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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되지 않은 北석탄 밀반입 오보 따라 썼던 중앙일보의 정정보도
등록 2018.12.1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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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오늘 아침 정정보도를 냈습니다. 중앙일보 <북 석탄 반입 선박 4척 입항금지제재 뚫린 뒤 뒷북”>(8/13 유지혜·이근평기자)은 북한산 석탄이 민간입체를 통해 우리나라로 들어왔고, 정부가 뒤늦게 해당 선박의 입항을 금지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악화를 우려해 정부가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한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조처를 안했다는 비판이 거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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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4 중앙일보의 정정보도

 

‘확인된다면(If confirmed)’은 확인됐다(confirmed)는 뜻이 아닌데도

하지만 이 뉴스의 근거가 됐던 3월에 발행한 UN 대북 제재위원회 산하 유엔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는 ‘확인된다면(If confirmed)’이란 조건부 심증이 있었을 뿐, 확인된 사실이란 말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한겨레 <팩트체크/ 북한산 의심 석탄 반입 논란은 어디까지 사실일까>(8/9 김지은·노지원 기자)는 해당 보고서를 직접 읽고, 가장 먼저 관련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또한, 한겨레는 석탄 밀반입 선박이 더 있다며 추가적인 의혹을 제기한 유기준 의원이 이에 대한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기자들이 유 의원에게 ‘북한산 석탄으로 보는 근거’를 묻자 “다른 언론과 해외 언론에서도 보도된 것으로 아는데 설명 안 해도 알 수 있는 거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신뢰할 만한 정보 없이 미국 언론 보도만 보고 우긴 것입니다.

다음은 한겨레 보도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대북 태도가 매우 강경한 아베 신조 총리의 일본 정부조차 문제의 선박들을 억류하지 않은 사실은 입에 올리지 않는다. 유기준 의원이 의혹을 제기한 선박들은 유엔 안보리가 북한 석탄 수출입을 금지한 지난해 8월 이후에도 지금까지 한국은 물론 일본·중국·러시아 항구를 수십차례씩 오가며 입출항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패널 보고서가 적시한 스카이 에인절, 리치 글로리는 지난해 8월 이후 지금까지 일본 항구를 36차례와 24차례 입항했으나 억류된 적이 한 번도 없다. 외교부 당국자는 “패널 보고서에 나온 선박에 대해서 일본이 취하고 있는 조치는 없다”며 “일본에서 판단하기에 (억류 등 조처를 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각국 정부가 안보리 결의를 근거로 의심 선박을 쉽사리 억류하지 못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고의성’ 여부를 포함해 입증 책임이 각국 정부에 있기 때문이다. 김광길 변호사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선박 억류 등 일종의 ‘형벌’을 가하려면 혐의를 입증할 책임이 우리 정부에 있다”며 “객관적 근거가 있어야 억류·압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당국자는 “무엇보다 북한산 석탄이라는 결과가 있어야 한다”며 “선박이 북한산을 운반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는지(고의성 여부)도 고려 사항”이라고 말했다. 지금 문제가 되는 선박들은 유엔 대북제재위에서 제재 대상으로 거론된 바도 없다.

 

정부가 석탄 밀반입 선박을 억류하려면 고의성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겁니다. 같은 날 JTBC도 <팩트체크/'북한산 석탄' 둘러싼 의혹…어디까지 사실?>(8/9 오대영 기자)에서 우리 정부의 UN 대북 제재 위반 여부를 가리려면 ‘고의성’과 ‘반복성’을 면밀히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석탄 밀반입에 따른 한미 간 불화설, 미국 정부의 한국은행 동결 및 한국전력 제재설 모두 그 근거가 불투명하다는 내용입니다.

다음 날 경향신문 <뉴스분석/실체 규명보다 정쟁 도구로…안보 이슈 된 북한 석탄>(8/10 유신모 외교전문기자)은 ‘VOA 오보로 시작된 혼란’, ‘일본도 억류 안한 선박’, ‘정쟁의 도구가 된 북한 석탄’이란 제목으로 나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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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중앙일보 기사 속에 삽입된 인포그래픽. 오보였지만 마치 사실처럼 느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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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중앙일보 인포그래픽과 흡사한 조선일보(위)와 동아일보(아래) 인포그래픽

 

미국의소리(VOA)발 북한 석탄 오보를 받아 논란 키운 조중동

당시에 논란이 커진 이유는 미국의소리(VOA) <유엔 북한 석탄, 한국서 환적석탄세탁에 한국 이용 확인>(7/17 함지아 기자)가 처음으로 한국에 북한 석탄이 밀반입됐다는 오보를 낸 이래로 △보수 언론이 많은 보도량(조선일보 69건, 중앙일보 49건, 동아일보 49건)으로 뒷받침했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추가로 관련된 의혹을 제기했으며 △의혹 수준의 뉴스가 정쟁의 도구로 활용됐기 때문입니다.

위 <그림 1>은 VOA의 오보를 받아 사실인 것처럼 뒷받침하기 위해 중앙일보 <‘러시아산 세탁북한산 석탄 9000t 왜 못 걸러냈나>(8/7 서유진·장원석 기자)기사 속에 포함된 인포그래픽입니다. 저렇게 그려놓으니 마치 군사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지도를 방불케 합니다.

아래 <그림 2>는 중앙일보 인포그래픽이 나오기 전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낸 보도입니다. 조선일보 <석탄선박 그냥 둔 한국 겨냥"독자 제재하겠다">(7/21 조의준 특파원 김진명 기자)와 동아일보 <선박이 러시아에서 석탄 환적북중러 민간회사 제재 콧방귀’>(7/19 신나리·이정은 기자)는 비슷한 인포그래픽을 기사에 첨부해 올렸습니다. 조금씩 다르지만 아직 북한산 석탄인지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나라에 북한 석탄을 실고 들어 온 선박의 이동 경로를 지도 위에 표시했습니다.

 

오보로 밝혀졌지만 조중동의 정정보도는 단 한 건

오늘 아침 뒤늦게 중앙일보가 정정보도가 냈지만 이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절차에 따른 것으로 오보를 받아 쓴 다른 언론들은 강제 사항이 없어 오보를 바로잡지 않고 있습니다. 받아쓴 오보량은 많았지만 오보를 바로잡은 보도는 중앙일보 1건이 전부입니다.

아직도 7월에 나온 VOA발 오보가 사실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권위 있는 기관이 한미 간 대북공조에 균열을 우려하는 보고서를 썼다는 이유만으로 언론이 직접 확인해보지도 않고 썼습니다. 그리고 보고서가 쓴 사실이 ‘추정’에 불과하다는 걸 안 뒤에도 보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보고서의 뉴스 가치에 비해 이토록 많은 뉴스가 만들어진 이유가 궁금합니다. 한반도 평화가 진전되는 와중에 오랜만에 믿고 싶은 뉴스가 나오니 보수언론은 그저 반가웠던 게 아닐까요.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7월 17일~12월 14일 미국의소리,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JTBC에 실린 보도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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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문의 엄재희 활동가(02-392-0181) 정리 최영권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