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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특별사면은 MB 뇌물 대가’, SBS는 관련기획 ‘8건’ 채널A는 ‘무보도’
등록 2018.04.11 13:54
조회 496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9일 뇌물수수 등 16개에 달하는 혐의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했습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판단을 하고 있지만, 이 전 대통령이 삼성에 소송비 지원을 거듭 요구했을 뿐 아니라 남은 소송비를 회수하라고 지시하기까지 했던 만큼 실소유주 문제와 무관하게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날 검찰은 청와대 경호처 소속 직원이 영포빌딩에 파견되었다는 사실과 아들 이시형 씨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대금 6억 원은 김윤옥 여사가 준 것이라는 수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소식 최대한 뒤로 미뤄 전한 채널A, ‘이건희 뇌물 사면’도 ‘미보도’
관련 보도량은 JTBC가 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채널A가 2건으로 가장 적었습니다. 9일 관련 보도를 톱보도로 배치하지 않은 방송사는 MBC와 채널A뿐이었는데요. 채널A는 관련 보도를 15번째로 소홀하게 다뤘습니다. 채널A가 MB 기소 관련 보도 앞에 배치한 이슈는 김기식 금감원장 관련 논란(톱), 지방선거 이슈, 삼성증권 배당 사고, 재활용 대란, 미세먼지, 복지 사각, 자전거 도로 위험, 한국사 시험 문제 논란, 불법 대출 문제 등입니다.


반면 MBC는 톱보도인 삼성증권 배당사고 관련 2건을 보도한 뒤 곧바로 관련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7건(톱)

4건(3)

4건(톱)

8건(톱)

3건(톱)

2건(15)

9건(톱)

△이명박 기소 관련 보도량. 괄호안은 첫 보도 순서(4/9)©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사의 보도 논조는 ‘MB 측 입장’과 ‘뇌물을 받고 이건희 삼성 회장 특별 사면했다는 혐의’를 전하는 방식에서 크게 갈렸습니다. 특히 보도량이 단 2건으로 타 방송사에 비해 매우 적고 부실했던 채널A는 이날 MB가 다스 소송비 대납 대가로 이건희 삼성 회장을 특별 사면했다는 검찰 발표 내용은 일체 전하지 않았습니다.

 

TV조선도 이건희 삼성 회장 특별사면과 관련해 전한 것은 <“가공의 시나리오”…MB, 반박문 공개>(4/9)에서 “삼성 뇌물을 받고 이건희 회장을 특별사면 해줬다는 혐의에 대해선 ‘검찰 수사에서 처음 안 사실’이라며 ‘이 회장 사면은 국민적 공감대’였다고 반박”했다는 정도로 간략한 수준이었습니다.


‘무술옥사’라는 MB 주장 거듭 부각한 채널A
이날 채널A 관련 첫 보도 제목은 <기소된 MB “무술옥사”로 비유>(4/9 김유빈 기자 https://goo.gl/oSZqws)였습니다. 온라인 송고용 제목 역시 <MB, 검찰 기소에 “짜맞추기 수사…가히 무술옥사”>로 MB의 “무술옥사”란 표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역시 “피고인이 된 이 전 대통령은 짜맞춘 수사라며 여전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올해가 무술년이지요. 그래서 ‘무술옥사’라고 불렀습니다”라는 MB 측 목소리를 전했습니다.

 

기자는 더 노골적으로 MB 측 불만을 강조하며 ‘무술옥사’ 주장이 무슨 뜻인지 ‘풀이’해주고 있는데요.

“이 전 대통령은 곧바로 SNS를 통해 ‘신상털기와 짜맞추기 수사’라며 검찰을 직접 겨냥했습니다. ‘이명박이 목표다 라는 말이 문재인 정권 초부터 들렸다’며 ‘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검찰 조사를 받았으니 가히 무술옥사라 할 만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신의 상황을 조선시대 핏빛 정쟁에 빗대 무술년에 일어난 옥사라고 표현한 겁니다. ‘정치보복을 넘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와해시키려는 의도’라고도 비난했습니다”

라고 말하는 식입니다.

 

보도는 이 뒤에 MB 측 변호사의 “구속되면 기소될 때 이것을 발표해 달라고 말씀하셨다는 거예요”라는 발언을 전한 뒤 “이 전 대통령은 이달 말 시작되는 재판에서 결백을 주장한다는 계획입니다”라는 기자 멘트로 마무리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치보복’이라는 MB 측 반발을 소개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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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기소 관련 첫 보도에서 MB측 ‘무술옥사’ 주장 부각한 채널A(4/9)


이어진 <“6억은 김윤옥이 준 돈”>(4/9 윤준호 기자 https://goo.gl/HmjnW1)에서는 “검찰이 이제는 부인 김윤옥 여사와 아들 이시형 씨를 겨누고 있습니다”라는 다분히 감정적인 앵커멘트를 하면서 내곡동 사저 구매 현금 출처 문제와 청와대 경호처 직원 영포 빌딩 파견 문제 등을 간략하게 전했습니다. 

