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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방송 보도]‘이정현 대변인’ 자처한 지상파, 추미애엔 “반기문”(2016.9.30)
등록 2016.09.30 23:04
조회 384

※ 바로잡습니다.

민언련 오늘의 방송보도(9/30)에서 민언련은 9월 29일, SBS 저녁종합뉴스 <8뉴스>의 백남기 농민 관련 보도가 없다고 전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님을 바로 잡습니다. SBS는 9월 29일, 2건의 보도를 내 부검영장 논란과 서울대병원의 의무기록 작성지침 위반 사실을 전했습니다. 부주의로 인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공표한 점 사과드립니다. 이 내용은 10월 2일, 수정 및 재배포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민언련은 정확한 보도 비평을 위해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백남기 농민의 부검을 둘러싼 경찰과 유족들의 대치가 거세다. 28일 법원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엉터리 조건부 영장을 발부해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연합뉴스TV는 이런 논란에 눈을 감고 노골적으로 경찰 측의 입장을 편향적으로 보도했다. 이에 연합뉴스TV의 백 농민 부검 영장 보도와 지상파 3사의 이정현 보도를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로 꼽았다.

 

한편 방송기자클럽 이틀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초청해 벌인 토론회를 전하는 지상파 3사의 보도는 양당을 대하는 지상파3사의 현 태도를 그대로 보여줬다. 지상파 3사는 오로지 이정현 대표 발언만 받아쓰면서 청와대 옹호에 힘을 보탠데 비해, 추미애 대표에 대해서는 무미건조한 보도래를 내놓고 그나마 보도의 핵심을 반기문으로 뽑는 황당함 프레임을 자아냈다. 이는 종편 방송사들보다도 편파적인 태도로서 국민적 지탄을 피하기 어렵다.

 

 

■ 오늘의 나쁜 백남기 농민 보도

경찰의 강제부검 절차가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영장이 부결된 지 24시간 만에 과학적 부검 소견을 덧붙여 유례없는 ‘조건부’ 부검 영장을 받아낸 경찰은 29일 오후 백남기 씨 유족과 시민단체에 부검 영장과 협조 공문을 보냈다. “부검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자 하니, 대표를 선정해 협의 일시·장소를 10월 4일까지 경찰에 통보해 달라”는 내용이다. 유족들이 부검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힌 상황에서, 경찰은 부검 영장의 ‘조건’을 이행하기 위한 형식적인 명분 확보에 나선 것이다. 유족들은 고인의 시신을 훼손하는 부검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데, 부검 장소와 부검 절차를 합의하는 공문이 성사될 리가 없다. 이렇듯 강제부검의 근거가 되는 법원의 ‘조건부’ 영장은 효력 자체가 문제가 되고 있다. 영장이 전제로 삼는 조건들이 △부검장소 변경 △부검참관 허용 △영상 촬영 △충분한 정보 제공으로 유족들이 동의하지 않는 내용이 조건으로 들어가 있을 뿐 아니라 ‘충분한 정보 제공’ 등 해석하는 주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모호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법원이라면 이견의 여지가 없는 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 오히려 경찰과 유족의 분쟁을 부추기는 무책임한 내용의 영장을 발부한 것이다.

 

시신의 부검은 가족이 원하거나, 검사가 사망원인을 범죄에 의해 일어났다고 판단했을 때 요구하는 것이다. 백남기 농민의 사인은 분명하다. 공권력의 물대포에 맞아서이다. 고인이 쓰러져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지난해 11월 14일 작성된 의료기록에 따르면 “외부 충격에 의한 두개골 골절과 뇌출혈로 수술해도 회복이 힘들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망 종류에 ‘병사’라고 기록된 서울대병원 사망진단서가 허위로 작성된 근거인 것이다. 그러나 직접적인 가해자인 경찰은 이런 사실에도 ‘과학적인 부검’이 필요하다며 부검절차를 강행하고 있다. 유족들은 부검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데 경찰은 ‘부검 절차’에 동의하고 있지 않다며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29일 방송사들의 보도는 대조적이었다. MBC, SBS, 채널A, YTN은 이 사실 자체를 보도하지 않았다. 특히 MBC와 채널A는 27일부터 3일째 침묵을 이어가고 있어, 언론으로서 의무를 저버린 의도적인 무보도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반면 고인의 부검 사태를 다룬 KBS, JTBC, TV조선, MBN은 공통적으로 법원의 조건부 영장을 지적하면서 유족과 경찰의 갈등을 보도했다.

