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위원회_

신문모니터위원회 보고서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종북몰이’에 ‘아무말 대잔치’까지, 문제보도 선물세트였던 평창올림픽
등록 2018.04.03 10:29
조회 499

 

모니터 개요

모니터 대상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종이신문 지면에 한함)

모니터 기간

2018년 2월 9일 ~ 2018년 2월 26일

 

2월 25일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92개국의 선수가 17일 간 기량을 펼친 이번 올림픽은 올림픽 헌장이 목표하는 “스포츠를 통한 조화로운 인류 발전 기여”의 가능성을 몸소 보여주는 자리였다. 평창 올림픽은 남북이 한반도 기류를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도 역사적이다. 올림픽 이후 한국과 미국, 북한은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4월에 남북 정상회담을, 5월에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데 합의했다.


그렇다면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걸쳐 주요 일간지의 보도는 어떠했을까? 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모니터위원회는 이 역사적인 국제 행사와 관련한 ‘문제보도 특집’을 준비했다. 신문들은 평창 올림픽이 개막한 2월 8일부터 폐막한 25일까지 경기를 준비한 선수들의 노력을 어떤 시각으로 비추고, 남북 대화 재개의 현장을 어떻게 보도했을까? 이에 답하기 위해 주요 6개 일간지의 모든 관련 보도를 살펴봤다.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는 이번 특집에서 올림픽 기간 최악의 칼럼 TOP3를 선정했다. 그리고 올림픽을 다룬 보도 전반에서 나타난 문제점의 유형을 분석했다. 보고서 전반부는 최악의 칼럼 3건을 선정 사유와 함께 소개한다. 후반부에서는 문제적 고정관념과 순위지상주의, 가십을 부추기는 보도 관행을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남북 간 대화를 비난하는 보수 매체의 보도 행태를 분석한다.

 

1. 평창 동계올림픽 최악의 칼럼 TOP 3

 

1) 조선일보 <양상훈 칼럼/타임머신 타고 온 사람들을 평창에서 보았다>

 

타임머신 타고 온 ‘국뽕’을 조선일보에서 보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의 국민성’에 감격하는 낯뜨거운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조선일보만은 예외였다. 시대에 뒤처진 ‘선진 일류 대한민국’ 자화자찬 논조가 해당 지면에서 종종 모습을 드러냈다. <양상훈 칼럼/타임머신 타고 온 사람들을 평창에서 보았다>(2/22 양상훈 주필 https://goo.gl/zSjP1q)는 그 대표적 사례다. 나아가 북한의 “촌티”와 후진성을 강조하며 이와 비교해 한국의 ‘서양과 어울리는 모습’에 감격한다는 점에서 자문화 우월주의이자 사대주의가 아닐 수 없다.


해당 칼럼에서 양 주필은 총 네 단락을 할애해 한국 관중들이 얼마나 ‘서양 문화에 익숙한지’를 끊임없이 강조한다. 빙상 경기에서 한국 사람들은 “미국·캐나다 사람들을 무색하게 할 만큼 자연스럽고” “세계 최첨단”이며, “외국 관중과 아무렇지도 않게 영어로 대화를 나눴다”며 그 풍경을 세세하게 묘사한다. “개방경제와 성장, 자유로운 해외여행의 30년이 만든 변화”라는 것이다.


 반면 이어지는 후반부에서 양 주필은 북한 응원단을 두고 “우스꽝스럽”고, “고립돼 있”다고 격하한다. 북한 응원단은 “똑같은 박자로 손뼉을 치면서 똑같은 목소리와 똑같은 억양”으로 응원하고 있었고, 선수는 “실력도 최하위였다”는 것. 칼럼은 경기 쉬는 시간 키스 타임의 풍경까지 상세히 기술하며 북한 응원단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서 온 사람들”에 빗대기도 한다. 글은 “저 혼자 50년 전을 살고 있는 집단(북한)”에 “우리가 속지 않고 결단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끝을 맺는다.


 국가 간 차등을 전제하는 조선일보 혹은 양 주필의 그릇된 가치관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칼럼이다. 한국 사람이 영어를 못하는 것이 ‘촌티’라고 여기는 사상은 사대주의에 불과하다. 미국과 캐나다 등 서구 언어·문화를 기준으로 이에 맞추는 게 곧 선진화라고 규정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해당 칼럼의 시각은 북한 올림픽 참가의 의미를 왜곡하고 있기도 하다. 북한 응원단의 참가가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경색된 남북관계가 누그러지고 대화의 물꼬를 틔웠다는 점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구문화를 기준으로 남북의 ‘수준’ 차이를 강조하는 비하적 표현은 보도가치 없는 개인적 감상평에 불과하다.
 

