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소녀상 설치, 다를 것 없다는 조선
2016년 12월 30일~31일
등록 2016.12.31 19:56
조회 327

30일과 31일 신문에서 조선일보는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한국의 소녀상 설치를 모두 ‘양국 관계를 해치는 과격한 행위’라 지적했습니다. 전범국가가 침략전쟁을 주도한 A급 전범이 묻혀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과 침략 피해를 입은 나라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잊지 않기 위해 시설물을 세우려 한 것을 동일선상에 놓다니. 상식과 양심이 있다면 이런 비교를 할 수 있을까요?

 

1. 오늘의 유감 보도 ①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한국의 소녀상 설치가 같다는 조선일보

 

K-007.jpg

△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한국의 소녀상 설치가 모두 ‘양국 관계를 헤친다’는 조선(12/31)

 

그간 ‘과거사를 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주장을 펼쳐온 조선일보가 이번엔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한국의 소녀상 설치를 비교하고 나섰습니다. 둘 모두 ‘양국 관계를 해치는 과격한 행위’라는 것이죠.  


사설 <동해와 서해 너머의 불길한 조짐들>(12/31 https://goo.gl/0Jiw4d)을 통해 조선일보는 일본 방위상이 2차 세계대전 당시의 A급 전범들을 받드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과 관련해 “일본은 한국 입장을 경시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를 자주 보이고 있다. 마치 '감정적인 한국'의 약점을 보았다는 듯한 행동”이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이와 동시에 “이런 상황에서 우리 측 민간단체가 부산 주재 일본 영사관 앞에 ‘위안부 소녀상’을 설치”했다며 이에 대해서도 똑같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부산 동구청은 소녀상을 철거했었는데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동구청을 ‘친일’이라고 비난”하면서 “법에 정해진 대로 일했던 동구청장”이 다시 소녀상 설치를 막지 않기로 했다는 겁니다. 조선일보는 이런 두 사례를 나열한 뒤 “한·일 양국 관계가 거칠고 적나라한 충돌로 되돌아갈 조짐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는 해설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전범국가가 침략전쟁을 주도한 A급 전범이 묻혀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과 침략 피해를 입은 나라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잊지 않기 위해 시설물을 세우려 한 것을 동일 선상에 놓다니요. 상식과 양심이 있다면 이런 비교를 할 수 있을까요? 소름 끼치는 주장입니다. 

 

2. 오늘의 유감 보도 ② 마지막까지 ‘민심 아니다’ 촛불 폄훼 나선 조선 
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은 조선일보에 기고하는 칼럼 <조선칼럼/한해를 보내는 마음이 무거운 이유>(12/31 https://goo.gl/Q1nGe7)에서 올해의 마지막 날까지 ‘촛불 깎아내리기’를 자행했습니다. “광장의 촛불 집회 참가자 수가 백만명”이라며 “이를 두고 민심이라 주장하지만 엄밀히 말해 ‘백만명의 마음’”일 뿐, “촛불 참가자는 전체 유권자의 2.5%”라는 겁니다. “민심은 5년에 한 번 투표를 통해서만 알 수 있는 게 민주제의 본질”이라는 것이죠. 이 추운 날 직접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선 이들만 백만명인데, 이걸 ‘민심도 뭣도 아니고 그냥 유권자 일부의 주장’이라 말하는 건 그냥 현 원장의 희망사항인 것이겠지요. 헌법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지 못한 대의민주주의 대신 광장의 직접민주주의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온 현 상황에서 투표 결과만이 민심을 반영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것 역시 현실 도피성 발언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에 이어 현 원장은 “촛불 집회 속엔 대한민국의 체제를 부정하는 주장도 보인다”며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세력의 얄팍한 전략”도 보이니 “촛불 집회 주장의 순수성을 내세우려면 불순 세력의 체제 흔들기를 자발적으로 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현 원장은 자신이 내세우는 주장의 ‘순수성’을 증명한 적이 있나요? 아니면 대한민국의 헌법과 체제를 흔든 국정농단 세력을 향해 ‘자발적으로 정화하라’는 요구를 한 적이 있나요? 대체 왜 촛불을 들고 모인 이들에게만 유독 자신의 ‘순수성’을 증명하라는 요구를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현 원장은 “촛불은 서로 좋은 면만 보게 하는 마력이 있어 촛불 자체만으로 우리 감성을 훈훈하게 한다”며 “지성의 영역은 촛불 밑이 아닌 그림자도 안 보이는 수술실 전구 밑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백만명의 사람들이 모여 평화롭게, 그러나 단호하게 하나의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면, 그건 명백히 지성의 영역에 입각한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감상에 빠져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누가 봐도 현 원장과 이런 글을 지면에 배치한 조선일보인 것 같습니다.  

 

3. 오늘의 유감 보도 ③ 아무도 묻지 않은 박 대통령 ‘안색’ 보도한 동아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대리인단과의 첫 상견례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해 “문제가 될 게 없는데 의혹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어서 안타깝다”라고 말하거나 “나도 모르는 부분이 기정사실화되어 상당히 안타깝다”고 발언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끝까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모르는 일’ ‘문제될 것 없는 일’이라는 태도를 고수한 것입니다. 