9월 29일, 9개 방송사 백남기 농민 관련 보도 비교

 

 

·조건부 영장 때문에 경찰이 후속 작업 못한다는 연합뉴스TV
연합뉴스TV<백남기 부검 경찰 "설득할 것" vs 유족 "절대 반대">(9/29, 13번째, 오해진 기자, https://goo.gl/R9U4R7)

고인의 부검을 둘러싼 갈등을 가장 무비판적으로 보도한 것은 연합뉴스TV였다. 사건의 핵심은 법원의 부실한 조건부 부검 영장이다. 법원이 모호한 내용의 부검 영장을 발부해 부검을 요구하는 경찰과 부검에 반대하는 유족 측의 갈등을 부추겨 논란이 되고 있는데, 연합뉴스TV는 유족과 경찰 측의 갈등은 보도하면서도 불씨가 된 법원의 조건부 영장 내용은 없고 경찰 입장을 옹호하기 바빴다.

 

연합뉴스TV <백남기 부검 경찰 "설득할 것" vs 유족 "절대 반대">에서 앵커는 “법원이 백남기씨 시신에 대한 부검 영장을 발부했지만 실제로 부검이 이뤄지긴 쉽지 않아 보”인다며 그 이유에 대해서 “법원이 세부단서를 달아 유족의 뜻을 반영토록 한데다 유족이 완강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의 부검강행을 ‘쉽지 않아 보인다’며 경찰 측의 입장에서 보도했을 뿐 아니라 법원의 조건부 영장이 ‘세부단서를 달았기 때문에’ 부검이 어렵다고 전한 것이다. 기자는 법원이 영장에 부여한 ‘이례적 조건’에 대해 “경찰이 합법적으로 부검을 진행하려면 이 조건을 따라야 합니다. 경찰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유족을 끝까지 설득한다는 방침입니다”라며 경찰 측의 어려움을 강조하는 설명도 덧붙였다.

 

부검에 반대하고 있는 유족 측의 입장은 “유족 측은 경찰과 대화할 여지는 있지만 부검은 절대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습니다”라는 기자 설명 한 마디와 고인의 딸인 백도라지 씨의 인터뷰 한 마디가 전부였다. 반면 경찰 측의 입장은 “경찰이 끝내 유족을 설득하지 못할 경우 강제 집행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영장 발부 자체로 강제적 공권력 행사를 인정받았다고 보는 인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영장 유효기간이 다음 달 25일로 한 달 남짓 남았지만 경찰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됩니다” 등으로 리포트 전체에 아주 상세하게 보도된다.

 

 한마디로 연합뉴스TV는 부검 영장 발부 소식을 전하면서도 “경찰 측의 어려움”만을 강조해 노골적인 편들기에 나선 셈이다. 한편, 연합뉴스TV는 사건의 핵심적인 문제인 ‘조건부 영장’의 부실함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법원이 내건 조건부 영장의 내용에 대해서도 법원이 유족의 뜻을 조건을 걸어 경찰이 후속 작업을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식으로 자막을 띄우며 적반하장격인 태도를 취했다.

 

연합뉴스TV를 제외한 다른 방송사들은 일제히 법원의 부실 영장 발부를 지적했다. JTBC는 <경찰, 부검 협의 공문…유족 "필요 없다">(9/29, 10번째, 박현주 기자, https://goo.gl/r5No8e)과 <'조건부 부검 영장' 해석논란>(9/29. 11번째, 이서준 기자, https://goo.gl/xARWQF)에서 유족과 경찰 측의 갈등, 유족이 부검에 반대하고 있는 이유, 조건부 부검 영장이 부실한 이유에 대해서 상세하게 밝혔다.

 

KBS는 <이례적 '조건부' 부검 영장 …또 다른 논란>(9/29, 10번째, 최창봉 기자, https://goo.gl/huKklR)에서 “이례적으로 조건을 내건 영장을 발부하면서, 논란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습니다”며 조건부 영장이 불러온 추가적인 대립을 지적했다. 백남기 농민의 사망 사건을 가장 편향적으로 다뤘던 TV조선조차 <부검 협의 요청…시민단체 반발>(9/29, 5번째, 황민지 기자, https://goo.gl/xBrRzS)에서 “영장을 발부한 법원은 경찰이 유족과 합의를 해야 부검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법원이 판단하지 않고 사실상 책임을 떠넘겼다는 지적도 나옵니다”라며 조건부 영장을 발부한 법원의 책임을 지적했다.

