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5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선정사유 보고서
등록 2020.08.19 10:45
조회 472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시민의 눈으로 유익한 보도를 발굴해 소개하는 ‘이달의 좋은 보도(프로그램)상’ 5월 수상작으로 신문부문에 한겨레 <코로나 2차 유행 ‘경고음’ 최전선 공공의료 긴급진단>, 방송부문에 MBC ‘뉴스데스크’ <공개가 곧 감시>, 시사프로그램부문에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혐오·가짜뉴스 극우 유튜버들의 상상초월 ‘슈퍼챗’ 돈벌이>, 온라인부문에 뉴스타파 <세금도둑 추적 2020> 등 4건을 각각 선정하였다. 대안미디어부문과 일반프로그램은 수상작이 없다.

 

 

○ 수상작

시기

구분

보도(프로그램)

5월

신문

경향신문 <특성화고 기능경기대회 연속보도>

방송

JTBC ‘JTBC뉴스룸’ <현대중공업 산업재해사망 집중추적 연속보도>

온라인

미디어오늘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부당해고 및 사망사건 관련 연속보도>

뉴스앤조이 <교회학교 교재분석 기획연재>

대안미디어

없음

시사프로그램

KBS ‘시사기획 창’ <살인노동 2부작>

프로그램

SBS ‘SBS스페셜’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특집-그녀의 이름은>

   

신문부문

경향신문 <특성화고 기능경기대회 연속보도>(4/22~5/8)

정책사회부 박채영‧이성희 기자

 

경향신문은 4월 22일 경북의 한 공업고등학교에서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 모 군 사건을 보도했다. 단건 보도로 그칠 수 있는 사건이었으나 경향신문은 이후 두 차례에 걸쳐 특성화고 기능대회 운영 실태를 심층 취재해 보도했다. 첫 보도에서부터 유가족, 교육단체, 특성화고 기능반 담당 교사의 인터뷰를 통해 이 군의 극단적 선택은 기능대회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취재에 나선 것이다.

4월 24일 기사에서 이 군이 기능대회 스트레스로 몸무게가 약 10kg 빠졌고, 기능반에서 나가겠다고 했으나 학교가 만류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5월 8일은 1면과 3면을 통해 기능대회 운영 실태를 더 구체적으로 짚었다. 기능대회가 선수에게 메달을 주거나 수상자가 많은 시·도에는 대통령상을 주는 방식으로 과도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며 성과주의에 매몰된 한국 사회의 한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무한 경쟁이 부정행위를 부추기고 있으며, 정규 수업을 하나도 듣지 못하고 기능대회에 ‘올인’을 강요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점도 짚어냈다.

대다수 언론은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들이 참가하는 기능대회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 모 군이 목숨을 끊었을 때 이를 보도한 언론은 손에 꼽을 정도다. 경향신문은 이 군의 죽음을 보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능반과 기능대회의 문제점, 특성화고 학생이 처한 구조적 문제까지 살폈다. 이에 민언련은 경향신문 <특성화고 기능경기대회 연속보도>를 2020년 5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신문부문에 선정했다.

 

방송부문

JTBC ‘JTBC뉴스룸’ <현대중공업 산업재해사망 집중추적 연속보도>(5/25~28)

탐사기획2팀 최재원․강희연․여성국 기자, 기동이슈팀 조소희․이수진․공다솜 기자, 내셔널팀 구석찬․김도훈․조선옥 기자, 정치팀 서복현 기자, 영상취재팀 김재식․방극철 기자, 영상편집자 김지훈․이화영 기자

 

JTBC ‘JTBC뉴스룸’은 5월 25일부터 5월 28일까지 나흘간 현대중공업의 노동부 안전감독 회피 행태와 안전관리 실태를 고발했다. 현대중공업에서는 3개월 사이 노동자 3명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다. 노동부가 특별감독을 실시했으나, 특별감독이 끝난 바로 다음 날인 5월 21일 또다시 사망사고가 벌어졌다. ‘JTBC뉴스룸’은 노동부 특별감독 직전 노동자들이 현장을 빠져나갔다가 특별감독관이 돌아가자 그대로 위험 작업에 복귀하는 영상을 입수해 보도했다. 사고 원인이 노동부 특별감독에서 지적된 사항이었다는 점도 밝혔다. 심지어 작업 지침서까지 있었지만 현대중공업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 ‘JTBC뉴스룸’ 보도 이후 노동부는 현대중공업을 안전관리 불량 사업장으로 지정하고 기한 없는 특별관리에 들어갔다.

