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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합의 비판, ‘단세포적 비난’이라는 조선
2017년 1월 14일~16일
등록 2017.01.17 09:35
조회 285

2017년 1월 14일과 16일 신문에서 조선일보는 소녀상 문제를 계기로 다시 불거진 위안부 합의 문제와 관련해 ‘문제는 우리의 국력이 모자란 것’이라며 ‘국제관계라는 대의를 위해 냉정해져야 한다’ ‘매국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단세포적이고 감정적인 비난”을 멈추라는 주장을 쏟아냈습니다. 정부의 참담한 외교실패를 국력의 문제로 치환하고, 그 책임을 ‘단세포적 비난’과 ‘시위로 감정만 분출’한 국민에게 돌리고 있는 셈입니다. 

 

1. 오늘의 유감 보도, 위안부 합의, 우리가 힘이 없었으니 어쩔 수 없다는 조선일보 
조선일보가 소녀상 문제를 계기로 다시 불거진 위안부 합의 문제와 관련해 ‘문제는 우리의 국력이 모자란 것’이라며 ‘국제관계라는 대의를 위해 냉정해져야 한다’ ‘매국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을 쏟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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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사설/단선적 친일 매국 시각으로 국제관계 헤쳐가겠나>(1/16 https://goo.gl/C7aXDl)에서는 ‘외교공관 앞에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발언을 감싸고 나섰습니다. 사실상 일본을 두둔하는 듯한 입장이라 국민의 비판을 받고 있지만, 사설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윤 장관과 외교부를 ‘친일파’로 비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더 크고 중요한 국익을 위해” “외교 관계에서 때로는 우리 마음에 들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있”으며 “그때마다 ‘친일’ ‘매국’이라면서 단세포적이고 감정적인 비난을 한다면 나라가 앞으로 갈 수 없”다는 겁니다.

 

이어 조선일보는 “일본 문제의 근본은 우리 국력이 모자란 것이다. 일본을 능가하려면 국민 모두가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시위로 감정만 분출해서는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의 참담한 외교실패를 국력의 문제로 치환하여 마치 국민 탓인 양 몰아가고, 그 책임도 ‘시위로 감정만 분출’했다며 다시 국민 모두에게 돌리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입니다. 


우리여 ‘노오력’이 부족했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주장은 조선일보 김태훈 여론독자부장의 <태평로/피눈물은 속으로 흘리는 것이다>(1/14 https://goo.gl/daa1sM)에서도 반복됩니다. 김 부장은 칼럼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두고 11일 ‘일본으로부터 공식적인 사죄조차 받지 못했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진심을 담은 사과가 그렇지 않은 것보다 낫긴”하지만 “진심을 따지면 외교를 윤리와 혼동한 꼴이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국가 간 사과란 원래 그런 것”이라는 것이죠. 그러면서 “우리 마음에 흡족한 수준의 사과를 받으려면 상대방이 그런 수준의 사과를 할 필요를 느끼게 해야”하는데 그럴 능력이 없었으니 ‘와신상담’의 각오를 다지고, “전략적 마인드로 무장”한 채 “작은 분노와 실망을 견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선칼럼/The Column/공중과 혐일이 빚은 한국 외교의 모순>(1/16 https://goo.gl/Vl661Q)에서는 일본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와 관련해 “인기 영합주의의 결정판인 정치권은 여론의 반일 감정만 믿고 하늘에 대고 효력도 없는 호통만 친다”는 김태효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지적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당초 위안부 문제와 관련,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반복해왔습니다. 그러다 정작 피해 할머니들과의 접촉조차 시도하지 않고 어설프게 합의를 강행한 것이죠. 그 결과 우리는 일본이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도, 법적 책임도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한 사죄도 없이, 10억엔은 “배상금이 아니다”라고 공개적으로, 반복적으로 떠드는 모습을 목도하게 됐습니다. 이제 일본은 시민단체가 세운 소녀상에 대해서도 철거하라며 압박을 가하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박근혜 정권의 외교 실패를 지적하는 이들을 ‘단세포’로 몰아붙이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반일정서에 입각한 정서적 주장일 뿐이라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것과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척”하는 것은 다릅니다. 조선일보는 지난 합의가 일본에 면죄부를 줬을 뿐, 우리가 그 무엇도 얻지 못한 엉터리 합의였음을 냉정하게 직시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요? 

