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방송심의위원회_
“피해자인 노동자를 피의자로 전환시키려는 프레임”
등록 2018.12.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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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일 발족한 민주언론시민연합 시민 방송심의위원회(이하 민언련 시민 방심위)는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해 각종 왜곡‧오보‧막말‧편파를 일삼는 방송사들을 규제해야 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민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출범했다. 시민 방심위는 매주 수요일 저녁 6시 30분, 새로운 안건을 민언련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여 시민들이 직접 제재 수위 및 적용 조항을 제안하도록 하고 있다. 아래는 12월 6일 오후 10시부터 12월 12일 오전 10시까지 집계한 27차 심의 결과이다.

 

시민 방심위 27차 안건 1,080명 심의

 

봇물 터진 ‘노조 혐오’, 채널A의 ‘유성기업 사태 보도’

시민 방송심의위 27차 안건은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11/27)이었다. 11월 22일, 아산시 유성기업에서 노조 조합원들이 무려 8년 간 이어진 사측의 노조 탄압 끝에 사측 임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러자 보수언론은 일제히 ‘폭행’ 자체에만 초점을 맞춰 노조를 악마로 묘사하기 시작했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11/27)은 그 대표적 사례로서 노조가 오랜 기간 견뎌야 했던 사측의 탄압과 차별, 폭력은 은폐한 채 ‘노조의 폭력’만 부각해 혐오를 부추겼다. 이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패널로 나온 변환봉 변호사는 해고 노동자들이 복직 판결을 받아 복직을 하고도 “개인적 응징을 한 것”이라 주장했고, “행동대장을 했던 김 모 상무에 대해서는 가만두지 않겠다 라는 소문이 돌았었고 노조원들 사이에 성명서까지 돌았다”라고 말했으며 유성기업 회장이 부당노동행위로 실형 선고를 받아 이미 법적 정의가 회복됐음에도 노동자들이 ‘사적 제재’를 가했다고 전했다.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 이번 폭행 사건에서 사측이 가해자로 지목한 11명 중 복직한 해고자는 단 한 명도 없다. 노동자들이 임원 폭행을 사전에 모의했다는 소문이나 성명서도 없었다. 또한 유성기업 유시영 회장의 실형 선고는 2012년 이전의 상황으로서 이번에 문제가 된 김 모 상무는 노조 파괴 전문으로 악명이 높은 창조컨설팅 출신으로서 창조컨설팅의 법인허가가 취소된 2014년에 유성기업 노무 담당으로 고용되어 최근까지 노조에 대한 고소 고발과 징계 해고를 주도한 사람이다. 이 인물은 검찰 기소 지연 등으로 아직 재판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채널A는 ‘노조의 폭행’을 ‘사적 복수’로 포장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동원한 것이다. 언론이 자신들의 시각과 사적인 감정에 따라 특정 집단을 매도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보도한 것은 매우 엄중한 일이다.

 

“노동자를 피의자로 전환시키려는 프레임”

해당 안건에 총 1,080명의 시민들이 심의 의견을 제출했다. 재승인 심사에 벌점이 있는 ‘법정제재’가 1,072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벌점이 없는 ‘행정지도’가 4명, ‘문제없음’ 4명이었다.

 

제재 수위는 최근 안건들에 비해 다소 낮아졌다. 최고 수위 제재인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이 최근 4개 안건에서 줄곧 65% 이상을 기록했으나 이번 27차 안건에서는 57%로 평균치인 60%보다 조금 낮았다.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에서 빠진 시민들이 ‘행정지도’나 ‘문제없음’으로 모두 이동한 것은 아니다. ‘법정제재’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수위가 낮은 ‘경고’, ‘주의’ 등으로 이동한 것이다. 평균적으로 8~10%를 오가던 ‘경고’ 및 ‘주의’의 비중이 27차 안건에서 도합 14%로 증가했다.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

관계자 징계

경고

주의

권고

의견제시

문제없음

613명

312명

102명

45명

4명

-

4명

1,080명

57%

29%

10%

4%

-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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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차 안건(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11/27)) 심의 결과 Ⓒ민주언론시민연합

 

