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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적 분식회계’는 소극, ‘삼성 홍보’에는 적극
등록 2018.11.16 18:06
조회 1165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의 보도에 대한 정기 모니터링을 새로 시작합니다. 연합뉴스는 언론사에 뉴스를 공급하는 ‘언론사들의 언론’이며, 포털에서 가장 많이 노출되는 최대 뉴스 공급자입니다. 민언련은 연합뉴스가 ‘뉴스통신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보주권 수호, 정보격차 해소, 국민의 알 권리 충족 등 공적 기능을 수행할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적극 모니터링하겠습니다.

 

14일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가 고의적 분식회계를 했다고 판단하고 이 회사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삼바 주식 거래가 정지되었고 상장 폐지 심사까지 받게 됐습니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6일 예결위와 7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삼바 재경팀이 2015년 6~11월 사이에 작성한 ‘15년 바이오젠 콜옵션 평가이슈 대응관련 회사 내부문건’을 공개하고, 삼바 분식회계의 구체적 정황을 밝혔습니다. 삼바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위해 분식회계로 삼바의 가치를 자체평가금액 3조원이 아닌 8조원으로 부풀린 정황이 드러났고, 기업 가치를 실제보다 부풀린 삼바는 당시 삼성 미래전략실과 대책회의를 열어 삼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회계기준변경을 통해 관계회사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을 하며 “언론도 용기내고 같이 가자. 국회에서 삼성과 관련해 참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대부분 침묵의 카르텔에 갇혀 있다”며 “조금만 더 용기 내고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앞으로 밀고 나가는데 여러분 도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언론이 삼성의 문제점에 대해 소극적인 보도를 하는 것을 지적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가 기간 뉴스 통신사로 빠른 보도에 강하다고 자부하는 연합뉴스는 11월 6일 박용진 의원의 폭로와 이후 이어진 ‘삼바 분식회계 의혹’을 어떻게 보도했을까요?

 

삼바 분식회계, 소극적으로 보도

놀랍게도 연합뉴스는 11월 6일 박용진 의원의 예결위 질의를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사회의 여러 이슈를 신속하게 보도해오던 연합뉴스가 삼성 문제엔 ‘침묵’을 지킨 것입니다.

이튿날인 11월 7일 박용진 의원이 재차 관련 내용을 공개하고 최중구 금융위원장에게 감리 필요성 등을 질의한 뒤에야 오전 11시 57분에 <박용진 “삼바 고의분식회계 또다른증거 나와…삼성물산 감리해야”>(11/7 김연정 김보경 기자 http://bitly.kr/nOh9)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7일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고의분식회계를 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기사를 내놨습니다.

연합은 이 기사에서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 혐의를 받는 가운데 고의성을 입증할 만한 또 다른 증거가 나왔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라며 “삼바의 가치 부풀리기 의혹은 제일모직의 기업 가치를 높여 대주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총수 일가가 삼성물산 주주보다 유리한 합병비율을 적용받았을 거라는 의혹과 연결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연합은 박 의원이 폭로한 내용을 ‘주장’과 ‘의혹’으로 다뤘고, 박 의원이 공개한 삼바의 내부문서에 담긴 구체적인 분식회계 실상에 대해서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나마 연합은 같은 날 낮 12시16분에 이어서 보도한 <금융위원장 “‘삼바 의혹’ 삼성물산 감리 주장 일리 있다”(종합)>(11/7 박상돈 김연정 김보경 기자 http://bitly.kr/em7z)에서도 내부 문건에 담긴 구체적인 실상과 그 의미를 전달해주진 않았습니다. 특히, 박 의원은 예결위 질의 이후 기자회견을 연 뒤 기자들에게 자산이 공개한 삼바 내부 문서 등을 제공했으나, 연합은 이들 기사 외에 박 의원이 공개한 문서의 내용을 추가 보도하거나 구체적인 문제점을 후속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삼성바이오 주식 전망에 집중

반면 연합뉴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주식 추이를 집요하게 보도했습니다.

