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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추도식, JTBC는 ‘추도사’ 지적․TV조선은 ‘우표 발행 취소’ 딴지
등록 2017.10.3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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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 38주기 추도식이 26일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에서 열렸습니다. 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이날 행사장을 방문했으나 박근혜 씨와 친박계인 서청원·최경환 의원 탈당을 권고했다는 이유로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이 소식을 전한 것은 JTBC와 TV조선이었는데요. 보도 논조는 크게 달랐습니다. 

 

 

추도사 속 문제발언 짚은 JTBC 
JTBC는 먼저 1부 <‘박근혜 탈당 권고’ 류석춘 ‘박정희 추도식’서 쫓겨나>(10/26 https://goo.gl/d8CZon)에서는 류 위원장이 친박 지지자들에게 밀려났다는 사실을 전달하는데 집중했습니다. 2부 <비하인드 뉴스/또 다른 ‘박창규’>(10/26 https://goo.gl/CDNJWU)에서는 추도식 안내책자에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의 “박근혜 대통령님께서도 지금 미래 대한민국의 기틀을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신명을 다해 보필하겠다”는 추도사가 실렸다고 전하며 “황당한 추도사”라 지적했습니다. JTBC는 “전직인데 ‘전’자를 빼먹은 건 실수인가 이렇게 볼 수도 있지만, ‘지금 미래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이런 상황은 잘 쉽게 납득이 안”가고, “백 의원이 친박계로 분류가 되기 때문에 신명을 다해 보필하겠다는 건 이해가 되지만 성공한 대통령 운운도 지금 맞지 않”는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백 의원 측이 지난해 추도사 내용이 일부 편집되어 실린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고 전한 뒤, “한 번만 읽어보면 금방 알 수 있었을 텐데 그걸 몰랐다는 건 조금 이해는 안 가”고 “이 이상한 추도사를 지적한 내방객”이 없었다는 점도 재차 언급했습니다. 

 

 

TV조선은 박정희 우표 자체 자작 대학생 ‘극찬’
반면 TV조선은 <포커스/‘38주기’…달라진 추모 분위기>(10/26 https://goo.gl/DLRNa7)를 통해 박근혜 국정 농단 사태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에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못내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보도는 무려 3분17초에 달하는데요. 보도 전반부에서는 류석춘 위원장이 봉변을 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추모객은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을 전했습니다. 


문제는 보도 후반부였습니다. 먼저 김수홍 기자는 “박근혜 정부 국정 농단 사태는 고인이 된 아버지에게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생가가 불에 타고, 기념비엔 빨간 낙서가 칠해졌습니다. 흉상은 시뻘건 페인트를 뒤집어썼습니다.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 논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라는 ‘안타까움이 가득 담긴’ 멘트를 내놓았고요. 


이 뒤에는 정부가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우표 발행을 취소하자, 자체 제작에 나섰다는 박성은 한국대학생포럼 회장을 소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TV조선은 “소통과 공론화를 중요시한다는 정부에서 이것을 시민들과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취소시킨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라는 당사자 발언은 물론이고,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장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90도로 몸을 굽”히고 쏟아낸 “대한민국의 애국자이고 젊은 영웅입니다” “올바른 가치를 추구해나가는 그 용기에 제가 참 고맙고 경의를 표합니다” 등의 극찬을 모두 보여주었습니다. 이어 보도는 “박정희 시대를 지우려는 사람들과 기억하려는 사람들. 그 간극은 언제쯤 좁혀질까요”라는 기자 멘트로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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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 추도제 관련 보도에서 박정희 우표를 자체 제작한 대학생을 소개한 TV조선(10/26)

 

이 보도만 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 우표는 단 한 번도 발행이 된 적 없고, 새 정권이 전직 대통령을 지우기 위해 일방적으로 우표 발행을 취소해버린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발행이 취소된 우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일 뿐이며,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이미 취임 기념 외에 대외 활동 기념우표 등을 발행한 바 있습니다. 한국 역대 대통령 중 탄생 기념우표가 발행된 건 이승만 전 대통령이 유일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 우표 발행 과정에서 우표발행심의위에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측근이 참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 역시 발행 계획 취소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즉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부당한 ‘정치 보복’을 당해 우표조차 내지 못하게 된 상황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추모는 할 수 있지만 사실과 다른 감성팔이를 해서는 안 될 일이지요.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0월 26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7>․<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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