2) 중앙일보 <최민우의 블랙코드/올림픽 냉소주의>

 

올림픽-‘남혐’-북한 엮은 중앙일보의 ‘아무말 대잔치’

최민우 중앙일보 정치부 차장의 <최민우의 블랙코드/올림픽 냉소주의>(2/9 https://goo.gl/BjXUty)는 TOP 3 가운데 횡설수설이 가장 심했다. “(국민의) 반북 정서가 올림픽 냉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 칼럼은 “남성 혐오가 폭발한 게 미투 운동”이라는 주장까지 덧붙이며 논리적 비약과 무지를 동시에 드러냈다.


  최 차장은 “지금은 거꾸로 ‘올림픽 패싱’이라고 할 만큼 무관심하다”며 평창 올림픽이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최 차장에 의하면 그 주된 이유는 “반북 정서”이며, “그 중에서도 결정타는 북한”이다. “시중엔 ‘이번 올림픽은 단일팀으로 시작해 현송월을 거쳐 김여정으로 끝난다’는 말이 파다하다”는 것이다. 최 차장은 그 근거로 20대의 북한 정권에 대한 신뢰(26.2%)와 무력도발 가능성(77.9%)에 관한 2017년 여론조사를 인용한다. 그리고 “여태 당해온 북한의 땡깡·공갈에 질린 탓에 올림픽이라고 그들이 내려와 설쳐대는 꼴이 보기 싫다는 것”이라는 해석을 덧붙인다.


  ‘올림픽 냉소주의’라는 제목이 담고 있는 주장부터 섣부르다. 객관적 수치에 따르면 평창 동계올림픽은 여러 면에서 흥행을 기록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 입장권 판매율은 93%를 웃돌았다(2월17일 기준, 2014 소치의 경우 75%대). 종합 시청률 역시 높아, 중계권을 분담한 지상파 3사의 광고수입은 2016 리우(240억), 2008 베이징(304억)을 상회했다. 북한 올림픽 참가에 대한 국민 반응 역시 실상은 다르다. 중앙일보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북한 참가에 대한 긍정적 여론이 높음을 자사 보도로 발표한 바 있다.(<국민 66%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적으로 개최할 것” 직접 관람은...>(2017/9/29 https://goo.gl/ZbNfwq), <‘평창올림픽 북한선수단 참가’, 국민 절반은 “긍정적”>(2017/7/31 https://goo.gl/Yo3b42(뉴시스 전재)) 최 차장의 논점은 사실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그저 올림픽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싶어한 결과물인 셈이다.


 해당 칼럼의 결정타는 말미에 등장한다. 최 차장은 “북한 혐오”를 강조하기 위해 “남성 혐오” 주장을 엮었다. 다음은 칼럼의 마지막 단락 전부이다. 


“켜켜이 응축돼 온 남성 혐오가 폭발한 게 최근 일련의 미투(#Me Too) 운동이다. 북한 혐오 역시 비슷한 구석이 있다. 김여정을 살뜰히 모시고, 남북 정상회담 성사에만 목을 맬 때가 아니다. 균열은 엉뚱한 곳에서 터져 나올지 모른다.”


이 대목에선 그 논증과 설득 과정이 실종돼 있을 뿐 아니라 언론인으로서 ‘혐오’와 젠더권력에 대한 이해가 전무함이 드러난다. 중앙일보 <“여혐과 남혐은 다르다”…인권위 혁신위원의 경고>(1/30 https://goo.gl/RcgAAX)에서도 혐오는 “개인(약자)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놓”인 “구조”를 전제로 한다. “오랜기간 차별당했고 폭력에 노출된 여성에 대한 혐오와 남성에 대한 모욕은 그 효과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사의 기사가 소개하듯 “‘남혐’은 성립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최 차장은 젠더권력에 무지한 개념을 사용해 가며 ‘북한 혐오’에 빗대기 위해 명백한 ‘성범죄’에 대한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폭로 의미를 퇴색하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설득력 유무를 넘어 공론장에 해악을 끼치는 보도의 대표 사례다.

 

3) 동아일보 <김순덕 칼럼/인권유린 왕국에서 온 백두공주 김여정>

 

김여정과 남북 대화에 대한 동아일보 김순덕의 감정 섞인 비난

“미소 띤 핵폭탄”, “은둔의 왕국 처연한 공주같은 아우라”, “비수가 시퍼렇게 드러난다.” 동아일보의 <김순덕 칼럼/인권유린 왕국에서 온 백두공주 김여정>(2/12 https://goo.gl/Kq3yHw)이 올림픽 기간 방남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가리켜 묘사한 구절이다. 김순덕 논설주간은 특유의 논거가 부족하고 악의적인 칼럼으로 민언련 2016년 12월 나쁜보도 및 해당 연도 최악의 필진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 칼럼에서도 김 논설주간은 김 부부장에 대한 감정적 묘사를 동원해 문재인 정부의 북한에 대한 대화 재개를 비난했다.


