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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신문보도] 2등 국민 운운하며 ‘한국인의 피해자 의식’ 걱정하는 조선일보(2016.06.07)
등록 2016.06.07 17:30
조회 253

■ 민언련 오늘의 나쁜 신문 보도(6/4~6/7)
· 조선일보 <송희영 칼럼/1등 국민, 2등 국민>(6/4, 26면, 송희영 주필,
https://me2.do/xrITEUg3)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은 “대한민국에는 두 국민”이 있다며 “1등 국민은 공무원, 공기업 직원, 대기업 정규직과 그 가족들”이고 “2등 국민은 계약직, 비정규직, 일용직”이라 규정했다.

송 주필은 이어 “1등 국민은 거대한 조직 안에서 보호”받으며 “큰 빌딩에서 편안한 의자, 깔끔한 구내식당을 제공받고 고정급을 보장받”고 “협회, 노조, 조합이 그들의 이익을 지켜준”다고 강조했다. 반면 “2등 국민은 소득만 적은 게 아니”라 “연애가 어렵고 결혼을 할 수 없”어 “가족이라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집합체를 형성하지 못”하고 “지친 몸을 기댈 소속 단체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송 주필의 사회 계급론 속에는 교묘하게 진짜 ‘갑’이 삭제되어 있다. 이른바 ‘재벌’, ‘금수저’들이다. 송 주필이 1등 국민으로 편안하게 갑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지목한 이들은 모두 약속된 임금을 받고 살아가는 노동자일 뿐이다. 이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고, 보다 더 안정적인 고용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다고 해서, 계약직과 비정규직, 일용직 문제의 책임이 이들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송 주필은 “2등 국민들은 무대에 오르지 못한다. 뒤에서 정규직에 조명을 비춰주고 의상을 챙겨주는 역할에 그쳐야 한다”, “1등 국민과 2등 국민의 충돌이 늘면서 우리 사회의 불안은 한층 커지고 있다”며 우리 사회의 소득 양극화 문제를 마치 자신이 규정한 ‘1등 국민’들의 횡포 탓인양 호도했다. 완전히 ‘잘못된 분노의 대상’을 ‘의도적’으로 설정한 것이다.


송 주필의 본질에서 벗어난 지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이번 구의역에서 “사망한 기술자는 2등 국민 가운데 밑바닥”이었으며 “제2국민 집단은 ‘친구야,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고 위로하며 제1국민의 조직체를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등 국민이 사망하면 금방 ‘죄 없는 피해자’”가 된다며 “타고난 국민성이 애도와 슬픔을 유독 사랑하는 것일까. 한국인에게 죽음은 항상 억울하고 분한 일인가. 안타까운 죽음으로 국상(國喪) 분위기가 뜰 때마다” 이런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송 주필은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주 히로시마에서 원폭 피해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히로시마에선 사과 요구 시위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한국인 특유의 피해자 의식은 인내(忍耐)를 모른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각종 사고에 대한 국민들의 문제 해결 요청과 “2등 국민의 전투 의욕”, “감정 과잉”, “변칙적이고 과격한 싸움” 등의 표현은 송 주필이 어느 위치에 서서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송 주필은 “1등 국민과 2등 국민 간의 전면전”이나 “2등 국민의 거사”를 걱정하며 정치가 이들에게 숨통을 터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회 갈등 양상을 정치가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의 큰 틀은 일견 그럴싸해 보인다. 그러나 송 주필의 이 칼럼은 구조의 문제를 노동자간의 갈등으로 축소시키고 ‘2등 국민’의 시끄러운 행보에 대한 거부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무엇보다 조선일보는 ‘B급 시민’들이 ‘협회도, 노조도, 조합’도 없이 소외되어 왔다면서도, 막상 이들이 그런 단체를 결성해 단체 행동을 하면 이를 누구보다 먼저 비판해오지 않았나? “1등 국민과 2등 국민 간의 전면전”보다 송 주필의 이런 황당한 주장이 신문 지면에 실렸다는 것이 더 걱정스럽다.

