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노조탄압 실태 고발한 MBC 스트레이트
등록 2019.10.2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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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9년 9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시사프로그램 부문에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9/9) ‘한화에서 생긴 일…노조탄압 실태’를 선정했다.

 

2019년 9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시사 프로그램 부문 심사 개요

수상작

‘한화에서 생긴 일…노조탄압 실태’

매체 :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취재 : 박진준 기자

방송일자 : 9/9

선정위원

공시형(민언련 활동가),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민동기(고발뉴스 미디어전문기자), 박영흠(협성대학교 초빙교수), 박진솔(민언련 활동가), 엄재희(민언련 활동가), 이광호(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 임동준(민언련 활동가), 조선희(민언련 활동가)

심사 대상

9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7개 방송사의 탐사보도‧시사 프로그램

(KBS <시사기획 창>‧<저널리즘 토크쇼 J>,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PD수첩>, SBS <그것이 알고 싶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TV조선 <탐사보도 세븐>, 채널A‧MBN 없음.)

선정사유

기업들이 노동자 인권을 짓밟는 일이 일상다반사가 되면서 안 그래도 적었던 노동문제 관련 보도는 최근 더욱 줄어들었다. 노동자가 죽어야 비로소 관심을 두고 보도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방위산업체 삼성테크윈을 전신으로 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노조를 어떻게 탄압하고 있는지 자세하게 보여주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노조 탄압 방식이 삼성의 ‘S그룹 노사전략문건’을 가이드라인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보유하고 있던 한화그룹 알짜 계열사의 비상장주식을 계열사 간 내부거래방식으로 헐값에 팔아치웠는데,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바탕으로 이것이 김승연 회장에서 세 아들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하며 삼성의 경영권 승계 방식과 닮아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언론을 통해 삼성의 노조 탄압과 편법적인 승계 과정은 보도돼 왔다. 하지만 다른 대기업이 삼성처럼 노조를 탄압하거나 편법적인 경영 승계 과정을 밟고 있다고 보도한 건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처음이었다. 그리고 기업들의 숱한 노조 탄압에 무감각해지지 않고 이를 취재‧고발하여 노동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힘쓴 점도 평가할 만하다. 이에 민언련은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한화에서 생긴 일…노조탄압 실태’를 2019년 9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시사프로그램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노조 탄압 실태 고발해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한화 에어로 스페이스의 노조 탄압 실태를 고발했다.

 

한화 에어로 스페이스는 방위산업체로 전신은 삼성테크윈이다. 2014년 삼성이 테크윈을 한화로 매각하겠다고 발표하며 이에 반발한 직원들이 노조를 만들고 활동하면서 사측의 노조 탄압이 시작되었다.

 

사측은 노조 탄압을 위해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움직였다.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한화 에어로 어느 부서의 직원별 잔업과 특근기록을 보면 올 3월 들어 직원 7명 중 유독 3명만 근무시간이 눈에 띄게 줄더니 서너 달 전부터는 이 세 명이 모두 잔업과 특근에서 배제됐다. 세 명은 모두 노조 조합원이었다.

 

<스트레이트>는 한화 에어로 직원 중 금속노조 활동을 이유로 잔업과 특근에서 배제돼 월급이 크게 줄어든 사례를 보여주기도 했다.

 

미사일 생산 공정에서 일하는 김명기 씨는 1년 전부터 월급의 1/4이 확 줄었다. 2017년 7월 450만 원이던 급여 총액이 2019년 5월 330만 원으로, 120만 원이나 줄어든 것이다. 이는 종전 38시간이던 잔업과 특근이 0시간이 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노조 활동을 이유로 잔업과 특근에서 배제된 김명기 씨는 일주일에 12시간씩 해오던 평일 잔업과 주말 특근을 전혀 하지 못하게 됐고 이로 인해 월급도 크게 줄어든 것이었다.

 

금속노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회의 대의원인 정현철 씨는 “잔업과 특근을 한 달에 12시간 채운다고 하면 (수당이) 한 70~80만 원 정도 된다. (잔업과 특근을 못하게 되면) 그 비용이 다 빠지기 때문에 월급에서 줄어드니까 실제적인 생계에 많이 영향을 받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S그룹 노사전략문건을 가이드라인 삼아 노조 탄압

<스트레이트>는 2015년 3월 한화 에어로 사측이 작성한 노사 안정화 T/F 보고서를 입수했다. 한화 에어로의 전신인 삼성테크윈 직원이 회사에 노조가 결성될 당시 만든 문건으로, 여기에는 “잔‧특근을 축소하면 금속노조는 취약하니, 생산라인에 잔‧특근 감소대책을 시행하고 최악의 경우, 신규 인력까지 투입해 금속노조의 잔‧특근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나와 있었다. 현장 관리자들은 금속노조원들을 잔‧특근에서 배제하여 회사의 지침을 충실하게 따랐다.

 

사측은 노조 탄압을 위해 노조 소속 직원의 개인적 통화, 근무 중 잠시 자리를 떠나는 일상까지 감시했다. 간부들은 이런 철통 감시를 실적이라며 회사 인사노무팀에 자랑스레 보고했다. ‘금속노조원 면담 보고서’라는 문건에 “(노조 소속 직원들은) 15분 단위로 관리되고 있으며 다른 사람과 비슷하게 근무하더라도 근무지 이탈로 타부서 사람들에게서 연락이 많이 온다”고 나와 있었다.

