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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문보도] ‘좌향좌 여소야대’로 국운 기운다는 동아일보 권순활 논설위원
등록 2016.04.20 13:07
조회 246

민언련은 1월 9일부터 4월 18일까지 <2016 총선보도감시연대> 모니터 체제로 전환되어 선거보도 위주로 모니터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4월 19일부터는 다시 일상적 모니터로 돌아와서 <오늘의 신문보도>와 <오늘의 방송보도>라는 이름으로 간단한 일일 브리핑을 이어가겠습니다. 일일 브리핑은 당일 좋은 보도와 나쁜 보도를 선정하여 발표하고, 탈락한 후보들도 간단하게 정리할 예정입니다.

 

■ 오늘의 나쁜 신문 보도(4/20)
‧ 동아일보 <권순활의 시장과 자유/좌향좌 여소야대, 경제가 걱정이다>(4/20, 31면, 권순활 논설위원,
https://me2.do/5yL5m8he)

△ 동아일보 <권순활의 시장과 자유/좌향좌 여소야대, 경제가 걱정이다> 칼럼

 

동아일보 권순활 논설위원은 1988년 4월 김영삼‧김대중‧김종필 총재의 3개 야당으로 성립된 여소야대 국회와 이번 4월 총선 결과로 꾸려진 여소야대 국회를 비교하며 이번 20대 국회의 여소야대가 “28년 전보다 심각한 파장을 미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경제 상황은 1980년대 후반보다 훨씬 열악”하고 “내년에는 정치세력들이 표를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고 달려들 대선”이 있는데다가 “‘1노 3김 시대’의 야당들도 포퓰리즘에 약했지만 적어도 운동권 세력에 휘둘리진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어 권 위원은 “박근혜 정부도 기업에 잘해준 건 없지만 지금 같은 야당에 여소야대까지 되면 기업들을 괴롭히는 일이 더 늘어나겠지요”라는 언론인 출신의 기업 임원의 속내를 마치 대단한 양심 고백이나 되는 양 전했다. “집권당이 좌파 색깔이 강한 나라에서 시장경제적 개혁을 지지하는 야당이 약진하면 오히려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긍정적 신호를 줄 수도 있”지만 “한국이 직면한 문제의 핵심은 좌향좌 여소야대의 폐해가 기승을 부릴 위험성이 높아졌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이번 총선에서의 여당의 패배에 대한 ‘분노’가 가득하다.


권 위원은 우리 헌법재판소에 의해 합헌으로 결정난 청년고용 할당제나, 대기업의 지네발식 확장을 막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확대 기능을 지닌 법안에 대해 노골적 거부감도 표현했다. 예컨대 “법인세 인상, 청년고용 할당제, 이익공유제, 중소기업 적합업종 확대”등의 법안에 대해서는 “반(反)시장-반기업 성격이 농후하다”고 평가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경제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으면서도 ‘문제는 경제야’라고 목소리를 높여 총선에서 재미를 본 야당은 현 정부의 경제성적표가 나쁠수록 대선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칼럼의 백미는 <‘국운 기울기’ 시점 당겨지나>라는 소제목과 “여소야대 국회가 좌향좌로만 치닫는다면 20세기 후반 기적의 성취를 일궈낸 한국경제의 여광마저 사라지고 캄캄한 어둠을 맞게 될 시점이 한층 앞당겨질 것”이라는 권 위원의 ‘과대망상적 절망’에 있다. 권 위원이 총선 결과에서 받은 충격으로부터 부디 마음을 좀 추스르길 기원해본다.

 

■ 오늘의 좋은 신문 보도(4/20)
‧ 경향신문<한국, 적정인구 유지하며 삶의 질 높이는 성장 전략 짜라>(4/20, 16면, 박병률 기자, https://me2.do/Gg6nrynB), <고용 불안하면 아이 낳기 어려워… 양질 일자리 늘려야>(4/20, 16면, 박병률 기자, https://me2.do/FJT89kjQ)
경향신문은 한국이 내년부터 생산 가능인구(15~64세)가 줄어들면서 인구절벽 상태에 돌입해 2031년부터 인구가 줄어들게 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인구절벽 20년, 일본의 교훈> 기획을 시작했다. 경향신문은 먼저 인구절벽 20년을 맞은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고 전문가 조언을 통해 이 같은 상황을 전환시킬 다섯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경향신문은 <①적정인구를 정하자>, <②사람 중심으로 성장계획 짜자>, <③대통령이 직접 인구정책 챙겨라>, <④이민정책, 공개 논의를 시작하자>, <⑤남성의 육아참여, 기업이 선도하라>라는 다섯가지 방안을 제시했는데 하나하나가 구체적이고 절실한 논의로 보인다.

 

또한 경향신문은 한국사회가 “일본보다 복지 수준이 더 낮”다는 점과 “부모들이 안정적으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근본적인 여건 마련을 정부가 고민”해야 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초저출산’을 15년째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 상투적인 염려나 불안조성 대신 우리 사회가 어떤 정책을 제시하고 어디에 자원을 투자해야 할지에 집중했다는 측면에서 좋은 보도라 할 수 있다.

