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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재판 청탁’ 의혹, 언론은 ‘침묵’ 포털은 ‘기사 밀어내기’
등록 2018.11.1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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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13일 저녁종합뉴스에서 조선일보 고위급 간부가 양승태 사법부에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재판을 잘 챙겨봐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14일 한겨레는 그 조선일보 간부가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라고 밝혔습니다. KBS와 한겨레의 보도를 종합해 보면, 지난 2015년 상습 도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 상습도박 혐의는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판결 직후 서울중앙지법 임성근 형사수석부장이 법원행정처 이민걸 기조실장에게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피고인이 억울하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 무죄와 공소기각으로 정리가 됐다”고 적힌 이메일을 발송한 사실이 사법농단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이 전 실장은 당시 조선일보 고위급 인사에게 부탁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효상 의원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동국제강이 조선미디어그룹에 18억 여 원을 투자하는 등 두 기업이 가까웠던 점에 주목하여 수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조선일보와 양승태 사법부의 커넥션 의혹은 이번뿐만이 아닙니다. 대법원이 지난 7월에 공개한 ‘재판거래의혹’ 문건을 보면, 양승태 사법부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조선일보와 여러 차례 접촉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와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 거래’ 의혹은 날로 커져가고 있습니다.

 

주요 일간지는 ‘침묵’

언론사

경향신문

동아일보

서울신문

중앙일보

조선일보

한겨레

보도량

0건

0건

0건

0건

0건

1건

∆ ‘조선일보 재판청탁 의혹’ 관련 보도량 비교 (11/15~16) ⓒ민주언론시민연합

 

유력 신문사와 사법부간의 재판 청탁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주요 일간지는 ‘침묵’했습니다. 경향‧동아‧서울‧중앙‧조선는 15일~16일 조간신문에 ‘조선일보 재판청탁 의혹’ 관련 보도를 싣지 않았습니다. 한겨레만 1건 보도했을 뿐입니다.

 

‘동국제강, 임직원 자녀에게 수능 선물’ 기사 쏟아져

13일 저녁 KBS 단독 보도가 나간 이후, 14일 아침부터 네이버 뉴스에는 ‘동국제강’ 관련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조선일보 재판 청탁 의혹’과 관련 없는 엉뚱한 기사들이었습니다. 14일 09시부터 15일 09시까지 네이버에 송고된 ‘동국제강’ 관련 기사는 모두 108건이었는데요, 그중 가장 많이 송고된 기사는 ‘동국제강 영업이익 관련’ 보도였습니다. 총 51건이 올라왔습니다.

  

동국제강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7%감소했다는 소식인데, 한 기업의 분기 영업실적 보고서가 50회 이상 기사회된 건 매우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또 ‘동국제강 장세욱 부회장이 수능을 치르는 임직원 자녀에게 격려 메시지를 보냈다’는 소식이 31건 보도됐습니다. 수능 전 날 사기업이 임직원 자녀에게 ‘선물’을 보냈다는 평범한 소식이 이렇게 많이 보도되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동국제강 주식시세 등 회사의 근황을 알려주는 기사도 14건이나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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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3시경 네이버에 송고된 ‘동국제강’ 관련 기사. 동국제강이 임직원 수험생 자녀에게 응원 선물을 전달했다는 기사가 28건 올라왔다. 반면, ‘조선일보 재판청탁 의혹’은 7건에 그쳤다. ⓒ민주언론시민연합

 

기사 주제

보도량

동국제강 영업이익 관련

51건

동국제강 임직원 자녀에게 응원 선물 관련

31건

기타(주식시세 등)

14건

동국제강 재판 청탁 의혹 관련

12건

   ∆ 14일 09시부터~다음날 09시까지 네이버에 송고된 ‘동국제강’ 관련 기사 비교 ⓒ민주언론시민연합

 

반면, ‘조선일보 청탁 의혹’ 관련 기사는 12건에 그쳤습니다. 불리한 기사가 나오면 훈훈한 미담을 다룬 기사를 네이버에 대량으로 송고하는 ‘기사 밀어내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실제로 네이버 기사에서 ‘조선일보 재판청탁’ 기사는 ‘임직원 수능 선물’ 기사에 밀려 찾아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11월 14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지면에 한함. 민언련은 다양한 매체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목적으로 당분간 신문모니터 대상에서 한국일보를 제외하고, 서울신문으로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및 네이버에 송고된 인터넷 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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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엄재희 활동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