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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선거운동 첫 날, 동아일보의 걱정은 ‘文 적폐청산 약속’
등록 2017.04.18 20:18
조회 337

18일 동아일보는 문재인 후보가 ‘적폐청산’ 구호를 말하지 않더라도, 내심 ‘적폐청산’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는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공식선거운동 첫 날 이런 사설을 내놓았다는 측면에서, 동아일보가 문재인 후보에 대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보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1. 오늘의 유감 선거 보도, 적폐청산, 말해도 걱정․말 안 해도 걱정인 동아
동아일보는 그간 문재인 후보의 ‘적폐청산’ 구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왔습니다. 누군가를 청산한다는 것은 결국 편 가르기를 한다는 것이고, 이런 이분법적 사고로는 집권한다고 해도 국정을 이끌어갈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이 같은 지적이 지난 1월, 문재인 후보가 대담 에세이집 출판기념 간담회 자리에서 “친일과 독재, 사이비 보수 세력 청산”을 주장한 이래로 꾸준히 반복되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동아일보가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분명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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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후보가 적폐청산 구호를 말하지 않아도 적폐청산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 높인 동아(4/18)   


그런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7일, 동아일보는 <사설/‘적폐청산’ 빼고 ‘통합’ 내건 문, 선거용 변신은 안 된다>(4/18 https://goo.gl/7r7WSR)를 통해 이 ‘적폐청산’ 구호에 대한 비난을 재차 쏟아냈습니다. 비난의 초점은 이번 첫 대구 유세지 방문에서 문재인 후보가 ‘적폐청산’이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문 후보와 민주당이 여전히 ‘적폐청산’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는 점에 맞춰져 있습니다. 때문에 논리는 기존의 ‘문재인표 적폐청산론 비판’과 완전히 같습니다. 


이를테면 “그동안 문 후보는 말끝마다 ‘적폐청산’을 강조했다. ‘친일부패 기득권 세력’을 그 대상으로 지목해 아직도 친일 청산이 안 됐다는 납득할 수 없는 논리를 갖다 댔다. 권력기관과 재벌 등을 청산 대상으로 지목하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첫해부터 강력하게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국민통합도 적폐청산의 전재 아래 가능하다고 했다. 오랜 세월 켜켜이 쌓인 폐단은 도려내야겠지만, 이것이 내 편 아니면 모두 적으로 돌리는 ‘편 가르기’ 수단이 돼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하거나 “문 후보는 구 여권 세력과 경쟁 후보를 적폐세력으로 모는 것은 물론이고 대연정을 제안한 같은 당 안희정 충남지사”나 “지지자들까지 적폐로 몰아세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식입니다.

 

“그래야만 그가 목표로 하는 ‘사상 최초로 전국적 지지를 받은 대통령’까지는 못 돼도 ‘국민 반쪽의 대통령’은 피할 수 있”을 거라는 것인데요. 새로울 것은 전혀 없는 내용이지만, 공식선거운동 첫 날 이런 사설을 내놓았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건 동아일보가 문재인 후보에 대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사설이 아닐까요?

 

 

2. 오늘의 유감 보도, ‘재판일정 많다’ 롯데 신동빈 회장 걱정 쏟아낸 조선
17일은 박근혜 씨가 구속된 날이기도 하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날이기도 합니다. 이날 6개 일간지는 일제히 신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를 전달했는데요. 조선일보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신 회장의 ‘너무 많은 재판 일정’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문제의 보도는 <1주일 내내 재판 매달릴판>(4/18 김정환 기자 https://goo.gl/2VtXNt)입니다. 


해당 보도에서 조선일보는 먼저 신 회장이 “지난해 10월 175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 등으로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 등과 함께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신 회장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매주 월·수요일 이 사건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는 “법조계에선 신 회장이 이번에 뇌물공여 혐의로도 기소되면서 법원에 출석해 재판을 받아야 하는 횟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판 준비 기일을 거쳐 5월 초나 중순쯤 본격 재판이 시작되면 이 사건으로도 매주 한 차례 정도는 재판에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지요. 


여기까지만 했다면, 큰 문제가 없었을 겁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롯데는 비상이 걸렸다”며 “재판을 받으려면 준비도 필요해 자칫 신 회장이 사실상 일주일 내내 재판에 매여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피해가 심각한데 신 회장이 중국으로 달려가 오해를 풀 수도 없게 됐다”는 롯데 관계자의 하소연을 전달했습니다. 혹시 재벌 총수는 ‘회사가 어려워진다’는 미명하에 어떤 죄를 저질러도 수사나 재판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라도 하고 싶은 걸까요? 총수가 재판을 받아 오해를 풀 수 없다는 논리도 황당할 뿐입니다.    