물론 ‘행정지도’와 ‘문제없음’도 통상적 수치보다는 약간 상승하기는 했다. 특히 ‘오산 미군기지 아파트에 간첩’ 등 허무맹랑한 허위정보가 만연했던 25차 안건(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11/15)‧채널A <뉴스TOP10>(11/14)) 당시 단 1명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총 8명의 수치는 분명 변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작게나마 제재 수위의 변화가 있었던 것은 27차 안건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11/27)가 다룬 이슈의 영향으로 보인다. 채널A는 ‘유성기업 폭력 사태’를 논하던 와중에 허위사실을 전했는데 이 사건의 경우 ‘노조의 폭력’이라는 사건 자체는 사실이기 때문에 일부 시민들이 기존의 안건들보다는 ‘참작’할 여지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시민들은 이 방송이 편파적이며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담았다는 점에 대부분 ‘법정제재’를 택했다. 특히 허위사실이 ‘변호사’를 통해 나왔다는 점에 비판이 집중됐다.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을 의결한 시민들은 “변호사란 사람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기업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강조하고 있다. 변호사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를 여과 없이 방송하는 방송사가 더 문제가 있다”, “변호사라는 사람이 사건의 전후 사정과 기간이 다르다는걸 잘 알면서 사실을 왜곡하고, 없는 사실도 만들어서 시청자를 속이고, 특정 단체 및 특정인에 대한 변호를 목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을 여과없이 내보내는 방송국의 책임이 크다” 등 의견을 냈다. 종편이 전문성과 객관성을 내세우기 위해 자주 출연시키는 변호사 패널이 사실상 그간 문제가 됐던 ‘막말 패널’과 별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사측이나 보수세력의 입장만 방송한 편파성도 질타를 받았다. ‘주의’를 택한 한 시민은 “한 쪽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보도하여 상대방의 의도와 주장은 생략 혹은 매도됐다”고 지적했다. 또 주목해야 할 의견이 있다. 이 방송 자체가 내포하고 있는, 또는 시청자들에게 심어주려하는 프레임을 정확히 짚은 사례다.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을 준 한 시민은 “유성기업은 대표적인 노조 파괴 작업이 진행되었던 기업으로 이 기업의 노조원들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을 이용하여 피의자로 전환시키려는 프레임이 적용된 방송이라는 점에서 매우 질이 나쁜 방송”이라 밝혔다. 이번 안건이 채널A 등 종편, 보수언론이 꾸준히 피력하고 있는 ‘노조 혐오 프레임’의 하나임을 정확히 통찰한 의견이다.

 

‘노조 혐오 프레임’도 사실상 ‘가짜뉴스’

시민 방심위원회는 27차 안건에 적용할 수 있는 조항을 제14조(객관성), 제17조(오보정정), 제20조(명예훼손 금지), 제21조(인권 보호)로 제안했다. ‘없음’과 ‘기타 적용 조항 의견’도 택할 수 있도록 명시했고, 시민들은 적용 조항을 중복 선택할 수 있다.

 

제14조(객관성)과 제17조(오보정정)은 채널A가 주장한 내용이 사실상 ‘오보’라는 점에서 적용될 수 있으며 제20조(명예훼손 금지)는 채널A가 해당 사건과 관련도 없는데 ‘복직 해고자’를 폭력 사태의 가해자로 지목하는 등 노동자들을 모욕했으므로 적용 가능하다. 제21조(인권 보호)는 오랫동안 사측의 탄압에 시달려야 했던 노동자들을 순식간에 ‘가해자’로 내몰면서 인권을 침해할 가능성에서 연관성이 있다.

 

제14조(객관성)

제17조(오보정정)

제20조(명예훼손 금지)

제21조(인권 보호)

기타

없음

1,025명

817명

770명

559명

3명

3명

95%

76%

71%

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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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차 안건(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11/27)) 적용 조항 Ⓒ민주언론시민연합

 

시민들은 기존 안건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제14조(객관성)을 적용했다. 채널A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사실처럼 보도한 점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규정 위반이라는 것이다. 오보를 낼 경우 즉각 정정해야 한다는 제17조(오보 정정)과 제20조(명예훼손 금지)도 70% 이상을 기록해 선택 비중이 높았다. 다만 제21조(인권 보호)는 포괄적 조항이고 이 사건이 인권과는 직접적 연관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 때문인지 52%로 적용한 시민들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시민들은 시민 방심위가 제안한 조항 외에 다른 심의규정도 적용했다. 제7조(방송의 공적책임) “방송은 국민이 필요로 하고 관심을 갖는 내용을 다룸으로써 공적매체로서의 본분을 다하여야 한다”,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 “대담․토론프로그램 및 이와 유사한 형식을 사용한 시사프로그램에서의 진행은 형평성․균형성․공정성을 유지하여야 한다”, 제29조(사회통합) “방송은 지역간, 세대간, 계층간, 인종간, 종교간 차별․편견․갈등을 조장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29조의2(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 등) “방송은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를 해치는 내용을 방송하여서는 아니 된다” 등이다. 이 조항들은 모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포괄적 조항이라는 이유로 실제 적용을 하지 않는 사실상 선언적 조항들인데 심의규정이 적실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명확히 시청자 정서를 해친 사례에 대해서는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27차 심의에 참여한 시민 구성

이번 심의에 참여한 시민은 총 1,080명 중 남성 747명(69%), 여성 333명(31%)/ 10대 3명(0.3%), 20대 36명(3.3%), 30대 226명(20.9%), 40대 544명(50.4%), 50대 238명(22%), 60대 이상 33명(3.1%)이었다.

 

민언련이 이처럼 의견을 남겨주신 시민의 연령대와 성별을 취합해 공개하는 이유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구성이 보다 다양한 계층을 대변할 인물들로 구성돼야 한다는 취지 때문이다. 지난 3기 방통심의위 심의위원에는 9명 전원이 남성이었고, 고연령층이었다. 이 같은 구성에서 오는 근본적 문제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 민언련 시민 방심위는 의견을 취합하면서 계속 성별과 연령대를 함께 취합하고자 한다.

