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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신문보도] 정기국회 파행 책임, 대권 욕심 부리는 정세균의장에 있다는 동아(2016.09.02)
등록 2016.09.02 19:05
조회 314

■ 민언련 오늘의 비교되는 보도 l 정기국회 파행 관련 보도(9/2)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여당의 보이콧으로 첫날부터 파행됐다. 문제의 발단은 정세균 국회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였다. 1일 정 의장은 정기국회 개원 첫날 개회사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관련한 논란은 참으로 부끄럽고 민망한 일”인 만큼 “고위 공직자 비리 전담 특별 수사기관 신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거나, “사드 배치와 관련한 정부의 태도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박근혜를 비판하는 발언을 내놨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즉각 반발하며 국회 일정 보이콧과 정 의장 항의방문 등에 나섰다. 반면 야당은 ‘민생’을 운운했던 여당이 국회의장 발언을 빌미로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사태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상황에서 2일, 중앙일보를 제외한 5개 일간지는 이번 정기국회 파행 관련 보도를 모두 1면에 배치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한국일보는 사설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보도 논조는 상이했다. 국회의 파행 원인을 모두 다른 곳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6

5

7

2

3

3

 

△ 정기국회 파행 관련 6개 신문 보도(9/2) ⓒ민주언론시민연합

 

경향․한겨레 ‘정기국회 파행 책임은 정 의장<새누리당’
경향신문은 1면 보도인 <여당이 멈춰 세운 민생 국회> (9/2, 1면, 김진우·박순봉 기자)에서 제목을 통해 문제의 책임이 여당이 있음을 강조했다. 기사 본문에서도 “새누리당이 의사 일정을 전면 보이콧함에 따라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예정이던 올해 추가경정(추경)예산안 처리가 무산됐다”고 지적했다.

 

<새누리, 우병우 거론 땐 덤덤… 사드 쓴소리엔 발끈> (9/2, 3면, 김진우·박순봉·김한솔 기자)에서도 “과거 야당의 보이콧에 ‘민생 외면’이라고 비판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며 새누리당을 겨냥한 지적을 쏟아냈다. 

 

‘여당이 문제’라는 이 같은 인식은 사설에서 보다 뚜렷하게 드러난다. <사설/새누리의 국회 보이콧은 집권당답지 않은 몽니다> (9/2)에서 경향신문은 “국회법은 국회의장의 당적 보유를 금지하고 있으나, 직접적으로 중립 의무를 명시하고 있지는 않다”며 “추경안 처리가 예정된 날 본회의를 파행으로 몰아간 건 도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인사청문을 요청한 국무위원 후보자 청문회와 정부가 편성한 ‘민생 추경’ 처리를 보이콧하는 것은 여당이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보이콧 양상에 집중한 것은 한겨레도 마찬가지다. <‘추경’ 한시가 급하다더니…새누리 첫날부터 국회 보이콧> (9/2, 5면, 김남일 기자)에서 한겨레는 “새누리당은 그동안 “하루가 급하다”며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다그쳐왔으나, 이날 정 의장의 발언을 빌미 삼아 스스로 본회의장을 박차고 나감으로써 추경안 처리는 또다시 미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누리당의 반발은 일차적으로 ‘중립적이지 못한 의사진행’을 문제 삼은 것”이지만 “추경예산안 심사·합의 과정에서 번번이 코너에 몰리며 ‘여소야대’를 실감한 새누리당이 정기국회 기선을 잡으려는 ‘의도된 파행’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당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중앙․한국 ‘정기국회 파행 책임은 정 의장=새누리당’
이번 정기국회 파행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음을 언급한 것은 한국일보도 마찬가지다. <與, 의장실 심야 진입… 첫날부터 ‘충돌 국회’> (9/2, 1면, 김윤주 기자)에서 한국일보는 “정치권이 이처럼 정기국회 초판부터 파행으로 치닫는 것은 대선 전초전의 기선잡기 싸움에서 밀릴 수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다만 한국일보는 파행의 책임이 정 의장과 여당에 모두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사설/첫날부터 파행, 정기국회 100일이 암담하다> (9/2)에서 먼저 “정 의장의 발언은 개인 자격으로야 충분히 밝힐 만한 내용이고, 공감할 부분도 적지 않”지만 “의장은 여야의 이해를 중재, 조정하는 자리다. 공정성에 대해 여야 모두의 신뢰를 얻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한 뒤 “여당의 처신 또한 지나치다”고 지적하는 식이다.


