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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이 의기소침해 눈물 흘렸다니 속상한 동아일보
20161102
등록 2016.11.07 13:18
조회 189

2일 신문보도에서 동아일보는 “상당히 가라앉은 분위기로 때때로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최근 들어 의기소침”하며 “안색은 좋지 않”다며 박 대통령 동정론에 불을 지피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대통령이 힘들어도, 국민보다 힘들까요? 조선일보는 강규형 명지대 교수 칼럼을 실었는데, 필자는 다른 역사관을 지닌 이들을 ‘공산주의 신봉자’로 몰아붙였습니다. 이번에도 조선일보는 “본지의 편집방향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라는 ‘당구장 표시’를 달지 않았습니다. 지난 주말의 촛불집회 당시 홍완선 서울 종로경찰서장의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나라를 사랑하는 여러분의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라는 ‘정중한 해산요구’ 발언이 화제가 됐었죠. 그런데 조선일보는 이게 영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엄정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소개했습니다. 백남기 농민 장례일정에 대해서는 일체 보도하지 않았으면서 말입니다. 그 외에도 오늘 주요 일간지들이 무엇을 보도하고, 무엇을 보도하지 않았는지. 1면 배치는 어떤 모양으로 했는지 등은 아래에서 확인해주세요!

 

 

1. 오늘의 유감 보도 ① ‘눈물’ ‘의기소침’ 박 대통령 동정론에 불 지피는 동아  
동아일보가 박 대통령 동정론에 불을 지피고 나섰습니다. <朴대통령 “제가 사교에 빠졌다니…”>(11/2 https://goo.gl/0MgygK)에서 동아일보는 박 대통령에 대해 “최근 들어 의기소침한 모습”,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안색은 좋지 않아” “상당히 가라앉은 분위기로 때때로 불안해하는 모습”이라 묘사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침울한’ 모습에 대한 관계자들의 발언 소개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혼자 이번 사태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하는 형편이다 보니 많이 힘들어한다”(익명의 청와대 관계자) “예상보다 더 의기소침한 모습이라 안타까운 마음까지 들었다”(익명의 시민사회 원로)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새누리당 조원진 의원)는 식이죠.

 

국정농단의 주범인 대통령이 이 상황에 밝은 모습으로 웃고 다니면 정말 이상한 것 아닌가요? 게다가 박 대통령은 진상 규명을 위해 수사를 자처하기는커녕 검사출신 민정수석을 선임해 검찰 수사에 영향력을 끼치려 한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눈물까지 운운하면서 대통령이 힘들어 하고 있다는 것을 부각한 의도는 단 하나겠죠. 아무리 대통령이 힘들어도, 국민보다 힘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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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어 하는 박 대통령의 모습을 상세히 소개하며 동정론에 불 지피고 나선 동아일보

 

 

2. 오늘의 유감 보도 ② 자신과 역사관 다르면 공산주의자라는 망상 칼럼 내놓은 조선
조선일보가 또 기괴한 칼럼을 ‘당구장 표시’도 없이 지면에 배치했습니다. 강규형 명지대 교수의 <조선칼럼/공산주의 신봉한 영국의 엘리트들처럼>(11/2 https://goo.gl/B2v1wt)이 그 주인공인데요. 강 교수는 “NL파니 PD파니 하는 여러 자생적인 공산 이론이 대학가를 장악했던 시기”에 “전통적인 역사관과 사회관을 부정하는 수많은 좌익 사상과 역사관이 우리 마음을 장악했”다며 “지금 벌어지는 역사관 논쟁은 정치권·사회에 진지 구축하고 위력 발휘하는 NL파의 영향”이라 강조했습니다. “한반도 통일 앞둔 이 시점에 한국 사회가 넘어야할 장애물은 ‘우리 안의 NL’ 심리”라는 것이죠.


일단 강 교수가 말하는 역사관 논쟁이 뭔지, 이 칼럼만 봐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강 교수가 지난 8월 조선일보의 같은 칼럼 코너에서 ‘1948년 건국’을 주장했던 걸 생각해보면, 그리고 다음 달 공개될 국정 역사교과서에서 1948년을 ‘대한민국 수립’ 해로 기술하는 것이 확정됐다는 것이 밝혀진 상황임을 고려해보면 이와 관련한 내용이 아닐까 싶네요. 그렇다면 강 교수는 과거 운동권 세력을 ‘공산 세력’이라 칭하고, 자신과 다른 역사관을 지닌 이들을 ‘공산주의 신봉자’로 몰아붙인 셈인데요. 다른 사람들에게 앞 뒤 없이 ‘NL심리’를 극복하라고 외칠 시간에, 본인 망상증 치료부터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네요. 물론 조선일보와 함께 말입니다.

