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34:1, ‘고용쇼크’ 보도량과 ‘수출 역대 최고 실적’ 보도량 차이
등록 2018.09.05 14:07
조회 9972

1일(토)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수출액은 512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7% 증가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1~8월 누적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증가한 3,998억 달러로 사상 최고 실적을 냈습니다. 6개월 연속 감소세였던 자동차 수출은 증가로 돌아섰고, 철강 수출은 20%이상 늘었습니다. 백운규 산자부 장관은 “올해 수출이 처음으로 6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수출 관련 좋은 소식이지만, 이상하게도 이 내용은 조중동은 물론, 한겨레․경향의 지면 본지에 단 한건도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지난 8월 ‘취업자 수 5천명 증가’라는 통계청 발표 직후 ‘고용쇼크’ 기사가 쏟아진 상황과 매우 대조적입니다. 통계청의 취업자 수 발표 다음 날인 8월 18일 당시, 모니터 대상 6개 신문사(조선․중앙․동아․경향․한겨레․서울)가 내놓았던 ‘고용 쇼크’ 기사는 무려 본지에만 34건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조선․중앙․동아의 보도량은 18건으로 그 절반이나 차지했었죠. 그러나 이번 산자부의 ‘수출 역대 최고 실적’ 발표 다음날 관련 보도는 서울신문의 단 1건 기사뿐이었습니다.

 

내용

경향신문

동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통계청 ‘고용동향’ 발표 다음 날 관련 보도량(8/18)

3건

4건

9건

10건

4건

4건

34건

산자부 ‘8월 수출실적’ 발표 다음 날 관련 보도량(9/3)

0건

0건

1건

0건

0건

0건

1건

△ 8월 통계청 ‘고용동향’과 9월 산자부 ‘8월 수출 실적’ 발표 다음날 관련 신문 보도량 비교 (본지 지면보도에 한하며, B면 제외, 휴간의 경우 다음 발행일로 계산) ⓒ민주언론시민연합

 

B면(경제면)에서야 ‘수출 호황’ 보도…특정 품목 편중이 문제라는 조․중․동

다만, 조선․중앙․동아는 B면(경제면)에서 수출 호조세 관련 보도를 각 1건씩 내놨습니다. 이중 중앙일보 B면 <수출은 늘고 경기는 꽁꽁 ‘반도체 착시’>(9/3 손해용‧하남현 기자 https://bitly.kr/ellS)는 산자부 발표를 짧게 요약한 뒤, “반도체 의존도가 더 커지면서 수출 구조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길게 설명했습니다. “전체 수출액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22.5%로 역대 최대”, “반도체와 함께 올해 수출을 이끄는 석유제품(57.7%)·석유화학(31.6%) 등은 설비·원자재 등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다. 상대적으로 생산 유발효과가 떨어지는 산업으로 분류된다. 반면 자동차(4.59%)·선박·가전 등 노동 의존도가 높고 내수 진작 효과가 큰 산업은 수출이 부진하다”고 설명했는데요. 결국은 제목과 같이 수출 증가는 반도체 착시임을 강조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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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 호황’은 ‘착시’라고 주장하는 중앙일보 B면 기사(9/3)

 

동아일보 B면 <8월 수출 500억 달러 첫 돌파… 반도체 호황에 유가상승 덕 봐>(9/3 최혜령송충현 기자 https://bitly.kr/1pDX), 서울신문 <8월 수출 역대 최고에도…마냥 웃지 못하는 한국경제)(9/3 황비웅 기자 https://bitly.kr/hzOK) 비슷하게 반도체 호황 덕에 수출이 늘었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조선일보는 B면 <올 수출 사상 첫 6000억달러 넘어설 듯>(9/3 안준호 기자 https://bitly.kr/3VGr)에서 비교적 산자부 발표를 충실히 전했습니다.

 

수출 역대 최저치였다면 어떻게 보도했을까?

최근 보수언론은 경제와 관련해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수치가 나오면 침소봉대하며 크게 부각해왔지요. 그런데 반대로 ‘경제 청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마지못해 B면에 배치하며 주요하게 이슈화하지 않는 것은 민망한 일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9월 3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지면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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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문의 엄재희 활동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