 

사망진단서에 의무기록 누락한 서울대병원, SBS의 의미 있는 단독보도
한편 SBS는 25일부터 28일까지 2.5건 보도에 그치며 MBC와 다를 바 없는 침묵을 지키다, 29일 의미 있는 단독보도를 냈다. SBS <단독/의무기록과 다른 사망진단서>(9/29, 9번째, 조동찬 기자, https://bit.ly/2d5VjjB)는 “백 씨의 의무기록을 입수해” 서울대학교 병원이 의무기록을 사망진단서에서 누락한 정황을 폭로했다. 조동찬 기자는 먼저 지난해 11월 14일 백남기 농민이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실려간 직후 뇌 CT를 찍었고 그 결과 “뇌 안에 급성 출혈이 보이고 외부에서 들어온 공기가 관찰” “머리 뒤쪽에서부터 정수리 부위까지 두개골이 골절된 것도 확인”되어 수술 집도의가 “백 씨의 오른쪽 두개골이 부러지면서 뇌혈관이 터졌고 출혈이 발생했다고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하지만 백 씨의 사망진단서에는, 외부 충격을 뜻하는 '외상성'이라는 말이 빠져 있”다면서 이것이 “외부 요인이 의심되면 반드시 그 사실을 기록”하도록 한 의사협회 의무기록 작성지침을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자는 또한 “사망의 원인도 '병사'로 분류”한 점을 들어 “의사협회 지침에는 두개골 골절 같은 큰 상처가 있는 경우엔 '병사' 판정을 내려선 안 된다고 나와”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이 사망진단서의 사망 구분을 ‘병사’로 명기한 것이 사망진단서 작성지침 뿐 아니라, 의무기록 작성지침까지 어긴 것임을 SBS가 밝혀낸 것이다.
SBS의 이 보도는 의학 관련 소식을 전담하는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의 보도였다는 점도 눈에 띈다. SBS는 취재 기자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서울대병원의 ‘사인 왜곡’ 정황을 추가했고 이와 더불어 “ 환자가 분명히 외상에 의해서 의식 소실로 왔고 그런 질환으로 수술을 받았다면 사망진단서 및 모든 기록에는 외상성 뇌출혈로 기록돼야 합니다”(익명, 신경외과 교수) “외인이 작용했으면 아무리 합병증이 오래되었어도 그것 때문에 사망했다면 외인사로 적어야 합니다”(유성호 서울대 의대 법의학과 교수) 등 다른 2명의 의료 전문가 견해도 인터뷰로 덧붙였다.

 

■ 오늘의 ‘친박’ 방송 보도(9/28~29)
‘이정현 대변인’ 자처한 지상파, 추미애엔 “반기문”
‧ KBS <“야, 국민 속여 해임 건의”…‘미르 의혹’ 반박>(9/28, 9번째, 남승우 기자,
https://bit.ly/2dFAkYW)
‧ MBC <‘단식 결기’ “어영부영 안 넘어간다”>(9/28, 2번째, 이준희 기자,
https://bit.ly/2cMXs5P)
‧ SBS <“국회의장 물러날 때까지 단식 계속”>(9/28, 2번째, 김정인 기자,
https://bit.ly/2cXMnMU)
이정현 대표는 단식 사흘째인 28일,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늘 그렇듯 격정적이고 결연한 태도로 청와대를 두둔했다. 이 대표는 최근 파문을 일으킨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을 일축했고 김재수 장관 비위 의혹도 부인했으며 국감 파행의 책임은 모두 야당에 돌렸다. 방송기자클럽 소속 방송사들(KBS, MBC, SBS, CBS, YTN, MBN)이 생중계했다는 연속 토론회에 대해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는 어떻게 보도했을까?

 

이정현 대표 입만 바라본 지상파 3사
지상파 3사는 이정현 대표의 토론회를 각 1건씩 보도했다. 이날 토론회를 따로 보도한 것은 지상파 3사뿐이다. 여기서 지상파 3사는 약속이나 한 듯 이 대표의 말을 그대로 받아썼다. 반면 이정현 대표의 해명과 달리 화수분처럼 터져 나오는 ‘최순실 게이트’ 의혹이나 이정현 대표가 의도치 않게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의 강제 모금 개입을 인정했다는 해석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오로지 이 대표의 ‘청와대 경호 의지’만을 확인해준 셈이다.