 

2. 오늘의 좋은 보도 ① 누군가 특검을 해킹하려 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 소속 수사관의 컴퓨터를 대상으로 “해외의 서버를 중계지로 해 외부의 해킹 시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범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지만, “특검 수사의 성격상 수사방해 목적일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는 <최게이트 특검에 해킹 시도 있었다>(1/16 https://goo.gl/lVLA0c)입니다. 

 

3. 오늘의 좋은 보도 ② 박정희 기념관 단장 지시하고도 사익 추구 없었다는 박근혜 대통령  
경향신문에 따르면 박영수 특검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독대가 있기 한 달 전, 삼성 측이 ‘삼성은 정유라씨의 승마훈련을 지원할 준비가 언제라도 돼 있다’”는 김종 전 문체부 제2차관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사실이라면 단순히 ‘공갈협박의 피해자’라는 삼성의 주장은 사실상 거짓말이 됩니다. 관련 기사는 <삼성, 대통령 독대 전 “정유라 지원 언제든 준비”>(1/14 https://goo.gl/EZbEV4)입니다. 


한겨레는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의 재판에서 검찰이 제시한 ‘대통령 주요지시사항 이행 상황표’를 근거로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재단을 이용해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리모델링을 추진하라고 지시”했음을 폭로했습니다. ‘단 한 순간도 사익을 추구한 적 없다’던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언이 무색해지는 증거입니다. 관련 기사는 <“박정희기념관 리모델링 미르재단 통해서 하라” 박대통령 ‘민정실 주관’ 지시>(1/14 https://goo.gl/D19Hby)입니다. 


한겨레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2014년 11월 말 손경식 씨제이(CJ)그룹 회장을 독대해 ‘씨제이의 영화·방송 사업이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 방향을 바꾸라’고 직접 요구”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재현 회장의 사면 문제와 주력사 세무조사 등 정치·경제적 압력을 가하는 방식으로 콘텐츠 생산에 관여”한 겁니다. 관련 기사는 <박 대통령 “CJ 좌파성향 바꿔라” 손경식 “죄송, 모두 정리”>(1/16 https://goo.gl/0xhjZ8)입니다.

 

4. 오늘의 좋은 보도 ③ ‘운명’의 ‘단짝’은 왜 몰랐을까? 김기춘 전 실장의 궁색한 변명 
한국일보는 2009년 10월 발간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미공개 회고록 ‘오늘도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을 단독 입수해 해당 회고록에서 김 전 실장이 “박정희ㆍ박근혜 대통령 일가와의 인연에 대해 ‘운명으로 얽혀 있다’고 회고”했음을 폭로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 이렇게 ‘밀착’해 있던 김 전 실장이 과연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전혀 몰랐다”고 하면, 그걸 누가 믿을 수 있을까요? 관련 기사는 <김기춘 “박정희ㆍ박근혜와의 인연은 운명”>(1/16 https://goo.gl/cQM4Ce)입니다. 

 

5. 오늘의 미보도, 고(故) 박종철 열사 30주기 ‘무관심’으로 일관한 조선
지난 14일은 1987년 경찰에 연행돼 고문 받다 사망한 고(故) 박종철 열사 30주기였습니다. 이에 각 지역에서는 이와 관련한 추모 행사 및 재조명 사업이 이어졌는데요.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한겨레, 한국일보가 이를 소개한 보도를 내놓은 반면, 조선일보는 야권 대선주자들의 행보를 담은 보도에서 문 전 대표가 박종철 열사 30주기 행사에 참석했다는 설명을 붙여놓은 것 외에는 박종철 열사와 관련한 보도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중앙일보는 ‘특종 1987’ 서평을 적은 기사를 통해 박종철 열사를 언급했습니다.  