해당 칼럼의 전반부는 김 부부장에 대한 감정 섞인 묘사로 채워져 있다. “정치적 낙진(落塵, 방사능 물질이 지구 표면에 떨어진 것·죽음의 재)”, “살짝 턱을 추어올린 미소 뒤에는 누구에게도, 단 한번도 고개 숙여본 적 없는 비수가 시퍼렇게 드러난다”는 표현 등이 그것이다. 칼럼은 묘사한 김 부부장의 외양을 북한의 인권 유린 상황과 연결시킨다. 김 부부장이 미국의 대북제재 목록에 이름을 올린 점을 강조하며 “수령 유일독재체제로 북한을 세뇌시켰기에 ‘백두공주’처럼 대한민국에서까지 고개를 빳빳이 세울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김 논설주간은 나아가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인권 유린을 묵인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평화체제’로 나아갈 경우 북한 주민들은 생지옥 같은 인권유린을 언제까지 당해야 할지 알 수 없”으며, “한미동맹이 깨지고 북한 주도 통일이 이뤄진다면 탈북 여성 상당수가 중국에서 인신매매와 성매매 희생자로 전락하는 상황이 우리 딸들의 운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 논설주간은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이 땅에선 인권을 부르짖는 좌파 진영이 북한 인권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위선이라는 표현도 아깝다”고 비판했다.


한국-미국-북한 간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은 상황이 보여주듯, 칼럼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먼저 북한과 대화하는 것이 한미동맹을 깨뜨리고, 북한 주도 통일을 허용하는 행보라는 전제부터 허구적이다. 백악관 측은 2월 10일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일치된 대응을 위해 한국과 긴밀히 접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올림픽이 끝난 후 3월 10일 “북한은 아주 잘 할 것이고, 나는 우리가 엄청난 성공을 거둘 것이라 생각한다”며 보인 반응 역시 그 방증이다.


북한 인권에 대한 해당 칼럼의 전제도 문제적이다. 김 논설주간의 논점은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는 것은 인권 유린이고, 대북 제재는 곧 북한의 인권과 자유에 관심을 보이는 행보라는 주장을 내포한다. 이 역시 근거가 미약한 주장이다. 북한 인권과 전쟁 위기 완화는 다른 차원의 사안으로, 개별적으로 다뤄야 한다.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 북한이 대화 기조를 키워나가는 국면에서 해당 칼럼의 논지는 설득력이 낮을 뿐 아니라 고색창연하다.
 

2. 평창 동계올림픽 문제보도 유형 분석

 

1) 스포츠 본질과 동떨어진 보도, 고정관념 강화하는 표현 여전해

 

① 젠더·외모·지역주의 편승·강화하는 보도

6개 신문의 지면 보도 가운데 가장 눈에 띈 문제는 고정된 성 역할, 외모지상주의, 지역 고정관념 등 선입견을 그대로 차용하고 강화하는 표현이다. 이는 올림픽 보도의 문제 유형 가운데 가장 흔하게 발견됐을 뿐 아니라, 논조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일간지에서 나타났다. 그만큼 해당 관습에 대한 매체 전반의 문제의식이 무디다고 볼 수 있다.


일간지 보도들은 여러 선입견 가운데 젠더와 관련한 고정관념을 적극 이용하는 양태를 보였다. 성별 고정관념을 부각하는 표현은 스포츠의 본질에서 독자의 집중을 앗아갈 뿐 아니라 현존하는 반인권적 이성애-가부장제 중심 사고방식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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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제·사진·본문에서 젠더-외모 등 고정관념을 강화한 올림픽 신문보도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성 고정관념을 눈에 띄거나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뽑는 데 활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동아일보의 <‘남심 저격’, 평창 사로잡은 미모의 선수들>(2/19 김동욱 기자 https://goo.gl/Q423vT)은 그 대표 사례다. 해당 기사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 선수들의 기량이 아닌 외모를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스포츠 선수를 성별에 의해 대상화하면서 ‘여자라면 아름다워야 한다’는 성차별적 전제를 담고 있다. 요정·여왕·여제·퀸 등 선수의 스포츠맨십과 기량이 아닌 여성성을 내세우는 제목은 6개 일간지 모두에서 사용했다. 그 빈도와 정도는 경향신문(<여제와 요정 첫 대결… 시프린, 판정승>(2/23 윤승민 기자 https://goo.gl/sCtrs7) 등 12회)과 조선일보(<스노보드 퀸의 양다리… 빌린 스키 타고 얼떨결에 금>(2/19 이벌찬 https://goo.gl/mEzcbT) 등 9회)에서 가장 심했다.