 

■ 민언련 오늘의 비추 신문 보도들(6/4~6/7)
· 조선일보 <朝鮮칼럼 The Column/정치인이 호국하는 길>(6/6, 26면, 현진권 자유경제원장,
https://me2.do/xbhWB4sW)

 

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은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호국 영령의 희생 위에서 피어난 것”이라고 운을 떼더니, 현재 대한민국이 “우리가 선택하고 지켜낸 이념과 체제를 자랑스러워하지 못하고”있다고 강변한다. 그가 ‘우리가 선택하고 지켜낸 이념과 체제’라고 주장하는 것은 ‘시장경제’다. “시장경제에 대한 확신을 가진 정치 지도자와 이를 추진하는 기업가”가 있어 “세계 최빈국에 속했던 대한민국이 경제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어 현 원장은 “대한민국은 ‘정경 유착’이 아닌, ‘정경 협력’”으로 성장한 나라라는 주장을 덧붙이기도 했다. 여기에는 그 ‘정경 협력’의 결과 생겨난 ‘재벌’이 우리 경제에 끼치는 해악이나, 노동을 통해 국가경제의 기틀을 닦아 나간 국민의 희생과 노고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없다. 


 이어 현 원장은 시장경제를 훼손하는 ‘주적’으로 “경제 민주화”를 꼽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로는 “경제 자유화”를 내세웠다. “세계 경제가 개방화됨에 따라 경제 시장엔 국경이 존재하지 않고 기업 간 사활을 다투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법인세 인하는 대기업에 특권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제 경쟁에서 이길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인데 우리는 지금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으니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현 원장은 “법인세는 재벌이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국민이 부담”하는 것이며 “법인세가 부과되면 주주, 종업원, 소비자, 자본가가 부담하게 되는데 이들이 바로 국민”이고 “모든 국민이 부담하는 세금이니, 소득 재분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주장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법인세 소득 재분배 효과의 핵심은, 법인세가 여력이 많은 쪽이 세금을 더 많이 낸다는, 누진적 성격을 가진 세목이라는 점에 있다. 애초 이 같는 논의가 나온 것도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소득은 급증한 반면 개인소득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실은 누구누구의 돈도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얼버무리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다.


사실 이 칼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빈약하기 짝이 없음에도, 경제 자유화가 시장경제의 유일한 정답이며 애국의 길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현충일 당일 호국 영령의 희생까지 들먹이고 있다는 점에 있다. 실제 현 원장은 “애국 정치인은 당장 유리한 ‘경제 민주화’를 버리고 ‘경제 자유화’를 외치고 실천해야 한다”, “그대들(정치인들)은 새 시대 호국의 길에서 정치 생명을 내려놓을 각오가 되었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나저나 ‘애국’을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는데 이용하는 이 수법,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 민언련 오늘의 좋은 신문 보도(6/4~6/7)
‧ 한겨레 <가난한 노인 위한 공공병원, 청주서 왜 사라졌나?>(6/6, 12면, 오윤주 기자,
https://me2.do/GlPrNudG)


청주에는 가난한 노인들을 위한 공공병원인 청주노인병원이 있었다. 그러나 이 노인병원의 위탁업체는 노조원을 일방적으로 해고한 뒤 폐업 신고서를 제출했다. “예산 157억원을 들인 공공병원이었지만 시는 손을 쓰지 못했”으며 “함께 일하던 요양보호사 등 직원 110명은 일자리를 잃었고, 가족처럼 지내오던 노인 환자 150여명은 다른 병원으로 뿔뿔이 흩어”져야 했다. 이에 한겨레는 “해고 노동자들의 유일한 희망의 끈”인 “1년 넘은 비닐 천막”을 찾아 사건의 내막과 문제의 본질을 짚고 나섰다. 진주의료원에 이어 또 하나의 공공의료기관이 무너졌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한겨레의 보도를 통해 확인해보자.

