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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점은 숨기고 좋은 말만 늘어놓은 동아
등록 2016.10.28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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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점은 숨기고 좋은 말만 늘어놓은 동아

 

 

28일 신문보도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주를 이뤘습니다. 그런데 이날 동아일보는 비선 실세를 안보기밀에 자유롭게 접근토록 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예산’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황교안 총리에게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직접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말 안보를 걱정해서 하는 말일까요? 중앙일보는 데스크 칼럼을 통해 최순실 국정농단이라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과거 정권의 측근비리와 나란히 놓고 유사한 일인 양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그 의도가 어쨌건간에 ‘대통령이 헌법을 어겼다’는 이번 사태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입니다. 이날 동아일보는 시기도 명분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재논의 결정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기는커녕 환영의 입장만을 밝혔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민언련 오늘 신문보도>로 확인해보세요.


 

1. 오늘의 유감 보도 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논의 재추진에 ‘좋은 말’만 늘어놓은 동아

 

정부가 일본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에 관한 논의를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지난 10월 5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신중한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했던 한민구 국방장관의 입장을 완전히 뒤집는 결정입니다. 협정이 체결되면 미국 경유 없이 한일 간 군사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됩니다. 사실상 군사동맹국화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는 사실상 한미일 삼각 MD 및 군사동맹 구축에 복무하는 것으로, 한국이 미국의 중국 견제에 동원되거나 한반도와 동북아 전반의 군사적 긴장과 갈등을 높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위대의 한반도 입김이 강화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게다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한 현 시점에 굳이 이 이슈를 꺼내든 것도 수상하지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동아일보는 ‘시기’와 ‘명분’ 그 어느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그저 ‘북핵 대응용’이라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논의 재개를 환영하고 나섰습니다. 실제 <“북도발 대응은 시간과의 싸움” 한일, 대북정보 신속 공유>(10/28 https://goo.gl/oFCKeI)과 <사설/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필요성 더 커졌다>(10/28 https://goo.gl/gPntbq) 보도 어디에서도 이번 군사정보보호협정의 문제점은 언급되지 않습니다. 그저 “정보를 미국과 함께 이중 삼중으로 교차 검증”할 수 있으니 “협정이 가동되면 한국이 얻는 이점이 더 크다”는 말만을 반복하고 있지요. 대체 이걸 ‘언론’의 ‘보도’라 할 수 있는 것일까요?

 


2. 오늘의 유감 보도 ② 안보기밀 유출한 대통령이 안보를 지켜야 한다는 동아
동아일보 허문명 논설위원은 “대통령 당선을 도운 7인회 멤버”들의 ‘나라 걱정 목소리’를 담은 칼럼 <허문명의 프리킥/“박지만에게조차 ‘최순실을 통하라’고 했다”>(10/28 https://goo.gl/9WOjbs)에서 “지금 이런 상황을 제일 즐길 사람은 북한의 김정은”일 수 있으니 대통령이나 황교안 총리가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직접 챙겨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민 모두 눈 부릅뜨고 전방을 응시할 때”라는 주장도 빠지지 않습니다. 정말 안보가 걱정이라면, 비선 실세를 안보기밀에 자유롭게 접근토록 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예산’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황교안 총리에게 안보를 맡겨서는 안 되는 것 아닐까요?

 

 

3. 오늘의 유감 보도 ③ 과거 정부에서도 임기말 비리는 반복됐다며 개헌하자는 중앙
중앙일보 김원배 경제부 부데스크는 칼럼 <노트북을 열며/최순실 의혹, 개헌의 동력이 될까>(10/28 https://goo.gl/PqJSw1)에서 DJ정부와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에서도 “친·인척과 측근 비리 문제는 반복됐”으며 “임기 말 비리는 권력 집단의 탐욕과 일탈 행위만으로 일어나는 게 아니라" "시스템 문제”이니 개헌을 통해 바꾸자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의도가 어쨌건 간에 최순실 국정농단이라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과거 정권의 측근비리와 나란히 놓고 유사한 일인 양 비교하는 것은 ‘대통령이 헌법을 어겼다’는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국정 농단과 비리 조짐이 있을 때 이를 제대로 견제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그간 침묵으로 일관해온 중앙일보가 할 말은 더더욱 아니겠죠.

 

 

4. 오늘의 추천 보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주역들의 ‘삥뜯기 정황’ 보도한 경향‧한겨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주역들이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협박과 약점잡기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의혹제기가 이어졌습니다. 먼저 경향신문은 <차은택 측 광고사 넘겨라, 안 그러면 세무조사>(10/28 https://goo.gl/JiRYFp)등을 통해 차은택씨 측근들이 민간 중소기업을 겁박해 이권을 챙기려 한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이날 한겨레는 <최순실 · 안종범 ‘합작’, 수사앞둔 롯데에 70억 더 걷었다>(10/28 https://goo.gl/a8OJJM) 등에서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순실 씨가 검찰 수사로 궁지에 몰린 롯데의 처지를 이용해 돈을 받아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오늘 동아일보에 등장했던 ‘저질 3류’라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5. 오늘의 비교되는 보도 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논의 재개에 엇갈린 반응
정부가 일본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에 관한 논의를 재개하기로 한 것에 대해 한겨레는 곧바로 ‘멈춰야 한다’며 우려를 표한 반면, 동아일보는 해당 협정의 문제점은 숨긴 채 득이 될 것이라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반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필요성은 있어도 체결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 정도를 내놓은 상황입니다. 다음은 대표 코멘트로 정리해본 각 매체의 입장입니다.