 

<스트레이트>는 삼성테크윈이 한화로 인수될 때 삼성 관리자들 대부분이 그대로 넘어오면서 S그룹 노사전략문건이 한화 에어로 현장에서 가이드라인처럼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삼성이 만들고 한화가 실행에 옮겼다고 해도 될 만큼 체계적으로 노조 파괴가 자행됐다는 것이다.

 

사측이 어용노조를 내세우는 수법도 삼성의 방식과 비슷했다. 노조가 사측에 정식 교섭을 요청하면 교섭 일정이 확정되는 일주일 사이에 회사에 우호적인 어용노조를 만들어 노조의 교섭대표 권한을 가로채는 방식이었다.

 

노조는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사전에 막기 위해 재작년 초부터 단체 협상을 시작했으나, 2년 넘게 진척이 없다. 사측은 노조와 교섭하고 있으나 노조 측이 인사경영권을 침해하는 내용을 요구하고 있어 진척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측이 문제 삼고 있는 노조 측의 요구를 들여다보면, 정리해고가 필요할 때 노조와 합의하라는 것으로 어느 회사나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단체협약 내용이었다.

 

현행법상 우리나라에선 방위산업체의 경우 국가안보를 위해 노동자들이 파업을 할 수 없도록 못 박고 있다(노동쟁의조정법 제12조 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

 

MBC 스트레이트 (9월 좋은 시사프로).jpg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노조 탄압 실태 고발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9/9)


한화의 경영권 승계가 삼성의 편법적 승계과정과 닮았다 지적

<스트레이트>는 한화의 수상한 주식 매각도 고발했다. 2015년 12월 한화 에어로는 갖고 있던 한화종합화학 주식 23%를 한화종합화학에 팔았다. 한 주에 3만4천 원, 모두 4천4백억 원이 넘는 금액이었다. 그런데 이 거래를 두고 회사 안팎에선 뒷말이 무성했다. 한화 에어로가 한화종합화학 주식을 헐값에 팔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보통 한화종합화학 같은 비상장사 주식은 미래 영업이익을 추정해 값을 매긴다. 한화종합화학의 주식가치는 자회사 한화토탈의 영업이익 추정치에 따라 좌우된다. 외부 회계법인은 한화토탈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약 1조8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거라 추정했지만, 실제 영업이익은 추정치의 2배를 웃돌았다. 실제 영업이익을 고려했다면 한화 에어로가 한화종합화학 주식을 매각하며 2배는 높은 값을 받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화 에어로가 주식을 헐값에 판 이유로 <스트레이트>는 김승연 회장을 정점으로 한 한화 지배구조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한화종합화학은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의 실질적 자회사인데, 한화에어로가 한화종합화학에 주식을 헐값에 팔면서 결과적으로 김 회장의 세 아들은 손쉽게 수천억 원을 챙긴 셈이라는 것이다.

 

한화 에어로 측은 다른 방산업체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팔았다고 해명했지만, 그러려면 최대한 좋은 값에 팔아 자금을 마련하는 게 마땅하지 않냐고 <스트레이트>는 비판했다. 에이치솔루션이 자회사인 한화종합화학을 통해 한화 에어로가 보유한 주식을 헐값에 사들인 게 김 회장으로부터 세 아들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 확보 차원이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스트레이트>는 김 회장 세 아들이 소유한 에이치솔루션은 최근에도 250억 원을 들여 전체 지배그룹의 핵심인 지주사 한화그룹의 주식 1.3%를 사들였고, 이로써 그룹 지주사인 한화그룹에 대한 세 아들의 실질적 지분이 약 11%까지 높아졌다고 전했다. 주진우 기자는 “자회사를 상장시켜 덩치를 키운다. 그래서 삼형제의 지분을 늘리고 재산을 증식시켜준다. 그런 다음에 한화와 합병할 것이다”라고 예측했는데, 이러한 방식은 삼성의 경영승계방식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노조 탄압 외면 않고 고발한 점 높이 평가

기업들이 노동자 인권을 짓밟는 일이 일상다반사가 되면서 안 그래도 적었던 노동문제 관련 보도는 더욱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노동자가 죽어야 비로소 관심을 갖고 보도하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노동권은 헌법에서 보장한 기본권 중 하나다. 이를 보장하기 위해 언론이 지속적으로 관심 가지고 보도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런 상황에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방위산업체 삼성테크윈을 전신으로 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노조를 어떻게 탄압하고 있는지 자세하게 보여주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노조 탄압 방식이 삼성의 S그룹 노사전략문건을 가이드라인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보유하고 있던 한화그룹 알짜 계열사의 비상장주식을 계열사 간 내부거래방식으로 헐값에 팔아치웠는데, <스트레이트>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바탕으로 이것이 김승연 회장에서 세 아들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하며 삼성의 경영권 승계 방식과 닮아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언론을 통해 삼성의 노조 탄압과 편법적인 승계과정은 보도돼 왔다. 하지만 다른 대기업이 삼성처럼 노조를 탄압하거나 편법적인 경영승계 과정을 밟고 있다고 보도한 건 <스트레이트>가 처음이었다. 또한 기업들의 숱한 노조 탄압에 무감각해지지 않고 이를 취재‧고발하여 노동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힘쓴 점도 평가할 만하다. 이에 민언련은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한화에서 생긴 일…노조탄압 실태’를 2019년 9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시사프로그램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

 

<끝>

문의 박진솔 활동가(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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