그런데 동아일보는 <박대통령, 초췌한 모습으로 “최순실과 금전거래 없었다”>(12/30 https://goo.gl/kXZR81)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며, 유독 대통령의 ‘초췌한 모습’을 강조했습니다. 이 ‘초췌한 모습’에 대한 언급은 제목에서 뿐만 아니라 기사 본문에도 등장합니다. “청와대 관저에서 칩거 생활 중인 박 대통령은 초췌한 혈색으로 대리인단의 물음에 차분하게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식입니다. 아무도 묻지 않은 대통령의 ‘혈색’을 동아일보는 왜 이렇게 강조하고 있는 걸까요?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목적이 아니고서야 납득하기 어려운 보도 태도입니다. 무엇보다 이런 상황에 혈색이 좋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 아닐까요? 

 

4. 오늘의 유감 보도 ④ 팟캐스트로 반기문 협박했다며 부들거린 동아, 종편에는 왜 침묵?
동아일보는 <사설/반기문 향해 “말년 험하게…” 협박한 국정원 출신 의원>(12/30 https://goo.gl/z85dV3)을 통해 “국가정보원 출신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민주당 서울시당의 팟캐스트인 ‘서당캐’에 출연해 내년 대선에 출마할 예정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입에 담기 힘든 협박성 발언을 쏟아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의원이 반 총장을 향해 “말년 험하게 되고 싶지 않으시면 명예를 지키는 게…괜히 저를 나쁜 놈 만들지 마시고…전 주저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발언했는데, 이는 “조폭의 협박성 발언처럼 들린다”는 겁니다.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한 해석은 분분할 수 있지만, 언론이 차기 유력 대권주자에 대한 ‘과도한 발언’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 ‘섬세한 우려’가 유독 반 총장에게만 쏠린 것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현재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 등 야권 대선주자들을 향해 쏟아지는 도를 넘은 종편의 막말에도 동아일보가 똑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길 바랍니다. 팟캐스트에서 나온 발언에도 이렇게 분노해 사설을 내놓을 정도라면, 엄연한 방송인 종편에서 문 전 대표를 향해 “문재인, 저건 해까닥 했어”라고 조롱하거나, 언젠간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을 일삼는 것에 대해서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껴야 형평성이 맞을 겁니다. 그러고보니 동아일보 박제균 논설위원은 “이러다 ‘문재인의 최순실은 누구인가’라는 말이 나올까봐 겁난다”는 악의적 비아냥거림을 내놓은 적도 있었죠. 동아일보가 앞으로 여타 대선후보들에 대해서도 동일한 잣대를 휘두르는지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5. 오늘의 추천 보도 ① 청와대, 세월호 감사 결과까지 건드렸나
한겨레는 사정당국 고위 관계자의 증언을 근거로 “청와대가 김기춘 전 비서실장 주도로 2014년 10월 세월호 사건에 대한 감사원의 최종 감사 결과 발표자료를 대거 수정”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사실이라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청와대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독립된 헌법기관인 감사원의 발표자료를 청와대가 미리 열람하고 내용까지 뜯어고친 것”입니다. 관련 기사는 <청와대, ‘세월호 감사자료’ 미리 손봤다>(12/30 https://goo.gl/59bal1)입니다. 

 

6. 오늘의 추천 보도 ② 삼성-청와대-국민연금의 연결고리
특검은 국민연금 측이 시너지 효과를 부풀린 배경에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경향신문은 특검이 “국민연금 중간간부 ㄱ씨가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과장하겠다’는 내용으로 모 인사와 통화한 내용을 확보”했음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관련 기사는 <국민연금, 삼성 합병 효과 ‘뻥튀기’…“찬성 압력” 문형표 영장>(12/30 https://goo.gl/zIMlHO)입니다. 그 다음날 조선일보는 “삼성이 최순실씨를 지원하는 과정에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개입했다는 취지의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음을 단독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기사는 <三星 고위급 이재용 지시로 최순실 지원 진술>(12/31 https://goo.gl/oL05l7)입니다.

 

7. 오늘의 추천 보도 ③ 블랙리스트 실행 책임자를 다시 문체부 차관으로?
블랙리스트 작성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증언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먼저 중앙일보는 문체부 전 고위 관료의 “블랙리스트는 청와대 전 비서관 3인방(김소영·신동철·정관주)이 주도해 작성됐다. 문체부는 청와대가 시키는 대로 일했을 뿐이다”라는 증언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관련 기사는 <“김소영·신동철·정관주, 청와대 3인이 블랙리스트 주도”>(12/30 https://goo.gl/Jztxjd)입니다. 


한겨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임명한 송수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총괄 실행한 장본인이라는 문체부 내부 관계자들의 증언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사실이라면 이 시국에 ‘관련자’를 자리에 앉힌 의도는 무엇일까요? 관련 기사는 <황교안이 임명한 문체부차관은 ‘블랙리스트 총괄팀장’>(12/31 https://goo.gl/zEJhM5)입니다.

 

monitor_20161231_01.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