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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를 의혹으로 바꿔버린 TV조선의 ‘팩트체크’
등록 2017.04.1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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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6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13일 있었던 첫 대선주자 TV토론회 관련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후보 간 공방과 정책 비전의 차이를 조명했던 방송사들은 15일까지 비슷한 보도를 냈습니다. 특히 ‘주적’, ‘적폐청산’, ‘세탁기’ 등 설전에 집중한 보도들이 많아 아쉽습니다. 그나마 SBS‧JTBC‧TV조선‧채널A는 후보 간 공약을 비교하거나 발언의 진위를 검증하는 보도를 추가했고 SBS‧MBN의 경우 ‘공방 보도’가 없었습니다. 반면 KBS는 아예 토론 관련 보도가 없고 MBC는 단 1건을 보도했는데 그 내용이 ‘날선 공방’, 그 중에서도 문재인 후보를 겨냥한 비판에만 집중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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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 방송사 대선 보도 상세 비교(4/14~16) ⓒ민주언론시민연합

 

1. TV토론 공방의 대부분이 문재인 비판? MBC의 시선
MBC <막후 신경전 ‘치열’…검증 공방 격화>(4/14 http://bit.ly/2owXVh4)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토론에서 나온 후보 간 ‘공방’을 조명한 보도입니다. 배현진 앵커는 “격론이 오갔던 쟁점을 놓고 날선 공방도 계속”됐다고 운을 띄웠습니다. 조영익 기자는 먼저 “토론하면 할수록 준비된 후보와 그렇지 못한 후보, 이렇게 또 국민들께서 잘 판단하시게 되지 않겠습니까”라는 문재인 후보 발언과 함께 문재인 후보의 ‘만족감’을 전한 후 각 후보의 상대 후보 비판 발언을 나열했습니다. 여기서 그 비판의 대상이 대부분 문재인 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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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 공방’의 상당 부분을 ‘문재인 비판’으로 채운 MBC(4/14)
 

MBC가 나열한 비판 발언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은 문 후보가 토론에서 '적폐세력과 연대'를 언급한 데 대해 증오와 낙인 정치라고 비판”했다는 것, 두 번째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자신을 지켜보겠다는 문 후보가 정작 적폐세력이라고 비판”했다는 것, 세 번째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홍준표 후보의 토론 태도를 비꼬았”다는 것, 네 번째는 “민주당은 위안부 문제가 우리 정부가 존재하지 않을 때 일이라는 안철수 후보 발언에 임시정부를 부정했다고 지적”했다는 것, 다섯 번째는 “한국당은 친박계 김진태 의원이 '안 후보를 지지했다'는 문 후보의 발언은 허위라며 법적 대응”한다는 것입니다. 각 당이나 후보 측이 상대 후보를 토론과 관련해 상대 후보 측을 비판한 5가지 사례 중 무려 3가지가 ‘문재인 비판’입니다. 나머지 2가지는 홍준표 후보 비판과 안철수 후보 비판으로 채워졌습니다. 특히 3가지의 문재인 후보 비판 사례 모두가 ‘적폐세력’ 논쟁과 관련해 문 후보에 공세를 취한 것이라는 점도 눈에 띕니다. 비판의 주체도 국민의당, 바른정당, 자유한국당으로 다양합니다.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정권, 거기 함께했던 구 여권 정당들, 그게 적페세력”이라고 분명히 주장했는데요. 결국 MBC는 이렇게 주장한 문 후보가 적폐세력이라는 상대 후보들의 반박만 모아 보도한 셈이 됐습니다. 

 

2. ‘팩트체크’ 한다더니 증거도 없는 ‘노무현 뇌물’에 여지 남긴 TV조선
아예 토론 관련 보도를 내지 않은 KBS나 1건의 ‘공방’ 보도로 문재인 후보만 ‘타깃’으로 삼은 MBC와 달리 SBS‧JTBC‧TV조선은 ‘토론 발언 팩트체크’ 보도를 냈습니다. 그러나 TV조선의 <“노 640만 달러” 내용 알아보니…>(4/15 http://bit.ly/2oCUCX0)는 뚜렷한 증거도 없이 홍준표 후보가 주장한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 수수’에 강한 여지를 남겼습니다. TV조선은 “640만불 그거 노무현 대통령 뇌물수수할 때 같이 있으면서 몰랐습니까?”라고 말하는 홍준표 후보 모습을 보여준뒤 “논쟁의 핵심은 노 전 대통령 재임 시 가족들이 박연차 전 회장에게서 640만 달러를 뇌물로 받았는지 여부”라고 강조했습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조카사위에게 500만 달러, 권양숙 여사에게 100만 달러, 딸 정연씨에게 40만 달러 등 640만 달러가 건너갔다고 밝혔”다면서 2009년 6월 12일 나온 대검 중수부 수사결과를 화면에 띄우기도 했습니다. “박연자 전 회장의 계좌 송금지시서와 진술에 의해 500만 달러 수수 단서 포착”, “환전 자료 등에 의해 100만 달러 수수 단서 포착, 관련자 진술 등 통해 40만 달러 송금 사실 확인” 등 노 전 대통령 뇌물 혐의가 전파를 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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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뇌물’ 팩트체크한다더니 여지만 남긴 TV조선(4/15)

