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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파행, 한국당 감싸고 방통위․여당 탓 쏟아낸 MBC
등록 2017.10.30 10:24
조회 320

방송통신위원회는 26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에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이진순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을 선임하기로 의결했습니다. 이번 보궐이사 임명은 지난 정권 여당인 자유한국당에서 추천한 유의선, 김원배 전 방문진 이사가 사퇴한 데 따른 것입니다. 방문진 이사의 임명권은 법에 따라 명확하게 방통위에 있는 만큼, 이는 사실 당연한 것인데요. 그럼에도 사퇴한 두 명의 이사가 자신들이 여당이던 시절 추천한 인사들인 만큼 보궐이사 추천권도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해 온 자유한국당은 ‘방송장악 음모’라며 국정감사 전면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한국당의 국감 보이콧 관련 소식은 7개 방송사가 모두 전했습니다. 특히 MBC와 JTBC, TV조선은 이를 톱보도로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많은 관련 보도를 내놓은 것은 JTBC(4건)였는데요. 그 뒤를 이어 많은 보도를 내놓은 것은 MBC(3건)입니다. 파업 이후 MBC 저녁종합뉴스가 축소․단축 제작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비중을 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보도량

2

3

2

4

2

1

1

보도순서

4․5

1․2․3

5․6

1․2․3․34

1․2

14

8

보도시간

01:58

01:47

02:08

01:54

00:37

02:05

01:54

02:55

03:21

01:40

02:32

01:54

02:02

01:46

01:53

△ 자유한국당 국감 보이콧 관련 보도 양상(10/26) ⓒ민주언론시민연합

 

 

국감 파행 책임, 방통위․민주당에 떠넘긴 MBC 
보도 논조는 매체별로 크게 갈렸습니다. 가장 황당한 보도를 내놓은 것은 역시 MBC입니다. 이는 보도 제목으로도 확인 가능한데요. MBC가 내놓은 3건의 관련 보도 제목에는 모두 한국당 측 주장이 담겨있습니다. 
 

KBS

방문진 보궐 이사 선임…한국당 “이효성 사퇴”

한국당 국감 전면 거부…“명분 없다”

MBC

보궐이사 선임 강행…“국감 전면 보이콧”

방통위 항의 방문…“단독 국감”

“이효성, 정권의 방송 장악에 화답”

SBS

소란 속 이사 선임…MBC 사장 해임 가능

한국당, 국감 전면 거부…정국 급랭

JTBC

한국당, 또 국회 일정 전면거부…국감 파행

‘이사 추천’ 한국당 주장, 법적 근거 있나

보이콧에 묻힌 ‘고대영 의혹’

한국당, 국감 전면 보이콧…파행 어디까지

TV조선

이사 2명 선임…경영진 교체 초읽기

국감 전면 거부…한국당 강력 반발

채널A

“문 정부, 방송장악 시도” 국감 보이콧

MBN

국회 또 마비

△ 자유한국당 국감 보이콧 관련 보도 제목 비교(10/26) ⓒ민주언론시민연합

 

특히 톱보도인 <보궐이사 선임 강행…“국감 전면 보이콧”>(10/26 https://goo.gl/E8qavy)은 제목에 방통위가 ‘보궐이사 선임’을 해서는 안 되는데 억지로 ‘강행’하여 한국당이 분연히 국감 보이콧을 선언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강행’이라는 표현은 보도 내에서도 등장하는데요. 아예 앵커의 첫 멘트가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늘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2명의 선임을 강행했습니다”입니다. 


또한 해당 보도는 한국당의 국감 보이콧에 대한 지적은 단 한마디도 소개하지 않고, 대신 방통위의 ‘폭거’를 비난하는 한국당 측 주장을 나열하고 있기도 합니다. 먼저 조영익 기자는 “구 여권 추천의 김석진 방통위원은 표결 직전 퇴장하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집권 세력이 공영방송 이사진을 정권 코드에 맞게 교체하는 ‘적폐’를 새롭게 쌓게 됐다고 반발했습니다” “한국당은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해 불법적인 날치기 폭거라고 규정하고 국정감사 보이콧을 선언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 뒤에는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문재인 대통령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이효성 위원장에 대해서는 반드시 사퇴를 시켜야 된다고…”라는 발언과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의 “(후임이사 추천권은) 이전에 추천한 당에서 계속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과 법 해석이 제기되고 있는 마당에 매우 무지막지한 처사입니다”라는 발언, 이행자 국민의당 대변인의 “임명 강행을 단행한 것은 국정을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 오히려 정기국회 내 방송법 개정을 통해…”라는 발언이 소개되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MBC는 국회 입법조사처가 외부 전문가에게 법률자문을 받은 결과 자유한국당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음에도 이 사실은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또 민주당 측 주장은 보도 말미 “논란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은 방문진 이사 추천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며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의 “보궐이사 2인은 전적으로 방통위가 추천권을 행사했음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라는 발언만을 소개했는데요. ‘해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뭔가 민주당이 변명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구성입니다.  