우선 11월 8일 <[특징주] '내부문건' 공개 여파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약세(종합)>(11/8 전명훈 http://bitly.kr/uQY7)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내부문건’ 공개 여파로 8일 약세를 보였다”며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보다 3.88% 내린 38만4천500원에 거래를 마쳤다”고 보도했고요. 11월 12일 오전 9시 15분 <[특징주] 삼성바이오, 증선위 발표 앞두고 연중 최저가>, 오후 3시 45분 <[특징주] 삼성바이오 5조 증발…시총 4→13위 '와르르'(종합)>, 오후 3시 55분 <코스피, 바이오株 급락에 하락…코스닥은 2%대↓(종합)>, 오후 4시 30분 <셀트리온·삼성바이오 '겹악재'에 바이오주 동반 급락(종합)> 등 주가동향에 대해서 시시각각 보도한 것입니다.

연합뉴스는 이들 보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최종 판단이 14일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이뤄질 전망이어서 불안감이 확대됐다”, “제약·바이오 대장주로 꼽히는 두 종목이 휘청이면서 이 업종의 다른 종목들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등 독자와 주주들의 불안감을 고조시켰습니다.

한 건 정도에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시시각각 중계하듯 보도하고 주식 시장 전체와 연결시키는 태도는 마치 삼바에 대한 증선위의 엄정한 결론을 방해하는 압박으로 작용하는 것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은 과장일까요?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기겠습니다.

 

삼성 홍보성 기사에는 적극적으로 나서

삼성 관련 부정적 사안에는 소극적이었던 연합뉴스는 삼성에 대한 홍보성 보도에는 열심이었습니다.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 시간으로 11월 7일 개최한 제5회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폴더블폰’ 디스플레이를 공개하자 11월 8일 오전 4시 54분 <'접었다 폈다' 삼성 폴더블폰 디스플레이·UI 첫 공개(종합)>(11/8 채새롬 기자 http://bitly.kr/44I3)에서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폴더블폰의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고 수개월 내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단에 오른 삼성전자 미국법인 저스틴 데니슨 상무는 직접 재킷 안주머니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꺼내서 접었다 펴 보였다. 디스플레이는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이며 펼쳤을 때 7.3인치, 접었을 때는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의 크기다. 접었을 때는 바깥면에 작은 디스플레이가 따로 달렸다”고 보도했고, “아담 샤이어 비브랩스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이날 연단에 올라 빅스비 캡슐을 소개하면서 셔츠에 테이프를 붙이고 이 테이프가 넥타이로 변하는 ‘마술’을 선보여 참석자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며 행사장의 사소한 이벤트까지 세세하게 소개했습니다.

 

같은 날 오후 4시 53분 <외신 “삼성 폴더블폰 디자인 흥미로워…폴더블 주류될 것”>(11/8 채새롬 기자 http://bitly.kr/r4zL)에서는 삼성의 폴더블폰에 대한 ‘블룸버그’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의 반응을 세세하게 보도했고, 11월 11일 <"삼성 폴더블폰 내년 상반기 무조건 출시…최소 100만대”>(11/11 채새롬 기자 http://bitly.kr/91ob)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의 발언을 9차례에 걸쳐 상세하게 소개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최근 동향도 상세히 보도

11월 7일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방한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를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연합은 <삼성 이재용, MS 나델라 CEO 회동…AI·클라우드 협력 합의(종합)>(11/7 이승관 기자 http://bitly.kr/SPmK)에서 “이 부회장과 나델라 CEO는 이 자리에서 최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인공지능(AI)과 관련한 두 회사의 전략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한편 협력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부회장이 지난 2월 초 항소심 집행유예 석방 이후 국내에서 글로벌 기업 대표와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IT 업계를 중심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와의 회동 기회를 계속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습니다. 두 사람이 공개된 자리에서 만나 그 대화가 공개된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 측의 전언에 불과하지만 연합은 이를 “전해졌다”, “기대된다”, “관측된다”, “예상된다”는 표현 등으로 구구절절히 소개한 것입니다.

