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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 보수’ 실체 없는 그림자 부각한 동아․조선
등록 2017.04.26 16:26
조회 640

대선을 앞두고 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모니터위원회는 주요 일간지의 여론조사 보도를 모니터하기로 했다. 모니터는 △선거 보도의 보조수단인 여론조사에 과도하게 의존함으로써 가십성 경마식 보도를 조장하고 있지는 않는지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하거나 아예 여론조사 실시 과정에서 편향성을 드러내지는 않았는지 △그럼으로써 여론을 파악하기보다 특정 방향으로 여론을 형성하는 데에 여론조사를 이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총 보도량은 6건 감소, 인용된 여론조사 개수는 6개 감소
4월 셋째 주(17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국내 5대 일간지 지면에 실린 19대 대선 여론조사 관련 보도는 총 29건으로 전주 대비 6건 감소했다. 이들 중 가장 많은 보도를 내놓은 곳은 동아일보(9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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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는 리서치앤리서치에 자체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를 9건 중 4건(20일)의 기사에서 중점적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의 경우에도 칸타코리아에 자체 의뢰한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8건 중 3건(17일)의 기사에서 보도했으며, 중앙일보 역시 자사 조사연구팀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를 6건 중 5건(17일)의 기사에서 보도했다.


조사 기간 동안 5대 일간지가 인용한 대선 여론조사의 개수는 전주 대비 6개 감소한 17개였으며 그 개요는 다음과 같다.

 

조사기관명

조사의뢰자

조사기간

선거여론조사의 명칭

리서치앤리서치

동아일보

4.18-4.19

전국 대통령선거 정당지지도, 정책지지도

https://goo.gl/4RrVZC

마크로밀엠브레인

YTN, 서울신문

4.17

정례조사 (전국 정례조사 대선후보 지지도 등)

https://goo.gl/9adYiu

월드리서치

중앙선관위

4.10-4.11

전국 대통령 선거

https://goo.gl/0NSWif

조원씨앤아이

돌직구뉴스

4.15-4.16

전국 정례조사 정당지지도, 대선후보지지도

https://goo.gl/FIE8If

중앙일보 조사연구팀

자체조사

2012.

12.6-12.8

-

3.18-3.19

전국 대통령선거

https://goo.gl/4SUCI8

4.4-4.5

전국 대통령선거

https://goo.gl/mWzLQu

4.15-4.16

전국 대통령선거

https://goo.gl/mgzoY4

칸타코리아

조선일보

4.7-4.8

전국 정례조사 관련 국민여론조사

https://goo.gl/IfT9EE

4.14-4.15

전국 정례조사 관련 국민여론조사

https://goo.gl/bbKrxw

칸타퍼블릭

SBS

4.14-4.15

전국 정례조사(SBS 4월 여론조사)

https://goo.gl/u2da6c

한국갤럽

자체조사

4.4-4.6

전국 정례조사 정당 지지도 조사 2017년 4월 1주

https://goo.gl/7pLAiH

4.11-4.13

전국 정례조사 정당 지지도 조사 2017년 4월 2주

https://goo.gl/jmrlwZ

4.18-4.20

전국 정례조사 정당 지지도 조사 2017년 4월 2주

https://goo.gl/jEEIDi

한국리서치

JTBC

4.18-4.19

전국 정기조사 (정당지지도, 대선후보 지지도 등)

https://goo.gl/TOcxjr

한국리서치

서울경제신문

4.15-4.16

전국 정기조사 (정당지지도, 대선후보 지지도 등)

https://goo.gl/XgACQk

한국사회여론연구소

(KSOI)

자체조사

4.14-4.15

전국 정례조사(전국 정당지지도, 대선후보 지지도 등)

https://goo.gl/j2fxbl

△ 4/17~4/22 기간 동안 5개 종합일간지에서 인용·보도한 19대 대선 여론조사(조사기관명 순)

 

 

지지율 하락에도 여전한 안철수 띄우기
안 후보의 지지율이 유의미한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보수언론의 안 후보 띄우기는 여전했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수도권서 우세… 안철수, 호남서 소폭 상승>(4/17 홍영림 기자 https://goo.gl/FohHca)에서 자체 여론조사 결과로 문 후보의 지지율 상승과 함께 안 후보의 지지율 하락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그러나 해당 기사의 제목은 호남 지역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만을 강조한 반면, 기사의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전·충청, 광주·전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보수 성향이 큰 것으로 알려진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안 후보의 지지율은 오차 범위 바깥인 9.3% 하락하였다. 타 지역 역시 크게는 10.7%까지 안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사 제목은 안 후보의 호남 지역 지지율 4.8% 상승만을 다뤘다. 안 후보에게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 보도를 호남 지역에서의 지지율 상승이라는 제목으로 가리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여지가 있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이번 주에 발표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전주보다 다소 하락하였다. 본 모니터 보고서에서는 대선 후보 선출 이후로 안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자, 이 수치가 문 후보와의 대결에서 오차범위 이내임에도 불구하고 보수언론이 안 후보의 상승세를 집중적으로 강조했던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제 반대로 안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안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을 잘 드러나지 않게 숨긴 것은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할 여지가 충분하다.

