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디어감시연대 모니터

포털모니터_
여론조사 받아쓰기, 취재없는 속보경쟁
등록 2021.03.15 17:53
조회 5775

1. 네이버 “많이 본 뉴스” 모니터와 분석 과정

네이버 뉴스(인터넷뉴스서비스)의 모니터 결과는 기존 언론 모니터와 다르다. 한 언론사의 기사의 조회수가 높은 변인에는 ①언론사가 뉴스채널로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②언론사가 뉴스채널에 하루 동안 일정한 시간차로 6~7개의 기사를 업데이트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네이버 이용자의 76.1%가 뉴스채널을 구독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③네이버의 뉴스추천 알고리즘(AiRS)에 의한 <MY뉴스> 내 기사 배열이 뉴스 이용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보아야 한다. 특히, 같은 이슈를 다룬 뉴스들을 ‘관련기사’로 묶고 이 중 한 기사만을 MY뉴스 첫 화면에 노출함으로써 조회수와 열독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네이버 뉴스서비스 평가는 일반 언론사 기사의 내용분석과 같은 관점에서 보기 어렵다. 본 모니터는 네이버가 제공하는 랭킹뉴스에서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기사를 취합하고 분석하였다.

 

1. 모니터 대상 : 네이버 뉴스서비스 채널제휴 언론사 중 구독자 100만 명 이상 언론사

2. 기사 추출(crawling):

- 랭킹뉴스에서 언론사별 많이 본 기사를 해당일의 다음 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상위 5개 기사를 표본으로 함

- 위 기사 중 서울시장 선거 관련 키워드가 제목에 포함된 기사를 추출

3. 기사 분석

- 추출된 기사 내용을 분석 유목에 따라 코딩

4. 보고서 작성

- 매주 일요일 ~ 토요일까지의 기사를 분석하여 다음 주 월요일 오전에 배포

 

위와 같은 방법으로 서울시장 관련 보도를 분석하는 것은 네이버 뉴스서비스에 대한 평가이지 특정 언론사 뉴스의 질에 대한 평가가 될 수는 없다. 네이버 뉴스추천 알고리즘(AiRS)은 이용자 개인을 비슷한 관심사를 기준으로 묶어 그룹을 만들고, 이 그룹에서 많이 본 뉴스를 추천한다. 또한 이 알고리즘은 이용자의 뉴스 콘텐츠 소비 순서(패턴) 또한 고려하여 최신 뉴스를 정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일주일 동안 네이버의 “많이 본 뉴스”란 엄밀히 말해 ①알고리즘이 “많이 보도록 추천”한 뉴스 ②알고리즘을 고려한 언론사 디지털 뉴스룸의 기사 송고량, 편집, 배열 내부 지침 ③이용자 개인/그룹의 뉴스 소비 패턴이 작용한 결과다.

 

네이버 “많이 본 뉴스” 분석은 위와 같은 세 변인이 함께 영향을 미친 것으로 순위에 큰 비중을 둘 수 없으며 한 주 동안 네이버라는 뉴스 플랫폼에서 도출된 뉴스 소비의 결과로 읽어야 한다.

 

2. 10만 회 이상 조회수 기사 특징 : 여론조사 단순 인용 경쟁, 일부 분석보도

 

 

기사제목

언론사

조회수

일자

1

박영선 39.8 vs 안철수 47.3…박영선 41.6 vs 오세훈 45.3

중앙일보

297,872

3.08

2

오세훈, 안철수에 단일화 여론조사 첫 역전

연합뉴스

197,748

3.11

3

오세훈·안철수 단일화, '여론조사 100%'로 조기 담판 낼 듯

한국일보

144,533

3.11

4

김진애 "'윤석열과 대화한다' 박영선 말에 경악"…박영선측 "침소봉대"

뉴스1

140,682

3.13

5

오세훈·안철수 단일화가 좌초되기 어려운 3가지 이유

한국일보

123,694

3.10

6

文대통령·민주당 지지도 동반 하락···박영선 vs 오세훈·안철수 '초박빙'

서울경제

113,065

3.08

7

정말정말 죄송하다 몸 낮춘 민주당…박영선 "수사 착수해야"

JTBC

111,777

3.08

8

[여론조사]점점 강해지는 오세훈 돌풍…野 후보 단일화의 새 복병(?)

아시아경제

110,331

3.09

※ 위 조회수는 각 언론사가 네이버판에 편집한 이후 익일 11:00 기준으로 파악한 수치임. 모니터 보고서 발행시 다를 수 있음.

 △ <표1> 네이버 “많이 본 뉴스” 10만 회 이상 조회 기사 ©전국언론노동조합

 

3월 4일(목)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오세훈 후보로 결정됐다. 같은 날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 입장 발표와 대통령의 사표 수리가 이뤄졌다. 경선 결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이슈가 단연 부각되었고, 이미 확정된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후보와 열린민주당 김진애 후보가 12일(금) 단일화 토론에 나섰다.