 

시민 방심위 28차 안건 상정

 

28차 안건 TV조선 <뉴스9>(11/30, 12/4) ‘택배노조 파업 편파‧왜곡보도’

민언련은 시민 방송심의위원회 28차 안건으로 TV조선 <뉴스9>(11/30, 12/4) ‘택배노조 파업 편파‧왜곡보도’를 상정했다. TV조선은 11월 21일 전국택배연대 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이 CJ대한통운에 노동조합 인정 및 협상, 택배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하자 늘 그렇듯 ‘민폐 노조 프레임’을 작동시켰다. 노동자가 파업을 하게 된 이유,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일부 시민들의 불편만 부각하며 노조를 가해자로 묘사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사건‧사고 보도에서도 그 원인을 언급해주기 마련인데 유독 ‘노조의 사정’은 무시하는 것이다.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도 있었다. 이는 편파 보도인 동시에 왜곡 보도이다.

 

‘파업 원인’ 무시한 채 다짜고짜 ‘시민 골탕’

TV조선은 11월 30일과 12월 4일 두 차례 택배노조 파업 관련 보도를 냈는데 두 보도 모두 파업의 근본적 원인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11월 30일 보도의 경우 <‘파업 풀었다는데’ 택배 대란 여전…시민 ‘골탕’>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데 이미 제목에서 ‘노조가 시민을 골탕 먹였다’는 의미를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리포트 역시 “택배 노조가 어제 파업 종료를 선언했지만, 울산과 광주 등 일부지역은 여전히 정상적으로 배송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노사가 파업 동안 쌓인 택배 배송을 놓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건데, 보다못한 시민들이 택배를 직접 찾으러 가고 있습니다”라며 ‘시민 불편’만 부각했다. 언뜻 사측 책임도 거론하는 것 같지만 리포트 대부분은 “한 노조원은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라갔다. 창원에서는 노조원들이 택배 사무실을 9시간 동안 점거” 등 노조를 겨냥하고 있다. 역시 ‘왜 그래야 했을까’라는 문제의식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파업 불참 택배기사’까지 동원, 또 나온 ‘을들의 싸움 부추기기’

TV조선의 12월 4일 후속보도 <“거래처 끊겼다” 택배 기사 ‘노조 파업’ 비판>(12/4)는 ‘시민들의 불만’에 이어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다른 택배기사들의 불만을 동원한 ‘민폐 프레임’의 또 다른 버전이다. TV조선은 노조가 파업을 하자 다른 기사들과의 계약마저 끊어 버린 CJ대한통운의 책임은 은폐한 채 “파업으로 인해, 거래처가 끊겨 일감을 잃게 됐다고 호소한다”고 노조를 비판했고 거래처가 끊기 일부 택비기사들의 노조 비판 인터뷰를 연달아 나열했다.

 

파업 복귀하고도 민폐? ‘크로스체킹’ 없는 TV조선

심지어 TV조선의 일부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TV조선은 11월 30일 보도에서 노조가 파업을 풀었다면서도 배송을 지연키시고 있는 것처럼 묘사하며 ‘컨페이어 벨트 위에 올라가 배송을 방해하는 노조’를 부각했는데 이는 거짓이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파업 복귀 후 노동자들이 배송을 위해 차량 접안을 시도하자 사측이 이를 거부했고 어쩔 수 없이 레일에 손으로 물건을 옮겼는데 사측은 일방적으로 레일까지 작동을 멈춰버렸다. 이에 노동자들이 반발하면서 마찰이 벌어졌고 해당 장면이 나온 것인데 TV조선은 앞뒤 맥락을 잘라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라간 노조 때문에 배송이 안 된다’는 그림으로 갈음한 것이다. 심지어 사측은 노조가 파업 복귀를 선언했음에도 노조를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면서 개인별로 복귀 의사를 따로 밝히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모두 TV조선 보도에는 없는 ‘사측의 책임’들이다.

 

민원 제기 취지

물론 노조가 파업을 하면 일부 시민들의 불편은 생길 수밖에 없고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노조는 급여의 일부의 고객들의 일정한 불편을 감수해서라도 투쟁에 나서는 것인데 그 이유는 보통 그만큼 사측이 부당한 탄압을 가하기 때문이다. 이번 CJ대한통운의 ‘값질’과 그에 따른 택배노조의 파업도 똑같은 맥락이다. 특히 택배 노동자들은 그간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신분으로 인해 살인적인 노동 환경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노동자성’도 인정받지 못했다. 시민들의 불편만큼, 노동권의 측면에서는 그 일부의 불편보다 더 보도가치가 있는 ‘사실관계’들이다. 이를 보도하지 않는 것은 편파적일 뿐 아니라 심각한 왜곡이다.

 

시민 방송심의위원회가 제안하는 심의규정은 아래와 같다.

 

제14조(객관성) 방송은 사실을 정확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다루어야 하며,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으로 방송하여 시청자를 혼동케 하여서는 아니된다.

제17조(오보정정) 방송은 보도한 내용이 오보로 판명되었거나 오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에는 지체없이 정정방송을 하여야 한다.

 

  시민방송심의위원회 심의 참여 바로가기 http://www.ccdm.or.kr/xe/simin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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