 

 

신중하지 못한 여론조사 보도의 흔적
신중하지 못한 여론조사 보도들의 흔적도 눈에 띈다. 중앙일보는 자사 조사연구팀을 통해 4월 15일부터 16일까지 전국 유권자 2,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후, 해당 조사 결과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하지 않고 16일 오후 5시 50분경부터 약 30분간 중앙일보 홈페이지에 <단독/문재인 38.5%, 안철수 37.3%… 지지층 결집하며 양강구도 심화> 제하로 보도하였다. 이는 17일 동사 1면 기사 <문재인-안철수 38.5% : 37.5%>(4/17 최민우 기자 https://goo.gl/Lze9sz)로도 보도되었다. 여론조사 결과를 여심위 홈페이지에 등록하지 않고 보도하는 것은 현행 「공직선거법」 제108조 제8항 제1호 및 「선거여론조사기준」 제17조에 각각 위반되는 행위로, 여심위는 이에 대해 ‘경고’ 조치를 결정하였다. 


조선일보는 4월 17일자 1면 기사인 <문재인 36.3%, 안철수 31.0%>(4/17 홍영림 기자 https://goo.gl/DeAUoO)에서 자사가 칸타퍼블릭에 의뢰하여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면서, 해당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를 여심위에 제출한 자료 내에 표기된 오차범위인 ±3.0%포인트가 아니라 ±3.1%포인트로 표기했다. 

 

 

동아․조선이 띄우는 ‘샤이 보수’, 실체는?
특정 성향을 띤다는 사실이 부끄러워 여론조사에 응답하기를 꺼려해, 수면 밑에서 잠자고 있다는 ‘샤이 보수’ 의 존재가 작년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와 미국 대선 등을 통해 거론된 바 있다. 그렇다면 이번 한국 대선에서도 ‘샤이 보수’의 영향력은 실존한다고 할 수 있을까? 적어도 조선일보는 그렇게 말하고 싶은 듯하다.

 

조선일보는 <안 1주일새 6.5%p 떨어지고, 부동층은 6.1%p 늘었다>(4/17 선정민 기자 https://goo.gl/q4xuiP)에서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박 후보 지지 36.1%, 문 후보 지지 40.6%)이 실제 대선 결과(박 후보 지지 51.55%, 문 후보 지지 48.02%)에서 뒤집어진 것을 근거로, 이를 “보수 성향이 강한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과도 통하는 부분이다” 라며 ‘샤이 보수’의 존재를 강조했다.

 

그러나 해당 응답자 비율 비교는 각 응답의 오차범위가 서로 겹치는 영역 내에 있으므로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이를 실제 대선 결과와 비교하여 “뒤집어진 숫자다”라고 설명한 것도, 표본을 추출해 조사하는 여론조사의 근본적인 한계와 전수조사(실제 선거 결과)의 차이를 감안할 때 지나친 분석이다.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샤이 보수’ 를 지나치게 강조한 것은 동아일보도 마찬가지였다. 동아일보는 <사설/3주 대통령 선거운동 스타트… ‘신보수’ 선택 주목한다>(4/17 https://goo.gl/6NK9zd)에서 “갤럽 조사에서 ‘중도’ 라고 답한 응답자는 1주 전 334명에서 293명으로 줄어든 반면 1주 전 236명이던 ‘보수’는 271명으로 늘었다. 기사는 ‘중도’에 숨었던 ‘보수’가 서서히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라며 ‘신보수층’, ‘중도에 숨어 있던 보수’의 존재를 강조했다.