 

지난 주 네이버 뉴스에서는 후보 단일화 관련 여론조사 결과, 단일화 토론회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을 다룬 기사들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지난 한 주간 네이버 뉴스에게 가장 많은 조회수를 보인 기사는 3월 8일(월) 중앙일보의 <박영선 39.8 vs 안철수 47.3…박영선 41.6 vs 오세훈 45.3>라는 여론조사 결과 기사였다. 이 여론조사는 중앙일보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에 의뢰한 결과로 자사 조사 결과였기 때문에 단순한 결과 보고와 함께 설문항목별 결과를 그래픽 시각화했던 특징을 보였다. 8일(월) 11건의 서울시장 관련 기사 중 뉴스1, 한국경제TV, 연합뉴스TV가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를 일부 인용한 단순 리포트만으로도 높은 조회수를 보였다. 또한 월요일은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주간 집계가 발표되는 요일로 서울경제가 그 결과 요약과 SBS가 5일(금) 발표한 박영선, 오세훈, 안철수 세 후보의 가상대결 결과를 덧붙이는 것만으로도 높은 조회수를 얻었다.

 

지난 주 동안 10만 조회수 이상을 보인 뉴스 8건 중 4건이 여론조사 결과만을 요약한 뉴스로 연합뉴스 <오세훈, 안철수에 단일화 여론조사 첫 역전>(3월 11일), 서울경제 <문 대통령・민주당 지지도 동반 하락…박영선 vs 오세훈, 안철수 “초박빙”>(3월 9일)처럼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오차 범위임에도 ‘첫 역전’이나 ‘초박빙’과 같은 선정적인 기사 제목을 사용했다.

 

반면 중앙일보와 아시아경제는 자사가 의뢰한 조사결과를 그래픽과 함께 기사화했다. 8건의 기사 중 여론조사 관련 보도가 아닌 것은 한국일보의 <오세훈, 안철수 단일화가 좌초되기 어려운 3가지 이유>(3월 10일), <오세훈·안철수 단일화, “여론조사 100%'로 조기 담판 낼 듯”>(3월 11일)과 JTBC의 <“정말정말 죄송하다” 몸 낮춘 민주당…박영선 “수사 착수해야”>(3월 8일) 두 건이었다. 전자는 2018년 안철수, 김문수 후보의 단일화 과정과 비교하여 올해 야권 단일화 가능성을 분석하고 두 후보의 자체 인터뷰 영상을 담은 기사였다. 반면 후자는 “LH공사의 부동산 투기”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원내대표의 사과와 방지대책에 박영선 후보의 입장을 묶어 보도한 기사였다. 이는 8일(월) 오전 박영선 후보 캠프에서 진행된 중앙선대위 첫 회의의 발언을 바로 리포트한 ‘속보성’ 기사였다.

 

‘윤석렬’ 전 검찰총장의 이름이 거론된 뉴스가 높은 조회수를 얻은 것은 단순히 ‘속보성’ 뿐 아니라 전형적인 ‘페이스북 저널리즘’을 보여주는 사례다. 뉴스1 <김진애, “‘윤석렬과 대화한다’ 박영선 말에 경악”... 박영선측 “침소봉대”>(3월 13일)가 그것이다. 이 기사는 전날 밤 jtbc에서 방영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의 단일화 토론에서의 발언을 아이템으로 선택하고 당일 오전 김진애 후보가 페이스북에 적은 박영선 후보에 대한 후속 공세를 그대로 인용한 ‘취재 없는 기사’였다.

 

이번 주 네이버 뉴스에서도 월요일 여론조사 주간 집계 결과나 타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단순 인용하는 뉴스가 더 많은 조회수를 얻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3. 분석유목별 특징

지난 주 네이버 “많이 본 뉴스”에서 추출한 서울시장 관련 기사는 총 26건이었고 가장 많이 랭킹에 올린 언론사는 한국일보(5건)였다. 한국일보는 자체 인터뷰와 영상으로 만든 <오세훈, “시장되면 일주일 안에 재건축・재개발 규제 확 푼다”>(3월 8일), <오세훈, 안철수 단일화가 좌초되기 어려운 3가지 이유>, <서울시장 선거 망칠라... 민주당 변창흠 ‘제물’로 내놓나>, <박영선 “안철수 ‘내쫓아라’ 여성 비하 발언에 굉장히 우울했다>(3월 10일), <오세훈·안철수 단일화, “여론조사 100%”로 조기 담판 낼 듯>(3월 11일)으로 여론조사 인용보다 자체 인터뷰, 비교 분석 및 예상 기사를 주로 올렸다.