이어지는 <방통위 항의 방문…“단독 국감”>(10/26 https://goo.gl/K7E3GJ)에서도 MBC는 “방문진 이사 선임 강행이 있기 전 자유한국당은 방통위를 방문해 거세게 항의”했는데 “그러는 사이 여당은 단독으로 국감을 강행하려 했고, 이 또한 결국 반발을 불렀”다 “여당은 방통위 방문으로 불참한 한국당 없이 KBS 등에 대한 국감을 강행하려다 반발을 키웠”다며 마치 한국당은 ‘정당한 투쟁’을 하고 있는데 여당은 ‘해서는 안 될 단독 국감 강행’을 추진했다는 뉘앙스의 설명을 늘어놓았습니다. 국감 파행에 대한 책임을 한국당이 아닌 민주당에 떠넘긴 셈입니다.   


보도는 한국당 의원들이 이효성 방통위원장을 향해 쏟아낸 ‘억지’를 상세히 전달하기도 했는데요. 실제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의 “외압에 의한 날치기 성격을 갖는다… 공영방송 장악의 어떤 실행 단계의…” “이 정부의 꼭두각시로 행동을 하시고 (방송장악) 그 진도를 나갔다고…”, 김태흠 한국당 최고위원의 “교회, 그다음에 뭐 집앞에 포스터를 붙이고 인신공격하고…”, 김선동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의 “정권의 도구나 하수인 되시지 마시고요”라는 발언들을 소개하는 데만 30초 넘게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반면 이효성 위원장에 대해서는 ‘발끈’했다며 “제가 몹시 듣기에 거북하고요”라고 발언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저나 또 저희 여 측 위원들이나 또 아마 (한국당 추천) 김석진 위원은 김석진 위원 나름대로 엄청난 압력을 받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 청와대로부터 엄청난 압력 받았던 뜻으로…) 제가 그런 취지로 말씀 드린 게 아닙니다. 그건 여론이 있는…”이라는 이 위원장의 발언을 보여주기 앞서 그의 “당초 국감 이후 하려던 방문진 이사 선임을 앞당긴 게 ‘압력’ 때문이라는 발언이 논란이 됐”다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즉, ‘짜증’을 내거나 자유한국당이 ‘논란’으로 몰고간 발언만을 보여준 셈입니다. 

 

K-012.jpg

△ 보도를 통해 MBC 사측 입장을 읽어준 MBC(10/26)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받아 적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걸까요? 이날 MBC는 단신인 <“이효성, 정권의 방송 장악에 화답”>(10/26 https://goo.gl/H2BK8L)에서는 MBC 사측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읊어주기도 했는데요. 보도의 전체 내용은 “MBC는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선임을 강행한 것에 대해,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공영방송 경영진 임면과 임기에 관한 30년 학자적 양심마저 저버리고 정권의 방송 장악에 화답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이를 통해 ‘민주당 문건’의 최종 목표인 MBC 경영진 축출을 위해 방문진을 장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MBC는 이어 정권 입맛에 맞는 방문진과 MBC 경영진을 구성하는 데에 선봉에 선 이 위원장의 결정은 정권의 ‘새로운 언론 적폐’ 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입니다. 그야말로 사유화 된 방송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TV조선은 ‘고대영 피해자’ 논리 펼쳐
MBC 못지않게 황당한 보도를 내놓은 것은 TV조선입니다. 톱보도인 <이사 2명 선임…경영진 교체 초읽기>(10/26 https://goo.gl/nbFRsF)는 황당하게도 고대영 KBS 사장을 ‘노조에 의해 핍박받는 희생양’이라도 되는양 묘사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 보도는 전원책 앵커의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 두 명이 노조 압박을 받고 사퇴하자 오늘 방송통신위원회가 그 자리에 여권 인사를 임명했습니다”라는 멘트로 시작됩니다. 이어 박지호 기자는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 처리 등을 전망한 뒤 바로 그 뒤에 “고대영 KBS 사장도 오늘 국정감사에서 곤욕을 치렀습니다. 노조원들이 둘러싸고 사퇴 요구를 쏟아냅니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는데요. ‘고대영 사장도’라는 이 표현은 TV조선이 사퇴한 방문진 이사 두 명을 ‘곤욕을 치른 희생양’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또 고대영 사장이 곤욕을 치렀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TV조선은 고 사장을 둘러싼 사람들 사이로 누군가 “고대영! 아무도 당신을 선배로 생각하지 않아!”라고 외치는 장면을 보여주었고요. “국장감 안에선 KBS 기자에게 질문 공세를 받”았다며 “KBS 파업 사태와 국정원 200만원 수수 의혹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십시오”라는 질문을 내놓는 기자의 모습과 침묵하는 고 사장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정말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은 공영방송을 망쳐놓고 뻔뻔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 사장이 아닌, 망가진 KBS를 견뎌야 하는 국민과 이를 바로잡기 위해 싸움에 나선 KBS 구성원들, 그리고 고 사장을 향해 질문을 하다가 입까지 틀어막힌 기자들이겠지요.

