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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비판하면 패권주의? 고삐 풀린 MBC
등록 2017.03.27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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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6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세월호 인양을 주요하게 다뤘습니다. 24일 7개 방송사 모두 반잠수선 선적을 눈앞에 둔 세월호를 톱보도로 냈습니다. 24일이 되어서야 선체조사위원회를 꾸린 정부가 과연 진상조사를 제대로 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대선 보도에서는 이번에도 MBC가 눈에 띕니다. MBC는 문 전 대표가 자사 ‘100분 토론’에서 MBC를 비판한 것을 두고, ‘문재인 패권주의’와 연결하는 해괴한 상상력을 발휘했습니다. 한편 채널A는 전두환 씨의 부인 이순자 씨가 자서전을 냈다며 단독 인터뷰를 무려 4건이나 보도했습니다. 이순자 씨는 “우리도 5‧18의 희생자”라는 주장으로 또 민주화 운동 선열을 모독하고 현대사를 왜곡했습니다. 거짓말을 일삼는 ‘반란 세력’의 인터뷰를 이렇게 대서특필하는 이유가 뭘까요?

 

 

1. 문재인 후보가 MBC를 비판해서 ‘패권주의’ 비판 받는다? MBC의 엇나간 상상력
MBC는 22일 이미 3건의 보도로 문재인 후보를 맹비난했습니다. MBC의 부당 해고와 ‘친박 보도’를 비판한 문 후보가 공영방송을 장악하려 한다는 해괴한 논리였습니다. 사측의 성명을 기자가 읽어주는 ‘뉴스 사유화’도 반복했죠. 24일과 25일에도 MBC는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21일 ‘100분 토론’ 방송 후 23일 하루 만 제외하고 매일 같이 자사 메인뉴스에서 사측의 입장을 대변한 겁니다. 이번에는 그 방식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MBC <“문의 패권주의”…당 안팎 공방 격화>(3/24 https://bit.ly/2mBjOhw)에서 전한 정보는 △문 전 대표 측이 MBC 출연 보이콧과 MBC 공격 동참을 제안했고 박광온 의원이 MBC 정상화를 강력 촉구했다는 점, △문 전 대표 극렬 지지자를 비난한 ‘십자군 알바단’, ‘히틀러 추종자’라는 발언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소식을 전하면서 배현진 앵커는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문재인 전 대표 측을 향해 패권주의라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MBC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어째서 ‘패권주의’인지 MBC 보도는 전혀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합니다. 


현재의 MBC의 참담한 상황을 감안하면, 문 전 대표가 아니라 야당 대통령 경선 후보 중 누구라도 MBC의 개별 프로그램에서 경선토론을 하는 것이 부적절하지 않겠냐고 제안해도 전혀 무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마땅히 나왔어야 할 문제의식이라고 보는 것이 국민정서입니다. 그런데 MBC 입장에서는 이게 엄청 심각한 문제적 행태라고 생각되는가봅니다. MBC는 문 전 대표 측이 ‘100분 토론 출연 보이콧’을 타 경선후보에게 제안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다짜고짜 이를 패권주의로 연결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봅시다. MBC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문 전 캠프의 패권주의로 연결되려면 최소한 타 캠프에서 극렬하게 반대의사를 표하는데 문 전 캠프만 일방적으로 이런 주장을 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보도에서 전한 것이라곤 ‘문 전 대표 측은 당초 이 토론회 거부까지 검토했다’, ‘더 나아가 경쟁 상대인 안희정 이재명 두 예비 후보 측에도 토론회 불참과 MBC 공격 동참을 제안’했다는 것이 전부입니다. 실제 출연이 성사되었으니 문 전 대표의 제안은 무산되었을 것이 분명한데, 이것이 왜 패권주의와 연결되는지는 말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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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의 MBC 비판’을 ‘문재인 패권주의’로 연결하고 자사 성명 그대로 읽은 MBC(3/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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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의 MBC 비판’을 ‘문재인 패권주의’로 연결하고 자사 성명 그대로 읽은 MBC(3/24~25)

 

또한 MBC는 “MBC 기자 출신인 문재인 캠프 박광온 대변인이 SNS를 통해 탄핵을 결심한 독한 마음으로 MBC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자고 주장하는 등 공영방송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을 계속했”다고 전했습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문제인가요? MBC 기자 출신 의원인 신경민, 박광온 등 선배들이 왜 자신의 고향인 MBC를 이렇게 비난하는지는 전혀 언급조차 하지 않으면서, 이런 억지 리포트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MBC는 “당내 다른 후보들에게 방송토론회 거부를 종용하는 등 우리만 옳다는 독선에 빠져 있다는 반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라고도 했습니다. MBC가 문재인 캠프를 비판하고 싶은 마음, 특히 자사를 비판하는 문 전 대표를 어떻게든 싸잡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상식적인 논리는 갖추고 보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아무 문제가 없는 행위를 두고 패권주의라고 우기면 그건 보도가 아니라 일방적 주장에 불과합니다. 

