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보도채널 시사토크_
‘구속 역풍’과 ‘안풍’ 기원 방송, 재승인 후 종편 과연 변한 것일까
등록 2017.04.0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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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종편 시사토크쇼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이후, 구속역풍이 불기를 바라는 마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로 양자대결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두드러져 보입니다. 

 

 

1. 박근혜 동정심 조장하는 종편, ‘식사를 합시다’ MBN과 사생팬 채널A 


 종편 시사토크쇼가 식사부터 구치소 생활까지, 파면된 대통령 박근혜 씨에 대한 염려와 걱정이 깊습니다. MBN <아침&매일경제>(3/30, 3/31, 4/1), MBN <뉴스특보>(3/30), MBN 뉴스&이슈(3/30), MBN <뉴스BIG5>(3/30, 3/31), MBN <뉴스파이터>(3/31), 채널A <정치데스크>(3/30), 채널A <뉴스특보>(3/30), 채널A <뉴스특급>(3/31, 4/1)등 종편 시사토크쇼는 영장실질심사 과정부터 구속되기까지의 과정 내내 박근혜 동정심 유발에 열을 올렸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있음에도 선거 관련한 내용보다 구치소 속 박 씨에 대한 상상하기가 주된 화제거리인 셈입니다. 

 

‘박 걱정인형’(?) MBN 김형오 앵커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건 MBN 김형오 앵커의 박근혜 걱정입니다. 김형오 씨는 본인이 진행하는 MBN <뉴스특보>(3/30)에서 방송 틈틈이 “조금 지나면 점심시간인데 식사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식사를 하셔야 조목조목 자신의 논리를 펼 수도 있고 반박도 할 수 있으니까요”, “점심을 먹었는지 어떻게 되고 있는지는 아직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라며 시청자가 굳이 알 필요도 없는 박 전 대통령의 식사 여부를 여러 차례 집요하게도 걱정했습니다. 


 김형오 앵커는 MBN <아침&매일경제>(3/31)도 진행하는데, “노태우나 전두환 전 대통령이야 군인이었으니까 군 생활을 해 봤으니까 혼자 모포도 잘 갰을 것이고 식기도 잘 씻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박 전 대통령은 한 번도 그런 삶을 살아본 적이 없고 또 평상시에도 뭐 여러 사람들의 조력으로 많이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오늘 당장 이 시간부터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그 부분이 아마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잘 적응하겠죠?”라며 귀하게 자라온 박 전 대통령이 남의 도움 없이 구치소 생활을 할 수 있을지 감정이입 해가며 걱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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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씨의 구치속 독방 소개하는 MBN 김형오 앵커 MBN <아침&매일경제>(4/1) 화면 갈무리

 

 김형오 씨는 또한 MBN <아침&매일경제>(4/1)에서 독방 조감도의 매트릭스를 보며 “어제 봄비가 내렸습니다만 추워요. 그렇죠? 그런데 지금 바닥에 전기 열선이 깔려 있다고는 합니다만 그 위에 매트릭스를 놓고 그 위에 주무시겠습니다만 춥죠”라며 박 전 대통령의 추위를 염려하고, 출연진들이 TV도 정해진 프로그램만 녹화한 것을 볼 수 있다 말하자 “참으로 견디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그냥 멍하니 있어야 되는 거잖아요”라고 말하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박 대통령 억울함과 고통에 절대 공감하는 출연자들


 패널들의 발언 역시 가관입니다. MBN 뉴스특보(3/30)에 출연한 정태원 변호사는, 앞서 사회지도층이 구속을 당할 때의 심리가 암 선고를 받은 사람들하고 비슷하다고 표현한 김성완 시사평론가의 말에 대해 “암보다 10배 더 나쁘죠. 암은 치료받으면 되잖아요. 그리고 뭐 암으로 치료받았다고 그게 무슨 흉이 되는 것도 아니죠”라며 암 환자들이 겪어야 하는 두려움과 고통을 대수롭지 않게 치부했습니다. 그러더니 “지금 이 경우는 박근혜 대통령 구속 그 자체가 주는 충격도 충격이지만 본인이 이제 일생 동안 살아온 것이 결국에는 중죄인으로 마치게 되잖아요. 그러면 아버님 어떤 불효, 부모에 대한 불효는 어떻게 하며 또 나를 지지해준 사람들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거기에 대해서 답을 할 것이며 이런 것들이 굉장히 복합적으로 되기 때문에 그런 정신적인 충격에서 벗어난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라며 박 전 대통령의 고통을 최대한 감성적으로 부각시켰습니다. 