 

여기에 덧붙인 TV조선의 ‘팩트체크’는 허술하기 그지없습니다. 일단 “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받아서 사용한 것”, “퇴임 이후 알았다”는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입장, “노 전 대통령이 100만달러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분명히 올해 2월께였다”며 뇌물 혐의를 부인한 문재인 후보의 2009년 인터뷰를 덧붙였습니다. 객관적인 증거와 규명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반박만 제시한 겁니다. 심지어 “박 전 회장은 처음부터 대통령이 달라고 해서 줬다고 했다”는 노 전 대통령 뇌물수수 혐의 수수를 담당했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의 2011년 인터뷰를 문재인 후보 반박 뒤에 덧붙였습니다. 뇌물수수 혐의가 사실일 가능성을 다시 강조한 겁니다. 보도는 “문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고인을 끌어들인 것은 비겁하고 치졸한 행태”라는 노무현 재단의 비판으로 마무리되지만 이는 팩트체크와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3. ‘노무현 뇌물’ 강조한 이인규 인터뷰만 따온 TV조선, 도대체 왜?
사실상 TV조선은 ‘팩트체크’ 한 것이 없습니다. 단지 노 전 대통령, 문재인 후보, 노 전 대통령 혐의를 수사한 검찰 및 중수부를 지휘한 이인규 전 중수부장 등 사건 당시의 당사자들 주장을 나열한 것뿐입니다. TV조선이 방어적 입장에 있는 문 후보 입장 외에 2009년 노 전 대통령을 수사한 대검 중수부의 수사결과와 그 수사를 지휘한 이인규 전 중수부장의 주장을 보도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노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혐의에 방점을 찍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팩트체크’를 하려면 당사자들 주장이 아닌 객관적인 증거와 근거를 가져와야 합니다. 이미 이런 점에서 TV조선 보도는 낙제점입니다. 또한 TV조선이 뇌물 수수혐의를 시인하는 입장으로 인용한 이인규 전 중수부장의 경우, 2015년 2월 25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명품시계 논두렁에 버렸다는 보도는 국정원 주도로 이뤄졌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런 발언 하지 않았다. 국정원이 만들어낸 언론 플레이다”라고 증언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혐의와 관계없이 오로지 망신을 주기 위해 국정원이 공작을 펼쳤고 이 과정에서 검찰과 다툼까지 있었다는 겁니다. 이는 당시 노 전 대통령 수사가 정상적이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어째서 TV조선은 이인규 전 중수부장 입장을 인용하면서 가장 최근의 증언인 2015년 인터뷰를 제쳐 놓고 6년이나 지난 2011년 인터뷰만 가져왔을까요? 이외에도 노 전 대통령 수사가 전례 없는 무리한 수사, 강압수사였다는 정황은 많이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 사망 이후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 대표 박희태 씨 조차 “이런 수사는 처음 본다”며 검찰을 비판했고 참고인들이 대부분 불구속됐는데도 유독 노 전 대통령만 구속하기 위해 시간을 끌다 대통령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비판이 들끓었습니다. 심지어 2009년 6월 12일 이뤄진 검찰의 ‘박연차 리스트’ 최종 수사결과는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중수부장실에서 비공개로 진행하려다 언론의 반발에 공개로 전환했고, 이마저도 5분만에 ‘게눈 감추듯’ 해치웠습니다. 결론은 노 전 대통령 뇌물 수수에 아무런 확증이 없다는 겁니다. TV조선이 홍준표 후보의 막무가내 주장을 ‘팩트체크’ 하려 했다면 이런 정황도 보도를 해야 합니다.


TV조선과 똑같은 홍 후보 주장을 팩트체크한 JTBC는 달랐습니다. JTBC <TV토론 ‘팩트체크’…누구 말이 맞았나?>(4/14 http://bit.ly/2nO1wdk)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있다’고 말해 징역 8월의 실형을 받았는데요. 법원은 조 전 청장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당시 판단”했다며 홍 후보의 ‘노무현 뇌물 수수’ 주장을 거짓으로 규정했습니다. JTBC는 당사자들의 입장이 아닌 법원 판결이라는 딱 하나의 객관적 근거로 ‘노무현 뇌물수수’가 거짓임을 보여준 겁니다. ‘팩트체크’에도 금도와 품격이 있습니다. 

