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택시 인터뷰에 강신명 전 청장 불러 감싸주기 나선 중앙일보(2016.09.06)
등록 2016.09.06 16:27
조회 1006

 

 

모니터 개요

모니터 대상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 지면에 한함)

모니터 기간

201696

 


■ 민언련 오늘의 나쁜 신문 보도(9/6)
· 중앙일보 <강신명 “퇴임 후 첫 미션은 설거지·걸레질”>(9/6, 10면, 박민제 기자
) 

 

 

△ 백남기 농민 사건의 주요 책임자인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불러
그의 퇴임 이후 생활상 등 신변잡기 소개에 집중한 중앙일보


중앙일보는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중앙일보 ‘보이스 택싱(voice taxing, 기자가 직접 택시를 몰며 민심을 듣는 형식)’에 불러 인터뷰했다. 이는 예능프로그램에서 많이 활용하는 방식으로, 실제 해당 인터뷰 역시 미담성 가십을 다루며 연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를테면 중앙일보 기자가 그의 가사분담 상황, 정치를 하겠다는 말에 대한 해명, 경찰관의 좋은 점 등을 묻고, 강 전 청장이 답하는 식이다. 기사 제목 역시 ‘설거지와 걸레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중앙일보와 강 전 청장의 ‘설거지’에 대한 집착은 중앙일보 인터넷 지면에 있는 관련 영상에서 보다 뚜렷하게 드러난다. 실제 5분 14초짜리 동영상에서 초반 2분여간은 계속 설거지 이야기가 이어진다.

 

 

△ 설거지 노하우를 묻는 중앙일보 박민제 기자와
그 질문에 답하며 ‘설거지 철학’을 설명하는 강 전 청장의 인터뷰 영상


 

문제는 이런 한가한 예능형식의 보도가 현 시점에서, 강 전 청장을 상대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 있다. 먼저 몇 가지 사실관계를 짚어보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경찰이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백남기 농민에게 물대포를 쏠 때 정확한 수압을 입력할 수 있는 디지털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액셀러레이터를 발로 밟아 수압을 조정했음을 폭로했다.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지휘권자였다. 백 농민은 그날 이후 의식 불명 상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중앙일보의 강신명 전 청장 인터뷰에서 백남기 농민에 대한 부분은 “그는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중상을 입은 백남기 농민 사건이 재임기간 중 가장 안타까운 일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병원에 가서 위로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원인 분석 없이 사과만 하고 넘어가면 근본적 치유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 미뤘다. 유족들이 제기한 민형사 소송이 마무리돼 법원 판단이 내려지면 그에 따라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했다”는 것이 전부다.


중앙일보가 공개한 동영상에서의 강 전 청장 발언은 한층 더 심각하다. 그의 말을 그대로 옮겨보면 이렇다. “재직 중 제일 좀 가슴이 아팠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우리 백남기 농민께서 작년 11월 14일 날 1차 민중총궐기대회 때 시위과정에서 경찰에 살수차, 살수에 넘어져서 중상을 입었지 않습니까? 그것이 재직 중에 있었던 가장 가슴 아픈 일이죠. 저도 어머니가 병상에 누우신지 2년이 되어가는데 백남기 농민 가족들도 얼마나 가슴이 안타깝겠습니까. 그래서 빨리 쾌유하시고 가족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고”


경찰의 폭력으로 쓰러진 백남기 농민과 그 가족을 향해 ‘얼마나 안타깝겠느냐’면서도 사과는 여전히 없다. 게다가 공권력으로 인한 피해와 병석에 누운 자신의 어머니 사례를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매우 비열한 것일 뿐 아니라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무리 그럴싸한 말로 포장한다 해도, 결국 이 같은 발언은 법적으로 문제되는 것이 확실하게 밝혀지기 전 까지는 사과하지 않겠다는 것일 뿐이다. 사과는 원인 분석이 된 이후에나 할 수 있다는 혼자만의 규칙도 우스꽝스럽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중앙일보가 강 전 청장의 발언이라며 기사에 인용한 발언에는 ‘유족’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으나, 여전히 생명의 끈은 놓지 않고 있는 백 농민을 ‘이미 죽은 자’로 설명한 것이다. 이 ‘유족’이라는 단어가 동영상에는 등장하지 않는 강 전 청장의 실제 발언에 근거해 작성된 것이건, 중앙일보의 가치 판단에 따라 수정된 것이건. 문제적인 것은 매한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기사는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이 “경찰관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갖춰야 하나”라는 질문을 하자 강 전 청장이 “성실성·책임감이 중요하다. 강인한 체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무도를 익히는 것도 필수적이다”라고 답하는 모습을 상세하게 소개하기도 한다.


