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경찰의 거짓말, 결정적 증거로 반박한 민중의 소리
10월 1일부터 31일
등록 2016.11.2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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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민중의소리는 경찰 측이 그간 없다고 주장해온 ‘백남기 농민 물대포 부상 당시 상황속보’가 존재하고 있음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해당 보도는 ‘11․14 민중총궐기대회 관련 상황속보’ 작성자들이 “백 농민이 쓰러져 뇌출혈 증세를 보인 상황의 원인을 경찰 물대포 때문이라고 파악”했으며 “‘빨간 우비 타살 의혹’에 대한 내용은 당일 작성된 상황속보 어디에도 기록돼 있지 않았”음을 알렸다. 이 단독 보도는 “경찰이 조직적으로 상황속보를 은폐”해 왔음을 밝혀냈을 뿐 아니라, 백 농민 부상에 대한 핵심 증거가 담긴 민중총궐기대회 관련 상황속보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가치가 높은 것이다. 이에 민언련은 민중의소리의 <경찰이 “파기했다”던 상황속보 입수 “백남기 물대포 맞아 부상, 뇌출혈” 기록 담겨> 보도를 ‘이달의 좋은 온라인보도’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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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하나. 이철성 경찰청장 “상황속보는 열람 후 폐기했다”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 참석한 백남기 농민이 경찰이 규정을 어기고 쏜 물대포에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그는 쓰러진지 317일 만인 9월 25일 결국 숨을 거뒀다. 


경찰의 ‘살수차 운용지침’은 직사 살수 시에는 가슴 이하 부위를 겨냥해야 하며 부상자 발생 시에는 즉시 구호조치를 해야 함을 적시하고 있다. 그러나 인권위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작성한 고 백남기 농민 사고 관련 기초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은 이 같은 살수차 운용지침을 지키지 않았다. 백 농민의 머리 부분에 물대포를 직사로 살수했으며, 의식을 잃은 후에도 적절한 구호조치 없이 계속 물대포를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실이 밝혀진 이후에도 경찰은 공식 사과를 거부했을 뿐 아니라 사고 당일 상황속보 제출마저 거부했다. 실제 이철성 경찰청장 등은 상황속보를 공개하라는 요구에 대해 “열람 후 파기했다”는 주장만을 반복했다. 그러다 10월 6일 국회 안행위 국정감사에서 경찰이 이미 법원에 상황속보를 제출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고 백남기 농민이 직사 물대포에 맞은 18시 56분 전후 13보(16시 45분)에서 18보(20시 30분)까지 5건의 상황속보를 누락시킨 ‘반쪽’ 상황속보를 제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10월 18일. 민중의소리는 <경찰이 “파기했다”던 상황속보 입수 “백남기 물대포 맞아 부상, 뇌출혈” 기록 담겨>(11/18 https://goo.gl/cluCp8)를 통해, 단독 입수한 ‘11.14 민중총궐기대회 관련 상황속보’를 폭로했다. 해당 문건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경찰의 주장이 거짓임이 드러난 것이다.  

 

 

거짓말 둘. 강신명 전 경찰청장 “9시 뉴스 보도 백 농민 부상 알았다”  
민중총궐기대회 당시 30여분 단위로 작성돼 경찰청장 등에 전파된 이 상황속보에는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상황과 서울대병원으로 호송, 뇌출혈 증세로 산소 호흡기를 부착하고 치료 중인 상황” 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는 당일 상황속보가 사고 이후 경찰이 내놓은 각종 거짓 주장에 대한 결정적인 반박 증거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6월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국회 안행위 전체회의서 백 농민의 부상 사실을 “9시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중의소리가 공개한 당일 상황속보 18보에는 “‘19시10분 SK빌딩 앞 버스정류장에서 70대 노인이 뇌진탕으로 바닥에 쓰러져 구급차로 호송 조치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해당 상황속보는 오후 8시를 전후해 전파됐다. 9시 무렵 전파된 20보에는 “‘백남기 농민이 47년생이고 전남 보성 출신이라는 것과 서울대병원에서 뇌출혈 증세로 산소호흡기를 부착하고 치료 중’”이라는 상황이 명시됐다. 뉴스를 보고 상황을 파악했다는 강 전 경찰청장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이라면 직무유기를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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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중의소리>가 공개한 민중총궐기대회 당시 상황속보 중 일부.

 


거짓말 셋. 검찰・경찰 “빨간 우비 타살 가능성 때문에 부검을 해야 한다”
백남기 농민 사망 이후 경찰은 “사망 원인 규명을 위해 부검이 불가피하다”며 부검영장을 신청했다. 부검을 신청한 주요 사유 중 하나는 물대포가 아니라 당일 ‘빨간 우의 남성’의 가격이 백 농민의 사망 사유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 경찰은 9월 26일 부검영장이 기각되자 ‘빨간 우의’에 의한 타살 의혹까지 포함시켜 영장을 재청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중총궐기 당일 오후 11시 20분에 전파된 25보는 “백남기 농민이 19시10분경 서린R에서 물(대)포에 맞아 부상을 당했고, 뇌출혈 증세로 산소호흡기 부착하고 치료 중”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중의소리의 지적 그대로 “당시 현장 정보관과 해당 문건 작성자들은 백 농민이 쓰러져 뇌출혈 증세를 보인 상황의 원인을 경찰 물대포 때문이라고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반면 “‘빨간 우비 타살 의혹’에 대한 내용은 당일 작성된 상황속보 어디에도 기록돼 있지 않았”다. 결국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해야 한다는 경찰의 논리는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억지주장이었던 셈이다.

 

민중의소리는 경찰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던 자료가 실제로는 존재했고, 심지어 그 자료 속에 경찰의 ‘위증’과 ‘억지주장’을 반박할 핵심적 내용이 담겨있었음을 폭로했다. 이는 결국 경찰이 사건을 공명정대하게 수사하기는커녕, 백남기 농민의 사망 원인과 이와 관련한 경찰의 위증 등을 “조직적·의도적으로 은폐”하는데 급급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경찰의 부검 요구에 대한 명분을 없앰으로서, 해당 보도가 경찰이 부검영장 재청구를 포기토록 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이에 민언련은 민중의소리의 <경찰이 “파기했다”던 상황속보 입수 “백남기 물대포 맞아 부상, 뇌출혈” 기록 담겨> 보도를 ‘이달의 좋은 온라인보도’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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