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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방송보도> 구조조정 ‘칼바람’을 대하는 TV조선과 JTBC의 자세(2016.4.29)
등록 2016.04.2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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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4/28)
TV조선 <'양적 완화'와 '한국형 양적 완화'>(3번째, 최희준 앵커,
https://me2.do/GyI5EcoF), <“선별적 양적완화”…야 설득이 관건>(4번째, 이동은 기자, https://me2.do/xGaUALGd)

 

△ TV조선 <'양적 완화'와 '한국형 양적 완화'>(4/28)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박근혜 대통령이 연일 ‘한국형 양적완화’를 주문하면서 구조조정 자금 마련을 위해 한국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국무회의에서 직접 밝혔듯이 ‘한국형 양적완화’는 “미국, 일본, EU 등 선진국이 펼친 무차별적 돈 풀기가 아니라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꼭 필요한 부분에 지원이 이뤄지는 선별적 양적완화 방식”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조선‧해운업종에 20조원(지난해 말 기준)에 이르는 돈을 빌려준 상황에서 업계가 휘청거리자 한국은행이 돈을 ‘찍어내어’ 국책은행의 손실을 메꿔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굳이 돈을 찍어내지 않아도 재정으로 자금 지원이 가능하고 돈을 찍어낼 경우 원화가치가 폭락하여 자본 유출, 물가 폭등 등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결국 ‘양적완화’ 역시 국민들에게 부담을 지워 은행과 기업을 살리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산업은행의 경우 법 개정 없이는 한국은행의 채권 매입이나 현금 지원이 모두 불가능하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TV조선은 정부의 ‘한국형 양적완화’에 잔뜩 힘을 실었다. <'양적 완화'와 '한국형 양적 완화'>에서 최희준 앵커는 “시중에 도는 돈을 이렇게 편법으로 늘려서라도 경기를 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긴 정책”이라고 ‘한국형 양적완화’를 소개한 뒤 “우리가 검토하는 이른바 ‘한국판 양적 완화’는 구조조정이 목표이고 양적 완화 방법도 다릅니다”라며 ‘선진국들이 펼친 무차별적 돈 풀기’와는 다름을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옮긴 것이나 다름없다. 이어서 “3대 조선업체와 양대 해운업체 이렇게 5개 회사 부채만 78조 원, 건설, 철강까지 빚잔치를 청산하려면 엄청난 실탄이 필요”하다며 재차 정부 방안을 정당화하고 한국판 양적 완화를 찬성하는 의견도 많지만“이라며 근거 없이 여론을 몰아가기도 했다.
그 다음 보도인 <“선별적 양적완화”…야 설득이 관건>에서는 “부실기업을 더 이상 생존시키기 위해서 돈을 대겠다는 얘기”라는 김종인 더민주 대표의 비판을 전했으나 “박 대통령이 '한국판 양적완화'를 성공시키려면 야당 설득에 좀 더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자사의 관점 자체를 청와대와 동일시했다.


TV조선 리포트들에서 소개된 반대 논리는 “특정 산업 지원에 중앙은행을 동원하는 건 특혜다, 미국은 효과를 봤지만 유럽과 일본은 성공한 것도 아니다” “양적완화를 통해 구조조정을 한다고 해도 결국 국민의 세금”이라는 것뿐이다. 공적자금이든 발권력이든 국민에게 부담을 지우는 만큼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고, 그런 점에서 국회 동의를 구해 재정으로 지원하는 것이 원칙에 부합한다는 지적이나 국민 부담에 대한 결정을 하는 만큼 발권력 동원은 비상시가 아닌 한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사실은 무시되었다. 이는 국민 경제를 결정할 정책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것이다. 언론은 정부의 정책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지 따져보고 감시하며 정면으로 비판해야 한다.

 

■ 오늘의 좋은 방송 보도(4/28)

JTBC <단독/‘희망나눔’도 어버이연합>(5번째, 김도훈 기자, https://me2.do/IIABgYn3), <“어버이연합 배후 규명을”>(6번째, 강버들 기자, https://me2.do/x3puYxRI)

 

△ JTBC <단독/‘희망나눔’도 어버이연합>(4/28)

 

어버이연합의 또 다른 정체가 드러났다. 이번에도 JTBC의 단독보도이다. 이미 벧엘선교재단이라는 이름으로 전경련과 대기업으로부터 돈을 받고 ‘비전코리아’라는 유령회사로 정부 지원금을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한 JTBC는 28일, “서울시에 등록된 단체 '희망나눔'”도 어버이연합의 다른 이름임을 전했다. 어버이연합이 “원래는 서울시로부터 급식 사업비를 지원받았는데, 2011년 11월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후 지원이 끊겼다”고 주장해왔으나 어버이연합은 2010년, 서울시 등록 단체명을 ‘희망나눔’으로 바꿨다. 그런데 “희망나눔이라는 단체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지원금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JTBC는 “전경련이 어버이연합 차명계좌로 자금을 입금하기 시작한 건 2012년 2월”이라는 점을 들어 “새로운 자금처가 생기면서, 서울시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게 된 것”으로 추정했다. JTBC는 다음 보도에서 “전경련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더욱 크게 불거지고 있는 '청와대 배후설', 또 '국정원 개입설'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주목하면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 오늘의 강추 방송 보도들
‧ JTBC <앵커브리핑/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1년 364일…'나 혼자 산다'>(2부 톱보도, 손석희 앵커,
https://me2.do/xRtGH7G6) TV조선이 ‘한국형 양적완화’를 적극 선전한 것과 달리, JTBC는 비정규직 등 노동자의 관점에서 조선업계에 불어 닥친 구조조정 바람에 문제제기를 했다. 28일, 손석희 앵커는 <앵커브리핑>을 통해 “나쁜 일자리는 500만 명”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은커녕, 모든 고통을 가족이란 이름에 전가시킨 국가의 무능”을 질타하면서 “꽃 소식을 전해주었던 남쪽으로부터 구조조정의 소식”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 오늘의 비추 방송 보도들
‧ TV조선 <‘박지원 영향력’ 커졌다>(24번째, 김보건 기자,
https://me2.do/xm8YHotw) 박지원 의원이 국민의당 원내대표로 선출되자 TV조선 최희준 앵커는 “박 의원 한마디에 국회의장직이 여당으로 갔다 야당으로 갔다 하고 있습니다”라며 ‘호들갑’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리포트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진솔한 지난 3년의 경제실정을 사과하고 국회의장도 내가 잘 할테니까 도와달라라고 하면 우리가 애국심을 발휘하는 것이…” “더민주가 한다면 더민주에서 내놓을 거고, 만약 새누리당에서 한다면 새누리당에서 내놓으면 우리가 보면 되는거죠”라는 박지원 의원의 발언 장면을 보여주면서 “어느 당이 맡느냐보다 어떤 사람을 국회의장 후보로 내놓는지를 보겠다며 심판역을 자임”했다고 평했다. 국회의장 선출 과정은 규정과 절차에 따라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마치 박지원 의원 한 사람이 좌우하는 것처럼 한껏 띄워준 것이다. 이는 총선 기간, 20대 국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며 국민의당을 적극 선전했던 태도와 유사하다. 이날 타사도 원내대표만 3번째 맡게 된 박 의원을 주목했지만 TV조선처럼 과도한 태도를 보이진 않았다. JTBC는 “국회의장을 더민주 몫으로 낙점하는 듯했던 태도에서 하루 만에 방향을 튼 것”이라고만 전했고 채널A는 박 의원과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친분에 주목했다.

 

 

* 모니터 대상 :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