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방송심의위원회_
“진정성 없는 해명, 방송이 장난인가”
등록 2018.11.0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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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일 발족한 민주언론시민연합 시민 방송심의위원회(이하 민언련 시민 방심위)는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해 각종 왜곡‧오보‧막말‧편파를 일삼는 방송사들을 규제해야 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민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출범했다. 시민 방심위는 매주 수요일 저녁 6시 30분, 새로운 안건을 민언련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여 시민들이 직접 제재 수위 및 적용 조항을 제안하도록 하고 있다. 아래는 10월 24일 오후 6시 30분부터 10월 31일 오전 10시 30분까지 집계한 22차 심의 결과이다.  

 

시민 방심위 22차 안건 1,253명 심의

 

‘허위사실 정정 및 사과’ 대신 ‘PD 타박’
시민 방송심의위 22차 안건은 MBN <뉴스와이드>(10/8)이었다. MBN은 7일 있었던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결과를 다뤘는데 패널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이 “트럼프가 20년 걸린다고 그랬다”는 이유를 들어 “(북한 비핵화가)이게 좀 어렵겠다”, “유야무야하는 식으로 갈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에 앞으로 20년 걸릴 것이라 말한 적이 없다. 날조된 근거로 ‘비핵화 협상 유야무야’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다른 패널들도 “근거가 어디에 있나”라고 물었으나 차 씨는 끝까지 “트럼프가 말했다”고 허위사실을 고집했다. 결국 MBN은 이틀 뒤 이를 정정했는데 이 정정 보도마저 시청자에 대한 예의를 지켰다고 보기 어렵다. 진행자 송지헌 앵커는 8일 방송 장면을 보여주며 “다들 재밌어 하시네”라며 웃었고 차 씨는 “트럼프가 여태까지 20년 걸렸다고 한 것을 제가 착각해서 앞으로 20년 걸리겠다고 생각한 것”이라 해명했다. 그러더니 “에이 방송 PD까지 전부 다 제 편이 아니네”라며 제작진에 핀잔을 줬다. 다른 패널들도 모두 웃음을 터뜨렸으며 김광덕 전 한국일보 정치부장의 경우 “뉴스와이드가 팩트를 중시한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해명조차도 사실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에 여태까지 20년 걸렸다’는 말도 한 적이 없다. 객관성 및 보도 윤리에 크게 어긋난 방송이다. 

 

“진정성 없는 해명, 방송이 장난인가”
해당 안건에 총 1,253명의 시민들이 심의 의견을 제출했다. 재승인 심사에 벌점이 있는 ‘법정제재’가 1,247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벌점이 없는 ‘행정지도’가 6명, ‘문제없음’은 없었다.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

관계자 징계

경고

주의

권고

의견제시

문제없음

637명

410명

137명

63명

5명

1명

-

1,253명

51%

33%

11%

5%

-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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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방송심의위 22차 안건(MBN <뉴스와이드>(10/8)) 심의 결과 Ⓒ민주언론시민연합

 

‘법정제재’가 대다수로 이번에도 시민들은 허위사실 보도 및 진정성 없는 정정 보도에 철퇴를 가했다. 다만 최고 수위 제재인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은 51%로 21차 안건의 59%보다 낮았는데 이는 60%를 상회했던 시민 방심위 평균치에도 많이 못 미치는 수치이다. 


다만 최고 수위 제재가 감소했다고 해서 제재 수위 전반이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의 감소분이 ‘관계자 징계’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관계자 징계’는 그간 시민 방심위에서 통상적으로 20%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나왔는데 이번 22차 안건에서는 무려 33%가 나온 것이다. 평균치보다 줄어든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 의견이, 고스란히 ‘관계자 징계’로 이동했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이번 안건의 경우 제작진의 책임이 컸기 때문이다. 특히 오랫동안 종편의 ‘막말 패널’로 많은 지탄을 받았던 패널을 여전히 고정 출연시키고 있다는 사실에도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을 의결한 한 시민은 “발언자, 진행자, 담당PD 모두의 책임이 크다. 비슷한 패턴으로 시청자를 우롱하지 못하도록 확실하게 조치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관계자 징계’에는 특히 패널 교체를 요구하는 주문이 많았다. “사실관계를 정정하지 않고 잘못된 입장을 고수하는 방송인은 퇴출되어야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을 뻔뻔하게 하는 패널은 당장 교체해야 한다” 등의 의결 사유가 두드러진다. ‘관계자 징계’를 의결한 시민 중에는 “진정성 없는 해명, 방송이 장난인가”라는 촌철살인의 일침을 남긴 사례도 있다. ‘주의’를 택한 한 시민은 “정정방송을 할 목적이라면 프로그램 시작 전에 정확히 문제점을 보도하고 사실관계를 정정해야 한다. 그러나 PD가 제제를 피하기 위해 패널을 설득해 정정방송을 한 것으로 보이고 덕분에 차명진 씨도 책임을 피할 기회를 얻었다”며 ‘진정성 없는 사과’의 배경을 지적하기도 했다. 