 

2. 또 사측 성명 읽어준 MBC <뉴스데스크>, 사실관계도 멋대로 왜곡
MBC는 다음날에도 자사의 ‘의견기사’를 냈습니다. MBC <MBC 성명 “‘적폐청산’은 경영 장악을 위한 개입”>(3/25 https://bit.ly/2ognnpr)은 또 사측 성명을 읽어준 ‘뉴스 사유화’ 사례이죠. 문 후보 측의 MBC 반박 성명에 MBC 측은 재반박 성명을 냈는데요. 김정환 기자는 사측의 성명을 읽어줬습니다. 사측 성명을 일방적으로 보도하는 행태 자체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 4항 “방송은 당해 사업자 또는 그 종사자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해 일방의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해서는 안 된다”를 위반한 겁니다.

 
그런데 그 성명의 내용이 악의적이고 거짓에 가깝습니다. MBC는 “문화방송은 공식성명을 내고 문재인 경선 후보 측의 반헌법적 태도를 지적”했다면서 “문 후보 측 신경민 TV토론본부장이 한 인터넷매체와의 인터뷰에서 MBC경영진에 대해 위협적인 발언을 한 것”이라 열을 올렸습니다. “남이 하면 탄핵사유이거나 언론 자유 말살이고 자신들이 하면 ‘적폐 청산’이고 언론 자유 회복인가”라는 비난도 덧붙였습니다. 


이는 신경민 의원의 22일 ‘오마이뉴스’ 인터뷰를 언급한 겁니다. 그러나 인터뷰 어디를 봐도 MBC 경영진에 위협적인 발언을 한 내용이 없습니다. 신 의원의 인터뷰 중 MBC 경영진 관련 발언은 “MBC의 최근 사태에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전부 출세를 했다. 그 사람들만 없었으면 MBC가 지금보다 훨씬 좋았을 것이라 본다”이라는 것뿐입니다. 이는 최근 박근혜 씨 탄핵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앞두고 강행된 MBC 인사에서 많은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았던 사람들이 영전한 사실을 비판한 겁니다.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하는 보도를 하고, ‘일베’ 글을 퍼 나른 박상후 문화레저부장은 시사제작1부장으로 영전했고 최승호 PD의 ‘증거 없는 해고’를 실토한 백종문 씨는 부사장, 세월호 유족 폄훼 리포트 옹호했던 오정환 씨는 보도본부장, 이석수 특별감찰관 통화 내용 불법입수 의혹을 받는 문호철 씨는 보도국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반면 MBC의 PD 전성기를 이끌었던 ‘황우석 논문 조작 특종’의 주인공 한학수 피디는 비제작 부서에서 ‘유배’ 중입니다. 누가봐도 편향된 인사에 ‘MBC가 극우로 인사를 도배한다’는 비판까지 나옵니다. 이를 비판한 것이 ‘경영진에 위협’이라니 MBC의 뒤틀린 시각을 알만 합니다.  


이에 그치지 않습니다. MBC는 “2008년 KBS 정연주 사장과 지난 2015년 세계일보 조한규 사장의 해임에 대해서는 언론탄압이라고 규정해 놓고, 이제 자신들이 집권하면 MBC경영진을 사라져야 할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문 후보를 향해 “흑백논리로 편 가르기를 중단하고 언론 민주화는 언론 장악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해 줄 것”이라 겁박했습니다. KBS 정연주 전 사장은 공정방송으로 국민적 신임을 받다가 이명박 정부로부터 부당한 외압을 받아 쫓겨난 사례입니다. 세계일보 조한규 전 사장은 불과 5개월 전 박근혜 게이트 청문회에서 ‘정윤회 문건 특종’ 때문에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해임 압력을 받았다고 증언한 인물입니다. 자칭 보수 정권의 부당합 개입으로 쫓겨난 사람들과, 헌정유린이 인정된 박근혜 정부의 비호로 망가진 MBC는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3. 또 민주당 논란만 부각하는 TV조선‧채널A‧MBN, 우리 언론 선거 보도의 한계
한편 주말 간 7개 방송사 대선 보도의 경향은 또 ‘민주당 때리기’입니다.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고 유력한 대선 주자도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견제와 비판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타매체가 문제 삼지 않는 사실을 침소봉대하여 문제인 것처럼 묘사한다면 흑색선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경향은 TV조선‧채널A‧MBN에서 두드러집니다. 두 방송사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나온 논란을 연일 보도했는데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모양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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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 방송사 대선 보도 상세 비교(3/24~26) ⓒ민주언론시민연합