반대로 남성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표현도 발견됐다. 한국일보의 <평창 돋보기/22년 만에 처음 본 ‘상남자’ 의 눈물에 가슴 뭉클>(2/22 심의식 국군체육부대 아이스하키팀 감독 https://goo.gl/n36Dxz)은 백지선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 감독이 “‘상남자’라 눈물을 좀처럼 볼일이 없었”다고 회고하며 ‘남자는 울면 안 된다’는 성역할 전형을 따랐다. 이성애중심주의를 전제한 보도도 있었다. 동아일보는 <이상화 안아준 고다이라 ‘매너상’>(2/26 박은서 기자 https://goo.gl/gVBCka) 제하 기사에서 미국 선수 거스 켄워시(27 미국)와 그의 남자친구인 배우 매슈 윌커스에게 ‘이색커플상’을 수여했다. 켄워시는 공개적으로 동성애자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가리켜 ‘이색적’이라고 수식하는 행위는 동성애를 일반적이지 않다고 규정하면서 타자화한다.


개인의 외모를 부각하는 보도 역시 올림픽의 본질에서 벗어난 보도 양태의 하나다. 보도 가치가 없을 뿐 아니라 아니라 외모와 무관한 영역에서도 이를 주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 외모지상주의를 선수 및 독자들에게 강요한다. <평창 달군 지구촌 훈남들 … 한국 팬들 “출국 막아라” 열광>(2/23 김효경 기자 https://goo.gl/4tJy2U) <안경선배 vs 박보영 닮은꼴 … 한·일전, 스킵 손끝에 달렸다>(2/23 박린 기자 https://goo.gl/21Rnbi)(이상 중앙일보) 등이 선수 개인의 외모를 기사의 주요 소재로 삼았다. 올림픽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도 외모 평가 대상이 됐다. 동아일보는 <살짝 고개 든 도도한 김여정… 김영남이 ‘상석 앉으라’ 권유>(https://goo.gl/rjvsxD)에서 김 부부장의 외모를 고용희(김정은·김여정의 어머니)와 비교하며 “하얀 피부에 비교적 아담한 체구, 갸름한 얼굴선과 비교적 수수한 인상” 등의 문구로 자세히 서술했다.


반면 여자 컬링 국가대표 팀을 다룬 보도에서는 무리하게 가족주의를 강조하는 표현이 두드러졌다. 스포츠 선수는 자신의 영역에 숙련된 전문가이자 직업인이며 독립적인 개인이다. 이들을 국민의 가족으로 묘사하거나 그들 개인의 가족관계를 우선시하는 보도는 선수의 전문성을 흐릴 뿐 아니라 개인에게 실제와 무관한 특정 이미지를 덧씌우는 결과를 낳는다. 조선일보는 <“우리 딸들이 해냈어” 뒤집어진 의성>(2/24) <의성 마늘밭 언니의 독한 눈빛, 대한민국이 반했다>(2/19) <평일엔 컬링, 휴일엔 부모 도와 밭일… ‘팀 킴’ 은 그렇게 컸다>(2/22) 등의 기사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을 ‘언니’ ‘딸’ 등 가족으로 표현하거나 그들의 효심을 강조해 보도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 선수의 성적을 철지난 국민성 찬양에 활용하기도 했다. <만물상/윤성빈과 ‘하면 된다’>(2/19 민학수 논설위원 https://goo.gl/xPiuuM)는 윤성빈 선수의 금메달 성적을 ‘하면 된다’ 정신에 빗대며, “황량한 개펄 위에 세계 최고 제철소와 조선소를 빚어낸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고 국가주의적 의미를 부여하며 결론을 맺었다.

 

매체

기사 제목

문제 표현

동아일보

‘남심 저격’, 평창 사로잡은 미모의 선수들

여자 선수들의 기량이 아닌 외모를 중점적으로 소개는 ‘여자라면 아름다워야 한다’는 성차별 전제

경향신문

여제와 요정 첫 대결... 시프린, 판정승

선수 기량보다 여성성을 내세우는 제목

조선일보

스노보드 퀸의 양다리... 빌린 스키 타고 얼떨결에 금

선수 기량보다 여성성을 내세우는 제목

한국일보

22년 만에 처음 본 ‘상남자’의 눈물에 가슴 뭉클

‘남자는 울면 안된다’는 남성 성역할 전형

동아일보

이상화 안아준 고다이라 ‘매너상’

스스로를 동성애자로 밝힌 선수에게 ‘이색’커플상 부여. 동성애를 ‘이색적’이라 수식

중앙일보

평창 달군 지구촌 훈남들..한국 팬들 “출국 막아라”열광

경기와 무관한 선수 개인의 외모 강조

중앙일보

안경선배 vs 박보영 닮은꼴...한일전, 스킵 손끝에 달렸다

경기와 무관한 선수 개인의 외모 강조

동아일보

살짝 고개 든 도도한 김여정... 김영남이 ‘상석 앉으라’ 권유

김여정 부부장의 외모를 모친과 비교.