 

‘장난치듯 정정 보도’, 역시 문제는 ‘거짓 보도’
시민 방심위원회는 22차 안건에 적용할 수 있는 조항을 제14조(객관성), 제17조(오보정정), 제27조(품위유지)로 제안했다. ‘없음’과 ‘기타 적용 조항 의견’도 택할 수 있도록 명시했고, 시민들은 적용 조항을 중복 선택할 수 있다.

 

제14조(객관성)

제17조(오보정정)

제27조(품위 유지)

없음

1,185명

1,046명

639명

1명

95%

83%

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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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방송심의위 22차 안건(MBN <뉴스와이드>(10/8)) 적용 조항 Ⓒ민주언론시민연합

 

제14조(객관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 적도 없는 말을 꾸며낸 점에 적용되며 제17조(오보정정)은 “방송은 보도한 내용이 오보로 판명되었거나 오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에는 지체없이 정정방송을 하여야 한다”는 내용인데, MBN은 정정을 하기는 했으나 정정방송에서 또 허위사실이 반복됐고 ‘진정성 있는 해명’이 없었으므로 이 조항을 지켰다고 보기 어렵다. 제27조(품위유지)는 허위사실을 발언하는 내내, 이를 정정하면서까지 시종일관 웃으며 진행했던 방송 전반이 시청자에게 불쾌감을 줬다는 점에서 적용이 가능하다.  


정정 방송에서 모든 출연자들이 화기애애하게 웃는 와중에 허위사실 정정이 유야무야됐다는 점에서 참여 시민들이 큰 불쾌감을 느낄 것으로 보였으나 이번에도 시민들은 압도적으로 제14조(객관성)을 선택했다. 정정 보도의 ‘진정성 여부’보다는 정정 보도에서도 ‘허위사실’이 발견된 점을 더 큰 문제로 봤다는 의미이다. 

 

22차 심의에 참여한 시민 구성 
이번 심의에 참여한 시민은 총 1,253명 중 남성 882명(70.4%) 여성 371명(29.6%)/ 10대 0명, 20대 38명(3%), 30대 256명(20.5%), 40대 697명(55.6%), 50대 228명(18.2%) 60대 이상 34명(2.7%)이었다. 


민언련이 이처럼 의견을 남겨주신 시민의 연령대와 성별을 취합해 공개하는 이유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구성이 보다 다양한 계층을 대변할 인물들로 구성돼야 한다는 취지 때문이다. 지난 3기 방통심의위 심의위원에는 9명 전원이 남성이었고, 고연령층이었다. 이 같은 구성에서 오는 근본적 문제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 민언련 시민 방심위는 의견을 취합하면서 계속 성별과 연령대를 함께 취합하고자 한다. 

 

시민 방심위 23차 안건 상정

 

23차 안건, TV조선 <뉴스9>(10/18, 10/23)
민언련은 시민 방송심의위원회 23차 안건으로 TV조선 <뉴스9>(10/18, 10/23)를 상정했다. 16일부터 TV조선은 지난해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진행한 인천공항공사, 서울교통공사 등 공기업들을 향해 ‘노조의 채용 비리’라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그 와중에 연이어 오보 사건이 터졌는데 이번 안건은 그 중 대표적 사례다. 심지어 TV조선은 오보를 정정하는 정정보도에서 또 악의적인 허위사실을 전해 충격을 줬다.