 이진곤 경희대 객원교수는 “만약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하고 여기에서 그동안 이야기된 무슨 경제공동체니 뭐니 해서 그런 공동 관계가 아니고 자신이 늘 그렇게 여겨왔듯이 단지 내 심부름을 해 주는 사람 또 내 가사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생각했다면 정말 어이가 없을 거 아닙니까?”, “만약에 자신이 아, 내가 잘못했구나 이런 생각이 있을 수도 있지만 내가 정말 잘못 엮여서 정말 거짓의 산이 쌓여서 오늘 나로 하여금 이런 식으로, 정치적으로 이런 식으로 매장을 했다. 그런데 그 단초를 제공했던 것이 최순실이더라. 만약에 그렇게 되면 인간적으로 얼마나 큰 배신감을 느끼겠습니까?”라며 아예 박 전 대통령을 억울하게 배신당한 피해자로 만드는 발언도 보였습니다.

 

국민이 구치소 생활에 대해서 이렇게 많이 알아야 하나요?


 채널A는 입소부터 일과, 수의, 심지어 화장실까지 구치소에서 겪게 될 생활을 사생팬처럼 일일이 파헤치고 나섰습니다. 채널A <뉴스특보>(3/31)에서 진행자 박상규 앵커는 “먼저 사진을 찍습니다. 지문을 채취하고 수용자 번호”, “인적 사항을 확인하고 간단한 건강검진을 한 뒤에 신체검사를 한다”며 입소 절차를 소개했습니다. 또 “아침 6시면 일어나야 하고 밤 8시 반에서 4시까지는 접견이 가능해서 30분 정도는 운동시간도 준다고 하죠, 그리고 잠은 예외 없이 8시에서 9시까지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며 일과표도 소개했습니다. 환복을 해야 한다며 어떤 수의를 입게 될지 친절히 사진까지 보여줬습니다. 고영신 한양대 특임교수는 “구형 변기, 남이 쓰던 변기를 물론 새로 갈았는지 어쨌든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런 저런 것들이 참 박 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견디기가 힘들겠다”며 화장실 상태까지 걱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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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씨가 입게 될 수의를 소개하는 채널A <뉴스특보> 채널A <뉴스특보>(3/31) 화면 갈무리

 

 

감성팔이에는 과거사가 최고?


 안타까운 과거사를 훑기도 했습니다. 채널A <뉴스특급>(3/31)에선 ‘영욕의 세월’이란 제목으로 박근혜 씨의 굴곡 가득한 인생 그래프를 소개했습니다. 또, 소중섭 시사저널 편집국장이 “74년도에 육영수 여사가 서거를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나서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거의 그 이후부터 79년까지 하게 되는데”,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부터 사실상 많은 것을 그때 배우게 되거든요”, “그런 것들을 보면서 자랐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으로서는 굉장히 어떤 애국심이랄까. 국가에 대한 이런 것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등의 멘트를 하는 동안 박근혜 씨의 과거 사진을 계속 보여주며 감성팔이에 나섰습니다.


 돈이 많든 적든, 지위가 높든 낮든, 법 앞에선 모든 국민이 평등하기에 죄를 지은 이는 죗값을 치르는 것이 당연하며, 더욱이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져야 할 역할과 책임을 내팽개치고 국민을 모욕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결코 피해자가 아니며 동정의 대상 또한 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종편은 자꾸만 박 전 대통령의 구속에 대해 감성팔이를 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내려 하고 있습니다. 혹시 어처구니없는 동정론을 이용해 보수표 결집을 노려 판세를 흔들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거두기 어렵습니다.