 

그 와중에도 최악은 MBC이다. MBC <‘단식 결기’ “어영부영 안 넘어간다”>는 단식에 임한 이 대표의 ‘대야 투쟁 결기’를 제목으로 뽑았다. MBC는 앵커가 보도를 소개하는 동안 노출되는 화면에 이정현 대표의 토론회와 단식 중인 이 대표의 모습을 함께 보여줬다. 지상파 3사 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인 ‘정성’이다. 보도 내용에서도 MBC의 편파성은 두드러진다. 이상현 앵커는 “단식 중에 참석한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였는데 조금도 누그러지지 않은 모습”이라면서 단식 사흘째임에도 청와대 옹호에 열성이었던 이정현 대표를 치켜세웠다. MBC는 △“어영부영 넘어가고 이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야당이) 비아냥거리고 조소하고 이렇게 하는데 한번 지켜보시면 아실 것입니다”라며 야권을 겨냥한 이 대표 발언 △“세월호 사건이 났을 때 (전경련이) 거의 9백 몇억 원 (모금했고),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 때도 (대북지원) 이런 거 할 때에도 아주 신속하게 이 전경련 돈을 걷어서”라며 ‘최순실 게이트’를 무마시키려 한 이 대표 발언을 소개했다. 이에 대한 추가적인 의혹이나 문제 제기는 전혀 없었다. 특히 “세월호 때도 거의 900억 원을 금방 모금했다고 한다”는 발언을 소개한 부분이 압권이다. 이정현 대표의 이 발언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민 성금을 미르‧케이스포츠재단이 정권 실세의 개입 아래 대기업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진 800억 원과 비유한 것으로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언론이라면 당연히 사실관계를 지적해야 하지만 MBC는 오히려 친절하게 이정현 대표가 말하지않은 ‘전경련이’와 같은 주어를 자막으로 보충해줬다. 이 발언을 보도에 포함한 것도, 자막까지 보강한 것도 MBC뿐이다.

 

이 대표 발언을 받아쓰는 태도는 KBS와 SBS도 마찬가지였다. KBS <“야, 국민 속여 해임 건의”…‘미르 의혹’ 반박>와 SBS <“국회의장 물러날 때까지 단식 계속”>은 모두 이정현 대표 발언을 제목에 인용했다. KBS는 “(김 장관은 야당이 밝힌) 1.4%가 아니라 6.7%로 (대출을) 받았습니다. (야당은) 거짓말로 국민을, 언론을 속였고, 이것이 장관 해임사유까지 되고 있습니다”라며 김재수 장관 비위 의혹을 부인한 발언과 대통령 옹호 발언을 중점적으로 보도했다. SBS도 “이런 식으로 대통령을 쓰러뜨리려 한다면 미안하지만 사람을 잘못 봤습니다”라는 발언 등을 전했다.

 

반면 추미애는?
이정현 대표의 ‘결연한 자폭 발언’을 두둔하기에 바빴던 지상파 3사는 29일 있었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토론회에서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추미애 대표는 토론에서 △국감 복귀 △정세균 책임론 △민주당의 화해 가능성 △더민주 대선후보 경선 시기 △사드 배치 문제 △반기문 유엔 사문총장에 대해 언급했다. 지상파 3사는 첨언까지 덧붙이며 이정현 대표를 변호하던 전날 보도와는 달리 29일 추미애 대표에 대해서는 토론 내용을 요약하는 선에서 그쳤다. 28일은 이정현 띄우기였고, 29일은 추미애 건조하게 다루기였다고 하면 적확한 표현일 것이다. 보도에서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것은 난데없는 ‘반기문’ 띄우기였다.

 

SBS는 추미애 초청 토론회를 다루면서 제목을 <"반기문 출마, 국격 떨어뜨린다">으로 뽑았다. 보도 내용에서도 “추 대표의 오늘 발언 중에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라는 거였습니다”라며 토론회의 핵심을 반기문 발언으로 꼽았다. 보도 내용에서도 “여권의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향해선 견제구를 날렸습니다”라며 추미애 대표의 반기문 발언을 분석하는데 바빴다.

 

KBS 역시 <'與 국감 불참' 비판…"반 총장 출마 안 할 것">에서 “반기문 UN사무총장에 대해선 '나라의 품격을 위해서라도 출마하지 않을 거'라고 주장했습니다”라며 반기문 총장에 대한 추미애 대표의 평가를 핵심 문구로 꼽았다. KBS는 토론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요약하긴 했지만, “그러면서도 문재인 전 대표에게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 온라인 투표는 유지하겠다고 답했습니다”라며 추미애 후보의 친문성향을 강조하기도 했다.