연합은 같은 날 <2년만에 국내서 글로벌기업 대표 만난 이재용, 신사업 '가속’>(11/7 배영경 기자 http://bitly.kr/m7NW) 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7일 방한 중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것을 두고 재계는 여러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며 그 ‘의미’를 호들갑스럽게 보도했습니다. 연합은 “국내에서 글로벌 기업 대표를 만난 것은 지난 2월 초 항소심 집행유예 석방 이후 이번이 처음이며, 지난 2016년 9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의 회동 후 약 2년 만의 일”이라며 “이 때문에 이날 회동을 놓고 미래먹거리 확보 차원의 신성장사업 발굴·육성을 위한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가 앞으로는 더욱 공개적이고 과감해지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고 보도했습니다.

그 근거로 연합은 “이 부회장은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구속되기 전까지 글로벌 IT 기업 대표들과 왕성한 만남을 가졌다”며 “대표적으로 지난 2013년 4월에는 닷새 간격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구글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래리 페이지를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만나 재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었다”고 낯뜨거운 표현과 함께 “또 같은 해 우리나라를 찾은 페이스북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도 면담했으며, 이듬해인 2014년에는 나델라 CEO(9월)와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10월)을 서울에서 만났다”, “2015년 10월에는 AT&T 랜들 스티븐슨 회장을 국내에서 만났다”고 보도하며 의미를 강조하고 관심을 부추겼습니다.

 

삼바 분식회계 논란 속 “삼성, 미국에서 평판 좋은 IT기업으로 선정(?)”

11월 11일 연합에 또 하나의 삼성 홍보성 기사가 등장했습니다. 이날 연합은 <“한국보다 미국서 더 사랑받는 삼성”..IT 기업 중 평판 2위>(11/11 이승관 http://bitly.kr/q825)라는 제목으로 “삼성전자가 인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미국의 쟁쟁한 유력 기업들을 모두 제치고 미국에서 2번째로 평판이 좋은 IT 기업에 꼽혔다”며 “특히 다른 기업들의 경우 매년 순위 변동이 심했던 데 비해 최근 몇 년간 ‘톱 5’에 꾸준히 들면서 미국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는 레퓨테이션 인스티튜트(RI)가 최근 발표한 ‘2018년 미국에서 가장 평판 좋은 IT 기업’(2018 Most Reputable Tech Companies in US) 순위를 다룬 보도로, 연합은 “국내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는 주요 그룹들 가운데 소통 능력이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강한 것과는 상반된 결과여서 더욱 이목을 끌었다”며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본사가 미국이 아닌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RI는) 특히 "투명한 소통(transparent communications)과 제품·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지에 힘입어 좋은 평판을 유지했다”고 강조했다”는 등으로 보도했습니다.

연합은 이 기사에서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국내보다 미국을 비롯해 외국에서 더 인정받는 기업’이라면서 ‘대한민국 대표기업임에도 국내에서는 재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데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수사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삼성이 재벌이라는 이유로 국내에서 부당한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삼성 관계자의 항변을 대변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 기사는 “11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 보스턴에 본부를 둔 글로벌 컨설팅 업체 '레퓨테이션 인스티튜트(RI)'가 최근 발표한 '2018년 미국에서 가장 평판 좋은 IT 기업'(2018 Most Reputable Tech Companies in US)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평점 78.5점을 얻으면서 2위에 올랐다”며 ‘재계’를 출처로 하고 있습니다.

즉 삼바 분식회계 등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한 삼성이 의도적으로 주문한 홍보성 기사를 연합이 받아써 준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겁니다. 더구나 제목에서 “한국보다 미국서 더 사랑받는 삼성”이라는 식의 황당한 표현을 썼지만, RI는 지난 10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점수로 매긴 '2018년 글로벌 CR 100대 기업’을 발표하면서 삼성을 64위에 랭크한 바 있습니다.

미국을 넘어 세계에서 사회적 책임 부분을 낮게 평가받고 있음에도 그와 정반대에 가까운 결론이 나온 ‘미국에서 가장 평판 좋은 IT 기업’ 순위를 “투명한 소통” 등의 표현까지 인용하며 무비판적으로 보도하는 것이 정당한지 의문입니다.

 

※ 모니터 대상 및 기간 : 연합뉴스 홈페이지(11/7~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