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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사 댓글공작 ‘MB 보고․지시’ 빠진 조선과 중앙
등록 2017.11.09 17:58
조회 321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이 검찰 조사에서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활동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검찰은 8일 김관진 전 장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수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셈인데요. 같은 날 남재준 전 국정원장도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로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보도를 하면서 ‘MB의 지시’를 빠트린 곳이 있습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입니다.

 

‘MB에게 보고하고 지시받았다’는 서술이 빠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이날 모든 매체가 관련 보도를 했는데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각각 1건만 보도했습니다. 특히 중앙일보는 그마저도 사진보도였는데요. 중앙일보 <사진/남재준 소환… 김관진 영장>(11/9 우상조 기자 https://bit.ly/2m7giLQ)에서는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로 줬다는 혐의를 받는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8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 군 사이버사령부에 ‘댓글 공작’을 지시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보도한 내용이 전부였습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4건

2건 (1건 사진)

1건

1건 (사진)

2건

2건

1면, 6면

1면

10면

10면

6면

1면, 12면

△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 구속영장 청구 및 남재준 전 국정원장 소환조사 관련 
매체별 보도 건수 및 보도 위치 (11/9) ⓒ민주언론시민연합

 

1건만 보도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보도에서 김관진 장관이 조사 과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사이버사 활동 내역과 인력 증원 계획 등을 보고하고 지시받았다’라는 발언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한겨레도 이 점에서는 마찬가지였는데요. 다만 한겨레는 <‘사이버사 댓글지시’ 김관진 전 장관 구속영장>(11/9 서영지 기자 https://bit.ly/2m5SdF7)에서 “김 전 장관 등이 구속되면 이번 사이버사 수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곧바로 뻗어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김기현 전 군 심리전단 총괄계획과장도 최근 사이버사의 댓글 공작 상황을 김 전 장관과 청와대에 매일 보고했다고 최근 폭로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핵심 증인인 김관진 전 장관의 발언은 아니었지만, 역시 비슷한 맥락의 내용을 보도한 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경향신문․한국일보․동아일보는 관련 내용을 제목으로 뽑고, 1면에 배치해 주요하게 보도했습니다. 경향신문은 1면 <사이버사 활동내역 김관진 “MB에 보고”>(11/9 유희곤 기자 https://bit.ly/2zGceYQ)에서 “2012년 7월 사이버사 내부 문건에도 ‘우리 사람을 철저하게 가려 뽑아야 한다’는 내용의 ‘VIP(대통령) 강조사항’이 적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이 전 대통령이 사이버사 활동에 개입한 증거와 함께 김 전 장관이 직접 보고했다는 진술까지 확보된 만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는 불가피해졌다. 검찰은 사이버사 활동뿐 아니라 국가정보원의 각종 정치공작 활동도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됐는지 확인한 뒤 이 전 대통령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습니다. 


한국일보도 1면 <김관진 “사이버사 활동 내역, MB에 보고하고 지시받아”>(11/9 손현성 기자 https://bit.ly/2ykTxWx)에서 “김 전 장관은 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사이버사 활동 내역과 인력 증원 계획 등을 보고하고 지시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동아일보 역시 1면 <댓글공작 의혹 김관진 “MB에 사이버사 활동 보고하고 지시받았다”>(11/9 강경석 기자 https://bit.ly/2m7GpCd)에서 “김 전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사이버사령부의 활동을 보고하고 관련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남재준 전 국정원장의 군인 이력 강조하는 조선일보

 이날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검찰에 소환된 사실도 모든 매체가 보도했는데요. 김관진 전 장관과 달리 남 전 원장은 특수활동비 상납이 누군가의 지시로 있었다는 식의 진술을 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국정원 직원들은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이자 최고의 전사들” “그들이 헌신과 희생한 것에 대해 찬사를 받지 못할망정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담한 현실에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낀다”고 말했는데요. 조선일보와 한국일보는 이 발언을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한국일보는 <“국정원 직원들은 민주주의 수호 전사”>(11/9 손현성 기자 https://bit.ly/2jbgwAx)라는 제목을 뽑았지만, 보도 내용에서는 남 전 원장이 가진 혐의들을 짚었습니다. 한국일보는 남 전 원장이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 이외에도 재향경우회에 일감을 몰아주는 특혜계약을 맺고, 댓글사건 수사와 관련해 검찰 압수수색에 대비해 가짜 사무실을 차리는 등의 ‘사법 방해 활동’을 했다고 알렸습니다.


조선일보는 조금 더 감동적으로 남 전 원장을 부각하고자 애쓴 흔적이 보입니다. 조선일보 <검찰 불려간 남재준 “국정원 헌신에 찬사는 못할망정”>(11/9 김정환 기자 https://bit.ly/2ztp1gn)은 남 전 원장이 검찰 조사를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모습을 묘사했는데요. 조선일보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청사 안으로 들어가던 남 전 원장은 잠시 멈칫하더니 포토라인으로 다시 돌아 나왔다”면서 남 전 원장이 “국정원 직원들은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이자 최고의 전사들” “그들이 헌신과 희생한 것에 대해 찬사를 받지 못할망정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담한 현실에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낀다”는 발언을 “작심한 듯”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조선일보는 “육사 25기인 남 전 원장은 육군 참모총장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의 첫 국정원장이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이 와중에 화려한 경력을 가진 남 전 원장의 발언에 매우 큰 감동을 받았나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1월 9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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