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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에 불났는데 ‘첫 눈’에 농담 주고받은 방송사는?
등록 2018.11.27 10:11
조회 371

11월 23~25일 저녁종합뉴스 보도 브리핑​

 

KT 화재 당일, ‘첫눈 소식’ 앞세워 농담 주고 받은 MBN

11월 24일 KT 아현지사 화재로 서울시 일부의 통신망이 마비됐습니다. 모든 방송사들이 24·25일 양일간 해당 소식을 첫머리에 보도했고 많게는 5~6꼭지를 편성하며 비중 있게 전달했습니다. 그 대열에서 벗어난 단 한 곳의 방송사가 있었습니다.

 

 

아이템

톱보도 및 보도건수

총 보도시간

KBS

충정로 KT 화재

[KT 통신구 화재... 서울 도심 ‘통신 대란’]

포함 4건

8분 46초

MBC

충정로 KT 화재

[KT 화재 ‘통신망’ 먹통.. “자정쯤 완전 진화”]

포함 4건

7분 9초

SBS

충정로 KT 화재

[KT 건물 지하 화재.. 서울 5개 구 ‘통신 대란’]

포함 5건

10분 5초

JTBC

충정로 KT 화재

[전화·인터넷·TV·카드... KT 화재 ‘통신대란’]

포함 4건

8분 15초

TV조선

충정로 KT 화재

[지하서 원인 모를 불... “완전 복구에 1주일”]

포함 2건

3분 51초

채널A

충정로 KT 화재

[통신 먹통... 마비된 생활 시스템]

포함 4건

9분 17초

MBN

첫눈 소식

[서울 첫눈 8.8cm... 관측 사상 최대]

1건

1분 49초

YTN

충정로 KT 화재

[KT 건물 화재... 서울 5개 구 통신 장애]

포함 3건

6분 30초

△방송 저녁종합뉴스 톱보도 비교(11/24) ⓒ민주언론시민연합

 

MBN은 불이 난 당일인 24일, 저녁종합뉴스 첫 보도로 첫 눈 소식 MBN <서울 첫눈 8.8cm... 관측 사상 최대>(11/24 김민수 기자)을 전했습니다. “서울 첫 눈 기록은 1981년 이래 최대치라고 합니다”라는 정아영 앵커의 말에 최일구 앵커는 “81년이요? 제가 군 일등병 시절인데... 정 앵커는?”하고 되받습니다. 여기에 정 앵커가 “저는 태어나기도 전입니다”하고 대답하면서 웃음을 지은 채 뉴스를 시작합니다. 타사가 모두 KT 화재의 심각성을 전할 때 MBN 뉴스만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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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끼리 만담 주고받으며 시작하는 MBN <뉴스8>(11/24)

 

평소였다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최 앵커 특유의 유머였겠습니다만, KT 건물 화재 사고로 많은 서울시민들이 불편에 처해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톱보도 선정과 두 앵커의 만담이 적절했는지 의문입니다. MBN이 첫 눈 소식을 화재 소식보다 앞으로 배치하면서 화재 사고의 심각성이 흐려진 것은 아닌지, 또 시민들에게 신속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입니다.

 

‘땅밀림’ 지적한 KBS 현장취재팀 보도 돋보여

자연재해에 대한 불안함이 갈수록 커지는 현재, KBS <‘땅밀림’ 57곳 붕괴 위험... 주민 ‘불안’>(11/23 신선민 기자)는 다가올 재난에 예방하자는 취지를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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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밀림’ 현상 설명하고 예방 필요성 주장한 KBS <뉴스9>(11/23)

 

한국에서 땅밀림 현상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음에도, 시민들에게는 그 용어조차 생소하고 국가 차원의 대응책도 마련돼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땅밀림이 일어난 국내 지역들을 기자가 전문가와 함께 직접 답사하고, ‘동해안 벨트’를 중심으로 땅밀림이 일어나고 있다는 현상을 전달한 뒤 외국은 이에 어떻게 대응해왔는지도 설명했습니다. 이런 내용의 보도는 KBS에서만 나왔습니다.

 

‘KT 충정로 화재 사건’로 모든 언론이 온갖 사후적 대책만을 내놓기 바쁜 지금, 선제적 대응을 주문하는 보도의 가치는 더 돋보였습니다. KBS가 재난주관방송사로서 역할에 충실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파업 택배기사들 폭도로 묘사한 MBN, 유감

울산·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 600여명이 노조 지위를 인정해달라는 파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25일 MBN <단독/대체인력 투입했다고... 발로 차고 던지고>(11/25 김경기 기자)가 나왔습니다. “흥분한 노조원들이 택배를 발로 차고 심지어 던졌는데, 그 영상을 저희 MBN이 단독으로 확보했습니다”라는 앵커멘트로 시작한 이 보도는 전형적으로 노조 조합원들의 폭력성을 부각해 파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하려는 의도 아래 기획된 것이었습니다. 앵커멘트를 포함해 1분 46초로 구성된 해당 보도는 CJ대한통운, 즉 사측의 해명과 관계자 인터뷰를 싣는 데 할애한 20초를 제외하고는 모두 배경 영상으로 노조원들의 폭력 행위를 반복적으로 내보냈습니다. 노조 측 관계자 인터뷰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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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기사들 폭력영상만 반복한 MBN <뉴스8>(11/25)

 

폭력은 잘못된 것입니다. 하지만 공정한 언론이라면 “택배기사들이 왜 그렇게까지 밖에 할 수 없었나”도 전해줬어야 합니다. 울산KBS <울산 택배대란 오나?>(11/23 김홍희 기자)는 같은 사안을 두고 다른 시선을 담았습니다. 택배기사들이 실제 업무지시는 CJ대한통운 측에서 받지만 법적으로는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어 노조 결성이나 단체교섭권 행사가 제약되고, 그로 인해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받지 못하는 배경이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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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노동자들 입장 반영해 보도한 KBS울산 <뉴스9>(11/23)

 

게다가 지난 8월부터 CJ대한통운에서만 3명의 노동자가 작업 중 숨졌지만 CJ대한통운이 하청업체에 책임을 떠넘겨온 선례까지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어 해당 사안은 일방적인 노조 측의 폭력사태로만 치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사회적 구조 차원의 문제로 접근해야 할 문제지만 MBN은 이전까지 해당 사안을 단 한 차례도 보도한 적 없었고, 노조원들이 물건을 발로 차는 영상을 확보하자마자 ‘단독’이랍시고 보도했습니다. 선정성을 앞세워 조회수를 올려보겠다는 황색언론적 행태이며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을 두 번 울리는 보도입니다.

 

문의 이봉우 모니터팀장(02-392-0181) 정리 박철헌 인턴

 

방송일일브리핑20181127.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