 

보도 구성부터 ‘악의적 짜깁기’
TV조선은 18일 <“아들‧조카 7명 채용…노조 간부 아내 입사”>라는 제목으로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채용 비리가 있었다는 의혹을 전했다. 제목을 보면 마치 노조 간부가 아들‧조카 채용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도를 보면 교묘한 눈속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보도에서 먼저 전한 핵심적 사실관계는 “보안경비를 담당하는 한 협력업체의 현장소장은 정규직 전환 선언 직후인 지난해 8월 아들 2명과 조카 5명을 입사시켰”고 일부가 정규직이 됐다는 것 뿐이다. 이는 노조와 관련이 없고 오히려 사측이라 볼 수 있는 ‘현장소장’의 비리 의혹이다. 그런데 TV조선은 여기에 갑자기 ‘노조’를 등장시킨다. 느닷없이 “또 다른 공항 협력업체에서는 남편이 민노총 지회장으로 있을 때 부인이 입사한 사례”도 있다며 마치 노조도 비리가 있는 것처럼 덧붙인 것이다. ‘현장소장의 비리 의혹’에 ‘노조’를 은근슬쩍 끼워넣은 것이다. 

 

그런 사람 없습니다
노조를 끼워넣은 내용을 보면 “(인천)공항 협력업체에서는 남편이 민노총 지부장으로 있을 때 부인이 입사”했고 “‘정규직 전환 선언’ 이후 부인이 초고속 승진을 해 정규직 전환 순번을 앞당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민주노총 인천공항지역지부 역대 지부장 중 아내가 인천공항 관련 회사에 입사한 전력이 아예 없으며 TV조선이 착각한 것으로 보이는 박 모 탑승교 지회장의 아내의 경우에도 승진이 동료들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늦었기 때문이다. TV조선은 이렇게 허술하게 보도하면서 노조의 반론을 단 한 마디도 싣지 않았고 “정규직화 작업은 특정 노조의 배불리기에 악용”이라는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 발언으로 결론을 내려버렸다. 

 

정정보도가 더 악의적인 오보
TV조선은 23일 이에 정정보도를 냈으나 이마저도 오보였다. TV조선은 “지부장이 아니라 지회장이기에 바로잡습니다”라더니 “민노총 측은 부인 승진이 빨랐던 것은 사실이지만 더 빠른 승진 사례도 있었다고 알려왔습니다”라고 정정했다. ‘지부장’을 ‘지회장’으로만 바꾸면 특혜 입사 및 초고속 승진 의혹이 사실인 것처럼 ‘정정’한 것이다. 심지어 민주노총 측은 TV조선에 ‘부인 승진이 빨랐던 것은 사실’이라는 입장을 전한 적도 없다. 마치 민주노총도 의혹 중 일부를 인정한 것처럼 꾸민 것이다. 앞선 오보보다 더 악의적인 오보라고 할 수 있다. 

 

민원 제기 취지
현재 TV조선이 쏟아내고 있는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대한 ‘노조 채용 비리 의혹’ 자체가 매우 근거가 부족하며 왜곡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TV조선의 의도가 ‘채용 비리’가 아닌 ‘비정규직 정규직화 저지’에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TV조선이 자초한 것이다. TV조선은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사실관계마저 허위로 보도했으며 반론권도 보장하지 않은 채 ‘채용 비리’로 규정해버렸다. 오보라는 비판이 일자 못 이기는 척 정정 보도를 냈는데 여기서는 노조가 전하지도 않은 말을 보도했다. 의도적으로 노조를 짓밟기 위해 공공의 전파를 악용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객관성과 보도 윤리 측면에서 최악의 사례이다. 

 

시민 방송심의위원회가 제안하는 심의규정은 아래와 같다. 

 

제14조(객관성) 방송은 사실을 정확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다루어야 하며,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으로 방송하여 시청자를 혼동케 하여서는 아니된다.
제17조(오보정정) 방송은 보도한 내용이 오보로 판명되었거나 오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에는 지체없이 정정방송을 하여야 한다.
제20조(명예훼손 금지)  방송은 타인(자연인과 법인, 기타 단체를 포함한다)의 명예를 훼손하여서는 아니된다.

 

시민방송심의위원회 심의 참여 바로가기  http://www.ccdm.or.kr/xe/simin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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