 

일단 보도량에서 이미 TV조선과 채널A‧MBN은 다른 4개 방송사와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야당 후보 논란을 1건씩 보도했는데 TV조선과 채널A는 이재명 민주당 경선후보와 관련 검찰의 성남시청 압수수색을, MBN은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을 다뤘습니다. 모두 민주당 후보의 논란만 보도한 겁니다. MBC의 2건은 ‘문재인 MBC 비판’에 연일 맹공을 퍼부은 보도이고 SBS는 1건의 보도로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을 다뤘지만 팩트체크 형식의 보도로서 “문 후보 아들 1명만 지원해서 혼자 합격했다, 또 5급 공무원 자리다, 이런 글들이 돌고 있는데 사실이 아니라 거짓”, “(2007년)감사 결과를 보시면 문 후보 아들이 경쟁 없이 채용된 건 사실이지만, 특혜를 받았다는 확증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KBS와 JTBC는 관련 보도가 없습니다.


더 차이가 뚜렷한 부분은 ‘야당 경선 논란’ 보도입니다. 지상파 3사와 JTBC는 보도가 없는데 TV조선‧채널A‧MBN만 보도가 2~4건입니다. 이들은 모두 ‘민주당 경선 결과 유출 논란’과 ‘민주당 충청권토론회 대전‧충남 불방 논란’을 다뤘습니다. 민주당 경선을 보도하는 초점 자체가 다른 방송사들과 확연히 달랐던 겁니다. 특히 25일 민주당 충청권 토론회를 다루는 관점이 확연히 다릅니다. KBS <충청권 세몰이…막판 표 다지기>(3/25 https://bit.ly/2nSN17b)는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해 안희정 충남지사는 한미 FTA에 대해 말을 바꿨다는 점을, 이재명 시장은 공약에 대한 재원 마련 대책이 없다는 점을 비판했습니다”라는 소식으로 보도를 시작해 ‘논쟁’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불방 논란’은 “민주당은 오늘(25일) 충청권 토론회가 충북 지역에만 방영되면서 일부 후보들이 반발하자, 내일(26일) 대전 충남 토론회를 따로 열기로 했”다는 한 마디 설명으로 정리했습니다. MBC‧SBS‧JTBC도 비슷한 내용으로 보도했습니다. 


반면 TV조선 <토론회로 또 ‘시끌’…공방>(3/25 https://bit.ly/2nVF1mx)은 “더불어 민주당 경선은 이틀후에 시작되는데 또 토론회 문제로 시끄럽습니다”라는 말로 보도를 시작하면서 “민주당이 충청 토론회를 열었는데 정작, 대전과 충남에 방송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당은 부랴부랴 토론회를 한번 더 잡았”다고 비꼬았습니다. 똑같은 토론회를 보도하면서 논란거리로 보도한 겁니다. 심지어 “그런데 문재인 전 대표측이 반대합니다”라며 마치 문 전 대표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것처럼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5일 충청권 토론회가 대전‧충남을 제외하고 방영된 데 대해 민주당 선관위가 “방송사와 협의과정에서 대전충남 방송사의 제작편성 및 수중계 거부로 충북지역을 가시청권으로 하는 MBC충북에서 후보자 경선토론회를 진행하게 됐다”라고 해명한 것이 이미 25일 오후 6시 이전입니다. 민주당은 곧바로 26일 충남 토론회를 열 것을 결정했고 이에 4개 후보 캠프가 모두 환영 논평도 냈습니다. 이에 뉴시스 등 주요 매체는 모두 25일 오후 6시 45분경, 이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방송 시간이 오후 7시 30분경인 TV조선만 여전히 문제가 있는 것처럼, 그것도 문 후보 측이 어깃장을 놓는 것처럼 보도한 걸까요? 채널A와 MBN 역시 25일 민주당 토론회를 보도하면서 ‘충청권 토론 불방 논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미 일단락된 사안을 의도적으로 부각해 문제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닌지 우려됩니다. 

