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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신문보도] 세월호 특조위 오보 정정보도 한다더니 변명에 남 탓까지 나선 조선(2016.07.01)
등록 2016.07.01 17:16
조회 198

■ 민언련 오늘의 나쁜 신문 보도(7/1)
· 조선일보 <바로잡습니다>(7/1, 2면,
https://me2.do/59zfXys7), <똑같이 뉴욕 가는데… 일반인 111만원, 공무원 421만원>(7/1, 2면, 이용수 기자, https://me2.do/Gwkx7hl4), <업그레이드·마일리지 등 모든 혜택 담겨… 공무원 항공권은 황금 티켓>(7/1, 2면, 박국희 기자, https://me2.do/GdAHUvmI)

 

조선일보는 7월 1일자 2면을 통해 지난 6월 29일자 1면 <세월호 특조위, 비즈니스석 해외 출장 계획 논란> 보도가 잘못된 내용을 담고 있었음을 알렸다. 그런데 오보를 인정해서 작성했다는 이 ‘바로잡습니다’ 안에는 ‘사죄’가 아닌 세월호 특조위에 대한 ‘원망’이 담겨있다.


이 정정보도에서 조선일보는 “본지는 기사 작성 시 이 부분에 대해 특조위 언론 담당자와 3차례 통화하면서 비즈니스석 요금에 해당하는 액수를 신청한 이유를 확인”했으며 당시 특조위 측은 “차관급 상임위원은 정부 규정에 따라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다”, “다른 직원들도 관련 정부 규정에 따른 요금을 신청했다”고 주장했다고 언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예산 요구서에는 국가당 3명인 출장자들 항공료가 모두 같은 액수로 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결국 ‘취재를 충분히 했지만 특조위 측이 조선일보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탓에 이런 보도가 날 수 밖에 없었다’는 ‘변명’일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정정보도에도 사실 왜곡이 숨어 있다는 점이다. 조선일보와 관련 인터뷰를 진행한 특조위 관계자는 당시 조선일보에 “만약에 상임위원이 (해외출장을) 가게 되면 차관급이니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고, “상임위원을 제외한 직원들은 비즈니스석을 이용해 해외출장을 갈 수 없다”고 관련 규정에 대한 설명을 했을 뿐이다. 조선일보는 이 발언을 듣고난 뒤 예산 요구서를 보고 ‘착각’을 해 놓고는 그 책임을 ‘헷갈리게 말했다’며 특조위에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애초 제대로 된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 책임은 취재를 진행한 조선일보에 있는 것이다. 이쯤되면 정정보도가 아닌 ‘땡깡’을 부리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조선일보는 이날 정정보도를 실은 2면에 <똑같이 뉴욕 가는데… 일반인 111만원, 공무원 421만원>, <업그레이드·마일리지 등 모든 혜택 담겨… 공무원 항공권은 황금 티켓> 등의 보도를 배치하고, “공무원들이 해외 출장을 다닐 때 지나치게 비싼 항공권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를테면 공무원 전용 티켓인 ‘GTR 항공권’은 “일반 항공권은 발권 시기에 따라 요금이 천차만별이고, 취소하거나 일정을 변경할 경우 적지 않은 수수료가 발생”하기에 기본적으로 하루 이틀 뒤 급박한 일정으로 환불, 변경이 등이 가능한 티켓 금액으로 예산이 책정된다. 돌발일정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해당 티켓은 실제 구매 시점에서는 미리 예약하는 시점과 부가 조건 등에 따라 가격이 저렴해질 경우 차액은 정부에 반납하는 구조다. 그런데 이에 대해 조선일보는 “현재는 국적기 여부에 관계없이 간편한 예매와 일정 변경, 환불 등이 가능하며 위약금이 있는 경우에도 이용자 입장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데 “중앙 부처 공무원들은 예산 편성 단계부터 관행적으로 'GTR 티켓'을 이용”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 공무원들의 업무상 출장에는 이런 조건들이 붙은 항공권을 굳이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공무원들을 향해 국가 예산을 합리적으로, 더 적절하게 사용하라는 지적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정부 지침에 따라 예산을 청구해 사용했는데, 그것이 낭비라면, 이건 공무원이 아닌 해당 지침을 수정해야 할 문제다. 무엇보다 ‘2016년도 정부 예산 편성 지침’에 따라 항공권을 구매한 세월호 특조위와 관련한 오보에 대해 정정 보도를 한 날, 그 정정 보도와 같은 지면에 ‘2016년도 정부 예산 편성 지침’을 따른 공무원들을 마치 일부러 ‘낭비’라도 한 듯 비난하는 보도를 내놓는 것은, 우습고 치졸한 행태다.