 

 

경향신문 : “민간에 국가 기밀 샌 상황에? 정부 의지보다 미·일 의중 작용한 듯”
동아일보 : “협정 가동되면 한국 얻는 이점 클 것. 북 위협에 맞서는 대응” (일본 군사력 한반도 진입 등의 문제점은 언급하지 않음)
조선일보 : (정부 입장 계속 나열한 뒤) “반일정서와 중국 반대로 쉽게 체결되기는 어려울 것”
중앙일보 : “북핵 감시 공조를 위한 것으로 군사적 필요성 있으나 여론‧중국 반발이 걸림돌”
한겨레 : “안보구도 악화‧일본 군사력 한반도 진입 유도 효과도 있어. 협상 체결 추진 멈춰라”
한국일보 : “대북 대응력 높아지지만 자위대에 날개 달아줄 것. 신중한 접근 필요”

 

 

6. 오늘의 비교되는 보도 ② 최순실씨 세계일보 인터뷰에는 한 목소리로 ‘해명 부족하고 수상’
최순실씨의 26일 세계일보 인터뷰에 대해서는 모든 매체가 ‘해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경향신문 : “페이퍼 컴퍼니 의혹에는 해명 없어”
동아일보 :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한 수상한 인터뷰”
조선일보 : “일종의 ‘수사 지침’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 나와”
중앙일보 : “태블릿 쓸 줄 모른다면서 그걸로 셀카 찍었다”
한겨레 : “박근혜 대통령 사과와 판박이”
한국일보 : “황당한 일. 특정 언론사와 인터뷰해 변명 늘어놓은 배경도 석연치 않아”

 

 

7. 오늘의 1면 머리기사 비교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자사 단독 보도를 28일자 1면 머리기사로 꼽았습니다. 먼저 경향신문은 차은택 씨와 차 씨의 측근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민간 중소기업을 겁박해 이권을 챙기려한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한겨레는 K스포츠 재단 내부 문건을 근거로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순실 씨가 검찰 수사를 앞둔 롯데그룹의 처지를 이용해 돈을 받아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최 씨와 그 측근들이 박 대통령의 ‘문화융성’ 사업의 관련 예산안까지 직접 만들고 검토했다는 TV조선의 단독 보도를 1면 머리기사로 받았습니다. 동아일보와 한국일보는 이번 사태 연루자들이 모두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중앙일보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성난 민심을 반영하는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8. 오늘의 1면 사진 비교

28일 경향신문과 조선일보, 한국일보는 27일 박 대통령이 참석한 부산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 행사장의 텅 빈 의자를 1면 사진기사로 선정했습니다. 경향신문은 이 빈 의자 사진 옆에 행사장 밖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다 끌려가는 대학생의 모습을 나란히 배치했습니다. 동아일보는 한양대 총학생회의 시국선언 모습을 1면에 실었습니다. 중앙일보는 태블릿 PC에 담긴 최순실씨 셀카 사진과 세계일보 인터뷰 사진을 함께 놓고 비교했으며, 한겨레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신석 원내대표의 ‘굳은 표정’이 담긴 사진을 1면 사진기사로 꼽았습니다. 

 

 

 

9. 오늘의 사설 비교

28일 사설의 주제는 크게 최순실 국정농단(6개 일간지 전부)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동아, 한겨레, 한국)으로 나뉩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사설에서 경향신문은 새 총리가 중립내각을 이끌어야 하며, 검찰은 청와대를 압수수색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동아일보는 야권의 거국내각 구성은 비현실적이라며 청와대 전면 개편과 정국 수습용 개각, 책임총리제 구현 등을 요구했습니다. 세계일보 최순실씨의 인터뷰에 대해서는 ‘수사 가이드라인용’이라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과 검찰이 수사 대상임을 재차 강조했으며, 중앙일보는 박 대통령이 최씨를 귀국토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겨레는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 개편은 ‘미봉책’일 뿐이니 박 대통령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멈추고 스스로 특검 수사를 자청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일보 역시 청와대 비서실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박 대통령이 의혹해소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 협정 논의 재개의 경우 동아일보는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한겨레는 중단할 것을, 한국일보는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습니다.

 

 

 

 

10. 오늘의 미보도, ‘폐렴사망자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 외면한 곳은? 


임종한 인하대 의대 교수는 27일 국내에 가습기 살균제가 유통되던 시기와 폐렴 사망률 급증 시기가 겹친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질환으로 폐 손상만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는 매우 의미가 깊은 연구결과인데요.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과 한겨레뿐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6년 10월 28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 지면에 한함) 

<끝>
문의 신문모니터 배나은 활동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