중앙일보는 이 기사를 통해 강신명 경찰청장의 퇴임을 축하하고 그의 앞길을 축복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사과 한마디 없이 임기를 마치고, 뒤에서 비겁하게 ‘안타깝다’는 말이나 되뇌는 자를 이런 ‘예능형’ 인터뷰에 부를 리 없다. 국민이 국가폭력에 의해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청문회 주요 증인이며 일차적 책임자를 불러 그 가족들을 ‘유족’이라 칭해가며 화기애애하게 낄낄거리는 동영상을 만들고 지면기사까지 작성해 내놓다니. 뻔뻔한 것을 넘어 소름끼친다.

 

 

■ 민언련 오늘의 비추 신문 보도들(9/6)
· 조선일보 <사설/여당 대표 입에서도 나온 “國害의원”>(9/6)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국회의원을 ‘국해(國害)의원’에 비유”했다. 그러자 6일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여당 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이런 고백을 한 것은 처음일 것”이라 동조에 나섰다. 사설은 새삼 “국회의원 비서관을 시작으로 30여 년간 우리 정치의 밑바닥을 경험하고 여당 대표에 올랐다”는 그의 이력을 언급한 뒤 “그런 그가 추락할 대로 추락해 혐오의 대상이 된 우리 정치의 현실을 짚은 내용에는 국민의 시선이 담겨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큰 변화가 없으면 '국해의원'이란 말이 아예 굳어질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정현 대표는 국회 개혁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민감한 국정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국회는 여러 가지 국정 현안에 제대로 토론하고 국민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곳인 만큼 갈등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이정현 대표와 조선일보가 한 목소리로 국회를 비난하며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날 경향신문은 <사설/이정현, 집권당 대표인가 대통령 비서인가>(9/6)에서 “의회 자체의 존재 의미를 깎아내리는 것은 만연한 정치혐오에 기대는 자해적 포퓰리즘”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읽어볼만한 사설이니 조선일보 논설위원에게 일독을 권한다. 포퓰리즘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중앙일보 <삶의 향기/청문회 드라마 시청기>(9/6, 32면, 김기현 서울대 교수)
김기현 서울대 교수는 “TV와 언론 보도를 통해 전달되는 고위공직자 청문회”에 대해 “직무와 관련된 질문”이 아닌 “사생활과 관련된 이야기가 대부분의 시간을 메운다”며 우려를 표했다. 도덕성 검증 과정을 보여줌으로서 “고위 공직자가 모범을 보이는 사회가 되고, 새로운 세대가 이들로부터 배워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초석”이 될 수도 있지만 “사생활에 집중하는 타블로이드판 청문회가 그런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는 판단이다.

 

청문회가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다른 편에서는 일방적으로 비호하더니, 결국은 서로 싸우기 시작하고 막말을 주고받는”과정 뿐이라면 분명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의 책임은 문제가 있는 고위공직자를 별다른 근거도 없이 감싸는 쪽에 물어야 한다. 심각한 법적․도덕적 문제를 지닌 고위공직자를 지적하는 쪽을 앞뒤 없이 감싸는 이들과 한데 묶어 ‘서로 싸운다’고 비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무엇보다 “생활과 관련된 윤리적 평가는 막후로 보내 도덕이 정쟁에 의해 농락되지 않도록 하고, 전면에서는 직무와 관련된 합리적 평가의 모습을 연출해야 한다”는 김 교수의 주문은, ‘음주운전 신분은폐’ 논란에 휩싸인 이가 경찰청장이 되고, 부동산 특혜 의혹에 부실대출 청탁 의혹까지 받고 있는 이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로 나서는 등 인사 참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할 말은 아니다.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비리와 실정법 위반 등을 그저 사생활로 치부하는 것도 문제적이지만, ‘사생활 관련 이야기’를 청문회에서 보기 싫다면서도, ‘사생활 문제’가 없는 이를 장관 후보자로 추천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도 당혹스럽다.

 

 

· 조선일보 <한국에도 원자력잠수함 개척자 나와야>(9/6, 35면,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조선일보 유용원 군사전문기자가 원자력잠수함 도입 고려 등을 통해 우리가 ‘핵무장 잠재력 건설’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최근 북한이 SLBM 시험 발사에 사실상 성공함에 따라 우리도 원잠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며 “원잠은 3~6개월 수중 작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북 SLBM 잠수함 킬러로 매력적”일 뿐 아니라 “주변 강국의 군사적 위협을 견제할 수 있는, 고슴도치의 가시와 같은 전략 무기”라 평가했다.

 

이어 그는 해군이 “원잠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듯한 인상”이라며 그 원인을 “해군 수뇌부 대부분이 잠수함이 아닌 수상함(水上艦) 출신들”이라는 점에서 찾기도 했다. 유 기자는 미 해군에서 63년을 복무한 원자력 전문 엔지니어 리코버 제독의 ‘미담’을 소개하며 우리에게도 리코버 제독 같은 이가 나타나 “원자력잠수함 건조뿐 아니라 핵무장 잠재력 건설 등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할 우리의 전략적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런데 유 기자가 지적하고 있듯 “우리가 원자력잠수함을 가지려면 건조 능력 확보는 물론 한·미 관계를 비롯한 외교 문제 등 복잡한 난제들을 풀어야 한”다. 사드 도입 과정에서 곳곳에서 잡음을 내고 있는 정부를 향해, 중국과 러시아, 심지어 미국조차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무기 도입을 촉구하며 ‘핵무장’을 운운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남북 관계가 파멸을 향해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한국판 리코버 제독’이란 말인가?