 

 

‘구속 뒤 5Kg 빠져’ MB 옥중고생 전한 TV조선 
TV조선은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을 기소하며 적용한 혐의를 채널A보다는 자세히 전했으며, 채널A 수준으로 MB 측 입장을 강조하진 않았습니다.

 

실제 TV조선의 관련 첫 보도 <16개 혐의 구속 기소…헌정 사상 네 번째>(4/9 박경준 기자 https://goo.gl/XBbW7x)에서 MB 측 입장은 앵커 멘트 말미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초법적인 신상털기, 짜맞추기 수사’란 표현으로 강력하게 검찰을 비난하면서 치열한 법적 공방을 예고했습니다”라는 정도로 소개될 뿐입니다.


그러나 TV조선은 MB 반박문을 전한 <“가공의 시나리오”…MB, 반박문 공개>(4/9 하누리 기자 https://goo.gl/NXu3q3)에서는 MB가 겪는 ‘고통’을 유독 강조하고 나섰는데요.

 

“구속 뒤 5Kg이 빠진 이 전 대통령은 ‘어제 수면유도제 2알을 먹고 처음으로 잠을 이뤘고, 뉴스를 전혀 안 봐 수사 결과를 알려달라’고 했다고 변호인단이 전했습니다”라고 말하는 식입니다. 기소 결정 당일 관련 보도를 통해 이런 정보를 전달한 것은 7개 방송사 중 TV조선이 유일합니다. 


앞서 TV조선은 <검, MB 아들 이시형 비공개 소환>(4/3 박경준 기자 https://goo.gl/q1ASRH)에서도 “구치소 생활 12일째이지만, 이 전 대통령은 여전히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면유도제를 복용해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상태라고 변호인 측이 알려왔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신문 구독을 취소하고 주로 성경책을 읽으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라는 설명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MBC․SBS․JTBC, ‘MB 정치공세’ 지적
반면 MBC, SBS, JTBC는 모두 MB 측 입장 발표에 대해 ‘정치공세’라는 지적을 덧붙였는데요. 이 중 MBC와 JTBC는 아예 입장문 내용을 하나하나 반박하는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MBC <페이스북 성명 “짜맞추기 수사”>(4/9 허유신 기자 https://goo.gl/dofMKR)는 MB 발표문의 허점을 여러 가지 짚었습니다.

 

예를 들면

“도덕적 치명타로 여겨지는 삼성의 다스 수임료 70억 원 대납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왜 미국 로펌이 다스를 무료로 변론하는 걸 이상하게 여기고 거부하지 않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주장은 이 전 대통령의 청계재단 설립이 고 김재정 씨 사후 차명으로 보유하던 상속재산 처리를 위해 이뤄진 것이라고 못박은 오늘 검찰의 발표와는 한참 어긋납니다”

“자신의 부패 혐의와는 무관한 천안함 사건까지 들먹이며 보수층의 결집을 노린 듯한 정치공세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라는 식입니다.


JTBC는 <“대한민국 지켜달라” 여론전>(4/9 이희정 기자 https://goo.gl/uTn5Wi)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입장문 발표를 ‘재판을 염두에 둔 여론전’이라 평가했습니다.

 

<“가히 무술옥사”…‘사화’ 언급 MB에 “어불성설”>(4/9 한민용 기자 https://goo.gl/D476St)에서는 앵커멘트부터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검찰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입니다. 그동안 해왔던 발언만 놓고 보더라도 따져보면 허점이 사실 너무나 많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한민용 기자와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입니다. 실제 보도는 MB 입장문 내용을 하나하나 짚으며 ‘말이 안 맞는다’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SBS는 <SNS에 “무술옥사…대한민국 정통성 부정”>(4/9 박현석 기자 https://goo.gl/EzPqZu)에서 “이번 수사가 ‘정치적인 탄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인 만큼 보수층 결집을 유도해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을 만들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라는 해석을 덧붙였습니다. 

 


SBS <특별사면, 은밀한 뒷거래> 기획보도 8편 매우 돋보여
이건희 삼성 회장의 특별사면 혐의와 관련해서는 SBS의 보도가 단연 돋보였습니다.