이번 현대중공업 산업재해사망 사건은 노동부 특별감독이 끝난 당일 벌어져 충격을 더했다. 그런데도 이 사건을 조명한 언론 보도가 많지 않았다. 반면 ‘JTBC뉴스룸’은 심층 취재로 산재가 반복되는 원인과 사측의 책임 회피 행태를 낱낱이 밝혀내 5월 25~26일 저녁종합뉴스에서 첫 번째 꼭지로 보도했다. JTBC 보도총괄로 부임한 중앙일보 권석천 기자가 ‘탐사보도 부문 강화’를 천명하고 탐사취재팀을 강화한 결과라는 점도 돋보였다. 이에 민언련은 ‘JTBC뉴스룸’ <현대중공업 산업재해사망 집중추적 연속보도>를 2020년 5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방송부문에 선정했다.

 

온라인부문

미디어오늘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부당해고 및 사망사건 관련 연속보도>(2월~연재 중)

손가영․김예리 기자

 

미디어오늘은 2월부터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의 부당해고 및 사망사건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5월에는 고 이재학 PD가 요구한 방송계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 개선 문제를 다룬 5건의 연속 인터뷰 기사를 전했다. 또한 청주방송이 정규직 전환을 명분 삼아 이재학 PD에게 착취에 가까운 노동을 부여했다는 점을 연도별 참여 프로그램, 급여를 분석해 보도했다.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이재학 PD 사망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해온 과정도 꼼꼼하게 전달했다.

대다수의 언론은 고 이재학 PD의 사망 사건을 외면하고 있다. 언론계 내부 문제에 입을 닫은 것이다. 미디어오늘의 심층적인 연속 보도는 단연 돋보였다. 미디어오늘은 이재학 PD가 정규직의 3배에 달하는 업무를 하고도 1~3년 차 임금을 받았던 노동환경을 고발하고, 13년간 헌신한 이 PD가 처우 개선을 요구하자 부당해고한 청주방송의 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적했다. 미디어전문지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언론계 내부에 존재하는 ‘갑을 구조’ 해결에 앞장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이재학 PD 유가족을 만나 사태 해결에 노력할 것을 약속했는데, 시민사회와 언론노조, 미디어오늘 등의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다.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민언련은 미디어오늘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부당해고 및 사망사건 관련 연속보도>를 2020년 5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온라인부문에 선정했다.

 

온라인부문

뉴스앤조이 <교회학교 교재분석 기획연재>(5/7~5/8)

구권효․이용필․이은혜․최승현 기자

 

뉴스앤조이는 교회학교 교재 100여 권을 입수해 전수 분석했다. 일부 교재에서 시대변화에 뒤떨어지는 내용이 확인됐다. 성경에 나오는 여성을 ‘음녀’(음란한 여자)로 규정하거나, 반동성애적 사고를 주입하는 등 여성‧성소수자 혐오를 조장하는 내용이었다. 진화론을 ‘사탄의 학문’으로 표현한 교재도 등장했다. 또한 이혼 가정, 한부모 가정 등을 차별하는 ‘정상가족’ 프레임과 ‘예수 천국, 불신 지옥’으로 대표되는 근본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교재도 있었다. 뉴스앤조이는 해결 방안도 모색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정기적으로 초‧중‧등 교과서 내 인권침해 및 고정관념 강화 요소들을 감수해 발표하고 있는데, 이를 언급하며 국가인권위 고려사항과 같이 기독교 교육교재도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분석내용 중 ‘엄마, 아빠’ 등의 정상가족 프레임에서 벗어나 ‘양육자’라는 표현을 쓴 교재를 언급하며 교계 내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교회학교 교재들이 대부분 학생을 대상으로 쓰이기 때문에 교재에 존재하는 혐오와 차별의 시각은 미래세대에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 뉴스앤조이가 이번 보도를 통해 교회학교 교재의 문제점을 정리하고 공론화한 점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혐오와 차별을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지적이었다. 이에 민언련은 뉴스앤조이 <교회학교 교재 분석>을 2020년 5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온라인부문에 선정했다.