 

 

■ 민언련 오늘의 좋은 신문 보도(9/6)
· 한겨레 <대검, ‘부장검사 비리’ 보고받고도 감찰 안했다>(9/6, 1면, 김지훈 기자)외 4~5면 관련기사 총 5건

한 부장검사가 피의자와 부적절한 돈거래를 했다. 대검찰정 감찰본부는 이를 보고받고도 감찰에 착수하지 않았다. 이 와중 서울서부지검과 대검은 서로 ‘엇갈린 해명’을 내놓으며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틈을 타 문제의 부장검사는 검찰 조사를 받는 고교 동창 사업가에게 술접대 내용을 축소하도록 조언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 민언련 오늘의 강추 신문 보도들(9/6)
· 한겨레 <일본 청소차는 낮일 한국은 왜 밤에 할까>(9/6, 10면, 정은주 기자)외 10~11면 관련기사 총 3건

도쿄의 환경미화원들은 낮에 작업을 한다. 한국의 환경미화원들은 시민들이 출근하기 전에 청소 작업을 끝마쳐야 하기에 밤 11시부터 이튿날 아침까지 밤샘 청소를 한다. 지방정부의 업무지시서 때문이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불편한 청소차 구조와 부족한 청소시간, 민간에 떠맡겨진 공공서비스 등은 환경미화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안전사고에 노출된 것은 지하철역 청소노동자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언제까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수많은 사건들을 바라보며, 계속 ‘운이 좋기만’을 바라야 하는 것일까?

 

· 한겨레 <정부 정책홍보 광고 지난해 5779억 ‘최고’>(9/6, 12면, 최원형 기자)
5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을 통한 정부 광고 집행액이 2015년 한해 5779억원에 달했음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 16년 동안 최고치로, 전년인 2014년의 4698억원보다도 1000억 원이 훌쩍 뛴 금액”이다. “언론재단을 경유하지 않고 정부가 직접 집행하는 광고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광고의 실제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대체 정부는, 우리의 세금을 사용해가며 무엇을 그리 홍보하려 했을까? 참고로 6일 지면에 해당 사안을 보도한 것은 한겨레가 유일하다.

 

 

■ 민언련 오늘의 비교되는 보도 l 한-중 정상회담 관련 보도 (9/6)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일 중국 항저우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에 6개 일간지는 한국과 중국이 사드와 관련한 입장차를 결국 좁히지 못했다는 해석을 쏟아냈다. 그러나 1면 등 주요 지면을 통해 양국의 입장차를 부각한 정도나, 이후의 대응에 대한 조언의 방향 등은 달랐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6

6

6

5

5

6


△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6개 신문 보도(9/6) ⓒ민주언론시민연합

 

새로운 북핵 전략 필요하다는 경향․한겨레
먼저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양국의 입장차를 부각한 보도를 내놓은 뒤, 정부를 향해 ‘새로운 해법’을 찾아낼 것을 요구했다.
경향신문은 1면 보도인 <박 대통령 앞에서 사드 경고 날린 시진핑>(9/6, 1면, 이용욱 기자 박은경 특파원)에서 ‘경고’라는 강한 표현을 사용해가며 현재 중국과의 관계가 ‘위기’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부각했다. 기사 본문 역시 “동북아 긴장국면도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거나 “북핵에 대한 중국의 공조를 유지하는 데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사설/사드 갈등 해소에 실패한 한 중 정상회담> (9/6)에서는 “한국으로서는 사드를 포함한 북핵 전략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 “안보 분야의 갈등이 경제·문화 교류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내놨다.


이는 한겨레도 마찬가지다. 한겨레는 1면 보도 <시진핑 “미국의 사드 배치 반대” 박대통령 “북핵 억지력 가져야”>(9/6, 1면, 최혜정 기자 ‧ 김외현 특파원)에서 한-중 관계에 대해 “지난해 9월 박 대통령의 ‘천안문 성루 외교’로 새 지평을 여는 듯했으나, 올 들어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 그에 대응한 주한미군 사드 배치 결정을 거치며 1년 만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사드 해법’ 시급성 보여준 한-중 정상회담>(9/6)에서는 “사드 배치 결정 자체가 동북아 갈등을 심화시키고 핵 문제 해결 노력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음을 인정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는다. 정부에 새로운 북핵전략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우리가 믿을 것은 한미동맹뿐이라는 동아
동아일보의 경우 <한-중 사드 평행선… 정면충돌은 피했다>(9/6, 1면, 구자룡 특파원장택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