 

■ 민언련 오늘의 강추 신문 보도들(6/4~6/7)
‧ 한겨레 법학전문대 불공정 입시 관련 보도 l <로스쿨 준비생들 “학벌등급제가 내 꿈 희롱” 성토 빗발>(6/4, 9면, 진명선 기자,
https://me2.do/F87rv1yl), <사설/로스쿨, 이번엔 ‘출신대 등급제’인가>(6/4, 23면, https://me2.do/5PqkQG70), <자소서 · 면접기준 ‘공개 약속’ 외면하는 로스쿨>(6/6, 8면, 진명선 기자, https://me2.do/G7Ba3voz)

 

“서울의 한 사립 로스쿨이 출신 대학에 등급을 매기는 등 입학 전형에 연령·출신을 차별하는 내부 기준을 적용한 사실”을 폭로한 한겨레가 관련 보도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한겨레는 “로스쿨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심정을 전달하는 한편, “일부 로스쿨이 자기소개서와 면접 등 정성평가 기준을 여전히 비공개로 둔 2017학년도 입학전형 계획을 발표”했음을 추가 지적하기도 했다. “로스쿨이 입학 전형 과정에서 최소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제도의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기에 “교육부와 각 대학은 제기되는 문제점들을 검토해 개선안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한겨레의 문제제기에 주목해보자.

 

‧ 한겨레 <구조조정, 구멍뚫린 안전망 Ⅰ④ 5가지 과제Ⅰ 고용보험 가입 안된 실직자에 실업급여 가능하다고 알려야>(6/4, 8면, https://me2.do/GGJc0TxT)

 

<구조조정, 구멍뚫린 안전망> 기획을 통해 “조선업 구조조정의 파고가 이미 하청노동자들을 덮치고 있지만, 고용안전망은 허술하고 구멍투성”인 상황을 지적해 온 한겨레가 이번엔 “전문가들과 노동계의 의견을 종합해 고용안전망 강화를 위해 시급한 다섯가지 과제를 제언”했다. 현재 사문화된 ‘피보험자격 확인청구제도’를 살려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업급여 사각지대를 축소하고 급여를 현실화하는 것은 왜 중요할까? 이미 현실화된 구조조정에서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우리가 주목하고 준비해야 할 구체적인 과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좋은 보도다.

 

‧ 한국일보 <‘구로공단 농지 강탈’ 국가배상 3575억 달해>(6/7, 8면, 박지연 기자, https://me2.do/GBbYq9bw)

 

한국일보는 2010년 9월부터 올해까지 국가를 상대로 제기된 구로공단 농지 강제수용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7건을 조사한 결과, “1961년 박정희 정권 시절 ‘구로공단 농지강탈 사건’으로 토지를 강제수용 당한 피해 농민과 유족들에게 국가가 물어줘야 할 배상금 총액이 3,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음을 밝혀냈다. “‘구로공단 농지 강탈 사건’은 1961년 정부가 구로공단 조성을 위해 구로동 일대 약 99만㎡(약 30만평)의 땅을 강제 수용한 사건”이다. “군사정권 시절 국가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이 “반세기 만에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액”으로 돌아오게 된 해당 상황과, 관련 보도에 주목해보자.

 

한국일보 <지방재정 개편 단체장에게 듣는다Ⅰ“先 지방재정 확충 後 조정이 대원칙”>(6/7, 12면, 유명식 기자, https://me2.do/GDdneFjN)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은 지난 2일 전국 시장ㆍ군수ㆍ구청장 226명에게 “행정자치부가 전국 불교부단체의 예산을 빼앗아 나눠주면 지방재정의 위기가 해결된다는 식의 논리로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을 편가르기 하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을 담은 긴급 호소문을 보냈다. 기본적으로 “지방살림이 어렵게 된 것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복지비용을 떠넘기고 국가사무를 이양한 때문”인데 “불교부단체(정부로부터 교부금을 받지 않는 지자체)의 조정교부금 우선배분 폐지 등을 담은 정부 개편안”으로는 “지방재정의 본질적인 체질개선을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일문일답에서는 지방을 살리는 ‘진짜 해법’과 앞으로의 대응 계획 등이 담겨 있다.