 

 

2. 불어라 안철수 바람, 安 띄우기에 나선 종편들


 최근 종편의 안철수 띄우기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채널A <선데이모닝쇼>(3/26), 채널A <일요매거진>(3/26), 채널A <뉴스뱅크>(3/26), MBN <뉴스특보>(3/27)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대한 우호적 발언들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안 후보의 연설실력이 일취월장 했다며 정치인 안철수의 성장을 칭찬했습니다. 

 

안철수 연설 스타일 변화에 칭찬일색 종편들


 그중 두 명만 살짝 보겠습니다. MBN <뉴스특보>(3/27)에서 윤영걸 매경닷컴 전 대표는 “어제 연설하는 거 보니까 많이 컸다 생각도 많이 들어요. 중저음으로 목소리를 깔아서 옛날 마치 DJ가 연설하듯이 의문문으로 이렇습니까? 아닙니까, 여러분. 이렇게 해서 연설을 까는 모습으로 호소력 있게 하는 거 보니까 상당히 저는 대항마가 될 수도 있겠구나”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연결까지 지어가며 안 후보의 연설 실력 향상을 치켜세웠습니다. 


 안철수를 띄우기는 아까웠는지 일타이피, 안철수 띄우기와 문재인 때리기를 시도합니다. 채널A <뉴스뱅크>(3/26)에서 허문명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지금은 호남민심이 문재인, 안철수로 분열되는 양상입니다”라며, 국민의당 경선 흥행과 안철수 후보 선출에 대해 “호남 안에서의 반문정서. 그러니까 야당, 열린우리당을 만들어서 야당을 분열시켰고 또 DJ 대통령 특검수사, 대북송금 특별수사까지 했다는 원죄.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 후보는 안 된다, 이런 것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걸 이번에 보여줬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또, “호남 민심의 표가 그리고 안철수 후보는 절대 이번에는 철수하지 않는다. 끝까지 간다라는 걸 이번에 보여주는 저런 단호한 어법이나 행동에서 보여지고 있기 때문에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만약에 문재인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는데 본선에 진출을 한다면 과연 호남표가 양분됐을 때 그게 누구에게 이익이 갈까. 이게 굉장히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생각이 듭니다”라며 안철수 후보에 대해선 긍정적 표현을,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선 부정적 표현을 사용해 대비되는 발언을 선보였습니다. 

 

安에게는 관대 文에게는 엄격? 채널A 이상한 경선분석


 두 후보의 경선결과에 대한 왜곡된 해석도 눈에 띄었습니다. 25~26일 광주전남제주 그리고 전북 국민의당 경선에서 안철수 예비 후보는 64.2%의 지지율을 얻었고, 27일 호남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예비 후보는 60.2% 지지율을 얻었습니다. 두 예비 후보 다 당내에서 60% 이상 나름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두 후보의 이 엇비슷한 호남 경선 결과에 대한 채널A의 분석은 너무나 상이합니다.


 채널A <뉴스TOP10>(3/27)은 안 의원의 호남 경선 결과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스튜디오에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를 초청해 국민의당과 민주당 경선 결과를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황순욱 앵커는 “도박이 대박이 났다”는 박 대표의 자당 경선 결과에 대한 평가를 이어 받아 “도박이 얼마나 대박났는지 경선 참여자 숫자를 집계해봤습니다”라며 광주전남제주와 전북 그리고 총 투표 수까지 정리된 자료화면과 함께 읊었고, “압도적인 표 차이로 안철수 전 대표가 지지를 받았다”라며 ‘복식호흡’으로 연설하는 안철수 의원의 연설 영상을 자막과 음악까지 편집해 보여줬습니다. 


 반면, 문 전 대표의 60.2%에 대한 해석은 사뭇 다릅니다. 경선 결과 발표를 생중계로 보여준 후, 패널들의 분석이 이어졌는데요. 구자홍 동아일보 주간동아팀 차장은 “전체만 놓고 보면 60%를 넘었지만 ARS 조사에서 59.9%가 나왔거든요”라고 소개하며 “ARS투표라는 것은 전국 여론조사하고 비슷한 방식이었거든요”, “경선인단 신청한 사람들이 전화가 왔을 때 지지하는 후보들을 찍었는데 거기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하지 못했다 라는 것은 그만큼 당내 장악력이 좀 떨어진다”, “일반 국민으로 이것을 모집단을 넓혀보면 50% 밑으로 갈 수 있다. 이런 인식을 주기 때문에 종합집계에서는 60%를 넘었지만 가장 많은 숫자에서 60%를 못 넘은 것은 앞으로 문재인 대세론에 어떤 좀 치명적인 약점으로 도드라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투표소 65.2%, 대의원 75%, ARS 59.9%로로 셋 중 ARS 수치가 가장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ARS 투표수는 투표소 투표의 18배, 호남 대의원 투표의 159배에 달합니다. (호남 대의원 투표수는 1,395표, 투표소 투표는 권리당원과 국민, 당원을 합친 게 12,524표, ARS투표는 222,439표) 표본 집단 수 자체가 다른데 그 결과를 단순히 비교 분석 하고 있는 겁니다. 


