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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신문보도] 파렴치한 전두환 주장 받아쓰며 억울함 전달에 주력한 동아(2016.05.17)
등록 2016.05.17 18:42
조회 245

■ 민언련 오늘의 나쁜 신문 보도(5/17)
· 동아일보 <전두환 “광주 내려가서 뭘 하라고”>(5/17. 5면, 민동용 기자,
https://me2.do/x5jqJMIO)

 

동아일보는 발간을 앞두고 있는 ‘신동아’ 6월호의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에 대한 계엄군의 발포 명령 책임을 부인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전두환은 인터뷰에서 “그때 어느 누가 국민에게 총을 쏘라고 하겠어.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 그래”, “보안사령관이 청와대를 꺾고 이렇게는(발포 명령을 내리라고는) 절대 못 해”라고 주장했다. “역사적 책임감으로 사과할 의향은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광주에 내려가 뭘 하라고요”라는 반문을 내놨다고 한다. 동아일보는 자리에 함께한 부인 이순자 여사의 “모두가 (전 전 대통령을) ‘5·18 책임자’라고 하는데 이걸(발포 책임을) ‘오케이’ 하는 건 별개 문제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아닌 건 아닌 건데…”라는 주장도 소개했다. 전 전 대통령 부부의 ‘억울함’을 전달하는데 주력한 셈이다.

 

1988년 백담사 행에 대해서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우리를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 버리는 건 아닌가 해서 빨리 백담사로 간 것”, “무방비 상태에서 갔다. 분노했다기보다 무서웠다”라는 이 여사의 발언을 소개하며, 이 여사가 자신의 회고록을 준비 중이라는 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마지막에서 “일부 내용은 일방적 주장일 수 있지만, 전 전 대통령의 나이 등을 고려할 때 우선 그의 육성을 그대로 남기는 작업도 의미가 클 것”, “‘어둠의 시대’ 5공을 조명하고 의미를 짚어보는 일은 계속돼야 할 과제”라는 신동아 측 취재의 변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는 신동아 6월호 홍보에 나선 동아일보의 속내이기도 할 것이다.


전두환의 일방적 주장을 아무런 비판 없이 ‘소개’하는 것이 ‘5공을 조명하고 의미를 짚어보는 일’이 될 수 있을까? 신군부의 일인자로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의 지시 없이’ 특전사령관이나 보병사단장이 자의적으로 발포 명령을 내렸다는 것은 ‘5월 광주’의 희생자들을 농락하는 파렴치한 주장일 뿐이다. 1997년 대법원은 전두환에 대해 ‘반란수괴, 반란모의참여, 반란중요임무종사, 불법진퇴, 지휘관계엄지역수소이탈, 상관살해, 상관살해미수, 초병살해, 내란수괴, 내란모의참여, 내란중요임무종사, 내란목적살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반(뇌물)죄’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동아일보는 ‘광주에 가서 무엇을 하란 말인가’, ‘발포에 대해 책임이 없다’, ‘노태우에게 살해당할까 무서웠다’는 식의 ‘가해자’의 발뺌식 주장을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그대로 소개하고 유포하며 이에 암묵적으로 동조한 것이다. 동아일보는 ‘나는 죽이지 않았다’, ‘공범에게 살해당할까봐 두려웠다’는 살인사건의 가해자 주장을 아무런 비판 없이 ‘이 또한 의미 있다며’ 지면에 보도할 것인가? 아니라면 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인가? 어떤 헛소리건 그래도 의미가 있다며 주장을 받아쓰기만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일을 하려고 기자가 된 것인가?

 

같은 날 한국일보는 <전두환 부부 “광주 가서 돌 맞겠다”>(5/17, 5면, 박상준 기자,  https://me2.do/GBbsRSeU) 보도에서 해당 내용을 다루며 최소한 “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또 다른 논란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으며,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의 “내란죄로 형을 확정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감 표명 추진과 참배 추진이 국립묘지 안장 등 특혜를 계속 누리기 위한 얄팍한 노림수가 아니길 바란다”는 발언을 소개했다.