 

SBS는 <“매관매직…청 경호원 보내 비자금 관리”>(4/9 류란 기자 https://goo.gl/HjG1TR)에서 “다스 소송비 대납 대가로 이건희 삼성 회장을 특별사면했다”는 검찰의 주장을 설명을 전했고요. 이 뒤에는 <특별사면, 은밀한 뒷거래> 기획보도 8건을 이어갔습니다. (<① 삼성, IOC 위원 명단 담긴 ‘로비 리스트’ 받았다>, <② ‘로비자금’에 ‘성공보수’까지…삼성에 돈 요구한 파파디악>, <③ 삼성과 파파디악, ‘실제 후원 계약’ 이뤄졌나?>, <④ 디악 부자는 누구?…‘적색 수배령’ 아들·‘뇌물 기소’ 아버지>, <⑤ 삼성 내부 이메일 139건 입수·분석…“법적 처벌 가능성”>, <⑥ 숨기고 감추고…‘로비 꾼’ 에 넘어간 기업 자금>, <⑦ 취재 피한 삼성 황성수 전 상무…이메일에 답한 파파디악>, <⑧ 디악 부자와의 ‘검은 거래’…이건희 특별사면 대가?>)

 

해당 보도는 이영국 당시 삼성전자 상무가 삼성 관계자들에게 보낸 이메일 등을 근거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을 위해서 이건희 회장을 특별사면 해준 직후부터 삼성이 IOC 위원들을 상대로 회삿돈으로 불법·편법 로비를 벌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상당한 근거와 함께 제기하고 있습니다. 뇌물을 받고 삼성 회장을 특별사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MB가 기소된 당일, 삼성 회장 특별사면 이후 벌어진 삼성의 불법적 로비 행각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편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같은 날 JTBC는 <“가히 무술옥사”…‘사화’ 언급에 MB “어불성설”>(4/9 한민용 기자 https://goo.gl/D476St)에서 “검찰은 삼성전자가 이건희 회장의 사면을 대가로 뇌물을 건넸다고 판단하고 있는데요. 이학수 전 부회장 역시 이를 인정하며 당시 이건희 회장의 승인을 받아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습니다”라는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MBC는 9일 MB 기소 관련 보도에서 이 사안을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원 포인트 특별사면 등을 위해 다스가 선임한 미국 대형 로펌의 수임료를 대납했다는 의혹을 지난 2월 단독보도로 제기한 MBC를 삼성 관련 이슈만 나오면 침묵을 고수하는 채널A, TV조선과 동일선상에 놓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 이날 MBC는 <차명계좌 과징금 부과 절차 착수>(4/9 오현석 기자 https://goo.gl/rmweCh)를 통해 “금융위원회가 삼성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 절차에 착수”했다는 사실을 7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전하기도 했습니다. 

 

 

검찰 ‘이건희 사면’ 판단․MB 항변 모두 나열한 KBS․MBN
KBS와 MBN은 검찰의 ‘뇌물 받고 이건희 삼성 회장 특별 사면’ 판단을 조금 더 상세히 전달하는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 측 입장 역시 별다른 지적 없이 나열하여 전달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먼저 KBS는 <“100억 뇌물” “대가성 없다”>(4/9 김수영 기자 https://goo.gl/TgNa5H)에서 검찰이 “삼성 다스 소송비 대납은 대가성까지 확인됐다고 밝혔”다는 기자 멘트 뒤에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의 “수임료 등 68억여 원을 삼성 그룹의 이건희 회장 특별 사면 등의 대가로 뇌물로 제공 받은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발언을 붙여 전했습니다.

 

또 <“짜맞추기 수사…검찰은 정권 하수인”>(4/9 이세연 기자 https://goo.gl/fLaEcE)에서는 제목 그대로 이 전 대통령이 SNS에 올린 글을 “자신의 주요 혐의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며 상세히 소개했는데요. 해당 반박에 대한 KBS 자체적인 평가는 없었습니다. 


MBN은 별도의 <“다스 소송비 받고 이건희 사면”>(4/9 이권열 기자 https://goo.gl/385XYC)을 통해 검찰의 “삼성 측이 사면을 기대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이 회장이 뇌물 제공을 통해 2009년 12월 특별사면을 받는 등 혜택을 누렸다”는 주장을 전했는데요.

 

이 전 대통령 측 입장은 <MB “3백여 명 수사는 무술옥사”>(4/9 안병욱 기자 https://goo.gl/7XJ8Rr)와 <“다스는 주주들의 것”>(4/9 길기범 기자 https://goo.gl/f6Y6yq)을 통해 더욱 상세히 전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4월 9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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