“하얀 피부에 비교적 아담한 체구, 갸름한 얼굴선과 비교적 수수한 인상” 등

조선일보

“우리 딸들이 해냈어” 뒤집어진 의성

제목의 ‘우리 딸’이라는 표현으로 가족주의와 효심을 무리하게 강조

조선일보

의성 마늘밭 언니의 독한 눈빛, 대한민국이 반했다

‘의성 마늘밭’이라는 지역명을 언급하며 선수의 출생지 강조

조선일보

평일엔 컬링, 휴일엔 부모 도와 밭일... ‘팀 킴’은 그렇게 컸다

가족주의와 효심을 무리하게 강조

조선일보

만물상/윤성빈과 ‘하면 된다’

윤 선수의 금메달이 “황량한 개펄 위에 세계 최고 제철소와 조선소를 빚어낸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 젠더·외모·지역 등 선입견 강화하는 신문보도 사례 목록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② 순위 지상주의 보도

언론 보도는 출전 선수를 포함한 국민들이 올림픽 경기를 보는 기준과 관점을 형성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경기의 즐거움이나 선수들의 노력, 그 뒤의 사회적·구조적 측면보다 한국의 메달 성적에 몰두하는 보도가 문제적인 이유다.


그럼에도 6개 일간지는 모두 한국 선수들의 메달 성적만을 내세우는 보도 양태를 빈번하게 보였다. 그 경향은 기사의 제목에서부터 드러났다. <‘소치 노메달 쇼크’ 남쇼트트랙, 오늘 첫 금 사냥 “칼날 갈았다”>(조선 2/10 석남준 기자 https://goo.gl/6KwC7C) <부딪히고 넘어지고 … 골든데이는 없었다>(중앙 2/23 김원 기자 https://goo.gl/juyzrB) <‘메달밭’ 쇼트트랙, 금 싹쓸이 시동>(경향 2/10 김은진 기자 https://goo.gl/Ne8C7C) <NO 골든데이>(경향 2/23 김은진 기자 https://goo.gl/QxoP4c) 등 기사 표제에서 ‘노 메달’ 혹은 ‘노 골드’ 표현을 강조하는 보도가 진영과 논조를 막론하고 빈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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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달 지상주의를 보여준 올림픽 신문보도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기사 본문도 선수들의 노력이나 포부, 감상보다 경쟁 패배 혹은 메달 획득 실패에 대한 자세한 묘사로 가득했다. 조선일보의 <올림픽 첫골은 넣었지만… 단일팀, 일(日)에 1대4 완패>(2/15 임경업 기자 https://goo.gl/bqdeir)와 <최민정에게도 안열린 500m 문 … 또 땅친 여자 쇼트트랙>(2/14 이순흥 기자 https://goo.gl/kvrnZX), 한국일보의 <소치 굴욕 씻은 남자, 기대가 너무 컸던 여자... 세계 쇼트트랙 평준화 새삼 느껴>(2/23 김지섭 기자 https://goo.gl/aE6Q1a) 등 경기 결과를 다룬 기사 대부분에선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을 ‘쇼크’로 표현하거나, 금메달 획득 실패에 대해 국민께 죄송하다는 선수들의 인터뷰를 인용하는 등 결과 지상주의적 관점이 주를 이뤘다. 동아일보는 <최민정 2억1825만원>(2/26 양종구 기자 https://goo.gl/tW7DF2)에서와 같이 선수들의 경기 결과에 따른 포상 금액을 표제에서 강조하기도 했다.

 

매체

기사 제목

문제 표현

조선일보

‘소치 노메달 쇼크’ 남쇼트트랙,

오늘 첫 금 사냥 “칼날 갈았다”

“남자 쇼트트랙은 (...) 12의 메달 가운데 한 개도 목에 걸지 못했다.
‘소치 쇼크’란 말이 나왔고, 이후 스포트라이트는 여자 대표팀에 집중됐다.”