 

그러나 해당 여론조사 1-2주차의 이념 성향 비율 증감을 퍼센티지화해 본 결과, 모든 이념성향에서 모든 증감 차이가 해당 여론조사의 오차범위(±3.1%p)에서 서로 겹치는 범위 이내였다(보수 23.6%→27.1%, 중도 33.4%→29.3%, 진보 32.8%→32.7%, 모름/응답거절 10.8%→12%). 따라서 이는 통칭 ‘샤이 보수’가 실체를 드러냈다는 근거로 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여론조사는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조사라는 특성상 근본적인 한계를 지닌다. 조사 항목이나 표본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고, 문제가 없다고 해도 전수조사가 아니기 때문에 항상 오차범위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여론조사 결과를 다룰 때, 오차범위가 겹치는 범위 내의 응답자 이동은 신중하게 다루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한 점은 비판의 여지가 있다.

 

 

사드 배치 찬성하면 ‘실용적인 성향’이라 분류한 동아
동아일보는 <20, 30대 ‘문재인 지지’ 우세하지만 성향은 차이>(4/18 홍수영 기자 https://goo.gl/Kgp5er)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찬성 응답이 20대에서 더 높았다(20대 찬성 60.9%, 반대 32.3% / 30대 찬성 48.9%, 반대 43.4%)는 조사 결과를 무리하게 해석했다. 20대가 더 실용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해석한 것이다. 


그러나 사드 배치 찬성 의견과 실용적인 성향이 과연 상관관계가 있을까? 사드 배치는 북핵·미사일 방어와 한미동맹 및 중국의 경제적 보복 등이 복잡하게 얽힌 문제이다. 국익을 위해서는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으며, 오히려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대선 주자들 역시 “사드 배치” 또는 “다음 정부에서 사드 배치 재검토” 등 각자의 안보관과 시각에 따라 서로 다른 방책이 유효하다는 방법론을 제각기 내놓고 있다.


‘사드 배치에 찬성=안보 보수’ 라는 프레임 설정도 우려된다. 안보를 중시하면 보수라는 일반적인 인식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 안보에는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다. 만약 안보를 중시하는 것이 보수라면, 진보정부에서 안보 강화를 위해 국방개혁을 하더라도 이를 보수적이라고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가. 더욱이 ‘안보’ 의 개념에는 군사적 대비태세뿐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모든 조치들이 포함된다. 따라서 설령 군사적으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사드 배치를 찬성한다고 해도 이를 쉽게 보수라고 하기는 힘들다. 이러한 프레임 설정이 보수이면 안보 강화에 찬성하고 진보이면 그에 반대한다는 인식을 고착화시킬 수 있는 점도 우려된다.


즉, 사드 배치에 대한 찬성·반대 중 어느 한 쪽을 실용적인 성향이나 안보 보수 성향이라고 쉽게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실용적인 성향 및 안보 보수란 어떤 것인지, 사드 배치에 찬성·반대하면 실용적이거나 보수적인 것인지, 논리적인 관계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으면서 이러한 현상 또는 주장들을 섣불리 연결하여 보도하는 양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세대갈등’ 부각하며 ‘스윙보트’ 40대 지운 조선
2012년 대선은 사상 유례 없는 세대갈등 선거였다고 하지만, 세대별로 지지하는 후보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보도는 이번에도 과연 유효할까. 조선일보는 <2030 vs 5060… 문·안의 투표율 셈법>(4/19 홍영림․김아진 기자 https://goo.gl/ca1p2G)에서 2030 세대는 문 후보 지지세로 쏠리고, 5060 세대는 안 후보 지지세가 강하다는 점을 부각시켜 이를 기사 제목에까지 사용하였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왜 ‘문 후보 지지세가 강하며’, 인구통계에서도 20·30·50대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해 그간 ‘스윙보트’로 불려온 40대의 투표율이나 성향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일까? 이 보도에서 실종된 40대는 대부분의 보도에서 문 후보 지지세가 강하다는 분석하고 있다. 이는 동아일보의 <묘한 표심… ‘응팔세대’ 서 문 우세, 민주화세대는 안 우세>(4/18 정동연, 강승현, 이재명 기자 https://goo.gl/b6U1x7)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세대갈등’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표심을 해석하기 위해, 실제 현실에서 큰 영향력을 지닌 세대를 무리하게 제외한 채 “50대 이상 장·노년층 투표율이 승부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 것이 과연 의미 있는 대선 분석일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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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모니터보고서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의 회원 모임인 신문모니터위원회에서 작성했습니다.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는 △신문을 읽고 미디어 비평을 직접 해 보고 싶으신 분 △혹은 뉴스를 보고 답답해진 마음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은 분 △직업인으로서의 기자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닌, 참 언론인이 되고 싶으신 분들 모두에게 언제나 활짝 열려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 놓치지 마세요! 모임 참여 혹은 참관 문의는 02-392-0181로 해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