 

 

3. 오늘의 미보도 

 

■ 박지원 “문재인, DJ 골로 보냈다” 발언, 동아․조선․한겨레 보도
17일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문재인 후보는 대북 송금 특검에서 우리 김대중 전 대통령을 완전히 골로 보냈다”는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한겨레입니다. 이 중 한겨레는 <박지원 “문재인이 DJ를 골로 보냈다” 지역감정 조장> 보도를 통해 이 같은 발언이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임을 지적하기 위해 언급했습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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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원 “문재인, DJ 골로 보냈다” 발언 보도 유무(4/18) ⓒ민주언론시민연합

 


4. 오늘의 비교보도


■ 공식 선거운동 시작(1면 보도 제목을 중심으로)
공식 선거운동이 17일 시작되면서, 18일 6개 일간지는 일제히 각 대선주자들의 유세 행보를 다룬 보도를 주요 지면에 쏟아냈습니다.

 

이날 경향신문은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상호 비방성 발언을 1면 머리기사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반면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두 후보가 유세 과정에서 밝힌 ‘비전’을, 한겨레는 그 중에서도 구체적 공약을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중앙일보는 두 후보의 방문 지역을 부각한 제목을 붙였습니다. 한국일보는 1면에 별도의 정책 검증 보도를 배치했습니다. 아래는 각 매체의 1면 관련보도 제목입니다. 

 

경향신문 : <문 “급조 정당” 안 “계파 정당” 포문>
동아일보 : <문 “박정희도 웃을 것” 안 “DJ처럼 혁신”>
조선일보 : <문 “통합의 문 열겠다” 안 “더 좋은 정권교체”>
중앙일보 : <문․안, 상대 우세지역부터 두드렸다>
한겨레 : <문재인 “10조 일자리 추경” 안철수 “미래 먹거리 창조”>
한국일보 : (1면 유세 행보 관련 보도 대신 외교안보 정책 검증 보도 배치) <3면 머리기사/대구 출발 “통합” 외친 문, 호남 찾아 “미래” 외친 안>

 

 

■ 미 펜스 부통령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공동회견(군사적 선택 가능성을 중심으로)
17일 미 펜스 부통령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공동회견에서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북한은 미국 대통령의 단호함이나 미군의 힘을 시험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면서도 “1992년 이후 미국과 우리 동맹은 비핵화된 한반도를 위해서 함께 노력했다. 우리는 이 목적을 평화적으로 달성하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미국이 당장 군사적 선택을 제외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은 반면,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는 미국이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으면 언제든지 군사행동을 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동아일보의 경우 펜스 부통령의 “평화적 달성” 발언이나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기 위해 군사적 옵션 외의 모든 조처를 취할 때가 됐다”는 발언 등, ‘평화적 문제 해결’을 암시하는 여타 발언을 모두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아래는 각 매체의 입장을 대표 코멘트로 정리한 것입니다. 

 

경향신문 : 미국이 군사적 선택 제외해서 다행! 북핵문제는 평화적 해결이 최고!
“미국이 현시점에서 군사적 선택을 제외하겠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대단히 중요하다. 정부는 미국의 대북정책에 맞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틀을 새로 짜야 한다. 제재와 압박 기조만 고집할 게 아니라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접근방식과 세부적인 시행계획 마련이 시급”
동아일보 : 북한이 ‘레드라인’ 넘으면 무력 사용할듯? 다음 대통령, 노무현처럼 하지 말고 한미동맹 우선 해!
“북한도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미국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압박. 노무현 정부 시절 ‘반미면 어때’식 외교로 한미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것을 상기해야 한다”
조선일보 : 북한 추가도발하면 미국이 직접 군사적 응징할 수도!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할 경우 군사적 행동을 포함한 강한 응징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 북이 추가 도발을 하면 반드시 징벌적 조치가 따를 것이고, 중국이 북을 제어하지 못하면 미국이 직접 할 것이며, 중국의 사드 보복도 이런 차원에서 중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 북한 레드라인 넘으면 군사적 대응도 할 거라는 암시! 우리도 정신차리자!
“누가 봐도 김정은 정권이 레드라인을 넘으면 군사적 대응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암시. 우리도 펜스 부통령이 한·미 동맹의 견고함을 재확인했다고 마냥 마음 놓아서는 안 된다. 만사 제쳐두고 국익만을 최고로 여기는 게 냉혹한 국제사회다. 미·중이 자국의 경제적 이익 등을 위해 사드 배치 여부 등을 얼마든지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다”
한겨레 : 트럼프 행정부, 군사적 조치보다는 협상으로 문제 해결한다 함!
“대북 압박을 강화하되, ‘군사적 조처’는 배제한 채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 : 상황에 따라 군사 대응도 할 수 있다는 거! 대북 압박공조로 북핵문제 해결하자!
“당장은 모든 정치ㆍ경제적 수단을 동원해 북한의 태도변화를 끌어내려 노력하겠지만, 여의치 않으면 군사대응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관련국들의 흔들림 없는 대북 압박공조다. 우선은 그것만이 전쟁을 피하면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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