 

이어지는 <국감 전면 거부…한국당 강력 반발>(10/26 https://goo.gl/6bZRra)은 MBC의 톱보도와 비슷한 구성인데요.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 선임에 한국당은 ‘외압에 의해 공영방송 중립성을 훼손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한국당은 오늘부터 국감을 전면 보이콧하고 이효성 방통위원장 해임 결의안도 내기로 했습니다”라며 한국당 측 주장을 나열하여 보여주고, 민주당 측 주장은 “이사 추천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변명’ 수준의 발언만을 짧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KBS․채널A․MBN도 한국당 주장 근거 검토 없이 ‘받아쓰기’만
한국당의 주장을 거의 일방적으로 받아쓴 이런 보도는 KBS도 내놓았습니다. <방문진 보궐 이사 선임…한국당 “이효성 사퇴”>(10/26 https://goo.gl/bZkpnn)는 1분58초짜리 보도인데요. 내내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반발을 보여주다가 보도 거의 끝무렵인 1분33초가 되어서야 “민주당은 보궐이사는 여당이 아닌 방통위가 추천했다고 말했습니다”라며 제윤경 민주당 대변인의 “여야 추천권이 법으로 명시되지 않는 한 이제는 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취지에서”라는 발언을 13초가량 소개하는 수준입니다. 다만 KBS는 이어지는 <한국당 국감 전면 거부…“명분 없다”>(10/26 https://goo.gl/qjNfbs)에서는 한국당의 국감 보이콧에따른 국감 파행에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명분 없는 의사일정 거부”라 비판했다는 점을 부각하여 전달했습니다. 

 

채널A와 MBN은 국감 파행에 대해 한국당의 책임을 묻거나, 한국당 주장이 근거가 있는지 따지는 대신 상황을 나열하여 전하는데 그쳤는데요. 실제 채널A <“문 정부, 방송장악 시도” 국감 보이콧>(10/26 https://goo.gl/JzCGMX)과 MBN <국회 또 마비>(10/26 https://goo.gl/Wdfdvg)는 한국당의 입장과 민주당의 반박,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는 일정만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SBS의 경우 한국당의 국감 보이콧에 대해서는 <한국당, 국감 전면 거부…정국 급랭>(10/26 https://goo.gl/wH9eVD)을 통해 “지난달 MBC 김장겸 사장 체포 영장 발부를 비판하며 국회 일정을 보이콧했던 한국당이, 한 달 보름 만에 다시 MBC 문제를 계기로 국감 전면거부라는 강공을 선택”했다는 정도의 설명을 내놓는데 그쳤습니다. 그러나 한국당의 방통위 방문에 대해서는 <소란 속 이사 선임…MBC 사장 해임 가능>(10/26 https://goo.gl/9b4eme)을 통해 “방통위에 난입하는 소동” “방송통신위원회에 들이닥쳤습니다” “거칠게 항의했습니다”라고 다소 비판적인 시선을 드러냈습니다. 

 

 

JTBC는 한국당 국감 파행 책임 묻고 주장도 적극 반박
반면 JTBC는 적극적으로 한국당 주장을 반박하고, 국감 보이콧의 ‘명분없음’을 지적했습니다. 먼저 <한국당, 또 국회 일정 전면거부…국감 파행>(10/26 https://goo.gl/pYWGWt)에서는 한국당이 “옛 새누리당이 추천한 이사가 사퇴했으니 한국당 추천 인사가 선임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하지만 지난 2008년 당시 야당이었던 열린우리당 추천 KBS 이사가 사퇴했을 때 후임 보궐 이사는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이 추천하고 임명한 전례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사 추천’ 한국당 주장, 법적 근거 있나>(10/26 https://goo.gl/u6uxtW)와 <한국당, 국감 전면 보이콧…파행 어디까지?>(10/26 https://goo.gl/tYL2a4)에서는 “자유한국당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법률자문 결과가 나왔”다며 국회 입법조사처의 외부 전문가에게 법률자문을 받은 결과를 전했습니다. <‘이사 추천’ 한국당 주장, 법적 근거 있나> 보도에서는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에 대한 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의 유감 표명을 소개하고 있기도 합니다. 또 <보이콧에 묻힌 ‘고대영 의혹’>(10/26 https://goo.gl/jKJcmD)에서는 “오전부터 시작된 자유한국당의 국감 보이콧 움직임으로 (고대영 KBS 사장의) ‘200만원 의혹’은 질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0월 26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7>․<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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