 경선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도 구자홍 씨는 안철수 예비 후보 정도의 수치가 나오지 않으면, 호남에는 ‘반문 정서가 존재한다’, ‘대세론이 꺾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안철수는 70% 가까이 얻었는데”, “70% 안철수 지지율을 놓고 비교가 된다면 문재인 전 대표는 훨씬 더 불리한 입장에 서있다 볼 수 있습니다”고 한 것이죠. 그런데 이때 말하는 안철수 후보 지지율 70%는 국민의당의 호남수치가 아닙니다. 국민의당 광주전남제주,전북경선에서 안철수 후보는 64.2%의 지지율을 얻었고, 민주당 호남 경선에서 문재인 예비 후보는 60.2% 지지율을 얻었습니다. 72%는 국민의당 전북 수치이고요. 호남 전체의 지지율인 민주당과 비교하려면 광주전남제주와 전북의 수치를 합친 ‘64.2%’가 정확한 수치입니다. 그런데 64.2% 지지율인 안철수 후보는 압도적 지지라 칭찬하고, 60.2%인 문재인 후보는 대세론이 흔들린다는 ‘편파적’이고 ‘주관적’인 분석을 한 것입니다. 

 

단독을 냈는데 왜 내보내질 못 하니, 채널A 국민의당 경선 의혹 수상한 침묵


 당마다 ‘경선 동원 의혹’ 비방이 거센 와중에, 채널A가 자신들이 단독으로 보도한 국민의당 관련 의혹을 전혀 키우지 않는 특이한 현상이 감지되었습니다. 채널A <정치데스크>(3/28)는 김철웅 기자의 호남 경선 동원 의혹을 단독 취재 내용을 전했습니다. 일요일 전북에 경선이 있음에도 전북에서 광주까지 전세버스를 타고 온 대학생들, 누군가가 몇 번 찍으라고 했다는 할머니의 증언, 투표자들을 관리하는 중년 남성 등 현장 취재 영상을 정황 증거로 보여주었습니다. 김철웅 기자는 스튜디오에서 취재 내용을 자세히 브리핑하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국민의당 A후보의 ‘경선 동원 의혹’이었습니다. 잠깐 바른 정당 후보자 선출 소식을 전한 후, 최석호 기자는 국민의당 B후보의 ‘독수리 5형제 프로젝트’, 승용차 실어나르기 차떼기 의혹을 전했습니다. 최 기자는 ‘해당 캠프에서 오간 SNS 내용’을 확보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이날 유승민 의원 선출 소식 4분을 제외하면 무려 14분간 해당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보통 이런 특종을 하면 타사에서도 받고 자사는 며칠씩 이 특종을 우려먹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다음날 채널A <뉴스특급>(3/29)를 제외하고는 3월 30일까지 이틀간 채널A, TV조선, MBN 주중 시사토크쇼 18개 어느곳도 ‘국민의당 경선 동원 의혹’ 소식을 전하지 않았습니다. 채널A <뉴스특급>(3/29)는 문재인 전 대표 대학생 경선 동원 사건을 전하며 김철웅 기자의 국민의당 동원 의혹 단독 보도를 다시 보여줬지만,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의 ‘앞으로 남은 대선에서 국민의당이든 민주당이든 저렇게 동원하는 저런게 적폐다’란 원론적인 분석으로 짧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모처럼 단독을 내고도 어째서 널리 퍼뜨리기는커녕 침묵하는 것인지 채널A에 묻고 싶어집니다.
 