 

시사프로그램부문

KBS ‘시사기획 창’ <살인노동 2부작>(4/25, 5/2)

임재성·강병수 기자, 김재현 촬영기자, 박혜숙 작가, 지아혜 리서처, 홍성현·정광본 데이터분석가

성동혁·이종환 편집감독

 

KBS ‘시사기획 창’은 집배원의 반복되는 죽음의 진실을 추적하는 2편의 보도를 했다. 1편에서는 집배원 아들의 죽음을 밝히려는 노부모와 7개월간 동행 취재한 내용을 담았다. 노부모의 아들은 2019년 8월 ‘급성 심장사’로 숨졌는데 취재과정에서 고인의 죽음 뒤에 고된 노동과 동료들의 집단따돌림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2편에서는 집배원 집단사망의 구조적 측면을 심층 취재했다. 2010년 이후 사망한 집배원 사망자 현황을 정리하고, 전체 사망자 185명의 유족과 동료를 상대로 면접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2017년 집배원 사망자가 급증한 원인에는 ‘참혹할 정도의 노동량’이 있었다. 집배원에게 그토록 살인적인 노동량이 주어진 것은 같은 해 도입된 ‘집배 부하량 시스템’과 ‘겸배’ 때문이었다. KBS 탐사보도부는 주 52시간제 시대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살인적인 노동현장도 고발했다. 특히 더 나은 노동환경 조성에 힘써야 할 공공기관인 우정사업본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의 구조적 문제를 구체적인 자료로 드러냈다. ‘겸배’가 집배원들의 노동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소라고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배원 노동 중 신체활력징후 측정 실험을 통해 실제 집배원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이에 민언련은 KBS 통합뉴스룸 탐사보도부 <살인노동 2부작>을 2020년 5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시사프로그램부문에 선정했다.

 

좋은 프로그램상

SBS ‘SBS스페셜’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특집 ‘그녀의 이름은’>(5/17)

최태환 CP, 이윤민·이병호 PD, 조정운 작가, 임지윤 조연출, 김예솔·류하영 취재작가

 

SBS ‘SBS스페셜’은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특집으로 광주민주화운동의 중심에 섰던 여성 시민군의 모습을 조명했다. 전옥주‧차명숙 씨가 당시 가두방송을 하며 시위대를 이끈 사실을 전하고 여성들이 시위에 참여한 사진을 보여주며 남성 화자 중심의 역사에서 배제된 여성들의 모습을 복원했다.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은 계엄군에 체포된 뒤에는 여성이기에 겪을 수밖에 없던 고문을 당했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존중보단 멸시를 받았다. 여성 시민군은 자신의 경험을 풀어놓을 수 없었다. 5‧18 청문회에서 주남마을 총격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홍금숙 씨가 받았던 질문은 민주화운동에서 ‘여성’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당시 유수호 민정당 의원은 홍금숙 씨에게 “기왕 결혼하려면 경상도 남자와 결혼을 해서 이 쓰라린 상처를 아물게 하는 데 증인이 역사적인 사명, 씨앗을 심어줄 용의는 없는가”라는 막말을 내뱉었다. ‘SBS스페셜’은 그간 5․18 피해자 또는 보조자로 그려지던 여성들을 항쟁의 중심으로 내세워 5․18민주화운동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했다. 또한, 여전히 성차별적인 사회와 뿌리 깊은 가부장제의 차별적 시선을 고발했다. 이에 민언련은 ‘SBS스페셜’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특집 ‘그녀의 이름은’>을 2020년 5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에 선정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시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시민의 입장에서 유익한 보도를 발굴해 현장 언론인들을 격려하는 ‘이달의 좋은 보도’를 매달 선정해 시상하고 있습니다. 방송사, 일간지, 온라인, 대안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직접 모니터하여 우수한 기사와 프로그램을 찾아내고, 시민들에게 소개하여 ‘좋은 보도’를 적극 지원하자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민언련 자체 추천뿐 아니라 기자, PD 등 현장 언론인들의 직접 추천도 접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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