중앙일보의 경우 <새누리 60명 의장실 심야 점거 “정세균 사퇴” 고성·몸싸움> (9/2, 12면, 박유미 기자)을 통해 수적 열세를 절감하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무기력한 집권여당 새누리당과 오랜만에 잡은 수적 우세를 즐기는 두 야당이 만들어낸 정기국회 첫날의 풍경은 이렇게 아수라장이었다“ “‘국민을 위해’는 그들에게 정말 어울리지 않는 말인 것 같다”는 평가를 내놨다. ‘모두가 다 나쁘다’는 주장인 셈이다.


조선일보는 <사설/정기국회 첫날부터 극한 오기 대결, 나라가 걱정이다> (9/2)에서 “정 의장 얘기 중엔 경청해야 할 부분이 없지 않다”면서도 “우리 국회는 조그만 불씨로 집을 태울 정도로 충돌의 화약고 같은 곳”이니 국회의장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으니 “사려 깊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사안에 대한 책임을 정 의장에 한정짓지는 않았으며 그 대신 “대통령, 여당, 야당이 모두 오기로 뭉쳐 한 치 양보 없이 치고받는다면 정말 국정은 어떻게 되나”는 우려를 전면에 내세웠다.

 

 

동아 ‘정기국회 파행 책임은 정 의장>새누리당’
반면 동아일보는 이번 정기국회 파행 책임이 정 의장의 발언에 있음을 노골적으로 강조했다. 새누리당도 잘한 것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정 의장이 중립을 지키지 못해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 정기국회 파행 책임이 정세화 의장에 있다 비난한 동아일보 사설

 

실제 <사설/20대 첫 정기국회 파행, 이젠 丁의장까지 민생에 재 뿌리나> (9/2)에서 동아일보는 “의사일정을 보이콧한 새누리당도 잘한 것은 없지만 ‘첫째도 중립, 둘째도 중립’이어야 할 의장이 개회사부터 야권의 주장을 확성기에 대고 외친 듯한 일은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가장 큰 책임이 국회의장에게 있다” “정 의장은 국회 파행에 대해 사과하고, 새누리당도 한발 물러나 하루빨리 정기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 “정 의장이 시간을 끌다간 아직도 ‘대권 욕심을 못 버렸다’는 소리도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또한 동아일보는 ‘야당의 권력 장악’을 문제 삼기도 했다. <아무 일도 안한 정기국회 첫날> (9/2, 1면, 신진우 이재명 기자)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야당이 장악한 ‘국회 권력 교체’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내렸다. <‘우병우 벌집’ 건드린 丁의장… “중증 대권병” 여당이 보이콧> (9/2, 3면, 신진우 이재명 기자)에서도 “역대 국회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국회 권력이 야권으로 넘어갔음을 확실히 보여준 셈”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 민언련 오늘의 비교되는 보도 l 김천 주민 대표단의 한민구 국방부 장관 면담 관련 보도(9/2)
1일 박보생 김천시장 등 8명으로 구성된 김천 주민 대표단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항의 방문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면담했다. 이날 김천 주민 대표단은 사드 배치 협의대상에 성주 군민만이 아닌 김천 시민도 넣어줄 것을 요구하며, 롯데골프장에 배치가 강행될 경우 총궐기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 장관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2일 6개 일간지는 지면에 모두 관련 보도를 배치했다. 그러나 보도의 수준은 달랐다. 먼저 동아일보와 한국일보는 해당 사안을 사진기사로 처리했다. 이 중 한국일보는 그나마 사진기사 설명을 통해 “대표들은 이날 ‘사드를 성주골프장에 배치할 경우 김천 시민이 총궐기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한 장관은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는 내용을 전달했으나, 동아일보는 사진설명에 “면담하고 있다”는 내용만을 담았다. 실제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는 전달하지 않은 것이다.


중앙일보의 경우 사진 없이 단신으로만 해당 사안을 다뤘다. 전체 내용은 “박보생 시장 등 경북 김천지역 주민 8명이 1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만나 사드를 김천시와 가까운 성주 골프장에 배치하는 방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는 것으로, 한 장관의 대답은 역시 소개되지 않았다.