조선일보

올림픽 첫골은 넣었지만…

단일팀, 일(日)에 1대4 완패

“단일팀, 일(日)에 1대4 완패”

조선일보

최민정에게도 안열린 500m 문 … 또 땅친 여자 쇼트트랙

“(...) 이번 대회까지 여덟 번의 올림픽에서 한국이 여자 500m에서 거둔 성적은 동메달 2개가 전부다.”

중앙일보

부딪히고 넘어지고 …

골든데이는 없었다

“이날 하루 많게는 3개의 금메달을 기대했던 쇼트트랙 대표팀은 한 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했다. 한국이 기대했던 ‘골든데이’는 ‘노 골든데이’가 됐다.”

동아일보

최민정 2억1825만원

“쇼트트랙 2관왕 최민정이 1억 원이 넘는 포상금을 받는다.”

경향신문

‘메달밭’ 쇼트트랙, 금 싹쓸이 시동

“남자 쇼트트랙은 2014년 소치에서 당한 ‘노메달’ 수모를 설욕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경향신문

NO 골든데이

“쇼트트랙 대표팀이 ‘골든데이’를 기대했던 마지막 날을 ‘노골드’로 마무리했다.”

한국일보

소치 굴욕 씻은 남자,

기대가 너무 컸던 여자...

세계 쇼트트랙 평준화 새삼 느껴

“(...) ‘노 골드’는 한국 선수단이 전혀 예상 못한 시나리오다.”

△ 순위 지상주의 신문보도 사례 목록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③ 스포츠맨십보다 가십

올림픽 이벤트와 경기 안팎의 사건 가운데 표피적인 부분을 선정적으로 부각하거나 가십으로 소비하는 보도도 빠지지 않았다. 문제점은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국가대표 민유라 선수의 경기 중 의상 사고를 보도한 방식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중앙일보 <5초 만에 윗옷 끈이 툭 … 아찔한 사고에도 열정 연기 ‘흥유라’>(2/12 김효경 기자 https://goo.gl/dQGQKv)는 의태어를 사용해 사고 상황의 실감을 강조하는 제목을 뽑았고, 동아일보는 <오늘의 말말말/“옷 단단히 여미고 경기하겠습니다.”>(2/12 https://goo.gl/1DytKM) 기사에서 상의 끈이 풀린 채 경기에 임하는 선수의 상체 사진을 컬러 삽입했다. 이는 경기의 본질과 무관하고, 선수의 노력을 무색하게 할 뿐 아니라 개인으로서 상처가 될 수 있는 민감한 상황을 선정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로밖에 풀이할 수 없다.


중앙일보 기사 <“오빠, 라인 좋아요~” 화끈한 격려 멘트로 뜬 컬링 남매>(2/12 박린 기자 https://goo.gl/TJBkcx)의 제목 역시 운동(컬링)선수의 신체와 팀워크, 올림픽정신을 성적으로 대상화해 주목을 꾀했다는 점에서 부적절했다. 조선일보 기사 <호날두보다 굵은 65㎝ 허벅지… 용수철 스타트 튀어나온다>(2/19 윤형준 기자 https://goo.gl/8LhRSZ)는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 선수의 허벅지의 굵기를 “성인 여성의 허리둘레” “호날두보다도 3cm 더 굵다” “근육질 배우 휴 잭맨(...)보다 100kg 가까이 더” 등 표현으로 묘사하는 데 4면 5단 기사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양반다리 괴로운 외국인 “밥 먹으러 갔다 요가 수행”>(2/20 박상현 구본우 황지윤 기자 https://goo.gl/rJUnJr) 바이애슬론 선수들, 경기 전 전자담배 피운다?>(2/9 이해인 기자 https://goo.gl/yyvB8b) 등도 올림픽 자체와는 무관한 사안을 부각해 기사화한 사례다.


특히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북한과 미국의 방한 인사에 대해서도 가십성, 선정적 묘사를 주 골자로 하는 기사를 내놨다. 동아일보는 <오늘과 내일/이방카 접대 매뉴얼>(2/13 이승헌 정치부장 https://goo.gl/LhVavA)에서 이방카에 대한 기자의 주관적 분석을 나열하며 “워싱턴 공주”를 “그(김여정)에 못지 않게 대접해줘야 트럼프 대통령이 토라지지 않는다”는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 조선일보는 <김여정보다 극진하게… 이방카 모시기 특급작전>(2/15 김진명 기자 https://goo.gl/josvST)에서 이방카와 관련한 사실로 구성된 기사 내용과 달리 김여정과 이방카를 비교 배치하는 가십성 제목을 뽑았다. <김여정, 늘 고개 꼿꼿이 들고 시선은 위로>(2/12 김명성 기자 https://goo.gl/AFgWTQ)에서는 김여정의 외양과 고개의 각도, 허리를 굽히는 과정 등 보도가치가 미약한 내용을 큰 비중으로 주관적으로 묘사했다.(“김여정의 마른 체형에 비해 배가 도드라져 나온 모습” “핸드백을 집어들려고 했지만 쉽지 않아 보였다” 등)