 

6. 오늘의 비교 ① 특검팀,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6일 오후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찬성표를 받는 대가로 ‘최 씨 모녀를 지원’을 주도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에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여론 재판’을 경계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조선일보는 특검이 이미 결론을 내놓고 수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반면 한겨레는 증거에 따라 결정하면 될 일이라면서도, 삼성이 ‘피해자’인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오히려 죄를 더 크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래는 각 매체의 입장을 대표 코멘트로 정리한 것입니다.

 

경향신문 : (자사 단독 보도를 통해) “삼성은 피해자라고 주장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통령 독대 전, 삼성 측이 정유라 승마 지원 언제든 준비되어 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 “박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가 재벌 손보기로 번지는 느낌. 300조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 총수의 인신 구속에는 신중해야”
조선일보 : “특검이 결론부터 내놓고 수사를 이에 맞춰온 느낌이다. 부정 청탁을 입증할 책임은 특검에 있다.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혐의로 인신구속부터 하려 드는 것은 옳지 않다”
중앙일보 : “현 단계에서 특검이 이 부회장 인신 구속에 집착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 여론 수사와 여론 재판 경계해야”
한겨레 : “특검은 수집한 증거로만 판단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라. 삼성이 ‘피해자’라는 태도 보이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려는 일”
한국일보 : “……”

 

7. 오늘의 비교 ②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대권 행보
반기문 전 유엔총장이 귀국 이후 적극적으로 대권 행보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일보와 한겨레, 한국일보는 ‘반기문 정치’의 실체가 없다는 지적을 내놓은 반면, 동아일보는 반 전 총장의 유엔총장시절 업적을 강조하며 ‘전기장어로 거듭나라’는 애정 어린 조언을 내놨습니다. 아래는 각 매체의 입장을 대표 코멘트로 정리한 것입니다.

 

경향신문 : “보수본색 드러냈다. 반반행보는 친박 낙인 지우려는 것”
동아일보 : “국제분쟁지역마다 늘 먼저 뛰어들어 조정-중재능력 발휘. 기름장어 이미지 버리고 전기장으로 거듭나라”
조선일보 : “주말에도 통합, 안보 행보 이어나가. ‘비전문가가 봐도 천안함은 폭침’ 발언도”
중앙일보 : “‘반기문 정치’의 실체를 보여라. 통합과 타협을 위한 구체적 방안 내놓지 않으면 ‘우려왕’이라는 지적 감수할 수 밖에”
한겨레 : “진보적 보수주의자라는 주장은 궤변. 좋은 단어로 치장된 이미지로 권력 추구하는 건 박근혜 대통령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한국일보 : “대선전 개헌카드, 정략적 의도 지우기 어렵다. 진보적 보수주의자 등의 형용모순 언어는 정치에서는 쓰지 말아야 한다”

 

8. 오늘의 비교 ③ 윤병세 외교부 장관 ‘소녀상’ 발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앞에 세워진 ‘위안부’ 소녀상 논란에 대해, ‘외교공관 앞에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상 일본을 두둔하는듯한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부적절하며 후안무치한 발언이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반면, 조선일보는 윤 장관을 비판하는 이들을 향해 오히려 ‘감정적’이라는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아래는 각 매체의 입장을 대표 코멘트로 정리한 것입니다.

 

경향신문 : “부적절한 발언. 외교부는 위안부 문제 협상에 대해 할 말 없는 처지”
동아일보 : (윤 장관의 주장과 야당의 비판 나열하는 수준) “…”
조선일보 : “정치권의 윤 장관 비판은 단세포적인 ‘친일’ ‘매국’ 시각일 뿐. 시위로 감정만 분출해서는 달라지는 것이 없다”
중앙일보 : “기존 발언보다 반 발짝 더 나아간 발언. 이 발언으로 협의상 약속 지킨 셈. 발언 자체보다 타이밍으로 비판적 여론 조성된 것. 앞으로 일본이 합의 본질에 어긋나는 언행 한다면 단호히 대응하라”
한겨레 : “자숙해도 모자란 시간에 잘못된 결정에 대못질하다니 후안무치하다”
한국일보 : “정부 저자세 대응에 비판 커질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