해당 사안을 기사로 처리한 것은 경향신문과 조선일보, 한겨레다. 이 중 경향신문은 부제를 통해 이번 면담이 ‘원론적 문답’ 수준에 그쳤음을 지적했다. 한겨레는 김천시민 대표단의 ‘사드가 롯데 골프장에 배치될 경우 총궐기를 하겠다’는 입장을 제목으로 뽑고 기사 본문에서도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김천 주민 대표단 韓국방 첫 면담… “제3부지 못 받아들여”> (9/2, 5면, 이용수 기자)에서 이번 면담의 내용과 과정을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총궐기 예고’는 기사에 들어가지 않았으며, 면담 자체에 대한 질적 판단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 민언련 오늘의 비교되는 보도 l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관련 보도(9/2)
8월 30일(현지시간) 브라질 상원이 탄핵재판을 통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을 탄핵했다. 호세프 대통령이 브라질의 경제 문제를 은폐하기 위해 정부 회계를 조작했다는 혐의에 대해 유죄판결을 내리고 이를 '단죄'한 것이다. 이에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해당 사안을 모두 1면에 배치한 뒤 호세프 탄핵을 ‘좌파 포퓰리즘 정권의 몰락’이라는 프레임으로 해석했다. 그 몰락의 근원 원인으로는 다른 무엇보다 ‘과도한 복지’가 꼽혔다.


우선, ‘좌파 포퓰리즘 정권의 몰락’이라는 어휘를 가장 적나라하게 사용한 것은 조선일보다. 1면 보도인 <브라질 14년 좌파정권 경제 파탄에 무너졌다> (9/2, 1면, 김덕한 특파원)에서는 제목에서부터 좌파정권의 몰락을 부각했다. 2면의 <무능·부패 포퓰리즘 정권의 몰락… 南美 좌파벨트 치명타> (9/2, 2면, 김덕한 특파원)에서는 <복지·연금개혁 공약 어기고 포퓰리즘 정책 계속 밀어붙여> 등의 부제를 달고 호세프 정권이 “방만한 복지제도와 연금제도를 개혁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극심한 경제난과 부패의 소용돌이 속에 침몰”했음을 강조했다. 부패 문제 역시 “좌파 정권의 부패”라는 프레임으로 해석했다.


복지정책을 경제 파탄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은 동아일보도 마찬가지다. 동아일보는 <시장을 거스르면, 시장이 버린다> (9/2, 2면, 조은아 기자)에서는 “호세프 정권의 몰락은 정부가 경제 회복을 위한 큰 그림 없이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하고 불통의 리더십을 고집했기 때문”이라 평가했다. 구체적인 문제점으로는 “어려움 속에서도 호세프 정권은 복지정책에 투자를 많이”한 것과 “정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해 경기 침체를 해결하려 한 점” 등이 꼽혔다. <원유에 기댄 ‘퍼주기 정치’ 한계… 새 대통령 “정부지출 축소”> (9/2, 2면, 황인찬 기자)에서는 “신자유주의에 저항하며 풍족한 자원에 힘입어 경제 호황기를 누렸던 남미 좌파정권”의 몰락 과정을 상세히 전달하기도 했다.


중앙일보는 1면 보도인 <빵 앞에 무너진 남미 좌파> (9/2, 1면, 이상렬·백민정 기자)를 통해 “남미 좌파 정권들의 도미노 같은 연쇄 몰락을 경제실정과 부패의 합작품”이라 평가했다. “좌파 정권들은 넘쳐나는 돈을 복지 지출에 썼”으나 “돈을 나눠주기만 했을 뿐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경제 개혁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이어 중앙일보는 “정부의 이념이 어떻든 현실 문제를 극복할 개혁에 실패하면 민심이 등을 돌린다”며 이번 사안이 한국에 시사하는바가 적지 않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호세프 정권 몰락의 가장 큰 원인은 ‘좌파 정권의 포퓰리즘에 입각한 무리한 복지’에 있었던 것일까?