3. MBN, 문재인을 박근혜 구속의 수혜자로 만들려 시도? 


 MBN <뉴스파이터>(3/31)에선 문재인 전 대표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된 현 상황의 수혜자로 보이게 하고자 한 건 아닌지, 의도가 의심되는 질문이 등장했습니다. 진행자 김명준 씨는 “좀 곤란한 질문일 수는 있겠습니다만, 판넬에 쓰는 답변으로 좀 질문 드려보겠습니다. 곤란할 수도 있을 거 같긴 합니다만”이라며 조심스레 운을 떼더니,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이 지금 대선에 뛰어든 후보들 중에 이 후보에게 가장 득을 줄 것이다 생각하는 그 후보를 써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현재 박빙으로 겨루는 대항마가 없는 상황에서 단독 1위 자리에 앉아 있는 후보가 박 전 대통령 구속의 최대 수혜자라고 연상되기 싶단 점에서 <뉴스파이터>의 이 질문은 사실상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 혹은 특정 대답을 기대할 수 있는 질문이나 다름없어 보입니다. 


 역시나 이에 기다렸다는 듯이 가장 먼저 ‘문재인’이라 답을 쓴 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은 “저 2004년에 출마를 선언했었다가 낙선했습니다. 탄핵 역풍이 불었습니다. 그때하고 지금하고의 상황 차이를 온몸으로 느낍니다”라며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대답을 시작해 “지금은 아직 사실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의하면 법원의 판결이 나기까지는 사실은 법적으로 뭐 무죄인 겁니다”라며 박 전 대통령이 현재는 무죄 상태임을 언급했습니다. 또 “박근혜 대통령한테 이런 탄핵이나 사법적 책임을 져서 실형이 선고되어야 할 정도까지의 잘못이 있느냐의 여부를 떠나서 잘못이 있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됐을 때 선거법 위반이라던데 그거 뭐 할 수도 있는 얘기 아니야 라는 이 정도가 아니라 어쨌건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했잖아. 이런 생각을 말씀하시는 국민들이 더 많은 게 참 아프지만 분명한 현실이고”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례를 동일선상으로 끌고 오더니 “구속되고 이게 앞으로 재판 기소되고 재판이 시작되고 이런 걸 보면서 그런 것들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더 굳어지는 속에서 선거가 치러질 거라고 봅니다”라며 ‘아직은 무죄인데다, 실형이 선고될 정도의 잘못을 저지른 건 아닌’ 박 전 대통령의 구속 때문에 문재인 후보가 반사 이익을 보고 있다는 뉘앙스로 답변했습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또한 “저도 문재인 후보라고 썼습니다. 일단은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적게나마 지난번 2012년때 대선에서도 박근혜 문재인 두 분이 겨뤘었고, 그런저런 이유 때문에 촛불정국에서도 문재인 후보가 강한 발언을 뱉은 바도 있고, 미세하게나마 문재인 후보가 가장 득을 보지 않나”라며 대답을 이어나갔습니다. 다만, 장제원 바른정당 의원과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득실 없음’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세월호도 촛불도 정치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던 이들이, 특정 후보가 득을 보고 있다며 대통령이 구속된 현 상황을 정치적으로 덧씌우거나 이용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특히나 언론은 절대 안된다고 봅니다.

 

 

4. 세월호 인양 관련, 의혹은 덮고 정부 입장은 옹호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되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그간 지지부진 늦어진 세월호의 인양이 이뤄졌습니다. 이에 대해 종편에서는 인양과 관련된 의혹들을 덮자고 하거나 정부의 의견을 그대로 옮겨대는 발언들이 넘쳐났습니다. TV조선 <주말 뉴스특급>(3/25), TV조선 <뉴스현장>(3/26), 채널A <토요랭킹쇼>(3/25) 채널A <이슈투데이>(3/24) 채널A <안형환의 시사포커스>(3/25),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3/24), MBN <아침&매일경제>(3/23, 3/24, 3/27) 등에서 관련 문제 발언이 등장했습니다.