 

■ 스위스 기본소득 국민 투표 관련 보도(6/4~6/7)
스위스가 기본소득 도입 헌법개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찬성 23%, 반대 76.9%로 해당 안은 부결됐다. 이에 대한 보도 태도는 크게 갈렸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스위스 국민들이 포퓰리즘 정책을 거부했다는 측면을 부각해 보도했다. 반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기본소득 논의가 애초 사회적 의제로 제시된 그 배경과 이후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중앙일보와 한국일보는 포퓰리즘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것과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는 필요에 따라 도입중이라는 점을 소개했다.

 

‧  동아․조선 “스위스 국민, ‘공짜 복지’ 거부했다” 
기본소득 자체가 포퓰리즘적 정책임을 가장 강조한 것은 동아일보다. 동아일보는 <“나라살림 악화”…포퓰리즘 복지 사양한 스위스 국민들>(6/7, 2면, 이유종 기자․전승훈 특파원, https://me2.do/xgcOUNLY)에서는 “스위스 국민은 ‘공짜 복지’ 대신 경제를 선택했다”, “기본소득 지급 아이디어는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논란만 불러일으켰을 뿐 스위스 국민에게 도입 필요성을 납득시키지 못했다”며 이번 논의 자체를 평가절하했다. <한국, 선거때면 도지는 ‘무상시리즈’ “스위스처럼 공짜 아니라는 인식 필요”>(6/7, 2면, 유근형 기자, https://me2.do/xPgZwUuP)에서는 “스위스 국민이 모든 성인에게 월 30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압도적인 표 차로 반대한 것은 선거철마다 복지 포퓰리즘 논란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강조했다. <횡설수설/‘월 300만 원 공돈’의 유혹 뿌리친 스위스>(6/7, 31면, 고미석 논설위원, https://me2.do/5J7a3GC7)에서는 이번 부결 결과를 “공짜 포퓰리즘에 현혹되지 않고 합리적이고 현실적 판단을 내린 결과”라 치켜세우기도 했다.


동아일보만큼은 아니지만 조선일보 역시 기본소득 논의에 부정적입 입장을 피력했다. 조선일보는 투표 이전에는 <“모든 국민에게 월 300만원 보장” 스위스, 5일 기본소득 국민투표>(6/3, 16면, 장일현 특파원, https://me2.do/xdZHFIuj)에서 “노동 의욕을 떨어뜨리는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여론이 우세”하다고 강조했으며, 부결이 확정된 이후에는 <월 300만원 준대도 싫다는 쪽이 77%>(6/7, 18면, 장일현 특파원, https://me2.do/xq46GbRs) 보도를 통해 기본소득안에 대해 비판론자들이 ‘마르크시즘적 환상’이라고 불렀다”는 영국 일간자 가디언의 보도를 소개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보도에는 애초에 왜 이 같은 논의가 국민투표 의제로 올라갈 수 있었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삭제되어 있는 셈이다. 기본소득을 ‘공짜돈’으로 폄훼하는 태도는 중앙일보에서도 엿보인다. 중앙일보는 <‘월 300만원 공짜 소득’ 거부한 스위스 국민>(6/7, 14면, 백민정 기자, https://me2.do/GIcHjMWb)에서 부결 결과를 “전 국민에게 솔깃할 제안이었지만 스위스 국민들은 ‘공짜 돈’을 거부했다”고 풀이했다.