 

이에 대해 한겨레는 같은 날 <‘포퓰리즘 정책’ 남미 좌파의 몰락? ‘원자재값 폭락’ 신흥국 신화의 종언> (9/2, 3면, 정의길 선임기자) 보도를 통해 조중동과는 다소 톤을 달리했다. 이를테면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의 위기를 놓고 서방 언론들은 2000년대 이후 원자재 가격 거품에 의한 신흥국 경제의 부상과 몰락이라는 관점에서 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우선 “2010년 이후 석유값이 4분의 1 수준까지 토막나는 등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폭락하자, 그동안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던 브릭스 국가들이나 신흥국 경제는 선진국보다 심한 수축”을 겪었고, “안정적인 거버넌스가 없는 상태에서 실시된 복지·분배 정책”은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줬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좌파 포퓰리즘 정권의 몰락’이라는 지적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한겨레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2000년대 이후 안정된 중도좌파 정권을 유지하며 건실한 분배와 성장을 이루는 경제를 영위”하고 있는 칠레의 사례를 소개하며 단순히 ‘좌파’냐 ‘우파’냐의 문제가 아닌 ‘안정적 거버넌스의 부재’가 근본 원인일 수 있음을 짚었다.


경향신문 역시 <사설/브라질 호세프 탄핵과 남미 좌파의 과제> (9/2)를 통해 “호세프의 낙마를 두고 무분별한 좌파 정권의 포퓰리즘 탓이라고 단순화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과도하게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바꾸지 못한 좌파 정권의 무능력과 정치적 부패”에 있으며 “호세프 낙마가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라는 좌파적 가치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호세프 탄핵은 서곡… 남미 좌파정권 흔드는 ‘저유가 나비효과’> (9/2, 15면, 김현우 기자)를 통해 저유가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비리의 고리가 폭발했다는 관측을 소개하며 “브라질 좌파정권 몰락이 남미 대륙 전체에 미치는 영향”에 집중했다. 동아일보나 조선일보, 중앙일보처럼 ‘포퓰리즘 정책으로 인한 좌파정권의 몰락’ 프레임을 내세우지도, 경향신문이나 한겨레처럼 적극적으로 ‘좌파적 가치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라는 지적을 내놓지도 않은 셈이다.


호세프 대통령 탄핵의 근본 원인을 무엇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해석은 각기 다를 수 있다. 그러나 호세프 정권의 몰락에 대해 ‘좌파’ ‘과잉복지’를 앞세운 이데올로기적 분석을 통해 ‘한국도 여기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주장을 쏟아내고 있는 현 상황은 다소 우려스럽다. 이는 자연스럽게 한국도 ‘포퓰리즘에 지나지 않는 복지’를 줄이고 보다 친기업적인 정책을 쏟아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약자를 위한 복지 정책’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원자재 가격’이라는 거대한 변수 앞에서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해당 정권의 ‘무능’에 있다. 호세프 정권의 실패를 ‘복지가 나라를 망하게 한다’는 주장으로 이끌어가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보도 태도다.

 

 

■ 민언련 오늘의 나쁜 신문 보도(9/2) : 오늘의 비교되는 보도로 대신함

 

■ 민언련 오늘의 비추 신문 보도들(9/2)
조선일보 <박정훈 칼럼/야당의 정체성? 무슨 정체성?> (9/2, 34면, 박정훈 논설위원)

조선일보 박정훈 논설위원은 “더불어민주당이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면서 꼼수를 썼다. 세금을 올린다면서도 ‘인상’이라 안 하고 ‘정상화’라고 우긴 것”이라며 더민주에 대한 비판의 물꼬를 튼다. 여기에 이어지는 논리는 매우 눈에 익은 ‘노무현 김대중 정부도 그랬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더민주가 한사코 숨기”고 있지만, “노무현 정부도 법인세를 내렸다” “김대중 정부도 법인세를 1%포인트 낮추었다. 그래 놓고도 시침 뚝 떼고 MB 정부만 나쁜 양 떠든다. 그야말로 위선”이라는 식이다.

 

이 같은 지적은 곧바로 더민주의 정체성에 대한 의혹제기로 이어진다. “추미애 대표가 더민주의 정체성(正體性) 논란에 불을 댕겼”지만 “그가 집착하는 야당의 정체성이 그렇게 견고한 개념은 아니”며 따라서 “추 대표는 당의 정체성을 무슨 종교적 신념처럼 말하나 그것은 착각”이라는 것이다.

 

해당 칼럼은 “강한 야당을 외치는 추 대표를 보면 나중에 어떻게 수습하려는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는 사람들이 많다. 정체성도, 선명성도 좋으나 그것이 신앙이 되는 순간 야당은 영원히 집권하지 못한다. 지금 더민주를 보면 마치 정권을 받지 않겠다고 시위라도 하는 것 같다”는 지적으로 마무리된다.