 

매체

기사 제목

문제 표현

중앙일보

5초 만에 윗옷 끈이 툭…

아찔한 사고에도 열정 연기 ‘흥유라’

선정적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제목

동아일보

오늘의 말말말

“옷 단단히 여미고 경기하겠습니다”

상의 끈이 풀린 채 경기하는 선수의 상체 사진

중앙일보

“오빠 라인 좋아요~”

화끈한 격려 멘트로 뜬 컬링 남매

선정적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제목

조선일보

호날두보다 굵은 65cm 허벅지…

용수철 스타트 튀어나온다

“성인 여성의 허리둘레”

“호날두보다도 3cm 더 굵다”

“근육질 배우 휴 잭맨(…)보다 100kg 가까이 더”

조선일보

양반다리 괴로운 외국인

“밥 먹으러 갔다 요가 수행”

“오랜시간 ‘양반다리’로 앉아 밥 먹기를 어려워한다”

조선일보

바이애슬론 선수들, 경기 전 전자담배 피운다?

“콧입에 흰색 장비를 물고 있다.

설마, 올림픽 훈련 중 흡연을 하는 건가.”(아님)

동아일보

오늘과 내일/이방키 접대 매뉴얼

“워싱턴 공주”

“그(김여정)에 못지않게 대접해줘야

트럼프 대통령이 토라지지 않는다”

조선일보

김여정보다 극진하게… 이방카 모시기 특급작전

두 여성 인물을 비교하는 가십성 제목

조선일보

김여정, 늘 고개 꼿꼿이 들고 시선은 위로

“마른 체형에 비해 배가 도드라져 나온 모습”

“핸드백을 집어들려고 했지만 쉽지 않아 보였다”

△ 가십성 올림픽 신문보도 사례 목록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2) 올림픽 보도의 또 다른 흐름 – 조중동의 북한 올림픽 참가 때리기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던 3주 간 동아일보·조선일보·중앙일보를 장악한 문제 보도의 축이 또 있다. 바로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 및 미국과 대화의 물꼬를 튼 북한 관련 보도다. 


이번 특집의 ‘나쁜 칼럼 TOP 3’에서 확인할 수 있듯, 3개 일간지의 북한 올림픽 참가를 둘러싼 반대 논조는 신랄한 반면 실질적 근거를 누락하고 있었다. 이러한 조중동의 보도 양태는 북한 정권 및 북한과의 대화를 주도하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난, 북한 응원단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남에 대한 비난 등 크게 3가지로 갈렸다. 그 경향은 세 매체 가운데 조선일보에서 가장 노골적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정부가 주도한 대화 재개 국면에 대해 북한에 속거나 지는 상황, 혹은 북한의 인권 유린을 외면하는 행태로 해석하며 근거 없는 색깔론을 재활용했다. <기자의 시각/“납북자들도 기억해주세요”>(2/9 안준호 기자 https://goo.gl/XLZARB)는 조선일보가 납북자 이슈를 돌연 꺼내든 기사다. 미국은 평창 올림픽에 “오토 웜비어씨의 아버지와 함께 평창 개막식에) 참석하고 탈북자들을 면담하며 북한 인권 문제를 집중 부각”하는데 “‘촛불’ 정권이란 우리 정부만 유독 침묵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 행보를 ‘인권 외면’과 등치했다. <사설/文 대통령 현 상황 남북 정상회담은 우물가 숭늉 찾는 격>(2/19 https://goo.gl/etvm2o)에서는 “문 대통령을 둘러싼 세력 중 상당수”가 “이미 북한 비핵화를 포기하고 ‘핵 있는 평화’라는 5200만 핵 노예화 구상을 흘리기 시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류근일 칼럼/평창 이후 한반도 자유화의 역전극을>(2/20 류근일 언론인 https://goo.gl/R6qB3s)은 대화의 움직임을 가리켜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라는 괴물이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지우려 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아메리카vs동아시아/평창 이후 미 분노·북 갑질 우려된다>(2/12 이춘근 한구해양전략연 선임연구위원 https://goo.gl/CxfTds)에선 대한민국이 북한에 “모든 것을 다 양보”하고 “변호해” 준 나머지 “북한은 (...) 완벽한 ‘갑’ 노릇”을 하고, 이는 “북한을 향한 미국의 분노를 대폭 증폭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응원단과 선수에 대한 보도 역시 악의적인 것이 많았다. 조선일보의 <북응원단 220명, 구하기 힘든 로얄석에 앉은 비결은>(2/19 전현석 기자 https://goo.gl/LFi92Q) 제목과 전반부는 마치 북한 응원단이 부당하고 비싼 특혜를 누렸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나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우선 비싸서 판매되지 않은 표를 최대한 구매”했으며 단체석 마련에 실패한 경우 “20~50명씩 흩어져 응원해야만 했다”는 설명을 종국에 밝혔으나, 이 사실 자체의 보도가치가 적다는 점을 미뤄볼 때 사실 여부와 관계 없이 북한 응원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강화하는 보도이다. 