 

‧  경향․한겨레 “논의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다”
동아일보의 대척점에서, 기본소득 논의 자체의 가치를 강조한 것은 한겨레다. 단순히 부결됐으니 잘못된 정책이라 볼 것이 아니라 “스위스 국민 4명 중 1명가량이 기본소득 도입에 동의”한 것과 “기본소득 모델이 주요 정치적 의제가 될 만한 자격”을 갖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한겨레는 7일자 1면 머리기사로 <스위스 ‘기본소득’ 실험…‘불평등 사회’ 인간의 길 묻다>(6/7, 1면, 노현웅 기자, https://me2.do/5rHYCAFN)를 내놓고 “세계의 눈길이 스위스로 쏠렸던 이유는 이런 실험이 국민투표라는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국가 차원의 정치적 의제로 표출된 최초의 사례”였다며 “기본소득은 소득불평등 심화와 성장잠재력 약화라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한계와 부작용을 극복할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아왔”음을 강조했다.


이후 이어지는 보도에서도 한겨레는 기본소득의 개념과 노동의욕을 저하시킬 것이라는 ‘편견’에 대한 나름의 대답을 구하고, 기본소득을 도입한 해외 사례나 해당 제도에 대한 국내 도입 논의 양상을 소개하고 나섰다. <저성장· 일자리 절벽에 선진국서도 ‘기본소득’ 화두로>(6/7, 3면, 노현웅 기자, https://me2.do/FvCNG3gA),<핀란드, 내년 1만명에 월 100만원 지급…단계적 확대>(6/7, 3면, 노현웅 기자, https://me2.do/GZkpqTED), <“19~24살 청년에 월 30만원 주자” 국내서도 논의 본격화>(6/7, 4면, 황보연 기자, https://me2.do/x1i7RKdD),
<연 250조원 재원 부담 탓 부결…“그래도 성공” 웃는 찬성파>(6/7, 4면, 황상철 기자, https://me2.do/GZkpqI6U)에서는 “기본소득 도입 운동을 벌인 이들도 부결을 예상”했으며 “이를 통해 기본소득에 대해 스위스 사회가 생각하게끔 만들려는 게 목적”이었음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 <사설/상생연대의 정신 일깨운 기본소득 논의>(6/7, https://me2.do/xX42f4j9)에서는 “사회보장 수준이 지극히 낮은 우리나라에서 스위스 지식인 모임이 설계한 것과 비슷한 기본소득제 도입을 논의하는 것은 성급”하다면서도 “사회보장과 복지는 국가가 개인에게 베푸는 시혜가 아니”고 “구성원들의 상생과 공동체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협력”인 만큼 “최저임금 인상, 청년실업자를 수급대상에 포함시키는 실업급여 확충, 노인기초연금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먼 나라의 기본소득 도입 논의를 우리 사회의 상생 문제로까지 연결시킨 것이다.


경향신문 역시 한겨레와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경향신문은 <사설/‘모두에게 300만원씩’ 스위스 국민투표를 주목한다>(6/3, https://me2.do/5il26jos)에서 기본소득이 “국민적 논의 사항이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역사적 의미가 크다”며 “어느 나라건 소득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으며 기계가 일자리를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은퇴 후 삶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은 기본소득제도의 필요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본소득제도가 신성한 노동을 훼손시킨다거나 급진적 사회주의자들의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몰아붙일 일은 아니”라며 “스위스가 인구 800만명에 불과한 부자 나라여서 도입을 논의하고 있을 뿐이라고 평가절하할 필요도 없고, ‘복지 포퓰리즘’으로 치부할 일도 아니”라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대표적 신자유주의 학자인 미국의 밀턴 프리드먼 역시 기본소득 아이디어의 중요한 창시자 중 한명”인 만큼 “좌파, 우파를 불문하고” 기본소득 논의가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부결이 확정된 이후에도 경향신문은 <‘저성장 속 복지’ 고민한 스위스 국민․월 300만원 기본소득 ‘부결’>(6/7, 15면, 정환보 기자, https://me2.do/57aCsApU) 보도를 통해 “‘유토피아 실험’은 훗날을 기약하게 됐지만, 투표 자체만으로도 적지 않은 의미를 남겼다”며 기본소득 논의가 수면위로 올라온 것 자체가 의미있음을 강조했다. “임금 인상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자리 없는 저성장 시대’의 복지가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는 숙제로 던져졌다”는 것이다. “복지체계가 아무리 잘 갖춰진 스위스라 하더라도 선별적·차등적으로 시행되는 한 복지는 결국 ‘국가가 베푼다’는 개념”에 속하는 것이며 “기본소득 구상은 복지를 기본권 차원의 논의로 전환시켰”다는 측면에서 “각국이 고민해볼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스위스 국민, 월 300만원 기본소득 거부한 이유는>(6/7, 13면, 김정원 기자, https://me2.do/FLzxJw8b) 보도를 통해 기본소득의 한계를 상세히 소개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에 따라 기본소득 제도를 도입한 나라나 단점을 보완해 새로운 제도를 제시한 나라의 예시 등을 소개하는 수준에 그쳤다.