 

■ 오늘의 비추 신문 보도들
‧ 조선일보 <선우정 칼럼/나꼼수, 설칠 때 됐다>(4/20, 30면, 선우정 논설위원,
https://me2.do/F4cZB9yh) 조선일보 선우정 논설위원은 칼럼에서 여당 후보에 낙선 화환을 보낸 김용민 씨와 각기 다른 팟캐스트를 진행중인 정봉주, 김어준 등의 과거 나꼼수 멤버들과 “곧 금배지를 뗄 정청래씨”를 향해 폭언을 퍼부었다.

 

선우 위원은 이들을 “악담(惡談)으로 날밤 새우는 ‘범야권’ 언저리”이자 “무례한 사람과 건방진 조직”으로 규정하고, 이들만큼 “야당의 집권 가능성을 통째로 날려 먹을 강력한 복병은 없다”고 지적했다. “독신의 여성 대통령을 그들이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근거 없는 온갖 풍문을 끄집어내 낄낄거리며 잡담할 것”이라는 것이다. “야당은 이미 폭주(暴走)하고 있다”, “경제와 안보 기반을 흔드는 수많은 정책이 법안으로 밀려들 것”, “원내 친노(親盧) 그룹의 살벌한 막말도 다양하게 쏟아질 것”이라는 것은 악담에 가까운 지적도 곁들였다. 그는 “이번 선거 결과를 시대 변화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진보의 방식으로 국민의 생존이 걸린 경제·안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느닷없이 선거 결과를 자의적 기준에 따라 부정하기도 했다.


문제는 선우 위원이 자신의 ‘악담’과 ‘막말’의 수준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진보 진영의 팟캐스트에서 나온 말은 ‘악담’이고. 자신이 한 ‘막말’은 ‘지적’이라고 생각하는 선우정 위원에게는 자기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냐는 진부한 조언이 필요하지 않을까.

 

‧ 동아일보 <노동계 당선자 12명중 1명만 찬성>(4/20, 3면, 유성열 기자, https://me2.do/58gobQ1y) 동아일보는 “파견법의 입법은 두 달 남은 19대는 물론이고 20대 국회에서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20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배정이 유력한 양대 노총 소속 당선자”들은 “대부분은 일단 파견법부터 폐기해야 논의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들이 왜 파견법에 반대하는지 짚기 보다는 그저 반대 양상 자체를 강조하며, 양대 노총 출신 당선자들에게 파견법 통과가 요원해진 현 상황에 대한 ‘화풀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 오늘의 강추 신문 보도들
‧ 한겨레 <‘시급 1만원’ 찍었는데…제 월급 오를까요?>(4/20, 1면, 정은주·박태우·송경화 기자,
https://me2.do/GOYlAXbb), <“시급 인상 땐 카드수수료 면제 등 영세업자 지원책 필요”>(4/20, 8면, 정은주·박태우·송경화 기자, https://me2.do/GOYlAXbb) 한겨레는 <여소야대, 민생의 재구성> 특집의 두 번째 보도를 ‘최저임금’으로 꼽았다. 기사는 지난 총선에서 각 당의 최저임금 관련 공약과 역대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률, 선진국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과 부작용 우려 등을 모두 소개하며 “구체적인 최저임금 인상 로드맵과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강조했다. 선거는 끝났지만 우리 삶을 바꿀 공약의 실천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기획이다. ‘강추’하는 보도이니 꼭 챙겨보시길.

 

‧ 한겨레 <‘대테러특공대 민간투입’ 정부해명도 아리송>(4/20, 10면, 방준호 기자, https://me2.do/FNvRST8H), <사설/야권, 테러방지법 전면 수정부터 공조하라>(4/20, https://me2.do/GXM9Q6Ze) 한겨레는 지난 18일 정부가 테러방지법 시행령 속에 계엄 시에나 가능한 ‘군 병력의 민간시설 투입’ 등 위헌적 내용을 끼워 넣기 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이에 국무조정실은 곧바로 “일반적인 군 투입과 성격이 다르다”며 반박했지만 한겨레는 이 같은 정부의 답변이 비판의 핵심을 비켜갔음을 시민사회단체의 입을 빌어 강조했다. “경찰과 국민안전처는 이미 보안군 성격의 대테러특공대를 두고 있어, 특수한 상황을 전제로 군 대테러특공대 투입을 한다는 건 그 자체로 계엄에 준하는 군 투입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필리버스터 정국의 도화선이 되기도 한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며 반발의 목소리를 소개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좋은 보도이다.

 

■ 지나칠 수 없는 ‘오늘의 병맛 신문 보도’
‧ 동아일보 <맨 인 컬처/설리 현상으로 설레나요?…아재, 꿈깨세요!>(4/20, 23면, 김윤종·임희윤 기자, https://me2.do/xOUTLYaO) 누구나 아재일수는 있다. 그러나 아재의 프레임으로 바라본 세계를 공공연히 떠들어대며 강조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설리를 향해 “‘야~한’ 설리”, “‘묘한’ 모습”을 강조하며, 그냥 그녀가 직접 공개한 공공연한 사진을 굳이 “훔쳐보는” 두 기자에게 오마이스타 <하성태의 사이드뷰/누가 설리를 음란하게 만드는가>(4/12, https://me2.do/GZkwaEib)와 아이즈 <누가 뭐래도 설리의 인생>(4/18, https://me2.do/IFzvilYy) 기사 일독을 권한다. 설리 사진으로 애써 ‘억지 담론’을 만들며 선정성 장사나 하려드는 언론의 문제도 참 심각하다.

 

* 모니터 대상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에 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