 

 

3. 오늘의 유감 보도 ③ 경찰의 ‘정중한 해산요구’가 영 마음에 걸린 조선  
지난 주말의 촛불집회 당시 홍완선 서울 종로경찰서장의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나라를 사랑하는 여러분의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라는 ‘정중한 해산요구’ 발언이 화제가 됐었죠. 그런데 조선일보는 이게 영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조선일보는 <촛불집회 때 감사 표한 경찰, 이젠 딜레마>(11/2 https://goo.gl/zygVKh)에서 이를 ‘지나친 저자세’라 평가하며 다음과 같은 경찰 내부의 비판 목소리를 소개했습니다. “2000년대 중반에도 경찰이 이번처럼 ‘인내 대응’ 원칙을 내세웠는데, 결과적으로 직업 시위꾼들이 폭력과 방화를 일삼고 다녔다” “지금이라도 경찰 지도부가 '인내를 악용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라니.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백남기 농민이 돌아가신지 얼마나 지났다고 ‘지나친 저자세’니 ‘엄정 대응’를 운운하는 건가요. 정말 소름끼치는 기사입니다.

 

 

4. 오늘의 추천 보도 ① 박대통령부터 대기업까지, 공범을 색출할 시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보도경쟁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먼저 동아일보는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다 대통령 지시를 받고 한 일’이며 최 씨와 박근혜 대통령 사이에 ‘직거래’가 있었다고 말했음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같은 날 한겨레는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재단의 인사까지 손수 챙기며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주장을 소개했습니다. 둘 다 박 대통령이 이번 사태의 주범임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담고 있네요.


같은 날 조선일보도 서울중앙지검에서 삼성이 최순실 씨와 그의 딸 정유라 씨가 독일에 설립한 스포츠 컨설팅 업체 ‘비덱스포츠’에 수십억 원을 지원한 사실을 확인하고 자금 추적에 나섰음을 알렸습니다. 중앙일보는 검찰이 대기업의 자금이 미르·K스포츠재단을 거치지 않고 최 씨 모녀에게 바로 전달됐다는 단서를 잡고 수사에 착수했음을 전했습니다. 둘 다 삼성 등 대기업과 최순실 씨의 불법 자금 관계에 집중한 셈입니다. 경향신문과 한국일보도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최순실 무리의 이권을 위해 동원됐음을 알리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무당의 굿을 보며 떡을 먹으려 했던 공범과 부역자들을 색출해야 할 시기입니다. 긍정적 보도 경쟁이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5. 오늘의 추천 보도 ② 최근의 철도사고, 원인은 대체인력에 있었다?
철도노조의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의 잇따른 사고 원인이 미숙한 군 소속 대체 기관사 때문이었음이 코레일 측 문서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대형사고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코레일은 여전히 노조와의 대화를 거부하며 대체인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만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위험 안고 달리는 ‘대체열차’>(11/2 https://goo.gl/ZUTlJO)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주세요.

 

 

6. 오늘의 미보도 ① 백남기 농민 장례일정, 조중동 외면  
1일 백남기 투쟁본부는 백남기 농민에 대한 장례위원회를 구성해 5일과 6일 장례일정을 치르고 6일 광주 망월동 5.18구묘역에 백남기 농민을 모시기로 했음을 밝혔습니다. 이 사실은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만 보도했습니다. 조중동은 완전히 외면했죠. 심지어 조선일보는 경찰이 시위대에 엄정대응을 해야 한다는 기사를 내보내기까지 했습니다.

 

△백남기 농민 장례일정에 대한 보도 유무 (11/2)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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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오늘의 미보도 ②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전쟁 대비” 발언에 큰 관심보인 동아·조선  
이순진 합참의장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1일, 괌의 미군 기지를 방문해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될 미 전략자산 등을 둘러봤습니다. 이날 브룩스 사령관은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겠지만 전쟁을 해야만 하는 순간에 대비해서 준비해야할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행사 자체를 보도한 것도. 브룩스 사령관의 발언을 제목과 부제 등으로 강조한 것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뿐이었습니다.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전쟁 대비" 발언에 대한 보도 유무 (11/2)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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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오늘의 미보도 ③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실무협의 재개, 경향, 조선, 한겨레가 보도 안해
한일 양국은 1일 도쿄에서 실무협의를 갖고 군사정보보호협정 관련 논의를 재개했습니다. 이 실무협의 개최사실을 지면에 보도한 것은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단신), 한국일보입니다. 경향신문은 실무협의 자체는 보도하지 않았지만, 사설을 통해 한일정보협정의 중단을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이거 중요한 일 아닌가요? 앞으로 이어지는 보도는 제대로 전달하시길 바랍니다.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전쟁 대비" 발언에 대한 보도 유무 (11/2)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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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오늘의 비교 ① 거국중립내각 관련 보도 
여야가 거국중립내각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국정 마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거국내각이 당장 필요하다며, 이를 거부하는 야권을 향해 차기 정권 장악을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압박하고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거국내각론은 자기 식 내각으로 국정을 돌파하려는 꼼수일 뿐이라며, 진상규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각 매체의 입장을 대표 코멘트로 정리한 것입니다.