 먼저, 인양 업체인 차이나 샐비지를 적극 옹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채널A <토요랭킹쇼>(3/25)에서 신치영 앵커가 “이렇게 통째로 바닥 밑에 가라앉아 있는 배를 통째로 인양을 하는 작업은 사실상 세계 최초라고 하더라고요”라고 하자 박지훈 변호사는 “145m을 바다 밑에 있는 것을 통째로 인양을 하는 작업은 세계 최초기 때문에 기술을, 이전에는 문제를 삼을 수 있어요. 중국 국영기업이기도 하고 그렇게 이렇게 잘하는 회사가 아니지 않을까 싼 회사가 아니지 않을까 했는데 결국 어쨌든 간에 선체 인양을 성공했기 때문에 그런 기술력 부분에 대해서는 의문점을 제기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됩니다”라며 차이나 샐비지의 기술력을 호평했습니다. 


 최병묵 월간조선 전 편집장 역시 “실제로 업체를 선정할 때 기술력과 나머지 자금 이런 거 있잖아요. 그런 것 중에 기술력을 90%로 봤어요. 그러니까 기술력을 제일 중시해서 뽑은 업체예요”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인양업체 선정과정의 의혹을 일축하고 정부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인양 금액을 강조하거나 인양이 늦어진 이유를 유가족에게 돌리는 듯한 발언도 있었습니다. TV조선 <주말 뉴스특급>(3/25)에 출연한 변환봉 변호사는 “4월 16일날 세월호 참사가 있고 4월 18일 날 국내 대기업 두 곳에서 세월호 인양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무료로 하겠다고 했었는데 유가족들이 반대했었죠”라며 참사 당시 인양했더라면 무료로도 가능했을 것임을 언급하더니 “작년 11월 기사를 보더라도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올해 봄 3, 4월 정도면 인양이 완료될 것이다라는 일정을 제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보통 장비 대여료만 7억씩 나가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상하이샐비지 측에서도 손실이 막대합니다.”라며 인양이 늦어져 막대한 비용이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우리 정부와는 900억 정도와 계약을 했었는데 현재 상하이샐비지가 지출한 금액만 2000억 정도 되는데 성공할 경우에는 세계적으로 기술력은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 1000억 넘는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계속 인양작업을 지속해 왔던 겁니다. 단순히 정부가 고의적으로 늦췄다기보다는 이렇게 일련의 과정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다 보니까 조금 더 오해가 불거진 점이 있지 않았나” 싶다며 인양 지연에 대해 정부의 책임은 면해주고, 인양업체인 차이나 샐비지가 손실을 입어가며 인양 작업을 진행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5. 이순자 자서전 다루는 종편들, 책 홍보이거나 대변인이거나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씨의 자서전이 출간됐습니다. 이와 관련, 채널A <정치데스크>(3/24), 채널A <박상규의 이슈속으로>(3/26), TV조선 <장원준의 신통방통>(3/25) 등 종편은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상세히 소개함과 더불어 이 씨의 입장을 적극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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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추징법과 관련해 억울하단 입장 밝히는 이순자 채널A <정치데스크>(3/24) 화면 갈무리

 

 먼저, 채널A의 <정치데스크>(3/24)는 ‘단독’임을 어필하며 이 씨와 사전에 진행한 인터뷰를 소개하며 기자들이 대담을 나눴습니다. 여러 주제 중에서도 우선 눈에 띄는 건 전두환 추징법과 관련된 이 씨의 억울함, ‘피해자 코스프레’입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우리가 존경하고 모셨던 박정희 대통령의 따님께서 그렇게 하셨다는 것에 대해서 너무 충격을 받아가지고요.”, “죽으려고 하는 심리는 보복 심리도 있었어요. 이렇게 몰면 죽을 수밖에 없다” 등 이 씨의 인터뷰 영상을 소개했고, 김성진 기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웬만한 시련에도 끄떡하지 않는 분인데 2014년 전두환법 추징됐을 당시에는 일시적으로 기억상실증에 걸렸을 만큼 큰 충격을 받았었다’는 책 내용도 덧붙였습니다. 김성진 씨는 “지금까지 3번의 정부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다가 뒤늦게 박근혜 정부 들어서 그동안 돈을 내지 않았다, 탈탈 털었는데 없어서 못 가져간 걸 억지로 지금 가져가기 위해서 이런 법을 만들었다.”, “이러면 매번 정권 차원에서 5공과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를 정략적으로 이용한 거 아니냐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고요.”, “본인의 가족뿐 아니라 사돈의 팔촌까지. 이혼한 둘째아들 전 사돈댁까지 찾아가서 그런 장부를 다 압수하고, 그런 과정에서 재산을 다 몰수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상당히 굴욕감도 느꼈다”라며 구구절절 이 씨의 입장을 옮기기도 했습니다. 


