 11억 원을 벌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상당히 궁금증이 증폭이 되는 건데요. 이걸 떠나서 또 이제 최근에 해당 ‘드루킹이 이혼 소송을 밟고 있다’라는 사실도 알려져서 이혼 소송 비용도 더 들 테고, 그리고 또 제가 확인을 해보니까 드루킹의 블로그에 보면 시민단체에 주기적으로 1년에 한 번씩 수십에서 수백만원 가량을 기부를 한 흔적도 있더라고요. 그러면 이 기부에 필요한 자금은 어디서 났느냐, 상당히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연간 11억 원의 자금 출처가 불분명해 의혹이 증폭된다’는 것인데, 이 의혹을 부풀리기 위해 ‘드루킹의 이혼소송 비용’, ‘시민단체 기부’까지 동원했다. 드루킹 자금 출처는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며 이미 언론 인터뷰를 가진 경공모(드루킹이 운영하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 까페) 회원들에 의하면 ‘파키스탄 산 원당 등 물품 판매’와 여러 강연료로 충당했다는 증언도 나온 상태다. 채널A는 최소한 타사 보도를 참고한 후 방송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 개입’ 전제로 ‘박근혜 국정농단’과 비유한 사례들


‘드루킹 사건=박근혜 국정농단’? 조선일보 따라하는 YTN
이렇듯 ‘민주당의 개입’을 근거도 없이 전제한 방송사들은 다음 단계로 이 사건이 ‘박근혜 국정농단’이나 ‘국정원 여론조작’과 같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4월 17일 YTN <뉴스나이트>에 출연한 김병민 경희대 객원교수는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 내정자를 1월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대한민국 인사에 대한 정보를 외부로 빼서 누군가가 유출했다면 이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에서 비슷한 사건들이 일어났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이는 조선일보의 주장과 일치한다. 조선일보 <드루킹, 대선 때 댓글 조작?…野 "특검·국정조사해야">(4/16 https://bit.ly/2He2J3s)는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 인사청탁이 실패할 당시 “친문 기자 나부랭이가 오사카 총영사로 발령받으면 그때는 도망갈 데가 없겠죠”라고 쓴 글에 주목해 “김 씨가 여권 내부의 상황을 소상히 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 야권 발 입장만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드루킹이 과연 여권 내부 상황을 알고 있었는지도 드러난 바 없고, ‘인사 정보 유출’은 더 요원한 얘기이다. 당시 기자 출신인 오태규 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오사카 총영사로 임명됐기 때문에 드루킹이 ‘친문 기자 나부랭이’ 운운한 것인데 이를 ‘여권 내부 상황’을 알고 있었다는 식으로 단정하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무엇보다 현재 피의자로 구속된 인물의 발언 하나만을 가지고 ‘박근혜 국정농단’과 비교하는 것은 가짜뉴스나 다름없다.

 

채널A, ‘드루킹 사건은 십알단‧정윤회 문건 파동’
채널A <안형환의 시사포커스>(4/14)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나왔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밝힌 ‘개인적 일탈’이라는 해명을 비판하며 “‘개인적 일탈’ 많이 들어본 표현 아닙니까? 그러니까 정윤회 문건 파동이 있을 때 청와대에서 조응천, 박관천 경정이 이건 개인적 일탈이었다. 왜 이런 식으로 해명을 하는지 납득이 안가요”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 사안 자체가 절대로 간단한 사안이 아니다. 그리고 십알단 사건 같은 경우에 이미 윤정훈 그 당시에 관련된 목사 실형 선고를 받았잖아요. 이게 유사 선거사무소를 만든 게 되거든요. 선거법 위반입니다, 명백히. 그래서 이것도 지금 현재 이 세 사람뿐만 아니라 추가로 더 나온다라고 전제한다면 이 느릅나무라고 하는 출판사 자체가 이게 유사 선거사무소로 판명이 날 가능성이 지금 굉장히 높고, 그러면 처벌자 대상도 늘어나고 더군다나 이게 만약에 더불어민주당의 어떤 의원 지금 자유한국당 쪽에서는 이번에 단체장 후보로 나온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런 딱 지금 세 사람 정도 밖에 없잖아요. 그럼 그중에 한 명이라는 얘기고 그렇다면 굉장히 실세, 친문 내지 친문 인사일 가능성이 높은데 그러면 이게 선거캠프에서 이분이 만약에 혹시라도 과거에 십알단이 보고서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올린 정황도 드러났던 거 아닙니까? 그런 식으로 문재인 대통령도 만약에 대선 후보 시절에 보고받은 흔적이 나온다면 이거는 정말 큰 게이트가 되는거죠”라고 주장했다. 


‘드루킹 사건’을 박근혜 정부의 ‘정윤회 문건 파동’과 박근혜 대통령의 ‘십알단’에 비유한 것인데 근거는 없다. 심지어 ‘정윤회 문건 파동’은 ‘불법 댓글조작’과는 사건의 내용 자체가 다르다. 또한 십알단의 경우 박근혜 선대위에서 공직 직함과 임명장까지 부여해 ‘당과 캠프의 개입’이 명확히 확인된 경우였다. 현재 ‘드루킹 사건’의 경우 드루킹 개인이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비방한 댓글로만 기소되어 있으며 나머지 민주당 연루 여부는 이제 막 수사가 시작됐다. 나온 정황이라고는 기사 URL이나 국민의당이 내놓은 고발 취하 등 아직 개연성이 떨어지는 요소들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씨는 ‘친문 인사의 개입’까지 거론했다. 


이는 민주당에서 명예훼손 소송을 걸어도 할 말이 없는 주장들이다. 또한 설사 드루킹의 출판사가 ‘유사 선거사무소’로 판명되더라도 과연 민주당과 민주당 대선캠프가 연루되었는지는 당연히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런 주장은 면밀한 검증을 거친 후에 방송해야 한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vote2018_monitor_020.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