 

4. ‘전두환 부인 이순자 씨 단독 인터뷰’ 4건 보도한 채널A, 도대체 왜?
대선과 관련이 없지만 군부 독재를 옹호하는 일부 자칭 보수 세력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보도가 24일 나왔습니다. 채널A가 전두환 씨 부인 이순자 여사가 자서전을 냈다며 단독 인터뷰를 무려 4건이나 보도한 겁니다.그 내용도 황당합니다. 채널A <이순자 회고록 출간 “노태우는…”>(3/24 https://bit.ly/2n3yUsl)은 “1988년 백담사로 쫒겨가야 했던 대목에선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묻어”난다면서 “사람이 잘못하면 형무소에 보낼 일이지. 왜 정치권에서 백담사에다 집어넣습니까? 그리고 돌아가지도 못하게 유폐 시켰잖아요”라는 이순자 여사 인터뷰를 전했습니다. “백담사뿐 아니라 국회 5공 청문회 증언까지 처음엔 노 전 대통령 본심이 아니라 생각했지만 김옥숙 여사와 통화한 뒤 이젠 전두환 부부가 친구가 아닌 제거되어야 할 정적이 됐음을 깨달았다”는 자서전 속 개인사까지 기자가 설명했고 “난 왜 백담사에 가서 고3짜리 아들 뒷바라지도 못 하고 그렇게 지내야 했습니까? 법에 없는 벌을 우리는 받은 거잖아요?”라는 이순자 여사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우리도 5‧18 희생자”라는 부분이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채널A는 그 내용을 언급하지 않고 “이순자 여사는 12·12사태와 5·18 민주화운동도 언급했지만 일방적 주장이어서 논란의 여지가 큽니다”라고만 했습니다. 


이어지는 3건의 단독 인터뷰 중 <“박정희 따님이 이럴 수 있나”>(3/24 https://bit.ly/2n1DEO3)는 더 참담합니다. 채널A가 전한 이순자 여사의 ‘박근혜 평가’를 전한 겁니다. 이순자 여사는 “제가 받은 느낌은 참 침착하고, 나이에 비해 뭔가 카리스마가 있다”고 평하면서도 박근혜 정부 초기 추진된 ‘전두환 추징법’에는 “저는 진짜 죽으려고 했어요. 보복심리도 있었어요. 이렇게 몰면 죽을 수밖에 없다”며 격한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심지어 채널A는 “여자인데, 개인 프라이버시니까 눈 감아줘도 되지 않을까… 국회의원 보세요. 눈썹 문신 안 한 사람 있나”라며 박근혜 씨의 청와대 비선진료 옹호 발언까지 그대로 내보냈습니다. 나머지 2건의 보도는 ‘김대중 긍정 평가, 김영삼 부정 평가’, ‘문재인 표창장 논란은 편협’ 등 이순자 여사 주장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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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민주항쟁 학살 책임에 억울함 표한 이순자 씨 인터뷰 4건이나 보도한 채널A(3/24)
 

이순자 씨 자서전은 장남인 전재국 씨가 발행인으로서 ‘셀프 출판’한 것입니다. 전재국 씨는 자신이 소유한 음악 교재 출판사 ‘음악세계’의 하부 브랜드를 만들어 이순자 씨 자서전을 출판했습니다. 이에 자기 가족의 입장을 피력하는 책들을 출간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이런 자서전을 기념해 단독 인터뷰를 4건이나 낸 채널A의 의도를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이날 TV조선과 MBN도 1건의 보도로 ‘이순자 자서전 출간’을 보도했습니다. 그나마 두 방송사는 “우리도 5‧18 피해자”라는 내용을 언급하면서 논란이 될 것이라 알려주기는 했습니다. 채널A는 그런 내용도 없이 쿠데타 세력의 일방적인 주장을 단독 인터뷰로, 그것도 4건이나 보도한 겁니다. 특히나 대선을 고작 40여 일 앞둔 상황이라 더 미묘합니다. 채널A가 이 인터뷰를 굳이 보도하고 싶었다면 박근혜 비선진료 옹호 발언과 같은 비상식적 내용은 반박해야 합리적인 언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채널A는 같은 쿠데타 세력인 노태우 전 대통령을 순전히 개인적인 이유로 비난하고, 박근혜 씨를 옹호한 이순자 씨 주장을 받아쓰기만 했습니다. 5‧18기념재단과 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등 5월 3단체는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가 피해자의 피에 자신의 옷도 젖어 버렸으니, 본인도 살인의 피해자라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논리”라며 이순자 씨를 질타했습니다. 