 

01그림01.jpg

△ <그림 1> 언론사별 서울시장 관련 보도 기사량 ©전국언론노동조합

 

기사에서 다룬 주제별로 보면 10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한 기사와 유사하게 “여론조사”(10회), 단일화와 관련된 “이합집산”(10회)이 가장 많이 등장한 주제였다. 반면 정책 주제의 경우 “부동산 정책”(3회)만이 등장했다. 한국일보의 <오세훈, “시장되면 일주일 안에 재건축・재개발 규제 확 푼다”>(3월 8일), <박영선 “안철수 ’내쫓아라‘ 여성 비하 발언에 굉장히 우울했다>(3월 10일), 서울신문의 <고민정 “오세훈, ‘용산참사’ 끔찍” 안철수 “고민정 캠프에서 쫓아내야”>(3월 8일) 기사 3건으로 부동산 정책이 복수 아이템 중 하나로 포함되었다.

 

01그림02.jpg

△ <그림 2> 서울시장 관련 보도의 주제 유형 ©전국언론노동조합


  한편 26건의 기사 중에서 해설이나 기획 기사는 5건에 그쳤다. 부동산 정책을 다루었던 서울신문 <고민정 “오세훈, ‘용산참사’ 끔찍” 안철수 “고민정 캠프에서 쫓아내야”>(3월 8일), 한국일보의 <오세훈, “시장되면 일주일 안에 재건축・재개발 규제 확 푼다”>(3월 8일) 등 3건과 노컷뉴스가 야권 단일화를 다룬 <[영상] 안철수 아니어도 승산? ‘오세훈’ 등판에 복잡해진 야 단일화> 뿐이었다. 다른 기사들은 여론조사 결과 요약, 인터뷰 인용, SNS(페이스북 등) 인용으로 작성된 이벤트(event)에 해당했다.

 

01그림03.jpg

△ <그림 3> 서울시장 관련 보도의 심층성 ©전국언론노동조합

 

지난 주 네이버의 “많이 본 뉴스”에 오른 기사들의 특징은 후보나 시민들의 발언을 인용할 경우 사용된 미디어의 종류다. 후보들의 라디오 인터뷰 발언 요약이나 발췌 인용, 페이스북 등 SNS에 올라온 게시물 등을 그대로 인용한 경우가 12회였으며 이중 한 기사는 라디오와 페이스북 게시물을 함께 쓴 기사였다. 특히 취재원의 경우 후보, 당대표나 원내대표를 포함한 엘리트에 비해 시민을 취재원으로 쓴 기사는 한 건도 없었다.

 

01그림04.jpg

△ <그림 4> 서울시장 관련 기사에 인용된 미디어 유형 ©전국언론노동조합

 

지난 주 네이버 뉴스 서비스의 서울시장 관련 뉴스에서는 여론조사 결과의 반복 인용과 야권 단일화 논의의 받아쓰기가 많은 조회수를 얻었다. 이에 비해 정책 비교 분석, 언론사 자체 인터뷰와 분석에 해당하는 기사가 높은 조회수를 얻는 경우는 드물었다. 분석이 없는 타사 여론조사의 부분・발췌 인용, 라디오 인터뷰나 TV 토론의 발언 인용, SNS와 같은 후보자 개인의 게시글 등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기사가 많은 것은 ‘속보성’ 경쟁이 후보 간 경쟁만큼이나 네이버에서 치열함을 보여준다. 일부 언론사가 자체 인터뷰와 영상, 해설과 기획 기사를 랭킹에 올렸지만, 다수 언론사들은 기획이나 취재 없이 여론조사 결과나 다른 미디어의 콘텐츠를 빠르게 옮기는 방식의 기사들이 높은 조회수를 보였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 모니터와 분석은 특정 언론사의 의도나 이용자의 선호를 전제로 하지 않았다. ‘포털 저널리즘’이라는 용어를 쓸 수 있다면, 지난 한 주간 네이버라는 뉴스 플랫폼에서 ‘소비’된 서울시장 선거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 이 분석의 목적이다. 첫 번째 네이버 뉴스 모니터라는 점에서 지난주에 나타난 네이버 뉴스의 소비 경향이 앞으로도 반복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 모니터 대상 : 네이버 뉴스서비스 채널제휴 언론사 중 구독자 100만 명 이상 언론사

* 각주 설명

1) 2019년 8월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2) 분석유목은 박재영, 안수찬, 박성호 (2014), 대통령 선거 보도의 기사품질, 심층성, 공공성의 변화. 방송문화연구 26(2), 33-66.의 분석유목을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맞추어 일부 수정하여 사용.

3) 네이버가 공개한 AiRS의 기술은 협력 필터(Collaborative Filtering)와 인공신경망(Recurrent Neural Network)

 

2021미디어감시연대_포털모니터_01

 

※ 문의 :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실 02-739-72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