 5․18 광주민주화항쟁에 대한 내용도 등장했습니다. 최석호 기자가 “광주 민심에 대해서 정말로 사과를 하고 이럴 마음은 있다는 겁니까? 없다는 겁니까?”라고 질문하자 김성진 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 성격이라면 사과할 일 있으면 사과하지 말라고 해도 사과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해야 되지 않을 일인데도 사과하는 것 역시도 지도자로서 적절치 못한 모습이다 라고 얘기하면서 말을 상당히 아꼈습니다. 그러면서 광주사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진실 여부는 곧 책에서 상세히 나올 것이다. 그러면서 그 이후에 판단해 달라. 그리고 그다음에 진정어린 사과라든가 그런 부분에선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보겠다 그런 식으로 얘기를 했습니다.” 라고 이 씨의 말을 전달했습니다. 곧이어 진행자 홍성규 앵커가 “저희 채널A와 동아일보가 취재 도중에 이순자 여사에 대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사태에 대한 내용들도 물어봤습니다. 답도 얻었는데, 너무 일방적인 주장인 내용이 많았기 때문에 확인을 거쳐야 되는 부분도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한 보도는 자제키로 했습니다.”라고 덧붙이긴 했지만, 이미 앞서 소개된 이 씨의 발언을 통해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TV조선 <장원준의 신통방통>(3/25)에서도 마찬가지로 5․18과 관련된 이 씨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장원준 앵커가 “본인들도 5.18의 희생자다. 이 부분도 굉장히 큰 논란이 되는 것 같아요. 무슨 뜻입니까?”라고 질문하자 최현묵 TV조선 정치부 차장은 “이순자 여사는 자서전에서 1996년의 역사 바로 세우기 재판, 5.18 신군부 집권에 대한 재판에 대해서 일종의 마녀사냥식이다, 그런 식의 투로 표현을 하면서 사실은 당시 재판에서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계엄사령관이 자위권 발동 명령을 결국은 발포 명령으로 이어진, 그 명령을 내린 것이 부당하지 않다 라고 판단한 것 아니냐, 자기들은 이미 면죄부를 받은 것 아니냐, 이런 식의 항변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이 씨의 입장을 고대로 옮겼습니다. 


 채널A는 앞서 소개한 <정치데스크>(3/24)뿐 아니라 <박상규의 이슈속으로>(3/26)에서도 이 씨의 자서전과 관련된 내용을 또 한 번 다뤘습니다. 29만원 논란에 대한 입장을 전하면서 페이지 쪽수 까지 소개해 책 홍보까지 발 벗고 나섰습니다. 하종대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전체가 719페이지 자서전 중에 693페이지에 이 부분이 나와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냐면 당시에 검찰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측에 재산 명시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니까 자기 재산이 어디어디에 뭐가 있느냐 이런 것들을 검찰이 찾다찾다 못 찾으니까 한번 직접 네가 네 재산이 뭐가 있는지를 내놔봐라 해서 내놓은 거예요. 그래서 쭉 변호사를 동원해서 재산을 했는데 그때 당시에 검찰이 이미 찾아간 통장 안에 일부 예금 이자가 붙어 있는 게 이십구만 얼마가 있다는 겁니다.”, “그걸 전두환 전 대통령이 어 그것도 같이 다 변호인한테 넣어서 거기에다 포함시켜라 해서 포함 시켰더니 서부지법 판사가 그걸 보고 재산이 현금은 이것밖에 없습니까? 이렇게 물어봤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본인 명의의 현금재산은 그것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한 것이 전체 재산이 29만원뿐이다 이런 걸로 와전이” 됐다는 얘기를 상세히 전달했습니다.

 

*민언련 대선모니터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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