 

5. 세월호 인양 왜 늦었나? ‘정부 책임’ 물은 SBS‧JTBC VS ‘고의 지연 없다’는 TV조선‧채널A
막바지로 치닫는 세월호 인양. 거짓말처럼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 13일 만에 세월호 인양이 본격화됐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세월호 인양이 미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를 적극타진한 방송사는 SBS와 JTBC뿐입니다. SBS <‘대통령이 탄핵되자 세월호가 올라왔다’>(2/24 https://bit.ly/2mY3mmD)는 “2년을 끌었던 세월호 인양은 공교롭게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된 지 13일 만에 실현됐”다며 “정부는 억울할 수 있지만, 이런 의심이 들만한 정황들이 적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참사 7개월 뒤인 2014년 11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수색 중단을 선언하고 세월호 인양을 호소했”으나 “정부가 인양을 하기로 결정한 건 그 다음해인 2015년 4월”, 반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또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수첩에 있던 기록들을 예시로 들었습니다. 거의 매일 열린 청와대 세월호 대책회의에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사고원인을 “선장과 선원, 해경, 유병언”으로 지목하고 ‘청와대 보고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 ‘침묵이 양약이다’같은 지시를 했다는 겁니다. 이어서 문체부도 “세월호 시국선언을 한 예술인이나 단체는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정부 지원금을 삭감”하는 등 행동에 나섰다는 점, “박 전 대통령의 심기가 영향을 주었다는 전직 장관”의 증언, “보수단체를 활용해 유가족에게 적극적으로 맞대응을 하라는 내용”이 담긴 청와대 민정수석실 문건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런 많은 배경들로 인해 “인양이 연기된 게 정치적 고려가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는 겁니다. 


JTBC <‘플로팅독’에 매달린 정부…시행착오 반복>(3/24 https://bit.ly/2nDZprf)도 정부가 선정한 상하이 샐비지가 “세월호에 부력을 넣어 해상 크레인으로 들어 올리는 방식을 사용하겠다고 했”는데 “처음부터 불가능한 계획”이었다며 인양 지연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물었습니다. “해양수상부는 인양 업체 입찰에 들어가기 전에 내놓은 기술검토 보고서에서 이 방법이 가장 위험하다고 밝혔”지만 입찰 당시 보고서는 참고용일 뿐이라고 발뺌했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불가능한 방식으로 실험만 하는 동안 1년을 허송세월했”다고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TV조선과 채널A는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인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인양 지연 관련 의혹을 부인한 겁니다. 그러나 논점을 한참 벗어났습니다. TV조선 <“하루 10억…의도적 지연 못해”> (2/25 https://bit.ly/2nrvEJN)는 “일각에선 상하이샐비지가 고의로 작업은 늦췄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인양이 늦어질수록 들어가는 비용을 안다면 고의 지연은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상하이샐비지가 인양 장비 등 임차비와 인건비에 들이는 비용은 하루 10억원”이고 “작업이 지연되면서 지금까지 쓴 비용이 2천억원이 넘”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현재 제기되는 의혹은 정부의 인양 지연입니다. 정부가 유족들이 인양을 요구한 2014년 11월에서 8개월이 지난 2015년 7월에야 인양업체가 선정됐습니다. 또 상하이 샐비지는 원래의 인양방식을 포기하고 2위를 했던 업체가 주장한 인양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정부가 최저가를 써낸 업체를 낙찰해 비용을 줄이려다 인양기간이 늘어났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채널A <인양 고의 지연? 진실은>(2/25 https://bit.ly/2mGPHVS) 역시 “당초 예상됐던 작업 기간은 2년 안팎”이고 “인양 방식을 변경하는 등 고비가 있었지만, 업체 선정 1년 7개월 만에 인양한 셈”이라며 인양 지연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당초 정부는 인양 작업이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2016년 7월을 목표로 했습니다. 작년 말까지 인양을 성공하지 못할 경우에는 상하이샐비지가 배상금을 내야 하는 조항도 있었지만 해수부는 상하이샐비지가 인양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판단해 계약을 연장했습니다. TV조선과 채널A는 정부를 비판할 만 한 여러 정황이 있는데도 모두 무시한 채, 현재 진행 중인 인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인양 지연 의혹을 애써 축소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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