 

28일 가장 편파적인 보도를 했던 MBC는 <"여당 민생 포기‥반 총장 불출마 확신">에서는 토론을 간략하게 요약하는 건조한 내용의 보도를 냈다. “새누리당이 국감을 일부러 파행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타냈습니다”라며 “미르재단과 K스포츠에 대한 이런 의혹에 대해서 (여당이) 그냥 시간 때우기, 시간 벌기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이 있는 것입니다.”는 추미애 대표의 발언 내용을 덧붙이기도 했다.

 

종편도 지상파 같지는 않았다
친여당 성향이라면 지상파 3사에 뒤지지 않았던 종편 방송사들도 28일 이정현 대표의 토론회에 대해서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TV조선 <“사퇴 촉구 단식”…유감 표명도 거부>(2번째, 조정린 기자, https://bit.ly/2dFJIvk)는 이정현 대표의 방송기자 클럽 초청토론회를 보도하면서 미르재단 의혹이나 김재수 장관 해임 관련 발언은 빼고 정세균 의장에 대한 공세만 전했다. 이에 대한 정세균 국회의장의 반박도 덧붙여 ‘국회 파행 장기화’에 방점을 찍었다. 오로지 ‘청와대 비호’에만 초점을 맞춘 지상파 3사와는 결이 다르다.

 

채널A은 <이정현 ‘거친 입’ 좌충우돌>(15번째, 이현수 기자, https://bit.ly/2dbLseK)에서 “지나치게 청와대를 두둔하다보니 전경련의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을 세월호 모금에 비유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며 이정현 대표의 ‘세월호 국민 모금 비유’ 발언에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이는 MBC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받아썼던 발언이다.

 

MBN은 <단식 3일 이정현, 의혹 적극 해명>(8번째, 최은미 기자, https://bit.ly/2c95pBW)에서 “엉겁결에 전경련과 청와대 수석이 이 문제를 자주 논의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며 이 대표의 안종범 수석 관련 발언까지 소개했고 “단식 농성 중에도 강행한 이 대표의 토론회는 청와대 해명으로 시작해 청와대 해명으로 끝났”다는 지적을 덧붙였다.

 

보도 전문 채널에서는 YTN이 <새누리, 이정현 국감 복귀 권유 '거부'>(25번째,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유용화 YTN 객원 해설위원)에서 이정현 대표의 토론회를 다뤘는데 방송사 중 가장 비판적이었다. 토론자인 이현종 논설위원은 “정권을 운영하다 보면 비판이 있을 수가 있고, 역대 정권도 보면 항상 그런 게 있”다면서 이 대표에게 “기본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일갈했다.

연합뉴스TV는 토론회 보도 없이 장기화 되는 여야 대립만 2건 보도했고 JTBC 역시 토론회 보도는 없었다. 다만 JTBC는 이날 유일하게 미르재단 관련 의혹을 2건 보도해 차별화된 태도를 보였다.

 

지상파 3사가 이정현 대표 뒤에 숨어 은폐한 사실들

지상파 3사는 하나같이 이 대표 발언을 받아쓰면서도 정작 중요한 부분에는 입을 닫았다. 이 대표는 “전경련에서 이걸 하면서 (당시)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하고 전경련 관계자하고 ‘이렇게 하려고 한다’며 말이 오갔다고 한다. 그리고 앞에서 말한 것처럼 사회모금하듯이 했다고 들었다”고 말해, 사실상 전경련 모금에 대한 안종범 경제수석의 개입을 발설하고 말았다.

 

또, 이정현 대표가 변호했던 김재수 장관의 갖가지 비위는 이미 사실로 드러나 있다. 이정현 대표는 김재수 장관에 대한 1%대 특혜 금리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열을 올렸으나 이는 지난 9일 김재수 장관의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의 이준원 차관이 내놓은 해명이다. 부처 장관의 개인사를 같은 부처 차관이 나서서 해명한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또한, 금리 특혜 의혹이 해명된다 해도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시절 회삿돈으로 자신이 장로로 있는 교회에 헌금을 내는 등 다른 비위 행위들이 여전히 산재해 있다.

 

<끝>
문의 이봉우‧최민호 활동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