 

■ 민언련 오늘의 ‘은폐가 의심되는 무보도’(6/4~6/7)
· 박 대통령 건강 악화 관련 보도, ‘링거’만 외쳐댄 동아․중앙

박근혜 대통령이 10박 12일간의 아프리카 3개국 및 프랑스 순방을 마친 가운데, 6개 일간지는 모두 박 대통령의 건강 악화를 언급했다. 그러나 보도 태도는 달랐다.


동아일보는 <朴대통령, 링거 맞으며 4개국 외교 강행군>, 중앙일보는 <10박12일 순방, 링거 맞으며 버틴 박 대통령> 등으로 아예 제목부터 ‘링거’나 ‘건강 악화’등을 강조해 보도했다.
조선일보 역시 <불 수소차 연구소 찾아 “인류사 선물” 42년 전 유학 하숙집 들러 감회 젖어>기사 말미에 “링거로 버티면서 고분군투했다”는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발언을 소개하며 박 대통령의 건강이 악화됐음을 강조했다.


반면 한국일보는 <꼬인 국회, 급박한 한반도…귀국한 박대통령 난제 수북>을 통해 청와대의 박 대통령의 건강 상태 공개가 “현안은 제대로 챙기지 않은채 지나치게 여유로운 외교 일정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일부의 싸늘한 여론에 맞서, 박 대통령의 강행군을 부각시킨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경향신문은 사설 <‘정부가 없다’는데 ‘대통령이 아프다’는 청와대>를 통해 “청와대가 링거 투혼을 공개한 데는 지지층을 결집하고 부정적 여론을 물타기하려는 계산이 작용했음 직하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사설/귀국한 박 대통령, 국정 난맥 잡는 데 온힘 쏟아야>에서 “박 대통령이 정말 성과를 보여야 할 중요한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라 지적하는 선에 그쳤다. 

 

· 금산 공장 불산 누출, 동아․한겨레․한국만 보도


지난 4일 오후 충남 금산군 군북면 조정리의 한 공장에서 불산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과 피해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동아일보와 한겨레, 한국일보다. 경향신문과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보도하지 않았다.

 

· 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 고공농성 해제, 한겨레만 보도


사내하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여온 기아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최정명(46)씨와 한규협(42)씨가 건강 상태 악화를 이유로 363일 만에 농성을 해제하기로 했다.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한겨레가 유일하다.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는 보도하지 않았다.

 

· 벌금·과태료로 국고수입 불린 정부, 조중동 침묵


정부가 2년 새 부과한 벌금이나 과태료 등으로 인한 수입이 5조원에 육박해 부족한 세수 부족을 만회하기 위한 과잉 부과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더민주 박주민 의원실의 해당 자료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보도하지 않았다.

 

* 모니터 대상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에 한함)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