 

그런데 이 별로 영양가 없이 비아냥만 가득한 지적이 시작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더민주가 “사드 반대처럼 한·미 동맹의 색깔을 빼고 대북 유화 노선”을 펼 것으로 보이고 “경제 쪽에선 분배를 우선하고 증세와 대기업 규제를 강화”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과거의 행보가 어쨌는지 여부를 다 떠나서, 더민주의 정체성 혼란 역사와 관련한 박 위원의 주장이 전부 맞다고 해도, 정치 경제적 대내외 여건이 변했는데 매번 같은 주장을 펼치는 것 역시 이상한 것 아닌가? 야당의 잘못된 정책이나 주장에 대해 근거를 두고 비판하는 것은 언론인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예전 정권에서는 안 그랬으면서 이제와서 왜 그러냐’고 비판하는 건 ‘땡깡’일 뿐이다.

 

 

조선일보 <사설/요즘 서울시 사업, 뭔가 쫓기는 듯하다> (9/2)

조선일보는 최근 서울시가 2020년까지 도심과 외곽을 잇는 자전거 도로 16구간, 201㎞를 237억원을 들여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힌 것과 관련해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이 생긴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우려 뒤에 “언제부터인지 서울시에선 무언가 쫓기는 듯한 사업 발표가 나오고 있다” “어떤 목표를 염두에 두고 캠페인처럼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선 출마와 관련된 ‘업적 보여주기’ 아니냐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돼 있다”는, 느낌을 기반으로 한 추측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에 있다. 조선일보는 ‘대선 출마’라는 프레임 없이 박원순 서울시장 관련 기사를 쓰는 것이 불가능한가?

 

 

동아일보 <사설/전기자동차 최대시장 중국서 한국은 지진아 될 판> (9/2)

2일자 지면에서 동아일보는 한국의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에서의 도태를 지적하는 내용을 담은 사설의 제목에 ‘지진아’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는 장애인을 비하하는 잘못된 용어로, 동아일보의 낮은 인권감수성 수준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날 해당 사설 바로 옆에는 ‘말의 품격’의 중요성을 강조한 <횡설수설/정치 언어의 품격> (9/2, 35면, 이진 논설위원) 칼럼이 실렸다는 점에 있다. 동아일보는 여타 정치인들의 ‘말의 품격’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자사의 ‘말의 품격’이나 먼저 신경쓰길 바란다.

 

 

조선일보 <새 노조 출범 움직임에도… 전교조 사드 투쟁> (9/2, 14면, 정경화 기자)

조선일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올 하반기에 한반도 사드 배치 저지를 위해 노동자·민중과 함께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밝”혔다며, “전교조 지도부 출신 조합원들이 ‘지나친 정치 투쟁’을 비판하며 새 노조 출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현 전교조 집행부는 대정부 투쟁을 계속”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해당 기사 말미에는 “전교조 내부에서는 ‘전교조 운동 방식이 정치 투쟁 일변도로 민주성과 대중성을 잃었다’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새 노조를 출범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한 번 더 반복된다. 이는 ‘전교조 분열 위기론’을 부각함과 동시에 노조의 움직임을 ‘내부적 이권 투쟁’에만 한정하려는 프레임을 동시에 담고 있는 악의적 보도다.

 

 

■ 민언련 오늘의 좋은 신문 보도(9/2) : 오늘의 비교되는 보도로 대신함

 

 

■ 민언련 오늘의 강추 신문 보도들(9/2)
한겨레 <학교 불량급식 뒤엔 ‘17배나 비싼 시래기’> (9/2, 1면,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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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대전 지역 학교급식 전자조달시스템(eaT)을 분석한 결과 업체·제품을 특정한 납품으로 인한 각종 폐해가 불거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한겨레는 “제품을 특정하면 급식 재료 가격에 거품이 낄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급식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며 우려를 표했다. 과연 이 같은 식재료 선정권은 식품 안전성을 지켜줄 수 있을까? 아니면 한겨래의 지적대로 ‘짬짜미’로 인한 폐해가 더 클까?

 

 

■ 민언련 오늘의 ‘은폐가 의심되는 무보도’(9/2)
삼성 반도체 노동자 산재 최초 인정, 경향․한겨레만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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