 

■ 민언련 오늘의 비추 신문 보도들(5/17) : 없음

 

■ 민언련 오늘의 좋은 신문 보도(5/17)
‧ 한겨레 창간 28돌 기획 <좋은 일자리 프로젝트 1부>
<‘칼퇴근’ 꿈도 못꾼다고요?>(5/17. 1면, 임지선·허승 기자,
https://me2.do/5Mlgoymi), <오후 5시 칼퇴근 좋지만 5년째 감원 “미래 불안”>(5/17. 6면, 허승·임지선 기자, https://me2.do/FE6KR22w), <업무 많아도 ‘야근 없음’… 휴가때 항공비 최대 100만원 지원>(5/17. 7면, 허승·임지선 기자, https://me2.do/Ig8yRWTD)
한겨레는 창간 28돌 기획인 <좋은 일자리 프로젝트 1부> 2회 차 보도를 통해 “고작 ‘칼퇴근’을 꿈꾸는 우리의 현실”을 지적하며 “‘매일 칼퇴근’을 회사 정책으로 삼은 부동산 정보 앱 서비스업체 직방”과 “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으로 대기업 중 드물게 높은 ‘일과 삶의 균형’ 만족도를 나타낸 한국지엠” 등 “‘일과 삶의 균형 맞추기’에 나선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높은 임금과 좋은 복지혜택을 받는 노동자들을 ‘귀족’이라 구분지어 ‘적’으로 규정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빈곤해진 노동시간에 대한 우리의 상상력은 어떻게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 민언련 오늘의 강추 신문 보도들(5/17)
· 한겨레 <단독/홍만표, 솔로몬저축서 소개료로만 3억5000만원 받아>(5/17. 2면, 최현준·서영지 기자,
https://me2.do/GKd6F8ZL) 한겨레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 로비 의혹 핵심 인물인 홍만표 변호사가 2012년 초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수사 대상에 오른 솔로몬저축은행 사건을 다른 변호사에게 소개해준 뒤 나중에 수임료의 일부를 받아낸 것”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대검 고위간부 출신인 홍 변호사가 사실상 사건을 소개해준 대가로 돈을 받는 ‘사건 브로커’ 구실을 한”, “도덕성 시비와 함께 변호사법 위반 논란”이 이어질만한 사건이다.

 

· 한겨레 <왜냐면/‘의료민영화 반대’ 헌신짝 되나>(5/17. 29면,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 https://me2.do/G4sJ7gUj) 한겨레는 병원의 인수합병을 허용하는 법안인 “의료민영화법이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되었”다며 “병원의 합법적 매각과 합병이 가능”해지면 결국 “영리형 대형체인병원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의료민영화가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전국의 병원들이 대형체인병원으로 바뀌고 그 영리자회사들이 투자 대상이 된다. 지역에 있는 꼭 필요한 병원들이 돈 되는 부분만 남기고 축소되거나 아예 문을 닫게 될 것은 정부연구소에서도 예상하는 일”인데도 의료민영화 반대 공약을 내세웠던 야당은 이의제기 없이 보건복지위 회의 자리를 지켰다. 공약은 지켜질 것인가? “17일 국회 법사위윈회에서 이 법의 마지막 심의”가 이뤄진다.

 

■ 민언련 오늘의 ‘은폐가 의심되는 무보도’(5/17)
· 국정원의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접견 거부, 조중동 ‘침묵’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정보원이 국내에 입국한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2명에 대한 변호사 접견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법과 국제법을 모두 위반하는 것임을 지적했다. 앞서 민변은 지난 12일 북한 종업원 12명에 대한 접견을 국정원에 신청했으나 국정원은 공문을 통해 해당 종업원들이 변호인 접견 대상이 아니라며 접견을 거부한 바 있다.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보도하지 않았다.

 

· 광주 참상 최초로 알린 힌츠페터 추모식, 동아·조선 무보도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 고 위르겐 힌츠페터 씨의 추모 행사가 16일 5·18 구묘역에서 개최됐다. 경향신문과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는 이를 지면에 보도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보도하지 않았다.


* 모니터 대상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에 한함)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