 

■ 민언련 오늘의 비추 신문 보도들(7/1)
· 조선일보 <세월호 변호사 더민주 박주민 경찰서장 개인정보 요구 논란>(7/1, 4면, 원선우 기자,
https://me2.do/xeWpogC7), <사설/박주민 의원, 의원 배지를 만능 회초리로 생각하나>(7/1, https://me2.do/Gh1C9pCx)


조선일보의 치졸한 ‘지면 장난’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날 조선일보는, 전날 동아일보와 중앙일보가 지적했던 그대로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의 경찰서장 개인정보 요구 건에 대한 비판 보도를 내놨다. 이 박주민 의원에 대한 보도 내용과 구성은 물론 동아일보나 중앙일보의 전날 보도와 다른 것이
 전혀 없다. 기사 말미에 “피감 기관 공직자들의 개인 부채, 친·인척 보직 현황은 업무 공정성과 연관돼 있어 안행위에서 당연히 검증해야 할 의정 사안이고, 다른 정부기관에도 종종 요구하는 내용”이라는 박 의원측 입장을 소개한 것 조차 똑같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이 새로울 것도 없는 기사를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KBS보도 개입 관련 폭로 내용을 담은 <이정현, 세월호 보도 개입 논란>(7/1, 4면, 양승식 기자, https://me2.do/53Oos6Jz) 보도의 바로 윗 부분에 배치했다. 세월호 관련 사안에 대한 ‘흠집내기성’ 보도를 먼저 위에 놓고, 그 아래 청와대의 세월호 보도개입이라는 황당한 사안을 배치한 이 의도는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선명해 보인다.

 

■ 민언련 오늘의 좋은 신문 보도(7/1)
· 한겨레 회사 다닐 만해요? 3부 정신과 신체의 안전 l <죽거나 다치거나...건설현장 산재 인정은 30건에 1건꼴>(7/1, 4면, 임지선‧허승 기자,
https://me2.do/FoM6l2Gq), <원청 평균연봉 7천만…현장선 54살 숙련공도 3천만>(7/1, 5면, 임지선‧허승 기자, https://me2.do/FoM6l2Gq)
“한국의 일자리는 아직까지도 죽고 사는 문제를 거론해야 하는 수준이어서 ‘인간다운 삶’의 가치가 중심인 ‘일자리의 질’에 대해 논의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한겨레의 <회사 다닐 만 해요?> 기획의 건설사 일자리 분석 보도는 박유경 네덜란드연기금 지배구조 담당 이사의 이 같은 조언으로 시작된다. 실제 한겨레는 해당 기획을 진행하며 우리의 일자리에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를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이번 건설사 일자리 분석 보도 속에는 평균 연봉 뿐 아니라 원청과 하청의 문제, 안전의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주 1회 다친다는 답변을 들으며 좋은 일자리, 인간다운 삶을 논하는 것이 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한국 노동시장의 문제점이 집약되어있는 듯한 이 건설업계의 일자리 상황을 외면하고, 우리는 노동과 일자리에 대해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 민언련 오늘의 강추 신문 보도들(7/1)
· 한겨레 <단독/군 마트에서 팔던 책 5종 왜 사라졌지?>(7/1, 9면, 박수지 기자,
https://me2.do/xE7lOPwk)


군 마트에서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와 <칼날 위의 역사>, <숨어 있는 한국현대사 1>,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글자 전쟁>이 갑자기 퇴출됐다. “5권의 책은 모두 국방부의 ‘정훈문화활동훈령’에 따라 심의를 거쳐 지난 1월부터 군 마트에서 판매되던 책”들이다. 그런데 대체 왜 이런 조처가 내려진 것일까? 현재 출판사 측은 “대통령 등에 관련된 부정적 서술이 군 고위 관계자의 ‘심기’를 거스른 탓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해당 서적들에 담긴 ‘깨알 같은’ 대통령 관련 ‘부정적 서술’들과 국방부의 변명을 한겨레 보도를 통해 직접 확인해보자.

 

■ 민언련 오늘의 ‘은폐가 의심되는 무보도’(7/1)

· 이정현 KBS 세월호 보도 개입, 마지못해 보도한 조중동

 

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7개 언론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을 통해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KBS보도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6개 일간지는 모두 이를 보도했다. 그러나 보도 비중은 크게 달랐다.


경향신문은 이날 해당 사안에 대해 총 8건의 보도를 내놨다. 보도 지면 역시 1면과 2면, 3면으로 주요하게 배치했으며, 사설도 내놨다. 한겨레는 1면과 6면에 총 두건의 관련 보도를 내놨다.
그러나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각각 12면, 4면, 14면 등에 한 건의 보도를 내놨을 뿐이다. 조선일보의 경우 해당 보도를 박주민 변호사의 경찰서장 개인정보 요구 논란 보도 아래 배치했다. 한국일보 역시 관련 보도를 7면에 1건 내놨다.

 

· 세월호 특조위 활동 종료, 조중동 외면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이 30일로 종료됐다.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다. 세 신문은 모두 특조위 활동 종료의 문제점을 짚고 우려를 표하는데 주력했다. 같은 날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특조위 사안 자체를 아예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 모니터 대상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에 한함)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