 

경향신문 : “필요하다면, 사태수습이 아닌 진상규명 위한 내각 되어야”
동아일보 : “반 헌법적. 야권에 권력을 이양하라는 요구. 그럴 바에는 탄핵절차 밟아라” 
조선일보 : “매일 찬반 격론만 벌이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나”
중앙일보 : “박 대통령이 새 거국내각 총리에게 국정 일반을 넘기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야권이 수용하는 게 올바른 수순” 
한겨레 : “거국내각론 자체가 실질 권력세력이 대통령 등에 책임을 덮어씌우고 새로운 프레임을 짜서 여론을 호도하려는 것. 진상규명이 우선. 구성과 운영방식 둘러싸고 정치권 샅바싸움 벌이지만 결국 키는 박 대통령이 쥐고 있어”
한국일보 : “여야가 정치적 셈법 때문에 상대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만 내세우며 입장차만 벌리고 있어”

 

 

9. 오늘의 비교 ② 1면 편집

 

△ 11/2 경향신문 1면

 

 

△ 11/2 동아일보 1면

 

 

△ 11/2 조선일보 1면

 

 

△ 11/2 중앙일보 1면

 

 

△ 11/2 한겨레 1면

 

 

△ 11/2 한국일보 1면

 

 

2일 6개 일간지는 모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를 1면 머리기사로 배치했습니다. 이 중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의 1면 머리기사는 이번 사안에 대한 자체 단독 보도였습니다. 조선일보는 최순실 파문으로 경제 컨트롤 기능이 마비에 빠지는 등 ‘정부가 멈춰섰다’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국정 마비로 논의가 중단된 주요 사안의 예시로는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 ‘구조조정 대책’ 등을 들었군요. 기사 말미에는 여야 정치권이 이런 상황에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덧붙였습니다.


1면 사진의 주제는 크게 박근혜 대통령(경향‧한겨레‧한국)과 황교안 국무총리(조선‧중앙), 새누리당 비박 대선주자(동아)로 나뉘었습니다. 이 중 경향신문은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을 앞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며 ‘청와대 안에서만’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한겨레와 한국일보는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하는 박 대통령과 중앙지검으로 들어서는 최순실씨의 모습을 나란히 배치해 보여줬습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황교안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국무회의실로 입장하는 국무위원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줬는데요. 황 총리가 박 대통령 대신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는 점을 사진설명으로 부각했습니다. 동아일보는 1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 지사,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최순실 게이트 관련 긴급회동을 가진 것에 대해 ‘비박 대선주자들 긴급회동’이라는 이름을 붙여 소개해줬습니다.

 

 

10. 오늘의 비교 ③ 사설

 

 

2일 경향신문은 최 씨 일가를 모두 소환해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최 씨의 대통령 행세를 친박 등이 모를 리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한 사설을 내놨습니다. 한겨레도 사설에서 이를 지적하며 청와대의 모르쇠 일관을 비판했습니다. 같은 날 동아일보도 최 씨의 자유로운 청와대 출입을 지적했습니다만 엉뚱하게도 “늘 법과 원칙, 애국심을 강조했던 박 대통령이 도대체 최 씨의 아버지 최태민 씨에게 어떤 빚을 졌기에, 또 무슨 약점을 잡혔기에 이처럼 어처구니없이 휘둘린 것인가”라며 박 대통령이 ‘최 씨 일가에 휘둘린 것’이라는 식의 해석을 덧붙였습니다. 반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는 벌써 대통령이 된 듯 착각하지 말라며 차갑게 일침을 놨습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대통령이 국민 앞에 서서 진심을 담아 해명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중앙일보는 박 대통령이 최순실 기득권을 누린 기존 인맥을 물리치고 새로운 인물들에게 국정 조언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일보는 국정표류를 막기 위해 여야가 말싸움을 멈추고 거국중립내각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체부에 대해서는 전면적 재정비를 요구했습니다.


한편 경향신문은 이날 정부가 최순실 국정문란사태로 시민의 관심이 분산된 사이 국정교과서와 한일정보협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한겨레도 ‘최순실표 역사교과서’라 목소리를 높이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조선일보는 경제 상황에 대한 ‘비상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핵심 경제팀으로 구성된 비상 대책 기구를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