 

4. 김진태‧윤상현의 안철수 지지 여부, JTBC만 해석 갈려
‘토론 발언 팩트체크’ 보도를 낸 SBS‧JTBC‧TV조선의 경우 하나의 사안을 두고 해석이 갈린 대목도 있습니다. 바로 안철수 후보와의 ‘적폐세력’ 논쟁 중 “김진태 의원, 윤상현 의원 이런 분들이 지지 발언하기도 하고요. 아주 유명한 극우 논객도 자기들 힘만 가지고는 안 되니 그 대리로 안철수 후보 밀어주자 이러고 있는 것 아닙니까?”라는 문재인 후보의 발언입니다. 과연 김진태‧윤상현 의원이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느냐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습니다. SBS는 SBS <사실은/후보들의 말말말…사실은>(4/14 http://bit.ly/2phjLrK)에서 이 발언을 규명을 했는데요. “김진태 의원은 어느 기자가 단일화 문제를 묻자 ‘안철수 지원유세를 하고 다닌다? 참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만, 당 차원에서 이뤄지면 고민해 보겠다’고 한 정도입니다. 윤상현 의원도 ‘안 후보까지 통합해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회복이 빨라진다’고 말하긴 했지만, 지지 선언했던 건 아니라고 밝혔”다면서 “사실과 좀 다르다”고 판단했습니다. TV조선 <대선팩트체크/‘적폐세력지지 공방’ 확인해보니…>(4/14 http://bit.ly/2oAUfMN)도 똑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JTBC만 해석이 다릅니다. JTBC <TV토론 ‘팩트체크’…누구 말이 맞았나?>(4/14)는 “국민이 아니라 최순실 국정농단 세력의 지지를 받는다는 얘기”라며 문 후보 발언의 취지를 상기시킨 후, 김진태‧윤상현 의원이 “직접적으로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직접 말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우회적으로 연대 가능성을 시사한 적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화면에서도 문 후보의 주장이 ‘절반 거짓’인 것으로 자막을 띄웠습니다. 즉 김진태‧윤상현 의원이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는 것입니다. 

 

5. 토론 보도 아예 없는 KBS, 토론 검증이 하나도 없는 MBC
토론 보도의 전체적 양상을 보면 MBC처럼 특정 후보 비판에만 집중한 방송사는 없습니다. JTBC‧TV조선‧채널A는 토론에서 나온 발언의 진위를 검증하고 공약을 비교하는 보도도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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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 방송사 TV토론 관련 보도 비교(4/14~16) Ⓒ민주언론시민연합
 

특히 공방 보도 없이 발언을 ‘팩트체크’하고 공약을 비교하는 보도만 낸 SBS가 눈에 띕니다. SBS <좌우 이념 초월…사라진 ‘공동전선’>(4/14 http://bit.ly/2pCcRcW)은 증세와 관련해 “홍준표 후보 '반대', 문재인·안철수 후보 '신중론' 속에, 유승민·심상정 후보는 '찬성'”했다고 비교했습니다. 사드 배치에 있어서는 ‘우클릭 현상’이 두드러졌다면서 “배치 반대'였던 안 후보는 '찬성'으로 이동했고 문 후보는 양쪽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평가했습니다. 시청자들이 토론을 보지 않고도 주요 현안에 각 후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전달한 겁니다. 


SBS <사실은/후보들의 말말말…사실은>(4/14)은 토론에서 나온 후보들의 주장이 참인지 거짓인지 따져봤습니다. 먼저 “세월호 유병언이 1,155억 원을 노무현 정부 때 탕감하면서 살아났다”는 홍준표 후보의 주장에 대해 “1,155억 원의 채권 출자전환은 정부가 아니라 채권단이 합의하고 법원이 인가한 것”, “전체 채권 가운데 개인 채권의 비중이 가장 많았기 때문에, 캠코나 예보 같은 공공기관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구조”라며 “사실이 아니”라고 규명했습니다. 이어서 ‘세탁기 논란’을 설명하면서 고 성완종 경남기업 대표에게 1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 중인 홍준표 후보가 당선될 시 “유죄가 확정되면 당선 효력이 사라지는 건 맞다”고 짚었습니다. 다만 “대통령이 되면 대통령 되기 전에 기소된 사안의 재판을 면제받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헌법학자들의 의견이 다 다릅니다”라고 여지를 뒀습니다. 


JTBC는 공방 보도를 2건 냈지만 그 중 1건인 <‘주적‧배신‧친북‧적폐’ 날선 공방>(4/14 http://bit.ly/2ple5Km)에서 “얼핏 토론은 치열해보였지만 정책 대결 보다는 감정싸움만 됐다는 지적”을 언급해 방송사들 중 유일하게 비판적 시각을 보였습니다. JTBC는 팩트체크 보도인 <TV토론 ‘팩트체크’…누구 말이 맞았나?>(4/14)는 앞서 설명했듯 합리적인 수준의 검증 보도입니다. 


TV조선의 경우 2건의 팩트체크 보도가 있긴 하지만 앞서 보았듯이 1건의 보도는 사실관계를 왜곡한 ‘팩트체크’에 가까웠고, TV조선 <대선팩트체크/‘적폐세력지지 공방’ 확인해보니…>(4/14)도 오로지 문재인 후보의 ‘김진태‧윤상현 의원 안철수 지지’ 발언만 규명한 반쪽짜리 보도입니다.
한편 13일 토론 당일에도 단 1건의 보도만 냈던 KBS는 14일엔 아예 보도를 내지 않아 유권자들에게 필수적인 TV토론 소식을 누락한 셈이 됐습니다. MBC는 앞서 설명한 ‘공방’ 보도 외에 관련 보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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