중앙일보는 <“북에 하키장비 반납 요구해 서먹해져”>(2/26 강병철 기자 https://goo.gl/bojq4d)에서 “폐회식에서 남북이 따로 입장한 것은 남북 선수단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있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고 이른바 ‘카더라 보도’를 지면에 실었다 추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1점차 리드...동점...1점차 승리...가슴 쓸어내린 갈릭걸스>(2/24 박린 기자 https://goo.gl/x6rM3b)에서는 컬링 한일전 승리 보도에서 뜬금 없이 “북한 응원단을 향한 관심은 대회 중반 이후 시들었다” “트와이스의 ‘TT’가 흘러나오는데 한복을 차려입고 부채춤을 춰 엇박자” 등 응원단에 대한 부정적 묘사를 늘어놓고, <이영종의 평양 오딧세이/북녘 번져 갈 올림픽 열기… 대동강 얼음 녹일까>(2/21 이영종 기자 https://goo.gl/fQqS2Z)에서 “미녀응원단 내세운 북 평창 전술” “섬뜩한 구호와 격파 시범이 주류인 레퍼토리에 객석의 초청인사와 관객은 호응하지 못했다” 등 폄하 논조를 이어갔다.


한편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방남과 한국 정부의 결정을 비판하는 보도를 내놨다. 천안함 침몰과 이에 대한 북한 김 위원장의 책임은 그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전말이 밝혀지지 않은 중대하고도 복잡한 사건에 관련한 언론의 역할은 기존에 밝혀진 사실관계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해당 사안의 휘발성을 이용해 논란에 논란을 더하는 형식을 택했다. 가장 대대적으로 반대한 신문은 조선일보다. 조선일보는 <1면/이번엔 ‘천안함 폭침 주범’이 평창 온다>(2/23 정우상 기자 https://goo.gl/JkjS28)과 <사설/천안함 주범이 한국과 유가족 능멸하게 만들 텐가>(2/23 https://goo.gl/HjFQ2r) 등 여러 건의 기사와 사설·칼럼에서 김 부위원장을 ‘천안함 주범’으로 단정하고 그의 방남을 강하게 반대했다. <김영철 예우받던 주말… 김관진은 집 압수수색 당해>(2/26 엄보운 기자 https://goo.gl/JkCsFS)에서는 국군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사건 조사 때 사건 축소·은폐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관진의 압수수색을 엮어서 정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24일 <“천안함 주범 명확지 않다” 부처들 동시 김영철 책임 흐리기>(문병기 박훈상 신나리 기자 https://goo.gl/io7xHv)와 <사설/‘북의 김영철 도발…언제까지 끌려만 다닐 건가’>(https://goo.gl/X6G2S6)에서 한국 정부가 김 부위원장을 감싸며 북한의 노림수에 끌려다닌다는 논조를 내놨다.


반면 한겨레나 한국일보에선 사안의 다면성을 고려해 관련 사실을 그 맥락과 함께 전달하려 노력한 보도도 있었다. 한국일보의 <천안함 폭침에 ‘김영철 배후’ 단정 근거 없지만 포괄적 책임>(2/23 조영빈 기자 https://goo.gl/ua8zqf)은 김 부위원장의 방남 관련 5가지 진실을 질의응답의 형식으로 밝혔다. 한겨레의 <정치BAR/김영철의 ‘두 얼굴’, 조선일보의 ‘두 얼굴’>(2/26 성한용 기자 https://goo.gl/fw8pcF)는 사안의 성격을 거리를 두고 가늠하는 태도를 보였다.

 

정리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김예리 회원(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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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모니터보고서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의 회원 모임인 신문모니터위원회에서 작성했습니다.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는 △신문을 읽고 미디어 비평을 직접 해 보고 싶으신 분 △혹은 뉴스를 보고 답답해진 마음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은 분 △직업인으로서의 기자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닌, 참 언론인이 되고 싶으신 분들 모두에게 언제나 활짝 열려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 놓치지 마세요! 모임 참여 혹은 참관 문의는 02-392-0181로 해주시면 됩니다.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모니터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